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산보를 하다가 [00철학관] 간판 아래 이런 광고를 보았다.
밝은 내일로 인도하는 좋은 이름 짓는 곳.
작명, 개명, 출산택일 , 혼인택일
다른 건 이해가 가는데 <출산 택일>.이란 말이 퍼뜩 이해가 안 갔다.
신생아의 출산 일시를 택일하다니?
아마도 자유분만이 아니고 사주를 바꾸려고 좋은 일시를 택해 유도분만을 한다는 뜻인 것 같았다.
문득 오래 전에 배를 탈 때 전라도 장흥 출신 1기사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전라도 장흥은 몰락한 양반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 있으면 낄 데나 안 낄 데나 찾아와서 감 놔라 배 놔라 구장질 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어느 해 섣달 그믐날 밤에 어느 집 며느리가 분만이 임박해서 진통을 겪고 있는데 시아버지가 문 밖에서 말했다.
"아가, 아파도 조금만 더 참아라. 태아가 나올라고 하믄 뒤굼치로 꼭 막고 세 시간만 참아라.
그라믄 해가 바뀌어 아기 사주팔자가 훨씬 좋아진단다."
산모는 죽는다고 소리를 질러쌓는데 시아버지는 태어날 아기 사주팔자 생각하며 뒤꿈치로 산문을 꼭 막고 참으란다.
며느 죽는 줄 모르고..
2. 밝은 내일로 인도하는 좋은 이름
어제 신문에 순우리말 좋은 이름찾기 기사가 나왔다.
손다사로, 유하늬, 신슬기, 양해솔, 김나은, 연힘찬, 김밝은, 강아지, 금송이, 박별터.....
이런 우리말 이름들은 작명소에서 돈 주고 짓지 않고 대부분 집안 사람들이 지은 이름이다.
작명소에서 돈 주고 지은 이름은 한자 획수까지 따져가며 운수를 점치며 짓는다.
어렸을 때 우리 이웃 마을에서 이름이 좋아 출세한? 사람 이야기를 해 보겠다.
박정희 대통령 때 국방장관을 지낸 김성은씨와 전두환 때 경찰청장을 지낸 김효은씨 형제 이야기다.
그분들 부친이 성산구 가음정의 작은 교회 장로였는데 은혜 많이 받으라고 성은 (聖恩) 효은 (孝恩)이라고
이름을 지어 평생 액운 없이 출세햇다고 한다. 김성은 씨는 국방장관을 마친 후 비사실장으로 임명되었는데
성령님이 그 자리에 가면 안 된다고 해서 박대톨영이 찾아도 나타나지 않고 시골 교회에 숨어 지내다가
김계원씨가 임명된 후에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10.26사태를 안 당했다고 한다.
사실은 차지철과 다투기 싫어 숨어 잇었겠지만 .... 박대통령 서거 후 본인이 간증한 이야기다.
순수한 우리말 이름은 옛날부터 주로 문인들이 자식들에게 직접 지어주었다.
초등학교 때 우리반에 '김어질'이란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유명한 김달진 시인이었다.
해양시인 김성식 선장은 아들 딸 이름을 해마중, 해맞이, 해마미로 지었다.
마고 선배 19회 이상개 시인은 딸 이름을 빛남이라고 지엇다.
<양팔이 선생님.의 추억>
4학년 때 담임선생은 진주사범을 갓 졸업한 양팔이 선생이엇다.
양팔이 선생은 우리 동네 구장집인 주식이 집에서 숙식을 햇다.
새 봄에 개학을 하자 아이들 손등에는 누룽지 같은 떼가 쩍쩍 갈라져 있었다.
아직 소녀 티를 벗지 못한 양팔이 선생님은 암탉이 병아리 몰듯 아이들을 몰고 냇가로 갔다.
냇물은 아직도 차고 사분도 없고 돌맹이로 문질러 때를 씻자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때 머슴살이하다 늦게 학교에 들어온 나이배기 백오기가 주식이를 부추겼다
"야, 주식아, 양팔이 아파서 더 몬 씻것다 캐라."
그러자 주식이가 두 팔을 번쩍 들고 땡고함을 질럿다.
"아이고 양팔이야! 선생님 양팔이 아파서 더 몬 씻것습니더. 오늘은 고만하고 집에 보내주이소!"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은 여자 이름에 子자가 많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