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오후 6시..
차가 하나, 둘 보리사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늘은 만남중창단 토크 콘서트가 있기 때문이다.
만남 중창단.. 하성웅 신부님, 김진 목사님, 박세웅 교무님, 성진 스님
보통 우리나라에서 4대 종교로 일컬어지는 각 종교 성직자 네 분이 모여 만든 중창단으로..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청중과 함께 토크를 한다.
과연 각기 다른 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줄까?.
다른 종교 하면.. 화합보다 다툼과 갈등이 먼저 떠오르는 데.. 이 네 분은 어떻게 함께 어울릴 수 있을까?.
색다른 호기심이.. 바쁘고 피곤한 목요일 밤이지만 발길을 이곳으로 향하게 한다.
오늘 주제는 "행복의 참 주인공을 찾아서"라고 팸플릿에 나와 있는데..
나는 오늘 주차 도우미를 하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공연장에 참석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해서 조금 늦게 공연장에 들어서니..
순서지에 나와있는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과 중창단 소개는 이미 지나가고..
노래 <나는 문제없어>부터 들을 수 있었다.^^
공연장은 청중들이 꽉 차 있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을 줄 알았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의외로 쿨했다.
에어컨이 잘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은 차라리 에어컨을 끄고 시작하시지.^ㅎㅎㅎ^.
노래와 함께 이런저런 질문에 네 분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으니.
'노래 없이는 살아도, 토크 없이는 못 살아' 하는 것처럼 토크에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쉬울 수 있지만..
많은 참가자들은 이런 진행을 더 즐기는 것 같다.^^..
답변 가운데 나에게 여운이 남은 것은..
네 분의 취미 생활로 우리와는 다른 삶을 길을 걷는 것으로 보이는 성직자들의 취미는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이 있었던 것 같다.
(지면 관계로 아주 줄여서) 천주교 하성용 신부님은 보스턴 레드 삭스 야구팀과 엘지 야구팀 광팬이라 하시어 우리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원불교 박세웅 교무님은 육아가 취미(?^^)라 하시면서 앞으로 드럼을 취미로 하고 싶다 하셨다.
포대화상을 연상시키는 성진 스님은 일주일에 한 번 모여 노래 연습하는 게 취미라고. ㅎㅎㅎ^^
왜 웃냐면.. 일주일에 한 번 보리사 합창단 연습하는 나랑 비슷하기에.^^.
하나 더하면..
만일 하루만 편히 생활할 수 있는 찬스가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김진 목사님은 편하게 술 한잔 마시고 싶다고 하셨다. 목사시니 평소 술을 한 두어 잔은 마실 수도 있을 터인데..
그리 말하는 뜻은 성직자라는 마음의 옷을 벗고 주위 눈치 안보며 평범한 사람으로 편하게 지내고 싶을 때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비슷한 말인데.. 성진 스님은 아버지 엄마와 가족이.. 그냥 가족으로 모여 하루만이라도 그렇게 즐기고 싶다는 말에
재가자로서 동경이.. 출가자의 고독이 되어 고스란히 찡~한 울림으로 왔다.
그리고 깜짝 이벤트라고 해야 하나.. 보리사 혜진 미쿡 스님이 만남중창단과 함께 무대에 섰는데..
곡을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를 꼭 해야 한다고 하여 거의 연습 없이 무대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합창하다 실수가 생기니 웃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웃고 살 수만 있어도 아이들이 행복할 터인데..
세상을 어린이들이.. 어린이의 어린이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요.. 라는 톡으로 시작하는
<힐 더 월드>는 오늘 주제인 '행복'의 답으로..
혜진 스님이 바라는 세상이요..
"만남중창단"이 가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행복은 먼 곳에.. 힘들게 땀 흘리며 열심히 등산하듯 올라가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여기서도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나'를 놓고 잊어버리면..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성직자분들의 톡을 모아놓으면..
성진 스님의 "불행은 없다"는 말로 요약되지 않을까..
어떻게 불행이 없을 수 있습니까?
불행이란 말을 아예 모르거나..
불행해야 할 '나'가 없다면.. 불행이 없지요.
두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 이제는 안녕할 시간이 다가왔다.
보리사 회주이신 원영큰스님은 마무리 인사에서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남을 기다리지 않느냐"며.. 한용운 스님의 <님의 침묵>에 나오는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를 인용하시며
"다음 뉴욕을 방문할 때 만남중창단은 유엔 본부 본 무대에 서고, 또 보리사에서 만나길 바란다" 하셨다.()^^.
한 시간 반 계획을 세웠는데.. 어느새 두 시간이 넘어가고 있다.
즉흥적이 많은 이런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움과 웃음과 박수가 연발할 수 있도록 진행을 하신
진명 스님께 큰 박수를 여기서 칩니다.. 짝짝짝^^..
덧붙여 콘서트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필수적으로 김민기 씨 표현으로 '뒷것'이라 부르는 카메라맨 같은 분들의 땀이 그림자처럼 있다. 그리고 보리사 식구들..
그런 분들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오늘 행사는 두 시간 이상 뜨거운 박수를 받을 만큼 좋은 시간으로 꾸며졌다.
공연 무대에 서신 분들과 지광 스님 등 뜨거운 가슴으로 동참하신 청중님들께
보리사 불보살님은 함박 박수를 보내실 겁니다.^^짝짝짝^^
사랑을 노래하고 말하고..
평화를 노래하고 말하고..
만남을 노래하고 말하고..
화합을 노래하고 말하고..
종교 사이의 갈등을 넘고.. 민족 사이의 갈등을 넘어.. 사람 사이의 사랑과 평화에 앞장선 공으로..
만남중창단 목표인 노벨평화상 수상하는 날을 기다립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