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년 1 월 24 일 일요일 맑음
늦게 자면 늦게 일어나는게 좋다.
욕심대로 늦게 자놓고 바쁜일에 쫓기어 일찍 일어난다면
우리 몸이 제일 싫어하는 피로를 미처 달래줄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의 메인 요리는 팥잎국이다.
팥잎국을 아시는 분이 드물 것이다.
음 ~ 팥잎국의 절묘한 맛도 아낌없이 감탄한 구름산 아우에게 문의하시길 바란다...^^
풀천지와 닮아있는 구름산 아우답게
오늘의 즐거운 일정을 의논하면서 안동 풍산한지 탐방을 포함시켰더니
풀천지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풍산한지 체험을 결정해 준다...^^
가는길에 청량사 입구 얼음 폭포 앞에서 기념 촬영도 하고
배롱나무 꽃지는 그림자가 아름다운 체화정도 들러
옛 선비들의 정취에 잠깐 젖어보았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전통한지의 맥을 이어가는 곳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소중한 곳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직원중 누군가의 친절한 안내 소개를 받는다.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는 베어서 쓰면 쓸수록 끊임없이 자라나는 나무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마음껏 함부로 쓰고 있는 모든 종이들이
해마다 어마어마한 밀림을 파괴시키는 댓가와 비교하면
반드시 다시 지켜내야 할 참으로 소중한 일이 아닐수 없다.
한지를 만들때 쓰이는 풀의 원료가 되는 풀이다.
이렇게 말려서 물에 풀어 쓰게 된다.
한지의 다양한 쓰임새 설명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외면한 전통 문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화려한 현대문명에 눈이 먼 사람들을 위하여
어떻게든 살아남아 보려고 아름답지만 비싼 옷도 만들어 보고
한지와 함께 살아온 전통 문화도 복원해 놓았다.
한지로 만든 너무도 가벼운 노트에
구름산 아우는 아버님을 생각하며 효심을 불러 일으키고 ~
원래 일요일날 작업을 안하는데
오늘은 운이 좋게도 실험을 하기 위해 마침 작업을 하는 날이다.
한지 만드는 전 과정을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자세히 소개받을수 있었다.
첫번째 과정을 거친 한지이다.
모든 과정을 자세히 소개시켜 드리고 싶지만
수박 겉핥기 되기 쉽상이고
나중 선비의 고장 안동에 들르게 되면
하회마을 가는 길에 풍산 한지에 들러
우리 민족의 수천년 지혜와 숨결이 어린
우리의 모든 실생활의 전반을 되돌아 볼수 있는
한지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체험해 보길 바란다.
친절한 설명의 댓가를 우리의 일상생활과 결부시켜 보자.
현대 생활에선 한지를 쓸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한지를 무엇에 쓸까 아무리 궁리해보아도
선뜻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풀천지는 해마다 효소와 식초를 담을 때 한지를 많이 쓰고
벽지와 장판도 요즘 치명적인 환경 호르몬 대신
한지로 만든 벽지와 장판을 적극 권장해 본다.
구름산 부부가 이모저모 궁리하여 골라 놓은 한지로 만든 재료들이다.
아버님께 선물도 하고 조카들에게 선물도 하고
본인도 쓰고 제수씨는 무슨 작품을 만든다 한다.
우리 옛것의 전통적인 좋은 삶을 한사코 찾아가는 열정이 없으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전통 한지를 지켜가는 과정에서
보다 실질적인 지원 대책은 너무도 미흡한채
전시 행정에 익숙한 지자체에서 지원해준 전시관이다.
전시관을 들어가보면 일반 서민들이 접근하기 힘든
비싼 장식품들로 채워져 있는 점이 답답하고 아쉽기만 하다.
기념사진이나 찍는 걸로 만족해본다...^^
한지로 만든 다양한 일상 소품들이 있는데
우리 삶과 친숙하게 접목 시키기에는 무언가 거리가 있다.
나름대로 의미가 많았던 한지 체험을 끝내고
예은님과 정겨운 저녁 약속을 잡아 두었다.
예은님과 구름산 부부를 소개시켜 주는데
풀천지가 감격하는 좋은 여자 예은님 답게
가만히 준비해온 좋은 와인을 구름산 부부에게 선물로 내놓아
더욱 정겨운 만남이 되었다.
안동댐 주변에 위치한 운치있는 음식점에 들렀는데
음식의 질이 좋아서인지 인기있는 양반상 메뉴는 벌써 떨어지고
헛제사밥과 간고등어를 시켜 깊숙한 맛에 빠져보았다.
풀천지 복분자주와 함께 모처럼 정갈스런 밥상을 받고
후식으로 안동식혜를 먹기로 하였는데
예은님을 제외하고 모두의 안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조심스럽게 한마디씩 하는데 여기저기서 어쩌다 맛본 안동식혜의 색다른 맛을
아무도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눈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후 제대로 담근 안동식혜의 맛을 보고
비로소 안동이 자랑하는 안동식혜의 맛을 재평가 하게 되었다.
이 점에 대해서도 정확한 내용은
맛의 달인이자 식도락가인 구름산 아우에게 문의 하시길 바란다...^^
여러가지 바쁜 사정을 무릅쓰고
풀천지 일행들을 위하여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예은님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저녁 식사를 마칠 무렵
슬그머니 계산하러 나가시는 예은님을 뒤따라간 풀천지와 구름산 아우가
서로 돈을 내겠다며 옥신각신 하게 되었고
짓궂은 풀천지가 가위바위보로 결정을 하기로 되었는데
그만 일부러 져준 예은님에게 풀천지가 짐짓 이겨버리고 말았다...^^
고맙게 신세지기로 하고 ~
너무도 멋진 월영교가 코앞에 있는데
내일 출근해야 될 구름산 아우를 위하여
구름산 아우와 서둘러 작별을 하였다.
어젯밤도 밤새도록 피곤했을 텐데
더 이상 늦으면 정말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푸짐한 정 가득안고 먼길 달려온
구름산 부부의 따뜻한 정에 깊은 감사를 드려본다.
선비의 고장 안동 시민들의 정취를 위하여
2003 년 벚꽃 피는 철에 바닥과 난간을 목재로 만든
안동댐을 가로지르는 길이 387 미터 폭 3 . 6 미터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인 셈이다.
달빛이 호수 주변의 나무들을 비칠때면 자연이 연출하는
경이로운 아름다움에 사람들의 격까지도 높아질수 있는 정취를
호수위를 거닐며 느껴볼수 있으니 세파의 번뇌를 잊고
이 순간 만큼은 누구나 신선이 되어볼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멋지고 즐거운 데이트에 함께하던 구름산 부부를
서둘러 보낸 탓에 아쉬움이 남지만
오늘따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예은님 덕분에
모처럼 풀천지 가족 모두 행복한 데이트에 빠져보았다.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서있는 것보다
풀천지가 가운데 있으면 훨씬더 멋졌을 텐데 ~
서로 따뜻하게 배려해 주다보니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만으로 충분해 본다...^^
이대로 헤어지기 너무 아쉬워
라이브 카페에서 한잔을 더 하기로 하였다.
젊어 보이는 기타치는 친구가
요즘 한참 기타에 미쳐있는 재홍이를 위하여
쉬는 시간에 불러서 얘기를 나누어보니 마흔살이 훌쩍 넘어 깜짝 놀랬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면 좋아보이기 마련인데
불혹이 넘는 나이에 밤마다 허허로운 노래를 불러야 하는
무언가에 묶여있는 그의 인생이 문득 서글퍼진다.
가끔 재홍이 나름대로 혼자 연습하여
제법 어려운 연주들을 곧잘 해내는걸 보고
가끔 재홍이에게 기타 연주자의 길을 권유해보는 사람도 있지만
단언컨데 그런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그냥 한때 좋아서 잠깐 미쳐볼 뿐인 것이다.
대자연의 신비로운 경이 속에서
하늘과 땅의 천명을 쫓는 가장 훌륭한 농부의 길을
외면하는 멍청이는 풀천지 가족이 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뻔히 알면서도 재홍이에게 물어본적은 있다.
기막힌 표정을 하더니 이렇게 대답하였다.
" 미쳤어요 ~ 기타로 밥벌어 먹게...^^ "
농부는 이미 천하의 주인인데
새삼 기타 들고 구걸하러 다닌다는게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농부를 그만두고 기타연주자의 길을 가면
갈수록 힘들고 서럽지만
농부를 하면서 기타연주를 즐기면
괜히 남들이 부러워 할것이고
스스로 행복할 뿐인 것이다...^^
요즘 라이브카페는 노래방 기계와 합작이 되어있어
모처럼 느껴보고 싶은 통기타의 선율은 들리지 않고
기계반주에 적당히 맞추어 대는 권태스런 목소리가 소음이 된다.
그렇더라도 모처럼 예은님의 따뜻한 배려속에 갖는 행복한 시간이
조금도 퇴색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하여 충분히 즐거울수 있었는데
나중 헤어지고 나서 풀천지 가족들에게 솔직히 물어보니
기타치는 친구와 많은 얘기를 나눌수 있었던 재홍이와
여러가지 노래를 신청하며 제일 즐거워한 재현이는
당연히 처음 가져본 라이브 카페의 체험에 만족할걸 예상했는데
뜻밖에도
반가운 손님이 오면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다음날 저녁이면 지쳐있는 풀향기 아내는 별로라고 할줄 알았는데
웬걸 애들보다 더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 젖어보았다며
소녀처럼 좋아라 하며 흥분을 감추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하고의 만남은 이렇게 행복한 결과를 낳는 모양이다.
오늘은 참으로 값진 날이 되었다.
올해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만사를 제치고 달그림자 어리는 월영교로 달려갈 것이다.
풀천지에게 지지않는 그리움을 안겨준
예은님의 고운 사랑에
풀천지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전해 본다...^^
첫댓글 정갈한 밥상에 눈독을 들이다가......관계의 지평을 넓힌 풀천지님의 사랑보다 두 여자분의 우정이 더욱 예쁘게만 보이는 제 눈엔 풀천지님이 가운데 앉으셨더라면 큰일 날뻔 했다고 입바른 소리 한 마디 합니다. 그리고 여자들은 누구나가 다 허영심? 같은 게 있기 마련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풀향기님 모시고 가뭄에 콩나듯이라도 라이브까페로 나들이 해 주시어요~
말리면 더하는 청개구리 습성을 모르시나요 ?...^^ 사랑의 지평을 넓히시는 일에 제일 좋아하시는 잎새님 역시 풀향기 아내를 지극히 생각해주시는군요...^^ 세 남정네들이 라이브 카페를 열어주어도 잠만 콜콜 잔답니다...^^
이 세상 온전한 정신구조를 가진 사람들 중 풀향기님 같은 여인을 사랑하지 않을 자는 단연코 한 명도 없으리라 자신합니다. 반면 풀천지님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극명하게 대조가 되지요. 키득~* 그러니까 가끔은 세남자들의 라이브 말구 숨어있는 허영끼를 채워주시라고요~화원에서 자란 꽃다발을 받고싶어 하시듯......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묘하게 맛있는.. 전혀 예상치못한 팥잎국도 처음 먹어봤고요. 한지공장도 생각할 바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약속도 미루고 와주신 예은님 덕분에 헛제삿밥의 깊은 맛도 알게되었고, 특히 안동식혜에 대한 선입견을 말끔하게 거둘 수 있었네요. 아쉽게도 짧은 시간밖에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무지무지 좋으신 분 같았습니다.ㅎㅎ 늘 반갑게 맞아주시는 풀천지가족 모두 늘 감사드리지만.. 특히 이것저것 준비하시느라고 많이 고단하셨을.. 풀향기형수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m(__)m
구름산 아우와 풀천지의 복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수 있었지만 정말 좋은 여자 예은님의 복까지 더하여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었네. 누구보다 즐거워 해주신 제수씨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리며 부족했던 아쉬움은 다음에 마음껏 채우기로 하세. 민표에게 풀천지 가족의 안부를 잘 전해주시게 ~ ^^
월령교도 함께 거닐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처음 뵙지만 익숙한 만남처럼 편안했습니다. 옥선생님도 만년 소녀 같으시고 행동 거지가 참 예쁘신 분이라 여겨집니다
언제나 정갈하게 차려내는 밥상에서 풀향기님의 마음을 봅니다..저도 라이브 카페 무지 좋아해요.. 그런곳에서 졸아대는 우리집남자를 보면 아마도 여자들만의 감성때문일까요..ㅋㅋ
고요님이 잘못하셨군요 ~ 서방님에게 신경쓰셔야지 포크싱어에게 넋이 빠져있으시니 점잖으신 서방님께서 화를 낼수도 없고 하여 짐짓 조는체 하신겁니다...^^ 다음엔 귀로만 들으시고 정다운 눈빛과 다정한 속삭임은 서방님에게로...^^
정통으로 찌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