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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저희까페도 남녀평등 문제나, 남혐 여혐 문제로 종종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논쟁이란 기본적으로 좋은겁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특히 일베와 메갈에서는 그 들 나름의 논쟁과 논리 설파에서 서로를 김치녀나 한남충으로 규정하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한 선을 넘을 때도 있습니다. 몇몇 사실들이 마치 남자가 한남충이고 여자가 김치녀라고 증명하는양 인용되는 경우도 매우 많고요.
이런 현상은 제 생각에, 점점 증가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인용되는 사례 속 등장인물들은 분명 우리 사회가 일반적이라고 믿고 있는 관념에서는 거부감을 가지기 충분한데다가 우리 모두는 결과적으로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신체적 정신적 특성 중 하나에 메여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편가르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사회에서 지금 메갈 문제에 대한 논쟁만큼 목에 핏대 올리고 열성적으로 해야 하는 진짜 '갈등'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번 따져 볼까요?
1. 지금 우리사회에서 최저시급 6400여원으로 삶을 영위하라는 결정이 있은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나이와 성별을 떠나서 소득 불균형과 양극화 문제로 삶에서 겪는 어려움의 대부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남녀 성별과 조건을 떠나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그 것을 위한 구매력이 보장되야만 하는데, 흔히 우리가 논하는 문제에서 한남충으로 묘사되는 남성상이나 김치녀나 속물근성 쩔어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여성들이 그런 모습으로 사는 이유도 결국 이런 원인에서 기인한 면도 크지 않겠습니까? 제 눈에는 어떻게든 있어보이려고 하는 뻘짓들이 그런 비웃음 당할 만한 행동을 선택하게 만든다고 보이니까요. 소득 분배의 지극한 불균형은 분명 이런 찌질하고 혀를 차는 모습을 가진 인간을 만드는 중대원인 중 하나입니다.
2. 역사를 마음대로 가르치겠다고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 붙인 것이 얼마나 지났습니까?
역사란 기본적으로 현재 내가 왜 여기에 있고, 내가 속한 집단은 왜 이렇게 살고 있으며 이런 결정들을 내리는가를 이해하게 만든 학문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미래에 어떤 선택이 필요하고 그 것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자기 전공과 접목시켜 생각해내게 만들 수 있게 하는 무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역사를 자신들의 정치적 필요와 이해관계에 악용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말 그대로 잘못 이해한 것을 무비판적으로 우리아이들에게 가르치게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찌되겠습니까? 당장 우리의 노후는 우리 하나가 좋은 선택들을 한다 해서 이루어지는게 아닙니다. 우리의 아들들도 좋은 선택을 계속 해주어야 보장되는 것이죠.
3. 세월호 문제는 규명되어 진짜 책임 질 사람들이 그 책임을 졌습니까?
이 것은 사회정의의 문제이고, 앞으로 우리가 정부와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믿고 따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지배자는 자신에게 해가 생기지 않거나 혹은 스스로의 권력을 상실할 위험이 없는 한 사회의 피해를 주는 어떤 오류를 수정하는데도 인색한 편입니다. 이 문제에서 우리가 손을 놓아버리면, 이 정도 일을 저질러도 무사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가 생길 것이고, 그 것은 내용은 다르지만 구조는 같은 비극을 다시 양산할 것인데
이는 결국 우리가 스스로 자력구제를 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비상시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이 극도로 약화되게 만들 것입니다.
4. 우리는 격동의 시대를 앞두고 현재 우리국가 주변에서 벌어지는 국제정세에 대하여 제대로 논의하고 있습니까?
제 결론은 당연히 아닙니다. 이 문제는 제가 그동안 적은 글들에서 은연중에 적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생략하겠습니다.
5. 파주주님께서 지적해 주신 진정한 남녀평등문제. - (파주주 패치로 추가)
거기에 비록 본글을 적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우리사회의 소모적인 남녀혐오를 양산하는 원인이자, 사회내의 불평등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남녀평등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는 흔히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는 식으로 불만을 가진 계층에게 은연중에 현상황에 대한 만족과 수용을 강요하거나, 아예 공개적 혹은 관행적이라는 이유로 특정 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정당한 대우와 존중'마저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갈등의 주요 원인인 박탈감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기대에 대한 배반감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파주주님께서 저와의 대화 중 지적해주신 여성노동자가 같은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소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지위와 취업영역에 있어 불이익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는 이미 댓글에서도 대화된바 있지만 소득 재분배 문제가 해결된다 하여 반드시 해결되는 인과관계를 가지지 않으며, 이 문제에 대하여 소홀히 다루게 된다면 설령 소득 재분배 문제가 해결된다 할지라도 남녀 불평등에 의하여 소득 불균형은 일정부분 유지 될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이는 사회의 소득 재분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이런 갈등은 여타의 갈등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고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에너지를 저해시키게 되므로 중대하게 다루어져야 할 우리 사회의 숙제입니다.
아쉬운 점은 지금 이 남녀갈등 문제가 간간히 남녀혐오 문제로 잘못 인식되고 있으며, 때로는 합리적인 남녀평등을 위한 논의마저도 억압하는데 악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경향이 점점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깊이 우려합니다.
(이 내용은 본 글에서 저와 파주주님의 대화 중 아이신기오로님과 파주주님의 가르침에 의해서 추가되었습니다.)
이상 위에 든 예 5가지만 놓고 보아도 우리 사회는 (남녀혐오로 인해 촉발되는 소모적인 갈등 - 파주주 패치)보다 더 중요하고 반드시 논의되어야만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위의 문제들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절실한 문제들이 소모적인 갈등 때문에 외면된다면 결국 우리는 진짜 필요한 갈등을 수행할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되어서결국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반드시 우리 자신이나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의 아이들이 반드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결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자,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남혐과 여혐의 문제는 어떤가요?
과연 우리가
그 문제에서 이긴다고 우리가 정신적인 만족감 이외에 과연 무엇을 더 얻습니까?
그 문제에서 이긴다고 여러분이 처해있는 삶의 어려움이 근본적으로 해소됩니까?
그 문제에서 앞장선다고 하여서 어떤 행동이던지 해도 되는 것입니까? 십자군 전쟁이라도 하자는 겁니까? 십자군 기사들은 민간인을 죽여도 여자와 아이를 학살해도 천국에 갈 수 있다 식인겁니까? 일베처럼 모든 여자들을 이기적이고 속물이라서 우리를 쳐다보지 않는 나쁜 것들로 몰아붙이며 욕하고 괴롭히고 마음대로 규정짓는 짓이랑 메갈처럼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에게 현장에서 욕을 퍼붓고 그저 일베처럼 마음대로 상대를 규정짓는 행동이 남자나 여자의 권리신장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가져다 붙이면 잘못된 일이 아니라는 겁니까?
저는 아니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바로 그 이유로 일베와 메갈은 동급으로 비난당하는겁니다. 양자의 행태는 그 목적이 무엇이었던지 그 결과로서 상대가 자신의 세계관에 굴복하는 것을 요구합니다. 때로는 상대를 응징해야 할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규정합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는 결국 상대가 남자와 여자라는 것이고 거기에서의 성이미지는 오직 자신의 세계관에 맞추어져 있는 왜곡되고 편협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것은 이미 파시즘에 가까운 모습 아니겠습니까?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한 논리구조와 일베와 메갈이 어떤 행동결정을 할 때의 논리구조는 과연 얼마나 차이가 나고 있습니까?
차이가 있습니까?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위에 열심히 적었듯이 옳은 목적을 위해서는 뭐든 용인된다 식은 곤란합니다.
더불어서, 어떤 지배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갈등이 사회에서 화두가 될 조짐을 보이면 그는 흔히 자신에게 덜 불리하거나, 아예 전혀 영양가 없는 다른 갈등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제 대선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고, 제 생각에 앞으로 이러한 (왜곡된 혐오와 이로 인해 조장된 갈등 - 파주주 패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남녀 평등을 위한 진정한 논의보다는 남녀혐오라는 표출을 통한 오염된 갈등 - 파주주 패치)을 수면에 떠올리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점점 증가할 것이고, 우리는 (남녀혐오를 조장할지도 모르는 - 파주주패치) 기폭제가 될만한 사건들을 소개하는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에도 노출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의 권리를 제대로 지키고 싶은 시민이라면 이런 시도에 대하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갈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곧 대선입니다.
우리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갈등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 것이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책임입니다.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불어, 옹졸한 시각으로 편협한 태도를 잠시나마 이어나간 저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이 파주주 패치 글을 통해 사과드리는 바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까페의 정신은 비판과 대화를 통한 발전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졸문이지만 이 글을 사과문 겸으로 다시 올립니다.
다시 한번 아이신기오로 님과 파주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남긴 댓글들은 저의 오점이 될 일이지만 그대로 보존하여 미래의 저 자신에게 경계로 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