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가의 사명
비평이란 이 세상의 사물의 의미와 우리 인간들의 사상과 이론을 평가하는 것이며, 그것은 비평가의 비판철학을 통해서 관철된다. 만일, 비평이 이 세상의 사물의 의미와 우리 인간들의 사상과 이론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비평가는 그 비평의 대상과 그 주체자들에 대한 신비의 베일을 걷어내는 작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비평의 손길은 매우 따뜻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 더없이 날카롭고 싸늘할 수도 있다. 어쨌든 비평이란 사물의 의미와 그 가치----사상과 이론의 의미와 그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며, 비평가는 우리 인간들을 인도하는 진리의 사제인 것이다. 비평가의 비평은 상대방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함으로써 그것을 보완할 수 있게 해주며, 또한 상대방의 역비판을 야기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서로간의 생사를 넘어선 싸움을 통해서 ‘논쟁의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모든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고 그 ‘논쟁의 문화’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잘 질문한다는 것, 즉 비평가의 사명이란 이처럼 엄청나고도 중대한 것이다.
----반경환, [사색인의 십계명 제1장 ]({행복의 깊이 4})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