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보고
- 이산가족상봉 상설 정례화 되어야 -
지난 2월 20일-25일에 금강산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있었다. 2010년10월 금강산 상봉행사 후 3년4개월만이다. 이번 상봉행사는 두 차례 나누어 실시되었고 1회는 20일-22일에 남측 신청자 82명(동반가족 58명)과 북한 가족 178이, 2회는 23일-25일에 북측 신청자 88명이 남측가족 357명이 만나 기쁨과 슬픔으로 한 핏줄의 정을 나누었다.
그들은 60년을 넘는 오랜 기다림 끝에 11시간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기약 없는 이별을 하고 돌아왔다. 상봉 장소에서는 남북이산가족들 모두가 서로 끌어안고 울면서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들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한(恨)을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하겠는가?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1971년 8월12일 대한적십자가 북측에 ‘1천만 이산가족 찾기 운동을 위한 회담’개최 제의에 북측이 수락하여 시작되었다. 71년 8월20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에서 첫 회담이 개최된 후 25차례 예비회담과 7차례의 본회담을 평양과 서울에서 개최했으나 북측의 ‘조건환경론( 국보법폐지, 반공단체해체)’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 후 1985년 제8차 남북적십자 본회담에서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교환‘에 합의하여 1985년 9월20일-23일 추석 고향방문단 51명, 기자 및 수행원 50명, 예술 공연단 50명 등 151명 상호 방문이 성사되어 남한에서 남측 35가구와 재북 가족 45명이, 북한에서는 북측35가구가 남한가족 51명과 상봉하였다. 그 후 팀스피리트 훈련 등의 구실로 중지되었다가, 2000년 6월15 공동선언 후 다시 시작 되었다. 2000년 6월27-30일 금강산 호텔에서 제 1차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9월초 북송희망 비전향 장기수 전원 송환즉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을 조건으로 8.15-18일(3박4일) 책임자 1명, 이산가족 10, 지원요원 30명, 기자 20명 총 151명으로 확정 후 서울과 평양에서 제 1차 이산가족 방문단이 교환되었고, 2000년11월30일-12월2일 2차 상봉, 2001년2.26-28일 제 3차 상봉 이후, 2010년 10월 금강산에서 제 18차 상봉까지 실시하였다. 2000년 이후 이번이 19차 상봉이다.
남북이 분단 된지 올해로 65년이 되었으니 이산가족들의 고령화로 생존자도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신청자가 12만 9287명이며, 현재까지 북한가족과 만난 남측인원은 겨우 1만 1800명이다. 신청자 가운데 5만 7784명이 이미 사망을 하였고, 생존자도 거의 80세 이상 고령이다. 특히 2003년 이후 해마다 3800여명이 사망하였고 작년 9월 신청대상자 중 5개월 사이에 남측 2명, 북측 3명이 사망하였다. 그리고 이번 상봉인사 가운데 90세 이상이 남측은 25명인데 북측은 한명도 없었다. 특히 얼마나 상봉을 기다렸기에 20일 건강 악화로 거동이 불가능한 김섬경(91세), 홍신자(84세) 등 2명은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며 구급차로 상봉장에 가서 구급차 안에서 상봉을 하고 21일 귀환하기도 했다. 이번상봉에서 6.25 전쟁기간 납북된 3명과 1972년 서해 홍어 잡이 중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박양수(58) 1명과, 74년 백령도 인근에서 납북된 수원호 선원 최영철(61)1명이 40여년 만에 만났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이 포함되지 않고 생사조차 알지 못해 큰 아픔이 되고 있다.
이산가족문제는 한반도 분단이 가지고 온 최대 비극이다. 앞으로 이산가족문제해결을 위해선 새로운 접근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남북한의 정치 이념의 차원을 넘어 인도적 차원에서 상시 정례화가 되도록 남북 간의 새로운 포괄적인 합의기 필요하다. 그리고 상봉 순서도 지금까지 추첨방식보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 만나도록 고령 순으로 바꾸어야한다.
우리정부는 지난 3월5일 이산가족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위해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측에 제의했으나 북측이 거부하였다. 북한도 키 리졸브(KR)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이번 상봉을 성사시킨 통 큰 용단의 전향적인 자세를 견지하여, 앞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민족분단의 비극과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이산가족상봉의 상시화와 정례화가 되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