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미라래빠는 작마뽄토의 '태양 지복 동굴'에서 래충도제작빠와 시와외, 쎄완래빠, 갠종뙨빠와 같은 마음의 아들들과 진 마을의 보시녀들인 제쎄와 쿠죽 및 그 밖의 보시자들을 위해 방편의 진리[方便道]와 궁극의 진리의 법륜(法輪)을 굴리고 있었다. 어느날 몇 명의 수제자들이 미라래빠에게 여쭈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이제 매우 연로하십니다. 혹시나 어느날 갑자기 정토로 떠나시게 된다면 선생님을 대신하여 저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진리를 향해 더욱 나아가도록 저희를 이끌 인도자가 필요합니다. 보시자들에게 또한 복덕을 쌓게 해줄 정신적인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이 일을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만약에 일찍이 마음에 두신 자가 있다면 그에게 핵심 교의를 남김없이 전수하고 능력과 지위를 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후계자가 없다면 우리의 교의와 법통은 널리 전파되지 못할 것이며 저희 제자들도 법다운 인도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의 간청을 듣고 미라래빠는 못마땅한 듯 잠시 침묵하다가 곧 응답하였다.
"그렇다 참으로 훌륭한 제자가 올 것이다. 그는 나의 가르침을 깊이 이해하고 전파할 것이다. 나는 오늘 밤 그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 뒤 그대들이 내일 아침 일찍 오면 알려주겠다."
미라래빠는 이튿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모든 제자들과 보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말하였다.
"진리로 충만한 법기(法器)와 같은 자가 이제 곧 오리니 그는 심오한 나의 교의를 남김없이 받게 되리라. 그는 의사로서 계율을 충실히 지키는 승려이다. 그는 나의 가르침을 받들어 시방에 널리 유포할 것이다. 지난 밤에 그가 나를 찾아오는 꿈을 꾸었는데 그는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수정 항아리를 들고 있었다. 나는 은 항아리 속에 담긴 감로수를 그가 들고 온 수정 항아리에 가득히 쏟아부었다. 이 늙은 아비는 이제야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붓다의 가르침을 밝히고, 무수한 중생들에게 이로움을 베풀 아들을 갖게 되었구나! 오, 내 마음에 지극한 행복과 환희가 넘치는구나!"
미라래빠는 기쁨에 겨워 노래부르기 시작했다.
모든 스승들에게 예배드리며
자애로운 분들에게 기도드리나이다.
동방 흰 암사자의 젖은 지고한 힘의 원천이나니
맛보지 않으면 그 힘을 어찌 알리?
마시면 놀라운 생명력 깊숙이 솟아나리니
인드라 신만이 그 젖을 마시네.
남방 위풍당당한 호랑이는 놀라운 힘으로 달리나니
당해보지 않으면 그 날랜 힘을 어찌 알리?
호랑이를 겨뤄보면 날쌘 호보(虎步)를 알리니
위엄 있는 돔비헤루까만이 타고 다니네.
서방 주르모 물고기는 쓰디쓴 쓸개즙을 지녔나니
맛보지 않으면 그 쓴 맛을 어찌 알리?
맛본 자만이 진실로 쓴 맛을 아나니
용신(龍神) 가외족뽀만이 쓸개즙을 맛보네.
북방 여의주 청룡은 괴력을 지녔나니
겨루지 않으면 그 괴력을 어찌 알리?
용과 승부를 다툴 때 그 힘을 아나니
무적자 가루라 신만이 청룡과 대적하네.
동방 암사자 흰 젖은
오직 황금 그릇에 담아야 하네.
여느 질그릇에 담아서는 안 되니
그릇이 깨어져 흰 사자젖을 잃게 되리라.
나로빠·마이뜨리빠의 교의는 깊고 그윽하지만
수행하지 않는 자 어찌 그 심원한 뜻을 알리?
근고히 수행하는 자만이 깊은 뜻을 알리니
이것은 내 아버지 마르빠가 지니신 가르침이요,
또한 미라래빠가 수행한 가르침이네.
미라의 체득과 직관과 교의는
언제나 힘있고 친밀하지만
경멸하는 자 어찌 수용할 수 있으랴?
자질 있는 자만이 받아 지니리니
모든 가르침은 남김없이 주어지리라!
나의 법제자, 저 승려(감뽀빠)에게!
첫댓글 진리의 등불이 꺼지지 않고 이어지기를.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