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콘서트를 많이 기대하지 않았다.
콘서트를 자주 가는 홀릭스들은 공감하겠지만, 아무래도 콘서트를 자주 가다 보면
대중성을 위해서 셋리스트가 반복되거나 히트곡 위주인 경우가 많다.
특히, 대형 콘서트들은 더욱 그렇다.
이번 콘서트도 초대형 콘서트였기 때문에
셋리스트에 대한 기대가 많이 없었달까!
그래서 난 최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스포방지를 위해 콘서트 후기도 찾아보지 않는다.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그래서 였을까.
이번 콘서트는 매우 많이 엄청 만족스러웠다.
대중성도 챙기긴 했지만, 오랜 홀릭스들을 많이 생각해준 느낌이 드는 공연이었다.
이머시브 사운드도 매우 기대 이상이었고,
윤하의 컨디션도 좋았어서 콘서트 내내 너무 황홀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체조경기장이라 그런지
관객이 많고 꽉 찬 것이 확 와닿았다.
20년 전, 홀로 일본에 가서 씩씩하지만 외롭고 쓸쓸하게, 그리고 당차게 노래를 하던 꼬마 윤하가
지금까지 자라고 자라서, 쌓이고 쌓여서, 지나고 지나와서
이 체조경기장 바닥에 우뚝 서서 노래를 하는 모습이 참 뭉클했다.
(많은 홀릭스들이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다)
오늘 불렀던 곡들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여기서 부턴 스포*
- Break out
- 今が大好き
- 어린 욕심
내가 오늘 이 곡들을 들을 줄이야.....
전혀 예상 못 했던 곡이라 너무 당황스럽고 웃겼지만
너무 행복했다.
아마 오랜 홀릭스들은....... 분명 다들 너무 좋아했을 거에요....
今が大好き는 '설마 일본어로 불러줄까.....?' 내심 기대했지만 번안 가사 버전이었다.
소극장 콘서트에서는, 1~2곡 정도는 일본어 가사로 그대로 불러주셨으면 좋겠다!
번안곡도 너무 좋고 감사하지만, 원곡이 주는 그 맛이 있다. (그래서 저번 タッチ 일본어로 불렀을 때...... 꿈만 같았다)
나도 이제 일본어를 잘 하게 되었기 때문에
일본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묘한 가사의 감상이... 참 좋다.
- 앨리스
- 스무 살 어느 날
- 思い出にできない
이 곡들은 오늘 홀릭스들의 눈물버튼이었으리라...
아마 많은 홀릭스들이 이 곡에서 오열했을 것 같다. 나도 많이 울었다.
우선 앨리스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곡... 그리고 예상하지 못 했던 위로였다.
올해 내가 돌고 돌아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가사가 너무 많이 와닿았고
위로가 되었다....... 용기를 얻었다.
스무 살 어느날은 <스물> 이라는 콘서트 제목에 맞춰 선정한 듯 싶다.
슬로건 이벤트가 있는 곡이었고,
뒤 화면에 가사가 함께 나오는 유일한 곡이었는데,
있잖아 난 말야
낯설어 모든 게
한 번도 이런 나를
상상해 본 적 없어
자꾸 꿈인 것만 같은데
왠지
그때 설레던 그때
그때 선명한 그때
세상이 다 눈부시던
그때 혼자서 울 때
그때 아팠던 그때
그때
"이 가사에서 윤하가 울컥해서....... 아마 홀릭스들 다 오열했을 거야......."
이 곡 이전에
여기에 서있는 게 아직도 꿈꾸는 것 같다고 계속 그랬었는데
그 말이 오버랩 되었던 것 같고..... 윤하의 지난 20년이 그려지면서.... 내 스무 살도 그려지면서.......
그냥 넘..... 슬펐다..........
이 곡이 이렇게 슬픈 곡이 될 줄이야
앞으로도 그냥 그 자리에서... 건강히... 노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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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윤하
열심히 일해줘서 정말 고맙고
진심을 다해 열창해줘서 정말 고맙고
또 진심을 다해 표현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 모습을 보고 매번 용기를 얻어 살아 가요.
데뷔 20주년 너무 축하드리고
20주년 이제 시작이니.... 올해...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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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조경기장이라 규모가 다르구만~!
- 컵 생각보다 너무 예쁨. 벌써 애착컵.
- 체조 바래? 다 줄게🤗
- 대문짝만하게 걸려있는 윤하
- 가사 하나도 안 유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