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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4 (일) '광박'에 '피박'까지 노리는 이준석…대선 승리공식 완성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내년 대선 승리 공식이 차곡차곡 드러나고 있다. 당내 유력 인사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흥미진진한 대선 경선 준비가 이뤄지고 있고, 당원 늘리기 역시 속도를 내며 국민의힘의 기반을 탄탄히 만들고 있다. ‘광’과 ‘피’ 모두 쌓여감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어떤 승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7월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의 ‘광’과 ‘피’ 전략이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6월 25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만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전략을 화투게임 고스톱에 빗대 설명한 적이 있다. 당시 이준석 대표는 "당원을 많이 모으고 당세를 늘리는 건 ‘피’로 (점수를 내러) 가는 것"이라며 "대선 주자를 많이 모으는 건 ‘광’으로 가는 건데 5광이 아니라 10광까지 가게 생겼다"고 언급했다. 실제 이준석 대표는 ‘피’로 나는 것과 ‘광’으로 나는 전략 양쪽 모두를 추구하고 있다.
◆‘피’로 난다… 당의 체질까지 바꿀 기세인 당원 배가 늘리기
우선 이준석 대표 체제 이후 국민의힘은 빠른 속도로 당원이 늘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5월 31일부터 지난달 6월 25일까지 약 3만5000명의 당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중 서울시당 위원장은 7월 2일 서울시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전만 해도 신규 입당자 수가 일주일에 600명 수준이었는데 선거 기간이 지나고 3000명씩 늘었다"며 "증가율이 5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등에서 당원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영남권 당원 비중이 높았던 기존의 당원 구성 역시 달라지고 있다. 기존 국민의힘 당원이 33만명 가량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영남과 60대 이상으로 편중됐던 당원 구성이 달라질 수 있게 됐다. 전국 정당화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당원이 늘어나는 것은 당비 등이 늘면서 당의 재정 여건이 강화되고 지지층이 두꺼워지는 효과를 낳는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도 좁힐 수 있다. 특정 연령대와 특정 지역에 당원이 집중되면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이 크다. 하지만 수도권 등에서 당원이 빠르게 늘면서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이는 대선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 사이의 간극을 우려하는 후보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6월 2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당원이 늘면서 샘플링 문제 등도 개선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 비율이 상당히 향상됐다"면서 "(젊은 당원들의) 높은 투표율 등을 고려하면 보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결과는 ‘광’으로 나는 데도 기여할 수 있게 만든다. 당심이 민심에 가까워질수록 당내 경선 참여에 주저하는 외부 주자들의 입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경선룰과 관련해서도 여론조사 비율을 늘리는 데 큰 관심을 보이는 대신, 당원 증가에 관심을 보였다.
◆ 광으로 난다… 우파에서 중도까지 후보들 모두 모여라
‘광’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7월 2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윤희숙 의원이 대선 경선 도전을 선언했다. 경제학자 출신의 초선 의원으로 정치 입문 1년이 갓 지난 윤희숙 의원의 대선 도전은 대선 경선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당의 경제전문가 윤희숙 의원의 도전은 비빔밥에 꼭 필요한 고명이라고 본다"고 언급하며 환영을 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내 대선 주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가령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보수성향이 강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대선 경선 활동을 지원하는 행보 등을 보였다.
이 같은 노력은 그가 밝혀왔던 비빔밥 이론을 토대로 당내 안팎의 제세력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복안 등이 깔려있다. 윤희숙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외에도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ㆍ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내년 대선을 준비중이다. 당 밖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있다. 또한 합당 논의가 진행중인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 역시 대권주자로 꼽힌다. 과거 이준석 대표는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광’으로 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손학규·안철수·유승민 등 쟁쟁한 대선주자들이 있는 만큼 의석수가 20석에 불과해도 판세를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경선 관리만 잘한다면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그 결과는 선거 판도를 뒤흔드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결국 셋이 제대로 협력을 못 했고, 못 났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은 다르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금 보면 5광이 아니라 10광까지 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들의 협력할 수 있도록 잘 엮어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제1 야당의 대표인데다 과거 실패의 경험까지 쌓였기 때문에 ‘광’으로도 날 수 있도록 판을 짜 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출마 사흘만에 악재… 장모 구속에 정치권 요동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 지 사흘 만인 7월 2일 장모가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자 여야는 대선 구도에 미칠 파장을 계산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석열 전 총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라”며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윤석열 전 총장과 국민의힘은 언급을 자제했지만 당혹스러운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야권 일각에선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안론’을 띄우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 법원… “尹 장모, 건보 가입자 부담 가중”
7월 2일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정성균)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 개설과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의료법 위반 및 사기)로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75)를 재판 개시 7분 만에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의료기관 설립 자격이 없는 동업자 주모 씨 부부가 영리병원을 개설한 것을 최 씨는 잘 알고 있었다”며 “최 씨가 단순히 투자하는 것을 넘어 의료재단의 설립, 존속, 운영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 씨가 의사 3명에게 환자를 진료하게 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게 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총 22억9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사기)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요양급여 편취금이 환수되지 않아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켰다. 성실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2015년 당시 경기 파주경찰서는 최 씨가 동업자들로부터 ‘병원 운영과 관련해 민·형사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은 것을 불입건 근거로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등이 최 씨 등을 고발해 재수사가 시작됐고, 이번 재판부는 각서를 최 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한 증거라고 봤다. 최 씨 측 손경식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진실을 추가로 규명해 혐의를 다툴 예정”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 처가 수사에 대한 법적 정당성이 일정부분 인정됨에 따라 향후 추가 수사 강도가 더욱 거세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과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석열 전 총장 일가 사건 6건을 수사 중이다. 최근 관련 수사를 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2부에는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문혁 박기태 부부장검사가 배치됐다.
○ 조국… “10원 아닌 22억, 국민 약탈 장모”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사퇴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구속 기소할 때 썼던 논리가 경제공동체와 묵시적 동의론”이라며 “자신의 부인과 장모와의 관계기 때문에 사실상 경제공동체 논리가 적용될 수 있으니 1심 유죄 판결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자신이 윤석열 전 총장 장모 비리 등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사실을 거론하며 “거대한 악의 바벨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휘한 검찰 수사를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장모를 무혐의 처분한) 첫 번째 검찰 수사를 면밀히 조사, 감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0원이 아니다. 22억9000만 원이다” “국민 약탈 정권? 국민 약탈 장모!” “윤석열 검찰이 문재인 정부를 약탈했다!”고 하는 등 하루 동안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한 글만 14건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한민국은 연좌제를 하지 않는 나라며 장모의 혐의가 대선 주자에게 영향을 미칠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친족에 대한 문제를 근간으로 해서 정치인의 활동을 제약한단 건 과거 민주당에서도 굉장히 거부했던 개념”이라고 받아쳤다. 또 “윤석열 전 총장 입당 자격 요건은 변함없다”고도 했다.
○ 尹… “법 적용 예외 없어” 거리 두지만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공세는 야당에서도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기가 ‘적폐수사’를 하고 조국을 수사할 때 동생과 5촌 조카, 딸까지 과잉수사 한 것에 대해 ‘나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자기가 극복하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의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총장은 판결이 나온 뒤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입장만 내놓으며 장모 사건과는 거리를 뒀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의료재단 설립에 윤석열 전 총장은 관여하지 않았고, 수사와 재판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은 만큼 대선 행보와 무관하다는 것. 판결 결과에 불복하며 재판부를 비난하는 방식의 대응도 하지 않았다. 윤석열 전 총장 측에선 “향후 거세질 네거티브 공세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관령서 커피 팔다 쫓겨난 그녀… "일하다 보니 표창장 줍디다"
“35년 됐네요. 내 나이 스물아홉, 대관령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6월 9일 만난 김기연(가명·64)씨는 고향 대구를 떠나 강원도 횡계에 터전을 마련했다. 그리고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 중 하나인 이곳에서 행상을 시작했다. “개업은 1986년 4월 5일이었다”고 그는 뚜렷이 기억한다. 이 '옛 영동고속도로'가 고속국도 50호선의 타이틀로 복작이었을 때다. 하루 수천 대의 차들이 높이 832m 대관령 고갯마루에서 멈췄다. 과객은 대관령휴게소에서 고단한 멀미와 공연한 허기를 달래고 갔다.
김기연 씨는 다시 날짜를 정확히 따졌다. “2001년 11월 28일이었지요. 이 도로 앞에 '옛'이 붙은 날이죠. 저기, 4차로 보이죠?” 김씨가 손끝으로 가리켰다. 횡계 나들목~강릉 분기점 21.7㎞가 새로 깔렸고, 대관령 구간은 지방도로 456호선으로 ‘강등’ 된다. 영동고속도로는 옛 평해로와 겹친다. 평해로는 한성에서 울진의 평해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신경준이 집필한 『도로고(道路考·1770년)』에 따르면, 평해로는 한성에서 현재의 망우리를 지나 구리~양평~원주~대관령~강릉~삼척~울진을 잇는다. 『증보문헌비고(1903~1908)』에서는 조선 후기 주요 도로 9개 중 ‘제3로’를 이곳으로 가리킨다. 관동대로라 부르기도 한다.
차는 고갯마루에서 강릉 성산면으로 쏟아질 정도니, 오래전 사람들이 대관령을 대굴령이라고 불렀다. 비탈이 심해 ‘대굴대굴 구른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굽이가 아흔아홉번 치지 않건만, 그렇게 부르는 이유도 험난함을 비유하기 위함이다. 긴장한 차들이 브레이크를 사정없이 밟는다. 그 쏟아지는 긴장의 초입에 김씨의 좌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마음을 잠시 내려놓으며, 쓰레기도 내려놓고 가는 사람이 많단다. “어휴, 제가 갖고 내려가시라고 말해요. 대부분이 수긍하고 도로 가져갑디다.” 35년간 두 번째 장사 트럭이라니 행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차가 고정돼 있으니 좌전이라 할 수도 있다. 트럭은 장갑차처럼 취약 부위를 무장했다. "누군가 배터리, 연료통을 통째로 빼가더군요. 손도 못대게 방어막을 쳤습니다.” 차량의 사이드미러에는 ‘산불조심’ 깃발이 달려있다. “산불감시원 역할도 해요. 산림청에서 표창장도 주더군요. 여기는 일터이자 제가 지켜야 할 곳이죠.”
그녀가 35년을 계속 이곳에 있던 건 아니다. 메뚜기처럼 자리를 옮겨야 했다. “민원이 있었지요. 왜 여기서 장사 하느냐고,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쪽에서 제기한 겁니다. 아예 장사를 못 하게 길을 막았고 재판에 나가기도 했어요. 대관령박물관 앞으로 내려가서 장사해야 했어요. 사유지인지라, 당시 홍귀숙 박물관장님이 편의를 봐줬지요. 관장님도, 경찰분들도 행상 관두면 음식점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했죠. 거절했습니다. 여기 대관령에 계속 있고 싶다고 했어요. 전 딴 데 못 가요.” 공교롭게도 이곳이 '옛 영동고속도로'가 되면서 민원이 사라졌단다.
# “내 이름은 케이트, 바이애슬론 선수입니다.”
한 라이더가 비탈을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단단한 체구의 여성이 고갯마루에서 자전거 페달을 멈췄다. 헬멧을 벗으니 금발이 치렁치렁하다. 이 여자, 어디서 본 기억이 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갔습니다.” 케이트로 자신을 소개한 이는 예카테리나 세르게예브나 아바쿠모바(31).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러시아에서 특별귀화해 한국 여자선수론 바이애슬론 역대 최고인 16위에 올랐다. 현재 그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도 훈련지인 평창에서 강릉으로, 강릉에서 다시 평창으로 넘나들었다.
“힘들긴 하지만 할 만해요. 갑니다~.” 그러고는 속도와 정확성을 가리는 바이애슬론 선수가 돼, 이 ‘큰 고개’를 내리달렸다. ‘큰 고개’인 대관령은 영동·영서·관동이라는 이름을 낳았다.『증보문헌비고』는 ‘한지(漢志)에서 단단대령(單單大嶺)이라고 한 곳이다…옛날에 관방(關防·국경을 지키는 요새) 두고 목책을 설치했는데, 강릉의 여러 고을을 관동이라고 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적는다. 대관령에 관한 ‘오보’도 있다. 강원도 관찰사 고형산(1453~1528)이 대관령 길을 넓혔다. 그런데 병자호란 때 청군이 이 길을 이용해 한양으로 진격해 인조는 노여움에 고형산을 부관참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장정룡 강릉대 교수는 『대관령 문화사』를 통해 병자호란 침입로로 사용된 주장 혹은 전설은 믿기 어렵다고 했다. 이상훈 육사 군사사학과 교수도 “청군은 의주로를 이용했는데, 평해로 진격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북방 민족이 이곳에 난입한 적이 있기는 하다. 1217년, 충북 제천 박달재에서 고려의 김취려 장군에게 대패한 거란군은 이곳으로 쫓겨왔다. ‘적이 크게 무너져 노약한 남녀와 병기·치중(輜重·군수물자)을 낭자하게 버리고 달아났다. 적이 이로 말미암아 남쪽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모두 동쪽으로 달아나므로 … 10일 만에 진군하니 적은 이미 대관령을 넘어간 후였다(고려사절요, 고종 4년 7월).’ 케이트가 고갯마루에서 횡계로 내려간다. 그리고 오늘의 고단함을 내려놓을 것이다. 내일의 영광이란 달콤함을 위해.
# “전국 모든 무당이 오죠. 이유? 네이버에 물어보면 돼요.”
누군가의 고(苦)를 감(甘)으로, 해(害)를 익(益)으로 바꾸려는 치성의 몸부림. 굿판이 끝났다. 무속인의 말은, 잔뜩 벼린 작두 같았다. 대관령국사성황사에서였다. 3칸짜리 성황사는 범일국사(810~889)를, 좀 더 안쪽의 1칸짜리 산신당은 김유신 장군을 모신다. 범일국사에 대한 대접이 더 융숭한 모양새다. 강릉 출신인 범일국사는 영동의 수호신이 됐다. 음력 5월 5일, 그러니까 지난 14일은 단오절. 올해 강릉 단오제가 이곳 성황사에서 열기를 지폈다. 지난달 6월 26일 성황사에서 범일국사를 모셔 강릉 홍제동의 대관령국사여성황사에서 정씨 처녀와 합사했다. 같은 날 범일국사의 고향인 구정면 학산마을 서낭당으로 자리를 옮겨 서낭제를 올렸다. 단오제의 주인공이 범일국사인 셈이다. 올해 강릉 단오제는 온라인으로만 열던 작년과 달리 오프라인 전시도 곁들였다. 마지막 날인 6월 17일 범일국사는 성황사로 다시 모셔졌다.
범일국사는 구산선문 중 하나인 강릉 굴산사를 창건했다(삼국유사). 또 다른 기록(조당집)은, 범일국사가 이곳에서 수련했다고 한다. 굴산사는 지금 터만 남았다. 반경 300m에 이른 거대한 사찰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는 미스터리다. 굴산사지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얼굴이 없다. 석불을 찾은 최복순(55·강릉)씨는 “기도를 드리는데, 범일국사가 문득 기도에 들어온 느낌”이라고 말할 정도로 범일국사는 강릉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 작은 길 하나 건너면 5.4m 높이의 굴산사지 당간지주가 있다. 민간신앙과 불교의 합일. 나와 남을 따지지 않음이 단오제의 미덕이다.
# “대관령 구름 코스에는 정말 구름만 보이네요.”
성황사에서 옛 영동고속도를 건너면 ‘대관령 숲길’ 4개 코스 중 한 곳인 '구름 코스' 능경봉(1123m)이 있다. 50대 등산객은 “구름 구경 실컷 했다”고 말했다. ‘옛길 코스’에는 유모차를 끌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 대관령 옛길은 숲모퉁이의 연속이다. 모퉁이를 돌면 다른 세상을 만나는 듯하다. 반젱이(반정) 표지석 건너편 터에는 40여 년 전까지 초가 주막이 있었다. 따져보니 강릉 바우길까지, 대관령 이쪽과 저쪽에는 걸을 곳 천지다. 반젱이 위쪽의 한 굽이. 김기연씨가 퇴근 준비를 한다. 이 여인은 왜 큰 도시를 떠나 횡계에 터전을 마련하고 대관령에 좌전을 폈을까. 삶의 굴곡을 펴기 위함이라고만 했다. 그의 시선은 대관령 터널로 들어가는 쭉 펴진 새 영동고속도로로 향했다. 길은 결국 만나 하나가 된다. 바다와 산, 해안과 내륙이 만나 하나되는 곳. 여기는 대관령.
'천만원 샤넬백'이 뭐길래… "돈 낭비" vs "샤테크"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이 일부 제품의 국내 판매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구매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중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7월 1일 샤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샤넬은 자사의 인기 제품인 클래식백과 보이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을 8~14% 인상했다. 클래식 스몰은 785만원에서 893만원으로, 클래식 미디움은 864만원에서 971만원으로 각각 13.8%, 12.4% 올랐다. 클래식 라지는 942만원에서 1049만원으로 인상하면서 '1000만원 샤넬백'이 됐다.
이같은 가격 인상에도 백화점을 비롯한 명품매장에는 '1000만원 샤넬백'을 구매하기 위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른바 '줄서기 알바'까지 동원해 매장 개점 전부터 인력을 대기시키는 '오픈런 알바' 현상까지 펼쳐졌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소식을 접한 한 트위터 이용자는 "명품 하나 사겠다고 상술에 놀아나 줄 서는 것 자체가 없어 보인다"며 "사람이 먼저 명품이 돼야지"라고 비난했다.
다른 이용자 또한 "샤넬백 들고 지하철 탄 사람만큼 우스운 게 없지"라며 "의미 없는 허영과 사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샤테크(샤넬백을 정가로 산 뒤 가격을 올려 되팔이하는 방식)족'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롯데백화점에서 '1000만원 샤넬백'을 구입했다는 한 누리꾼은 "명품은 오늘이 제일 싼 법이다. 현명한 재테크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 맞다"라고 되받아쳤다. 일부 누리꾼들 또한 "주식이나 코인 같은 불확실한 투자보다 '샤테크'가 훨씬 안정적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샤넬을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한 누리꾼은 "가격을 올릴수록 흥행이 되고 수요자가 늘어나니 자꾸 올리는 것"이라며 "샤넬 측만 일석이조"라고 지적했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다른 누리꾼 또한 "샤테크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따져봐야 할 때"라며 "신제품이 나오면 '1000만원 샤넬백'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되파는 가격도 내려갈 것. 이득 보는 건 샤넬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샤넬백과 같은 명품 열풍에 대해 "'샤테크'에 대한 수요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소비자들의 '보복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늦장마......!!!!!!!!!!
백합
칠엽수
중앙공원
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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