최근 주거와 쇼핑·오락·업무를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이른바 ‘원스톱(one-stop) 복합단지’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도시 속의 도시(city in city)’로 불리는 복합단지는 1~2개동으로 구성된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가 확대된 개념이다.
직주(職住) 근접, 편리한 생활, 효율적인 토지 이용 등 장점이 많아 세계적인 개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도쿄의 ‘록본기힐’, 미국 뉴욕의 ‘배터리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서울·대전·화성·창원 등 곳곳에서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더 시티7’ 등 국내서도 개발 러시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연면적 10만평 안팎의 매머드급 복합단지는 10여곳에 달한다. 토지공사·주택공사·지자체는 물론 민간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단지는 주거시설과 호텔·사무실·컨벤션센터·쇼핑몰 등이 골고루 결합돼 있다.
가장 적극적인 기관은 토지공사. 토공은 현재 용인 죽전, 용인 동백, 화성 동탄 등 신도시 3곳과 대전 엑스포공원에 각각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파트·할인점·방송국·호텔이 들어설 화성 동탄신도시와 오피스텔·아파트·호텔·오피스가 갖춰질 대전 엑스포 컨벤션센터는 연면적만 20만평 안팎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도시와사람도 경남 창원에 지상 43층, 연면적 14만여평 규모의 ‘더 시티7’을 개발한다. 이곳에는 특급호텔(300실)·업무시설·트레이드센터·장기투숙자호텔·복합쇼핑 문화공간 등이 들어선다.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착공한 인천 송도신도시의 국제컨벤션센터는 최고 65층짜리 아시아트레이드타워, 2000가구 이상의 고급 아파트·쇼핑몰·백화점·호텔 등이 2008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신영도 충북 청주시 복대동 대농 공장부지(13만8000평)를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컨벤션센터·주거단지가 어우러진 복합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내년 초 착공해 2010년 완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 부지에 호텔과 오피스텔·쇼핑센터 등을 짓기 위해 미국 금융업체인 AIG와 협의 중이다.
■일본 록본기힐 등 해외 복합단지 사례
해외에서도 복합 타운이 속속 건설되고 있다. 가장 성공한 케이스는 일본 도쿄의 록본기힐. 미나토구에 있는 이 단지는 연면적 22만여평으로 지상 54층 규모 업무용 빌딩과 840가구의 아파트, 고급호텔(390실), 극장(2100석), 아사히방송국이 한데 뭉쳐 있다. 낡은 주택가를 재개발한 경우로 도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뉴욕에는 ‘배터리파크’가 있다. 기존 시가지 일부와 허드슨강변을 재개발한 케이스로 40~50층짜리 사무용 빌딩 4개동과 6700여가구의 주택 등이 결합돼 있으며 금융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포츠담플라자’도 복합타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곳에는 소니센터(4만여평)와 다임러본부(10만여평)를 중심으로 주택과 문화시설·호텔·유통시설이 골고루 들어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컨벤션센터, 일본 마쿠하리 도심 등도 컨벤션센터·이벤트홀·공원·극장·호텔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돼 있다.
■지역 랜드마크로 ‘우뚝’
복합 단지는 대부분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로 자리잡는다. 국내에서는 이미 타워팰리스·아크로빌 등 주상복합 아파트가 밀집한 도곡동 일대가 강남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당의 백궁·정자지구 역시 파크뷰 등 고급 주상복합과 업무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와사람 하창식 대표는 “복합 단지는 주거의 편리함을 더해준다는 것 외에 지역 경제와 문화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들 건물은 집값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갈수록 교통이 복잡해지는 도심에서 업무와 주거·쇼핑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와 분당 파크뷰 등은 평당 매매가격이 3000만원대에 달하고, 최근 분양했던 ‘더 시티7’은 무려 5만명이 넘는 청약인파가 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