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계속 이어집니다.
주인 노릇은 의식이 알아서 결정해야 하는데 의식이 이 다섯 가지 감각기관인 전5식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냥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다가 감각기관이 저질러 놓은 영수증만 받아들게 된다. 자기가 감당을 못하니 그것을 이제 7식에게 던져 버린다. 7식은 어찌할 수 없어 다시 8식인 마음에게 갖다준다. 그 결과로 마음은 세세생생 갚아야 할 영수증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다.
8식인 마음은 완전히 빚쟁이다. 단 한 번도 자기가 직접 사용한 적이 없다. 모두 자기의 허락없이 감각기관이 저질러버린 죄업의 영수증들이다. 죽을 지경이다. 그런데도 6개의 감각기관은 지금도 바깥세상을 훑고 있다 꼭 홈쇼핑 프로에 빠져 있는 질러들과도 같다. 좋은 것을 보거나 나쁜 것을 보면 정신없이 반응한다. 6식에게 허락 받으라고 해도 마이동풍이다.
비깥에 보기 싫은 한 사람이 다가온다. 6식인 의식은 무의식적으로 바로 피한다. 그런데 눈의 기관은 이미 그 사람을 보고 있다. 표정이 어떤지, 머리 스타일이 어떤지, 옷은 어떤 것을 입었는지 모두 다 스캔하고 있다. 아니 의식은 안 보고 싶은 데 자기는 다 보고 그 정보를 의식의 세계로 전달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소리를 듣는 귀도 그렇고 냄새를 맞는 코도 그렇고 맛을 보는 혀도 그렇다. 마지막에 상상의 세계도 나에게 허락없이 자기 마음대로 모든 것을 다 그려내어 내 잠새의식 속에 던져 넣어 버린다.
도대체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감각기관인가, 표면의식인가, 아니면 잠재의식인가, 아니면 근본의식인가? 정녕 누가 주인인가? 전부 주인노릇을 하고 있다, 모두 상명하복의 계통을 지키지 않는다. 자기 멋대로다. 군대 같으면 완전히 오합지졸이고 관공서서 같으면 무질서의 난장판이다. 내가 주인이다 하면서 다 내말을 듣지 않는다.
감각기관뿐만 아니다. 육신은 내 것이라고 하지마는 머리칼 하나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다 제멋대로 자란다. 자라지 마라고 해도 자란다. 흰머리도 허락 없이 계속 난다. 주름살도 제 멋대로 마구 는다. 내 몸이라고 나에게 보호를 받으면서도 모든 것은 다 제멋대로다. 먹이고 입혀가며 내가 다 돌보는데 내 말은 지독스럽게 듣지를 않는다. 속된 말로 뭐 이런 고깃덩어리가 다 있나 할 정도다. 진짜 이거 짜증난다.
첫댓글 다섯 감각기관을 단속하고 마음의 주인이기를.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