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원작을 영화로 옮겨놓은 ‘블레이드‘는 흡혈귀와 인간의 전쟁이라는 다소 특이한소재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웨슬리 스나입스 특유의 다이나믹한 액션과 사이버틱한 영상 및 동양무술이 혼재된 연출, 그리고 강렬한 메탈 사운드가 인상에 남는 작품이다.주인공 블레이드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피가 혼재한 까닭에 위슬러가 조제해주는 항혈청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한다.
항혈청은 면역혈청이라고도 하며,진단용 혈청과 치료용 혈청으로 나뉘어진다.보통 치료용 혈청은 특정 병원균에 대해 항원항체반응을 일으켜 병원균을 무독화시키게 만들어진 것이다.즉,직접 병원균을 죽이기보다는 결합해 균의 작용을 중화하고,면역을 활성화시켜,백혈구에 의해 잡아먹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디프테리아,홍역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가하면 기타 독소의 해독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따라서 블레이드가 맞은 것은 뱀파이어의 혈청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는 항혈청으로서,맞을 때마다 뱀파이어가 되게 하는 혈청 단백질을 파괴해 블레이드가 고통을 느끼면서도 계속 인간의 성질이 우세할 수 있도록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악을 상징하는 프로스트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블레이드를 승리로 이끈 것도 바로 이 항혈청 주사이다.일순간에 수십개의 항혈청 주사를 맞은 프로스트는 혈액 모두가 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키게 되며 이렇게 되면 신체의 반향이 그야말로 컸을 테니,아무리 불사지체(不死之體)로 변신한 프로스트라 한들 별 수가 없었을 것이다.항혈청은 그외에도 Rh(+), Rh(-) 혈액형을 구별하거나 최근에는 복숭아, 감, 딸기 등 농작물에 감염된 바이러스를 구별하기 위한 진단용으로도 사용된다.
최혁재 경희의료원 약제부 약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