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하루 일과는 동남향에서 오는 여명으로 부터시작하지만 암센터 혈액암 병동은 채혈로 하루를 시작을 한다.
-환자분 채혈하실께요.
채혈간호사(?)가 방문하면 오늘은 어느쪽 팔을 건넬지 순간 판단하며 일어나 병상에 붙어있는 식탁을 몸쪽으로 당겨 셋팅하고 상위에 팔을 올린다. 오늘은 처음보는 선생님이다.
- 조금 따끔할 거에요
컨디션이 살짝 않좋았는지 칼로 쓱 베인듯한 느낌으로 채혈을 당했다 -_-
운좋으면 모기처럼 스킬있는 간호사가 찾아오고 이런날은 내가 채혈을 하는 것인지 눈감고 있으면 모를 정도다
-감사 합니다 선생님
오늘도 이렇게 하루 일과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살면서 적응 안되는 일이 더러 있을 수 있다. 내겐 암센터 생활이 그렇다. 신기하도록 모순적이게 암센의 생활은 익숙하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혈액암 병동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겼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은 병원 환경보다 내가 병을 대하는 자세가 크게 변해 있었다
7년 전 생존확율 5%미만인 숨골 혈액암 판정을 받았을때
난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감을 품었어도 묘하게 그 상황이 받아들였다.
조금 아쉬운(?)것이 있다면 큰아들만 대학을 마치고
딸둘은 학생이란 것이 끝내 마음에 걸렸다
딸들 대학졸업은 봤으면 하는 아쉬움정도가 남았고
가장큰 내 마음속 빚은 아내에 대한 미안함 이었습니다
(철없는 십대때 만나 늘 내 뒷바라지 해주었던.. -_-)
당시 뇌신경을 손상당한채 장애로 오래살기 보다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주변인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거라는 판단을 했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같은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오만함이 아니라 5%미만의 낮은 확율을 뚫고 생존 한다 한들 남은생 장애를 품을테니 생존한다는 것이 가족에게 짐이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살고 싶긴했으나 살아서 민폐끼치게 되는것이 두려웠다
게다가 고용량 항암치료제를 부작용 고통을 견디는 것도 어려웠다
치료 받으며 꼭 살아야 겠다는 욕망보다 죽더라도 치료의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길 더 희망했다
저승사자가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중환자 실에서도 암센터의 신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현대의학으로 무장한 신들께서 나를 다시 세상에서 살아갈수 있는 기회를 줬던 것이다
그렇게 잘 살다가엊그제 정기 검진에서 재발이 의심되어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7년전엔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간절하지 않았는데 인간이 간사해 졌는지 두딸도 대학졸업학과 취직까지 했는데 더 살고싶다는 욕망이 놓아지질 않는다.
한번 경험했으니 더 의연하게 병원생활 할수 있을줄 알았는데 항암 치료 전임에도 적응하기 몇배나 더 어렵다
아! 이젠 생의 끈을 놓고싶지 않다.
첫댓글
힘 내십시요
병상에서의 오랜 생활은
권장할수 없지만 치료가 되고
일상 생활을 할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이겨 내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현대 의학을 믿으세요
본인의지가 가장우선이지요
저도 20여년전 옆지기가 사형선고 와 비슷한 시기를 거쳐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암은 꼭 극복됩니다
한번 넘어는 봤는데.
적응이 안되네요. ㅎ.
감사합니다.
암은 사후 관리가 중요합니다. 치료 후 에도 치료 중 인 것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스테어님. 정치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치료에 만 집중하세요. 화이팅 !!!
치료후에도 치료중처럼 …
명심하겠습니다. 뼈저리게 느끼기도 했구요.
암센터에서도 정치얘기 종종 듣습니다.
스테어처럼 재수생은 병원비가 이미 많이 지출해야 하고 다가오는 국힘의 세상에선 폭탄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거든요
힘을 잊지마시길 응원합니다.
가족들의 바램도
스테어님 만큼 같이 할터이니
이렇게 순응하는 나에대한 믿음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역시 짱가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감사합니다.
음~~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잘 이겨내시고
좋은글로 함께 하길요^^
감사합니다.
고비를 넘길지 알수 없으나 가끔 포스팅 하겠습니다
힘들어도 성원하는 가족들을 늘생각하시고 응원하는 모든이들을 보아서라도 힘내시어 극복하길 바랍니다.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