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월요일은 작가로 산다.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자료도 수집한다. 화요일은 강의를 나가는 날이다. 최근에는 전라북도 익산에 내려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했다. 유튜브 채널에도 나간다. 수요일은 중국어 공부에 집중한다. 영어나 일어는 충분히 소통이 가능한 수준인데 중국어까지 해서 나중에 손주를 가르칠 계획이다. 목요일은 팝송을 배우고 금요일은 연맹일과 더불어 기업 사외이사 업무 등 말 그대로 일을 한다. 주말은 직장인처럼 쉰다. 토요일은 골프나 당구, 자전거, 스키 같은 운동을 하고 일요일은 근처 율동공원을 돈다.
계획적으로 사시는 걸 보니 MBTI가 보인다. 이유가 있나. ESTJ(외향·현실·논리·계획)다. 내 신조 가운데 하나가 ‘주사파가 되지 말자’다. 여기서 말하는 주사파는 일주일에 4번 같은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만 하면 만나는 사람도 같다. 매일 붙어 있으면 싸운다. 이 나이가 되면 더 그렇다. 싸우면 후회하고 우울증이나 자괴감도 생기고. 그래서 하는 일을 다양하게 했다. 포트폴리오가 여러 개면 만나는 사람도 다 달라진다.
오랜 기간 금융업계에 몸담았는데 같은 시니어들에게 재테크 조언을 한다면 60대 이후는 큰 돈을 벌기는 어렵다. 우리 시니어들의 재산 비중을 보면 부동산에 80~90%를 담아 두고 현금이 없는 경우가 있다. 부동산 비중을 적극적으로 절반까지 줄여 현금을 늘리는 게 맞아 보인다. 적은 돈이라도 벌 수 있는 경제활동도 추천한다. 재산 축적보다는 삶의 재미를 위해 해볼 만 하다. 이렇게 쓸 수 있는 현금을 기반으로 적절한 관계와 활동, 때에 따라서는 자신 만을 위한 가치소비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