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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긴 밤 지새우고
여시들 안녕
나 변호인 보고 왔어!! 어제 집에서 빈둥빈둥거리다가
급 삘받아서 변호인 보러갔다옴.
(갔다가 모자잃어버린건 함정...칠만원주고 산건데ㅠㅠㅠ 나 한달도 못써봤는데...ㅠㅠㅠㅠ
나 지금 모자 생각날떄마다 눈물남ㅠㅠㅠ)
엄마랑 동생끌고가서 보고왔는데
우선 나는 변호인의 주인공인 변호사 송우석이 故 노무현 前 대통령에게서 모티브를 딴 인물인건 알았지만
송우석이 변호를 맡았던 사건(부림사건)까지는 제대로 알지못하고 보러갔던게 사실이거든.
그냥 아, 어떤 사건이 있었는데 그게 노무현 전대통령과 문재인 의원이 변호했던 사건이었다.
그리고 당시 피고인들은 당시 정권에 의해 조작된 사건의 피해자였다.
딱 이정도?
그러니까, 영화의 중심이 되는 사건에 대해 잘알지 못하는데도
영화 이해하는데 아무 문제없었음!
오히려 잘 몰랐기때문에 더 영화에 몰입할수 있었던것 같아!
그럼 본론인 영화이야기로 들어갈게
(신발벗고...끙차..)
영화 초입부는 전혀 힘주지 않고 송우석이라는 인물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둬.
그가 어떤 캐릭터인가, 부터 시작해서
(극중에서 송우석은 소탈하고 대범하면서 다른변호사들과는 달리 권위의식도 없고 돈버는데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 그런 캐릭터로 나와.)
그와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를 살짝 웃음기 섞어 지루하지 않게 설명해.
(국밥아줌마와 아들 진우, 사무장, 선배변호사, 가족, 신문기자 친구..)
중후반부 부터는
돈이라는 물질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회나 정치에는 그닥 관심없던 그가 진정한 변호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이야기하는데
이때부터 영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우리 관객들도 주먹에 손을 쥐고 함께 분노하게 돼.
+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라고 내가 느꼈던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던것도 있었지만
영화가 전혀 위화감없이 흘러갔기 때문도 있거든.
가끔, 영화를 보다가 '어? 왜 저렇게되지..? 좀 오바아닌가..?'
이런식으로 영화의 감정선에 동감하지 못하는경우가 있잖아
그런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송우석이라는 인물이 행하는 행동에
의심을 갖거나 혹은 아 억지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과 함께 감정적으로 공감하게 되더라구.
아마 영화 초반부를 탄탄하게 잘 다져서 그런것 같아.
(캐릭터설정, 인물관계 이런것들말이야.)
+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학생이었던 진우가 어느순간 사상범이 되어서 법정에 서게 되는데,
진우 외 잡혀들어간 그 어린학생들은
우리가 봤잖아?!! 죄없어! 내가 봤어!!!!
그런데 자신들을 다그치는 검사앞에서 아무런 변론도 못하고 그저 네,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대답하는고얌...
왜냐하면 두달가까이 엄청난 고문을 받았으니까.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겨우 1-2년밖에 안된 어린학생들이 세상과 단절되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고문을 받은거.....
(누가 소중한 시와니에게 고문을 했는가..
고문할때 곽도원 존나 무서웠음 흐어우ㅜ)
(임시완은 고문을 받으면서 무너지는 한 인간을 잘 연기한거같앵..
갠적으로 초반에는 아...쫌 어색..아...시완쨩...아..그랬는데,
뭐랄까, 갈수록 임시완의 어색함이 진우의 순수함..?이랑 잘 맞았던것 같음!
나중에는 임시완=진우 이렇게 느껴져서 아직도 나는 임시완이 진우같음..흡...결혼하자..)
눈감고 귀막은 기성세대인 송우석에게
당당하게 현실의 부조리에대해 설명할정도로 당차던 진우가
고문받은 뒤 잔뜩 피폐해진 모습으로
'잘못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다 제가 한것입니다. 다음부터는 안그러겠습니다 착하게 살겠습니다.'
기계적으로 대답하는 그런 모습으로 엄마앞에 나타게 됨..
(정줄 놓을 만큼 때린거. 얼마나 심하게 고문했는지 알겠지?)
한참을 미친사람처럼 있다가
진우야,,,진우야...하고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번쩍 차리고
엄마 보고 울음을 토해내는데
구치소 직원들은 그런 진우를 강제로 데리고 나가.
진우는 소리지르면서 어디론가 끌려가지.
엄마, 엄마. 이러면서.
온몸에는 피멍이 가득한채로 말이야.
후.....
자신이 편하게 살고 있을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때
그 뒷편으로는 부당하고 말도안되는 정치적 음모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었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송우석은
가까운 사람인 진우가 피해자가 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아...
씨발 내나라가 이렇다니..씹빨?!!
그리고 변호사로서 탄탄대로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그는
모든것을 포기하고 부조리에 온몸으로 부딪치며 진정한 변호인이 됩니다....네....
(송강호 아저씨 연기 진짜..후...대박..후...)
거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다못해, 같이 진우를 변호하는 변호인단의 멤버들도 이렇게 말해,
죄가 있고 없고의 밝히는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형량을 줄이는가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죄의 유무를 밝히는건 불가능하다고.
엄청 충격적이지 않아?
죄가 없는데,
정말로 죄없는 순수한, 어린 학생들인데
나라에 의해 범죄자로 조작되고 형을 살아야하는거야.
그것도 아주 당연하게.
죄없는 사람은 벌을 받지 않는다는
초등학생도 아는 그 단순한 진리를 그 영화에서는 오직
송우석만 외쳐.
"무죄면 무죄판결 받는게 당연하지.
적어도 진우만큼은 내가 무죄라고 믿으니
무죄판결 받아낼거야"
라고.
그리고 변호 마지막 날,
거짓으로 점철된 현실과 그것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악에 받쳐 소리질러.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부당한 현실을 알게되고,
약자를 보호하는 변호인으로서
당당히 잘못된 정부에 맞서는거야.
영화는 우리의 갈증을 아주 깔끔해게 해소시켜주지않아.
찜찜함을 남겨두지.
근데 그게 현실이야.
아, 영화도 현실은 아니었구나.
현실은 영화보다 더 암담했으니까.....
네이버 영화에 들어가서 보면 일베충들이 완전 점령을 했어.
평점주러갔다가 깜놀
병신새끼들.
욕해서 미안한데 진짜, 난 일베충새끼들이 진짜 혐오스러워 ㅠㅠㅠㅠ
같은 사람이라는것 자체가 나한텐 모욕이야ㅠㅠㅠㅠ
후.
왜 일베들이 그렇게 변호인을 까는가 영화를 보면 여시들도 알수 있을거야.
송우석이 살았던 그 시대와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다르지 않다는걸 지들도 알고 있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열을내서 변호인이라는 영화에 침을 뱉고 욕을하는거지.
찔리니까.
ㅋㅋㅋ어유 열폭종자들
영화를 보면 중간에 이런 내용이 있어.
등기, 세금 전문 변호사로 돈을 많이 번 송우석은
시위하는 서울대 대학생들을 보면서 생각없는 놈들, 한심한 놈들 이라고 말을 해.
그때, 신문기자인 친구(이성민)가
너 쟤네가 왜 시위하는지 알고는 있냐고 그러면서 막 화를 내거든.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현실을 얘기하면서 친구는 소리를 질러
먹고살려고, 남들 뒤에숨어서 제대로된 기사도 못쓰고 그렇게 살고있다고 자기가.
결국 싸움이 나고, 송강호는 약을 발라주던 임시완에게 얘기를 해.
너도 시위하고 그러는거 아니지? 그러지마라. 학생이면 공부를 해야지.
시위한다고 해서 바뀌는거 없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러자 임시완은 바위는 죽은것이고, 계란은 산것이라고.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고.
이 말을 해.
나는
그 장면에서의 송우석은 말그대로 겉에 보이는것만 믿는 안녕한 사람을 대표하고
신문기자 친구와, 임시완은 지금 이 현실에 괴로워하는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을 대표하는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변호인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하는 시대일지도 몰라.
자유가 보장받지 못하고
인권의 가치가 추락하는 나라.
가끔 이런말을 들을때가 있잖아.
"계란으로 바위치기야."
라고.
그런말 들을때마다 힘이 빠지고
아 그런가...싶은것도 사실인데..
죽은건 절대로 산걸 이기지 못한다고,
그렇게 생각하자 우리.
계란으로 바위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 순간,
우리도 바위처럼 죽게되는거라고.
그렇게 생각하자 우리.
절대 포기하지 말자.
그럼 여시들
메리 크리스마스~!!!!!!!!
아,
그리고 이건 사족인데.
후...나 영화보고 나서 장래희망 생겼어.
임시완이랑 결혼하는거.
시완요정님...
시완왕자님...
첫댓글 후기 자세하게 잘 썼다 ㅎㅎ 잘 읽었어!!
나도 방금이거보구왔는데 진짜 슬펐어. . ㅜㅠ그리고 임시완 고문당해도존잘ㅠㅠㅠ
어후..나는 진짜 마지막에 군인탈영했다고 잡아가는 장면보고 진짜 울화통이 터졌어. 아ㅋㅋㅋㅋ이게 진짜 공권력의 횡포구나ㅋㅋㅋㅋ
글 잘 읽었는데 마지막..?ㅡㅡㅋㅋㅋㅋ나도 여시랑 동감해ㅠㅠ진짜좋은영화! 여시도 메리크리스마스~~
국가는 국민이라는 그 대목이 난 진짜 제일 눈물나는 장면이였지ㅠㅠ
한다. 마지막 부털.
맞아 언니 말대로 윤택기자는 안녕치 못한 우리를 대변하는거 같더라. 보면서 참 안녕치 못하면서도 행동하지 않던 나를 보는거 같기도 하고 되게 공감가는 캐릭터였어..
그리고 영화 보면서 눈물 흘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나더라. 언니말처럼 영화에서 나오는 시간과 지금 우리가 사는 시간이 다르지 않다고. 그 생각 든 후로는 어째 눈물이 안 나더라. 너무 현실적이라..
특히 재판이 정지되니까 인권은 바닥에 있고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게 아니라 국민이 국가의 종이 되는 나라로 회귀하고 있단 느낌이 피부로 와 닿아서 영화가 영화가 아니고 현실 그 자체로만 느껴져서 무섭더라..
언니 글 너무 공감되게 잘 써줘서
고마워ㅠㅠㅠ 크리스마스 몇 분 안 남았지만 잘 보내고.. 안녕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