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지긋한 어른이면 왠지 이해심도 많고 마음도 따뜻하고 포용력도 남다를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듯 하다.
나? 명문여고 나왔어. 그시절 여고 나오면 신여성이었다는 것 알기나 해? 우리 두 딸이 수녀야.
이 요양원에 오기전 다른 요양원에서 내가 요양사 목을 몇 개나 날리고 온 줄 알아? 반찬을 고봉으로 줘야지 이게 뭐야?
나를 지금 치매환자라고 생각 하는거야?
이거 왜 이래? 나~ 멀쩡해. 내가 연극해서 치매 등급 받은거야. 어디서 환자 취급해.
장군처럼 체격이 좋은 어르신은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가량 거실 쇼파에 앉아서 운동을 하시고,
운동이 끝나면 씻고 개인간식 드시고 6시에 TV매일미사 드리고 미사가 끝나면 그때부터 헐크로 변한다.
다른 어르신 일거수 일투족을 간섭하시며 왜 그따위로밖에 못하냐? 그자리가 당신 자리냐? 왜 거기만 앉느냐?
여기는 차 종류가 왜 4개 밖에 없느냐. 앞서 있던 곳은 차 종류가 셀 수도 없었다.
옆 어르신께는 당신 아들은 불효자다. 당신을 이곳에 버렸으니 당신은 여기서 죽을거다.
그러니 아들 자랑 하지마라.
주무실때와 식사 하실 때, 그리고 티비 보시는 시간 잠깐을 제외하고 이 어르신은 종일 화가 나 있으시다.
저러다 혈압이 올라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만큼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있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화를 낼만한 다른 일을 찾아 나선다.
면회 온 딸들이 말했단다.
화 내지 말고, 말도 줄이고, 그림책보고 그림 따라 그리라고.
이제 창피해서 다른데 갈곳도 없다고.
첫댓글 고생이 많으시네요
긍휼하시고 안쓰러운 어르신!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