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탠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는
작품의 완성 과정을 엿보는 즐거움을,
고민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는
어떻게 창작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주는 책!
<도서 소개>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 과정을 엿보는 즐거움
“산책하듯 선을 그리며, 이 선이 어디로 가는지 보는 것.
이 말보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본능인 그리고 싶은 충동을 더 잘 나타내는 표현은 드물다.
선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숀 탠
《빨간 나무》, 《매미》, 《여름의 규칙》, 《이너 시티 이야기》, 《잃어버린 것》,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 《도착》 등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 숀 탠의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책 《숀 탠, 한 예술가의 스케치》가 출간되었다.
깊이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감성이 돋보이는 글과 그림이 매력인 작가 숀 탠을 사랑하는 독자들 그리고 그의 작품을 부러워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 있다면, 아마 “이런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 낼까?” 하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대답이다. 숀 탠의 스케치북을 그대로 옮겨 엮어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숀 탠의 여러 대표작들의 근간이 되는 각종 예비 스케치와 아이디어 스케치 그리고 때로는 사용하지 못하고 묻힌 것들까지, 이 책에는 모두 담겨 있다.
한 친구가 숀 탠 작가의 지저분한 스케치북을 보고 출판을 제안한 데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자신의 스케치북은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닌 작업용 드로잉들의 도구 상자처럼 보였고, 편집되지도 다듬어지지도 않았지만, 바로 그 점이 흥미로웠기에 작가는 출간에 동의하였다고 한다. 이후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최신 작업물도 추가되었다.
이 책에 모은 작품들은 상당히 정밀한 드로잉부터 지저분한 낙서, 심지어 작가 스스로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과정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것들까지, 그동안 숀 탠이 작업한 자료들의 단면이다. 상상의 세계와 생물체들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모든 작업의 보이지 않는 근간이 되는 사람과 동물, 풍경에 대한 관찰 스케치들도 있다.
내 작업은 대부분 책이라든가, 애니메이션 또는 전시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의 주요 재료인 퇴비는 대체로 보이지 않는 채로 상자라든가 스케치북 속에 숨겨져 있다. 이야기가 반쯤 구워진 아이디어 상태로 자비롭게 버려지거나 부활할 구실을 찾고 있는 것도 있고, 프로젝트의 초기 또는 서투른 중간 단계의 시험작으로, 매우 실용적인 드로잉이거나 완성작으로 가는 디딤돌인 것도 있다. 또 단순히 예술가로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습작도 있다.
-본문 6쪽 중에서
‘어떻게 창작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
이 책은 특히, 미래의 일러스트레이터나 창작의 고통에 고민하는 현장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는 어떻게 창작하는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처음 책이 출간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작가는 이 책이 출간된 세계 여러 나라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로부터 ‘창작에 도움이 되었다.’는 감사 인사를 받는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에게도 창작에 대한 고민은 존재한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그리기 시작하는 것 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연필 끝을 스케치북이라는 풍경 속에서 헤매게 하노라면 그것이 어느새 그림이 된다고 말이다.
빈 종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다지 많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영감이 떠오른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티스트의 막막함(artist’s block)’이라는 익숙한 불안감인데,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뿐이다.
화가 파울 클레는 이 단순한 행위를 ‘산책하듯 선 그리기’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은 나의 기본적인 연습을 적절하게 묘사한다. 막연한 충동에 이끌려, 하지만 산책길에서 뭔가 훨씬 더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기를 바라며 연필 끝을 스케치북이라는 풍경 속에서 헤매게 하노라면, 획과 갈고리와 구불구불한 선과 고리 모양은 언덕이 되고, 얼굴이 되고, 동물이 되고, 기계가 되고, 심지어 추상화된 감정이 되기도 한다.
-본문 4쪽 중에서
완성된 일러스트에 비해 스케치는 보잘것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스케치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때로는, 스케치가 완성된 작품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스케치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스케치의 또 다른 매력은 즉흥성이다. 종종 즉흥성은 작품을 완성해 가면서 잃을 수 있다. 과도한 수정, 다듬기, 상업적 타협으로 인해 얻은 이득만큼 손해를 입는 것이다. 그 결과, “왜 완성된 작품은 스케치만큼 좋지 않을까?”라는 익숙한 한탄으로 이어진다.
-본문 6쪽 중에서
단순히 어떤 장면에 대한 구상 뿐만 아니고, 작품 전체에 대한 아이디어도 한 장의 스케치에서 시작될 수 있다. 결국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다 할지라도, 거대한 정원의 시작은 작은 씨앗이 아니던가. 이 책은 시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일깨운다.
다양한 형태의 스케치들을 완성작과 연결해 보는 재미까지
이 책 속에는 《잃어버린 것》을 각색한 단편 애니메이션의 컬러 스크립트도 들어 있고, 나중에 《여름의 규칙》이 된 이야기의 미사용 콘셉트 스케치도 들어 있다.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의 한 장면이 완성되기까지의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는 두 개의 스케치도, 《매미》의 서사적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섬네일도 들어 있다. 말 그대로 작가의 대표작들에 대한 스케치가 총 망라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작가의 일상 속 드로잉도 담겨 있다. 책을 통해서는 만나 본 적 없는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형태의 그림들이 우리를 작가의 일상으로 초대한다.
책의 뒷부분 ‘작품 목록’에는 각 스케치들에 대한 작가의 설명이 있는데,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숀 탠이라는 작가에게 한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해 준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어,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각 스케치에 작가가 직접 쓴 손글씨의 우리말 번역도 여기에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아이디어 스케치들 속에서 그동안 내가 읽었던 숀 탠 작품의 시작을 찾아내는 것, 다양한 형태의 초기 스케치들을 내가 사랑하는 작품의 완성된 장면들과 연결시키는 것 그리고 스케치가 어떻게 완성되어 책으로 출간되었는지를 추측하며 찾아보는 것은 숀 탠이라는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너무나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 글·그림 숀 탠
1974년 오스트레일리아 퍼스주의 프리멘틀에서 나고 자랐다. 혼자 그림 공부를 해서 16살 때부터 공포 소설, 공상 과학 소설에 삽화를 그렸다. 대학에서 미술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1992년 국제미래출판미술가상을 수상한 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애니메이션 <월-E>와 <호튼>의 컨셉 디자이너로 일한 바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쓰고 그린 작품 《이너 시티 이야기》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수상을, 《잃어버린 것》으로 볼로냐 라가치 명예상을, 《빨간 나무》로 CBCA 명예상을, 《도착》으로 볼로냐 라가치 특별상을 받았다. 작품으로는 《빨간 나무》, 《잃어버린 것》, 《도착》, 《여름의 규칙》, 《매미》, 《이너 시티 이야기》 등이 있다.
▶ 옮김 김경연
서울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 문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아동 청소년 관련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동 문학가이자 번역가로서 많은 어린이책을 번역하고 좋은 외국 도서를 소개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행복한 청소부》, 《바람이 멈출 때》, 《여왕 기젤라》, <핀두스 시리즈>, 《《행운 전달자》, 《빨간 나무》, 《여름의 규칙》, 《매미》, 《이너 시티 이야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