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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oogle, tistory (소주담 연느님)
생각해보니까 제가 유독 박혜련 작가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캐릭터와 대사를 좋아하더라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드라마속 여자 주인공들이 너무 좋았어요.
단단하고 당당하고 따뜻하고 그럼에도 현실적이랄까?? 완전 이상적인 사람 st
작가님 필모 보니까 진짜 여러 드라마가 있던데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재밌게 봤던 드라마 3개가 있습니다.
피노키오 (이건 제 인생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것도 진짜 재밌게 봤어요)
스타트업 (이건 중간에 살짝 내용이 음? 했는데 수지 캐릭터가 너무 좋아서)
이 3개의 드라마 속 대사들이 급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찾아봤어요.
다시 봐도 진짜 .... 생각이 많아지게 하고 위로도 되고 ㅠㅠ 여튼 너무 좋아서 공유하려고 몇개 가지고 왔어요.
피노키오
기자는 지켜보는게 공익이야.
그걸로 뉴스를 만드는게 공익이고, 그 뉴스를 구청직원이 보게 만들고,
대통령이 보게 만들고 온 세상이 보게 만드는 게 그게 기자의 공익이다.
니들이 연탄 두 세개 깨는 동안에 빙판길 문제로 뉴스를 만들었으면,
그걸 보고 구청 직원들이 거기에 재설함을 설치했을거야.
사람들은 집 앞에 눈을 치웠을거고,
춤다고 손 넣고 다니는 사람들은 넘어지면 다치겠다싶어 손을 빼고 다녔을거다.
니들이 연탄재 몇 장 깨서 몇 명 구하겠다고 뻘짓 하는 동안에
수백, 수천명을 구할 기회를 놓친거야.
진실은 여기저기 조각처럼 흩어져서
그 모습을 우리에게 온전히 다 보여주진 않는다.
우리가 찾은 그것이 진실이 아닐 때
진실은 우리에게 아주 사소하고 작은 신호를 보낸다.
그것은 바로 의심이다.
완벽해 보이는 진실에 어울리지 않는 사소한 조각, 의심.
그 의심을 접는 순간 진짜 진실은 그 모습을 감추고 만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확인되지 않은 뉴스에 현혹되지마.
본질을 흐리지도 말고.
13년전 기호상 사건을 잊지마.
모든 것이 밝혀질 때까지 아무것도 예단하지 말고 팩트만 내.
안그럼 분노가 엉뚱한데 튀어. 알겠나?
책임을 물을 사람이 없다구요?
사람들은 피노키오가 진실만 말한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기자들도 진실만 전한다고 생각해요.
피노키오도 기자들도 그걸 알았어야죠.
사람들이 자기말을 무조건 믿는다는 걸.
그래서 자기 말이 다른 사람 말보다 무섭다는 걸 알았어야 합니다.
신중하고, 신중했어야죠.
그걸 모른게 그들의 잘못입니다.
그 경솔함이 한 가족을 박살냈어요.
그러니 당연히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때도 이랬다.
사고 직후 세상의 분노가 뜨거웠고...
그 분노를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새로운 뉴스들이 터지면서... 분노는 식어버렸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 흐름을 바꾸기엔... 난 여전히 어리고 무력하다.
거짓이란, 벽에 갇힌 진실이 물처럼 잔잔하고 고요해보였지만
아무도 모르게 벽에 아주 작은 틈새를 찾아
조용히 세상을 향해 흘러나오고 있다.
"왜 하지도 않은 짓에 반성문을 써야합니까?"
"넌 네가 한 짓을 왜 안했다고 우겨."
"저는 시험지 안 훔쳤어요. 사실이 아닙니다. 다 헛소문이에요."
"헛소문이란 걸 증명할 수 있냐?"
"그걸 왜 제가 증명해야 합니까?"
"네가 증명해야지. 네가 소문의 당사자니까."
"전 지금 여기를 나가면 애들한테 선생님하고 윤선생님이 바람났다고
제가 이 눈으로 똑똑히봤다고 소문을 낼겁니다.
어디한번 사실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보이시죠."
"야, 내가 그걸 왜...?"
"소문의 당사자이시잖아요.
못하시면 선생님도 반성문이 아니라 사직서를 내야할겁니다."
99%라 팩트가 되기엔 1%가 모자란 거 너도 인정하는거네.
기호상이 살아있다고 단정하지마. 파렴치범이라고 매도하지도 말고
기호상이 경찰에 잡히고 모든 게 밝혀질 때까지 아무도 예단하지말고 팩트만 내.
안그러면 분노가 엉뚱한데로 튀어.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걸 무시하고 떠드는 사람이 기자가 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자기 말의 무게를 모른 채 함부로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겠어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
근데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과 힘없는 사람을 돌보는 게 서로 충돌할 때가 있더라고?
박준모 사건처럼.
가정폭력 사건은 말이야. 경제력을 가진 남편을 구속해버리잖아?
그럼 그 남은 가족은 생계가 다 무너져.
박준모 아내가 남편 용서해서 처벌불원서 쓴 게 아니라는 거 우리 다 알잖아?
근데도 모른척하는 건 그 아내에게 선택권을 주는 거야.
가시 돋힌 울타리 안이라도 있을지,
아니면 가시밭 한가운데로 나갈지.
꽃밭에 앉아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 없다고 봐.
그럼 자격도 없이 무조건 기소하고 잡아넣는 거?
그거 정의 아니야. 호기지.
그렇게 전해줘.
그냥 다 지나간다고.
지금은 별거 같아도 지나면 다 별거 아닌 게 된다고
믿기진 않겠지만 언젠간 농담처럼 얘기하는 일이 올거라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줘.
앞으로도 힘든 선택을 하고 고단하겠지만
일 년이 지나면 오늘 같은 아침이 오기도...
오는 같은 아침이 오기도 하니까.
그날을 믿고 버티라고.
모든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는 날이 올 거라고 전해달래.
자책은 짧게, 대신 오래오래 잊지는 말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을 훗날 소중하게 되리.
그 순간을 만든 아주 사소한 선택들이 있다.
그 사소한 선택들은 훗날 후회란 이름으로 뒤늦게 우리를 찾아온다.
"엄마, 나 일기 쓰는거 되게 좋아하잖아?
수습 때 하루에 한 시간도 못자도 일기는 매일매일 꼬박꼬박 썼었다?
선배들 욕도 한 열댓 장씩 썼을걸?
근데 요즘은 여섯 자면 끝나. '어제와 비슷함'
미리 쓸 수도 있어. '내일도 비슷할 듯'
보니까 지난 일 년 치 일기가 옛날 하루치 일기도 안되더라?"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거야?"
"엄마, 난 그냥 오늘 하루가 조금만 더 근사했으면 좋겠어.
꿈 무섭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버리지말고..."
앞날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축복이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축복은 선물의 설렘을 앗아갔고
도전의 의지를 꺾어버리고
희망의 불씨를 꺼버린다.
바꿀 수 없는 미래, 정해져있는 앞날, 그것을 절망의 또다른 이름이며
호기로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허무한 오늘의 반복이다.
내가 선물한 이 순간의 바다가
그 허무한 반복의 쉼터가 됐기를. 부디 설레는 하루였기를.
표정이란게 참 묘하다.
표정으로 누군가의 기분, 생각, 마음을 거울처럼 알 수 있지만
표정으로 그 누군가는 기분, 생각, 마음을 가면처럼 감출 수도 있다.
그러나 아주 찰나의 순간 가면과 거울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이 있다.
아무도 보지 못할 진실.
들키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세상에 아주 잠시 드러나는 순간
그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눈 감지 말자.
보고도 모른 척 피하지 말고 직시하자.
아버지가 그러셨어.
분노는 당연한 것도 힘들게 만든다고.
사람은 살리는 게 당연한데, 아까는 그게 참 힘들더라.
고맙다, 너 아니었으면 나 평생 후회할 뻔했어.
스타트업
방황이 길어지면 자신감이 멀어져요.
어렵지만 결정해야겠네.
그래야 극복하지.
할 수 있어요.
아빠가 그랬어.
마냥 맑은 날이면 세상이 온통 사막이라고.
비도 오고 눈도 오고 해야 땅에서 풀도 나고 이런 맛난 귤도 나지.
부담은 두고 자신감만 들고 무대에 서요.
지금 당신이 얼마나 신나고 가슴 뛰는지만 전달해도 성공입니다.
쫄지 마세요.
엘리베이터 스피치란 말이 있다.
설득할 누군가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딱 1분만에 그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짧고 강력한 말을 뜻한다.
이 말을 바꿔 말하면,
누군가의 마음을 바꾸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저 1분이면 충분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화려한 언변보다는
그 누군가의 눈에 담긴 절막함일 수도 있고 상대방의 공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강력하게 마음이 움직이는 때는,
상대의 모든 변수에도 불구하고 진실만을 말할 때다.
달미야,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찬찬히 기다리면 가장 예쁘게 필거야.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마.
별거일 수 있죠.
나한테 당연한게 남한테는 귀할수도 있고.
누군가의 자랑으로 사는 거 그게 되게 힘들어요.
실망이 무서워서 계속 숨게되고
잘하는 척, 괜찮은 척해야 돼요.
그러니까 우리 자랑이 되지 말아요.
모든 순간이 선물이었는데,
그래서 난 결심했어.
더이상 후회로 나의 지금을 채우지 않기로.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들 다 쳐내면은
나중에 남는 사람이 없어지더라.
그래서 이 나이 되면은 용서가 더 쉬워져.
"와, 나 별 저렇게 많은 거 처음봐."
"나도, 길 헤맬 만 하네."
"좀 더 헤매볼까?"
"집에 가기 싫구나?"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부모님이랑 싸웠구나."
"아니. 어떻게 부모님이랑 싸워.
그냥 내가 별로 좋은 아들이 아니라서
늘 기대에 못 미치지니까 그게 죄송해서 그러지"
"뭔지 알 것 같다.
넌 달처럼 환하고 싶은데 겨우 먼지 같은 별이 된 것 같다 그런건가?"
"응. 달미야.
엄밀히 말하면 적절한 비유는 아니야.
별은 항성이고 달은 위성이거든.
저기 별들이 먼지처럼 보여도 웬만한 별들이 달보다 어마어마하게 커.
질량도 그렇고 에너지도 그렇고."
"..."
"이래서 공돌이들이 욕을 먹어. 그렇지. 응."
"적절한 비유같은데?
너는 저기 있는 겨우 먼지 같은 별이 맞아.
항성이고 달보다 어마어마하게 커.
그러니까 도망치지마.
언젠가 부모님도 아실거야. 나처럼."
도산아, 넌 일부러 헤매본 적 있니?
난 오늘 일부러 헤매봤어.
우산이 있는데도 일부러 비 맞아본 적 있어?
오늘 난 맞아봤어. 무지 덥고 꿉꿉했는데 맞으니까 엄청 시원하더라.
그렇게 한 30분 걸었나?
비가 그치고 내 눈앞에 말도 안되게 멋진 풍경이 나타났어.
어마어마하게 큰 무지개.
무슨 소원이든 다 들어줄 것 같은 그런 무지개였어.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아주 가끔 헤매보는 것도 괜찮겠다.
아주 가끔 지도 없는 항해를 떠나보는 것도 근사하겠다.
아무리 갈증이나도 바닷물을 마시면 안되죠.
비가 올 때까지 버텨야 살아남죠.
후회는 선택하는 순간에 오지 않아요.
과정에서 오지.
난 내 선택을 단 한번도 후회해 본 적 없어요.
기를 쓰고 그렇게 만들었거든.
전 32층에 가고 싶거든요.
근데 저층부 엘리베이터 백날 타봤다 못가잖아요.
내려서 고층부 갈아타야지.
그래서 그만두는거예요.
일단 빌어.
그리고 니가 이루면 돼.
"저기 달미야."
"어?"
"혹시 오르골 봤어?"
"어."
"소리 어땠어?"
"아주, 아주아주 말도 안되게 근사했어."
피노키오는 정말 주기적으로 봐야할만큼
지금 봐도 머리가 띵한 대사들이 너무 많아요.
순식간에 변화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잘 잡고 흔들리지 않게 사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아요.
당잠사도 피노키오랑 결이 비슷한 것 같고 스타트업은 아무래도 흠....
달미라는 캐릭터는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아마 남주들때문에 다시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ㅠ
그래도 달미랑 할머니랑 나누는 대화들은 진짜 위로가 되어서 한번씩 짧게만 봐야겠어요!
혹시나 저 드라마들 안 본 줌님들 계시다면 강추합니다!! (스타트업은 생각해보세요)
첫댓글 박혜련 작가 드라마 (스타트업 제외) 진짜 다 좋아요ㅠㅠ 줌님 글 읽고 다시 쭉 재탕하고싶어졌어요ㅋㅋㅋ 항상 여자캐릭터들이 주도적이고 멋지게 나와서 좋고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의미가 있어서 더더 좋아요!!
여긴 없지만 무디바도 좋았고 계속 글 많이 써줬음 좋겠어요
제 최애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
작품속에서 미워하는 일에 에너지 쓸 필요 없다는 걸 계속 말하고 있어서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