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은 따사롭고 바람은 시원한 가을의 어느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숲 텃밭에 심었던 고구마를 수확하였습니다.
비록 농사는 잘 되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얻었던 하루..!
제가 느꼈던 것을 함께 나누고자 오늘도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리게 되었답니다.^^
그럼 초보 농부 진달래와 함께 텃밭 현장으로 떠나보실까요?
감자 수확에 이어 오늘(19일)은 고구마 수확까지 부지런한 이야기숲 농부들입니다.
먼저 고구마 줄기를 뽑아낸 다음 뿌리쪽을 중심으로 호미를 사용해 흙을 잘게 부서주면,
빼꼼 고개를 내민 고구마를 쑥쑥 뽑는 아이들.
호미질 하기가 무섭게 고구마 레이더를 장착했는지 “어! 고구마다!”라며 잽싸게 고구마를 파기 시작하는 모습에,
손은 금세 흙색이 물든 농부의 손이 되었답니다.
저도 하면서 감자 수확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더 깊이 땅을 파야 하고 알이 굵은 것이 없어 아쉬움이 컸답니다.
올해는 고구마 농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하시는 선생님들의 말씀에도 아쉬움이 많이 묻어났습니다.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산들바람과 함께 삽으로 열심히 흙을 뒤집었지만 반전은 없었습니다.
뉴스에서만 보던 흉년이 든 농부의 모습을 직접 체감하니,
그분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제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고구마를 캐면서 어쩌면 인생도 마찬가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자를 수확할 때처럼 결실을 맺어 기쁨을 느끼는 때도 있지만,
고구마 농사처럼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
세상사가 모두 내 마음 같지 않으니 자만하지 말라고 자연이 주는 ‘겸손하라’는 교훈인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제일 어려운 ‘적당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러니 너무 슬퍼 말고 내년 농사는 풍년일지 흉년일지 알 수 없으니 오늘을 걱정하느라 내일을 망치지 말라고 고구마가 내게 위로를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큰 대야 3분의1은 차있는 고구마를 바라보며,
아이들과 고구마로 만들어 먹고 싶은 음식들을 생각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