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애경님의 전통 염색
서귀포의 오애경님이 이번에 무명2필과 모시5필을
염색하셨다합니다. 공력을 들이는 만큼 그 아름다움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천연염색. 손쉽게 얻고 작업하기 쉬운 화학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 전통의 천연염색법을 고집하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운
방법을 사랑하고 이를 전수하고 우리 것을 알리려는 사명감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정마다 모두 손이가고 정성과 땀이 들어가는
전통염색. 몇장의 사진으로 그 힘든 과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생각만
해도 이 고운 염색이 우리의 눈을 황홀하게 한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요.
"정련(모시에 먹힌 풀빼기작업) 몇번을
말리고 물에 담아 풀기를 빼는 일을 반복해야합니다. 천에 풀기가
남아있으면 염색할 때 얼룩이 지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는 며칠간
준비해놓은 염료에 담는 작업을 하구요. 그리고는 각종 매염제에
담아 색이 빠지는걸 방지한 다음 풀을 먹입니다. 그리고나서는 천을
잡아당기면서 올을 바로해야하고 그다음에는 발로밟기, 마지막으로
잘 다려서 둘둘 말아놓으면 염색이 끝이 납니다." - 오애경 -
오애경님이
보내오신 사진입니다. 쪽 3색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오애경님이 염색하신
것입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정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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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
3색 염색-한광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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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
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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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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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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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애경님이 전통 염색에 사용한 쪽과 홍화 그리고 황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전통 염색
자연염료인 식물성, 동물성, 광물성 염료를
사용하여 섬유, 종이등에 물들이는 것을 말한다.
화학염료로는 나타낼 수 없는 아름다운 색채와
밝기, 중간정도의 색상을 나타내 주며 이것은 누구나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요즘은
전통적인 자연 염색을 선호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황토로 염색을 하기도
하고 화학섬유보다는 삼베, 모시, 명주등의 자연섬유로 전통 염색을 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는데 가격이 아주 비싼 것이 흠이다. 그 만큼
과정이 복잡하고 귀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 조상들의 기술을
전수받고 고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 염료의 대부분이 식물의 잎과 꽃 열매
껍질등이나 대표적인 것으로 쪽, 홍화, 황련, 치자, 감, 밤, 도토리등이 있다.
1. 쪽(藍, Persicaria tinct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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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밭이나 논에서 재배하는 염료 식물이다. 잎에 남색 색소(Indigo)
가 들어 있어 염료로 많이 사용하며 중국 또는 인도차이나가
원산지로 환경이 비슷해 한국의 중남부 이남 지방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다. 6, 7월이면 다 자라 꽃을 피우게 되므로
그 전에 쪽을 베어 쪽물을 낸다.
쪽물을 들인 천은 피부에 하얗게
반점이 생기는 병에 좋고, 방충, 방균, 방명의 성능이
있어 옛 어른들은 옷장 속에 넣어 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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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홍화(紅花)
홍화는 으뜸 가는 빨간색 물감 원료 홍화는
옛날부터 잇꽃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던 식물이다. 국화아과(Carduoideae)의
두해살이풀로 이집트, 메소포타미아가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다.
꽃색이 황색에서 적색으로 변할 때 꽃을 따서
그늘에 말리는데, 황색 꽃잎도 말리면 적색을 띤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밋에서는 B.C. 3500년경의
홍화 씨앗이 발견된 적이 있고, 미이라를 둘러 싼 아마직물이 홍화로
염색되어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도 옛날부터 홍화를 재배하였는데
그것이 중국의 한(漢)으로 전해졌고 그 후 우리 나라에도 전해졌다.
삼국시대에는 홍전(紅典)이라는 염색기관이 있었는데, 홍화 염색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시대에는 홍화 염색이 매우 활발하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홍화로 염색한 의복을 착용하게되자 조정에서는
여러 차례 금령을 내리기도 하였다. 예컨대 세종 9년 2월에는 '...지초와
홍화는 비록 우리 나라에서 생산되기는 하지만 극히 희귀한 것....'이라
하였고 세종 28년 5월에는 '대홍으로 물들인 것은 값이 비싼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투어 사치하므로 사용을 금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당시 홍화가 매우 귀하고 비싼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 인류 최초의 화장품 연지
한편 홍화는 연지의 원료로도 사용되었다.
연지는 홍화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중국에서는 금화(金華)와 복건(福建)에서
생산되는 것을 가장 상품으로 취급하였고, 우리 나라에서는 경기도
안성군 금광면에서 생산하는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인정했다고
한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의하면 연지라는 말은 꽃이 연나라에서 들여온 것이라 해서 붙여진
것(以燕國所生故名)이라고 한다.
연지는 부녀자들의 입술이나 손톱에 바르기도
하고, 혼례를 치를 때 신부의 뺨과 이마에 찍기도 하였는데, 뺨에
찍는 것을 연지, 이마에 찍는 것을 곤지라고 하지만 모두 홍화색소를
사용한 화장법이었다.
3. 황현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의 여러해살이풀로
민가에서는 깽깽이풀이라고도 한다. 잎은 달걀 모양 또는 삼각형이고
깃처럼 갈라졌다. 꽃은 잎이 커지기 전에 뿌리에서 1∼2개의 잎자루보다
짧은 꽃자루가 나와 황색 또는 자홍색으로 핀다. 중국 중부지방인
사천, 호북, 귀주, 섬서성 등의 높은 산지대에 자라거나 약초로 재배한다.
황색 특히 황금색 염색에 사용한다. 왕련(王連),
수련(水連), 지련(支連), 천련(川連), 정황련(淨黃連) 등의 다른
이름이 있다.
옛날부터 눈병이나 설사의 약재로 사용하였는데,
한방에서는 진정약, 염증약으로 충혈 및 염증성 질병, 가슴두근거림과
정신불안, 배앓이, 설사, 이질 등에 뿌리줄기를 사용하고 있다.
황벽보다 귀한 약재이고 염색용으로는 너무 비싸기 때문에 같은
염색성을 갖는 황벽을 대신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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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부산여대 조정래님 전통 염색법(클릭!하시면
더 자세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과 벌교 한광석님의 "쪽물들이기" (빛깔있는
책들)에서 부분 발췌 -
영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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