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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저울] 04
씬1. 숲
아름드리나무가 무성한 아름다운 숲이다. (ex 광릉수목원 같은)
그 숲길을 올라오는 낡은 택시 한 대.
씬2. 동 숲길
작은 유골함 하나를 들고 걸어오는 상복차림의 준하, 그 뒤를 꽃삽과 검정비닐봉지 하나를 들고 뒤따르는 상복차림의 박씨.
외려 담담한 준하와는 달리 박씨, 연신 눈물을 팔뚝으로 훔치고 있다.
씬3. 수목장 나무 앞
준하, 꽃삽으로 나무뿌리에서 50센티 가량 떨어진 땅을 30센티 깊이로 파고 있다.
그렇게 판 작은 구덩이에다 비닐봉지속의 장미꽃잎과 야생화 꽃잎들을 뿌리는 준하.
그 꽃잎 위에 어머니의 유해 가루를 뿌리고 .... 다시 그 유해 위에 꽃잎을 덮는 준하.
(시간경과)
유해를 수목장한 나무에 손바닥 크기만 한 명찰이 붙어있다. 어머니 1953,9,1~ 2006,8, 8
그 나무를 무연히 쳐다보는 준하 .... 그런 준하 뒤에서 마침내 무너지듯 주저앉아 꺽, 꺽 우는 박씨.
씬4. 신림동 고시원 앞
가파른 길을 올라오는 낡은 택시 한 대 ‘심봤다 고시원’이란 현판이 붙은 낡은 고시원 앞에 멎으면.
씬5. 택시 안
운전석의 박씨, 조수석의 준하.
박씨 : 다 왔다 ...
준하 : (그저 멍하니) ....
박씨 : 준하야!
준하 : 얼마죠?
박씨 : (핑 눈물이 돌아) 정신차려임마!
준하 : (그제야 덤덤히) ... 고마워요 형 ....
박씨 : 용하일은 걱정하지마. 내가 증언 아니라 뭐라도 할게. 용하, 그 날 서류상으론 휴무였지만 나대신 일했어!
은지 죽던 시간에 나하고 같이 있었다구.
준하 : 형만 믿을게요, 사실대로 꼭 좀 말해줘요.
박씨 : 그나저나 .... 어머니 가신 거 알면 ... 용하 그 자식 (가슴 아프고)
준하 : 차차 알리려구요.
박씨 : 그래, 풀려난 다음에 알아두 .... 차라리 그게 낫지 ...!
준하 : 갈게요 형.
박씨 : 힘내 ... 산사람은 또 살아야하잖냐?
엷은 미소로 답하고 조수석에서 내리는 준하.
뒷자리에 실린 강경댁의 낡은 가방 하나를 들고 고시원으로 들어가는 준하.
씬6. 고시원 복도
이제 막 현관문을 밀치고 들어서는 준하 막 복도로 발을 내딛는 순간,
복도바닥이 일렁일렁 흔들리면 잠시 두 눈을 감았다 뜨는 준하, 다시 걷기 시작하는데
복도 바닥이 좌우로 울렁울렁 사정없이 움직여대면 화들짝 놀라는 준하,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다시 두 눈을 감았다 뜨면
그제야 쭉 --- 뻗은 복도 보이고, 한 걸음 한 걸음 힘주어 내딛는 준하.
씬7. 쪽방
옥탑 방에서 가져온 짐으로 발 디딜 틈 없는 방안.
강경댁의 낡은 가방을 껴안고 바닥에 주저앉는 준하 가방을 열면 준하, 용하, 은지, 강경댁의 활짝 웃는 사진이 든 액자 보인다.
그 사진을 핑 도는 눈물로 보다가 한쪽에 내려놓고 강경댁의 낡은 옷가지 하나하나를 꺼내다보면
맨 아래 검은 비닐봉지로 꽁꽁 옹점 맨 물건 하나 나온다.
뜨악한 얼굴로 풀어보면 편지 한 장과 ‘보험가입증서’ 나오면 놀란 심정으로 편지를 읽는 준하의 얼굴 위로
강경댁(E) : 준하야... 엄마다... ! 우리 아들.... 고생이 참 많지 ...? 널 위해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구나
내가 좀 더 배우고 똑똑했더라면 ....... 니 아부지 돌아가시고 ... 나마저도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들어놓은 거다
어차피 오래 살지도 못할 몸 ... 에미가 해줄 거라곤 이것 밖에 없어서 어쩌니?
우리 장남 ... 사랑하는 내 아들 ... 용하 ... 니 동생 ... 부탁한다 준하야 ... !!!
준하 : 어머니!!!!!
마침내 터지는 준하의 오열, 온 몸을 쥐어뜯으며 울어대는데
양쪽 벽을 탕탕 쳐대며 “아씨, 뭐야?” “조용히 합시다!” 등등의 험악한 소리 들리면
입을 틀어막고, 마음껏 울지도 못한 채, 몸부림을 치는 준하 .....
씬8. 백화점 남성복 코너
행복한 얼굴로 쇼핑중인 송여사와 마지못해 따라온 우빈.
송여사, 럭셔리한 짙은 색 양복을 골라서 우빈의 몸에 대보고 입어보라고 재촉하면, 그 양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서는 우빈 ...
송여사뿐 아니라 종업원들까지 멋지다고 감탄을 해대고.
씬9. 유학원 밖
XX 유학원이라고 쓰인 학원 문을 열고 들어가는 송여사. 뜨악한 얼굴로 따라 들어가는 우빈.
씬10. 상담실
유학담당자와 마주 앉아 있는 우빈과 송여사.
담당자 : 사시 합격하셨으니까 마스터오브로(LLM) 과정이 좋겠네요.
1년 과정 마치시면 뉴욕주 변호사자격시험에 응시하실 수 있거든요. 그 시험 합격해서 귀국하시면 딱 좋죠.
송여사 : (흡족한 듯 우빈을 보면)
우빈 : (어이없고) ....
씬11. 레스토랑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럭셔리한 분위기의 양식당.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송여사와 우빈.
송여사 : 연수원 마치면 외국에 나가서 공부할 시간도 없잖아!
우빈 : 검사들 국비 유학 보내주잖아요.
송여사 : 그거야 꼭 간다는 보장도 없구 너, 영어공부 제대로 하고 싶어 했잖아.
우빈 : (왜 유학을 권하는지 알겠지만) 저 내년 3월에 입소예요 엄마.
송여사 : 연수원이야 유예하고 가면 되는 거구.
우빈 : 하지만
송여사 : (O.L) 엄마 말 들어, 너 여깄으면 계속 그 사건에 (말을 참는)
우빈 : (차라리 그게 낫다싶지만) 아부지가 허락하시겠어요? 제가 하루라도 빨리 검사임용받길 바라실텐데 ... ?
송여사 : 니 결심이 더 중요해, 아부지 설득하는 거야 다음이구.
우빈 : (양심에 찔려서) 엄마, 그건 도피예요.
송여사 : 니 아부지보다 엄마가 더 나은 게 뭔지 아니?
우빈 : (보면)
송여사 : 내가 더 잘 안다는 거야 내 자식을 ... 아부진 니가 강하다고 생각하시지만 엄마 생각은 달라.
그 사람 형 집행 되는 거 보면서 연수원 편히 못 다녀, 너!
우빈 : (맞는 말이고) ....
송여사 : 그래서 가라는 거야!! 잊혀 질 때까지만!
우빈 : (갈등으로) .....
씬12. 서울중앙지검 식당
김혁재와 함께 식판을 놓고 점심을 먹고 있는 정과홍, 검사4명.
김혁재 : 기소하고 공소유지하려면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야! 20일 동안 마무리 잘하고, 추가 입건해야지?
정수영 : 걱정마십시오, 오야붕을 낚았는데 쫄따구들이야 뭐.
홍건표 : 전 왜, 마누라 신음소리보다 그 소리가 더 좋죠? 거 왜 있잖습니까? 서울구치소에 입고시키기 전,
포토라인에 피고인 세워놓고
김혁재 : 쫘르르르륵 카메라 셔터 터지는 소리?
홍건표 : 부장님도 느끼십니까?
김혁재 : (웃으며) 뭐야?
검사들, 카카카하하하 웃어대는데
식판을 들고 누군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는 박검(24세) 정수영을 발견하고 다가오다가 무리의 모습에 멈칫, 돌아서면
정수영 : 어이 솜털! 뭐야?
박검 : (돌아서서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여쭤볼 말씀이 있어서.
김혁재 : 누구야?
정수영 : 제 밑에서 시보했던 금촌데요 (자막, 금초: 금년에 초임 발령받은 검사) 저 친구가 몇 살인지 아십니까?
스물 네 살이랍니다!
김혁재 : 전국 최연소겠군.
정수영 : 용건이 뭐야?
박검 : (테이블위에 식판 놓고, 선채로) 양형을 어떻게 해야 할 지 ... 처음 하는 큰 사건이라서 여쭤보려구요 ...
홍건표 : 양형기준표 없어?
김혁재 : 혼자 결정하지 않고 선배들한테 묻는 건 아주 좋은 자세야! 말해봐!
박검 : 살인미수 전과가 있는 피의잔데요. 형의 애인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쳐 살인까지 저질렀습니다.
정수영 : 강간살인이면 법정형이 사형 아니면 무기잖아!
홍건표 : 뭘 고민해? 그런 납뿐 놈을, 사형 때려!!
박검 : (겁난다) 사사형요?
김혁재 : 피의자한테 충분히 변명할 기횐 줬구?
박검 : 예, 무조건 자기가 죽였답니다. 경찰 조사 단계부터 계속 자백하고 있습니다!
김혁재 : 참작할 정상은?
박검 : 자수했습니다.
김혁재 : 왜?
박검 : 형이 ... 용의자로 몰리니까 ...
김혁재 : 그게 무슨 참작할 정상이야? 양심에 찔려서 반성 차원으로 자수한 것도 아닌데!!
박검 : 아알겠습니다! 사형 구형하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면)
정수영 : 야야야 솜털, 식판 갖구 가!
박검, 화들짝 놀래 식판 들고 총총히 아웃되면 김혁재와 정과홍, 검사들, 푸푸푸 웃어대는 모습에서.
씬13. 변호사 사무실
우사무장와 마주앉아 있는 준하.
준하 : (결연히) 착수금 준비해왔습니다!!!
우사무 : 계좌이체 하시지, 번거롭게.
준하 : 이제 변호사님, 뵐 수 있는 거죠?
우사무 : 우선 접수부터 하시고.
준하 : (O.L) 제가 직접 변호사님께 드릴 겁니다!!!
씬14. 민변호사 집무실
책상 앞에 앉아 기록을 검토하느라 정신없는 민변. 똑똑 노크 소리 나고 들어오는 우사무장.
우사무 : 저기 변호사님 ... 강간살인 피의자 형인데요. (난처한) 의뢰인이 자꾸만 변호사님께 직접 착수금을 드리겠다고.
민변 : (짜증) 뭐야? 그거 하나 처리 못해? 한성 실업, 이게 을마 짜린데?
우사무, 긁적긁적 눈치 보며 아웃되면 왈칵 사무실 문 열고 들어오는 준하.
민변, 언제 화냈냐는 듯 환하게 웃으며.
민변 : (책상에서 일어나서) 어서오세요, 민주합니다! 앉으시죠. (소파 상석에 앉으면)
준하 : (소파에 앉아 봉투를 내밀며) 착수금 삼천만원입니다!
민변 : (거슬리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걱정을 나눠 갖는 게 저희 변호사들이 하는 일입니다.
준하 : 변호사님!! 이 돈, 제 어머니의 목숨 값입니다!!!
민변 : ?
준하 : 이 돈 구하시려구 ... (하다가 말을 참고 울컥) 제 동생, 꼭 좀 구해주십시오.
어머니 목숨 값으로 제 동생을 살리신다 생각하시고 ...
민변 : (O.L) 일단 피의자부터 만나보죠, 만나보고 변론 방향을
준하 : (O.L) 우리 용하, 아무 죄 없습니다!!! 용의자로 몰린 절
민변 : (O.L) 아, 압니다, 사무장 통해 들었습니다.
준하 : 은지가 죽던 시간에 제동생과 함께 있었다는 증인이 (주머니에서 쪽지 꺼내 주며) 이게 그 형 연락천데요.
민변 : (O.L) 아, 건 사무장한테 주시고, 동생 성함이?
준하 : 장용합니다, 장용하!
민변 : (소파 옆 부저 누르고) 장용하, 접견 신청해!
준하 : (애원)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용하, 꼭 좀 살려주십시오!!!
씬15. 서울구치소 면회실
마주 앉아 있는 준하와 용하 (미결수 수형복 차림)
준하 : 변호사 선임했어, 민주하 변호사! 부장검사 출신이신데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신 분이래.
용하 : 뭔 돈으로?
준하 : 제발 사실대로 말해! 은지 죽던 시간에 너, 박씨 형이랑 같이 있었다고!
형이 증언해준댔어, 너두 죽이지 않았다고 사실대로만 말해! 그럼 무죄 받을 수 있을 거야.
용하 : 사채 썼어??
준하 : 밥은? 먹을 만해?
용하 : 형!!!
준하 : (터지는) 사채 안 썼어! 안썼으니까 제발 시키는 대로 좀 해!!!
용하 : 왜 화를 내고 그래? .... 엄닌 왜 안왔어?
준하 : (핑 눈물이 도는)
용하 : (픽 웃으며) 난 왜 그러나 몰라! 김밥, 만두, 순대, 닭다리 ... 엄니가 왜 그렇게 바리바리 싸왔는지 뻔히 알면서,
알면서도 존 소리가 안 나와! 자식이 글러먹었어, 내가 봐도!
준하 : (눈물을 참는)
용하 : 설마, 엄니 삐진 건 아니지? 같이 올 줄 알았는데 ... (문득 불안해져) 또 쓰러진 거 아냐? 엄니 쓰러졌어??
준하 : (이를 악물고 참으며) 아냐 ... 걱정 ,,, 하지마.
면회 종료를 알리는 부저 뚜--- 울리면
용하 : 에이 벌써 끝났네. (일어나려는데)
준하 : (따라 일어나며) 용하야 .. !!!
용하 : (보면)
준하 : (차마 말이 안 나와서) ... 밥 ... 잘 먹고 ... 잠 잘 자고 ...
용하 : 형도 엄니 닮아 가냐?
해죽 아이처럼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용하. 그제야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리는 준하의 모습에서.
씬16. 대학 도서관 인터넷 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예일대 로스쿨, 하버드로스쿨, 코넬대 로스쿨 등등의 홈피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우빈 ...
문득 우빈의 앞에 커피우유 하나가 탁 놓여 지면 고개 드는 우빈.
생긋 웃으며 우빈이 보던 모니터에 노란 포스트잇을 붙이는 영주 포스트잇 CU 《식후 팩차기는 스트레스해소 직빵!》
씬17. 캠퍼스 내 일각
민태, 영주와 후배 1. 2 (다 마신 커피우유팩을 공처럼 만든) 팩차기를 하고 있다. 저만치 벤치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는 우빈 네 사람, 팩차기를 하면서 서른여섯, 서른일곱, 숫자를 세다가 영주, 민태가 찬 팩을 못 받아치면 아우우우 속상해하면서 아웃되고, 우빈의 옆에 털썩 앉아서, 우빈의 눈치를 살피며 영주 몸이 퇴화되나? 갈수록 실력이 주네 ... 이래뵈도 고시생 팩차기 협회 지부장도 마다한 몸인데 우빈 (생각에 잠겨) ... 영주 이게 다, 2차 스트레스 때문이야! 오빠 합격 기운을 확, 모아서 내년에 나두 턱!! 붙어야 되는데 오빠! 3차 면접 보는 날, 나한테 기운 좀 팍팍 쏴줄래요? 우빈 (보면) ? 영주 연수원 정문 앞에서 기다릴게요 그날 저녁은 내가 한 턱 쏠 거니까 딴 약속 잡으면 절대 안돼요!! 우빈 (피식 웃는) .... 영주 (손가락 내밀며) 약속! (우빈의 손가락에 제 손가락을 걸며) 팍타 순트 세르반다! (자막 : Pacta sunt servanda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 알죠? 민태 (팩차기를 하면서) 야, 신영주!! 너 안 뻗쳐?? 순간, 후다닥 엎드려뻗쳐 자세로 팔굽혀 펴기를 하며 하나, 두울 ~ 숫자를 세는 영주, 드디어 첫 데이트 약속을 얻어냈다. 키키키키 좋아죽은 영주와는 달리 생각에 잠겨있는 우빈의 얼굴에서 씬18. 영주의 방 벽에 붙은 달력의 11월24일에 ‘신영주 탄신일’이라는 글씨 쓰여 있다. 이제 막 ‘오빠 3차 면접 보는 날, 첫 데이트’ 라고 쓴 포스트잇을 붙이는 영주, 그 달력을 바라보다 꺅!! 흥분에 들떠 침대에 발라당 누우면, 문 열고 들어오는 달수 (앞치마 차림) 달수 아따따, 누가 우리 딸 업어가는 줄 알았네! 왜 또 갹, 오버하실까 우리 딸! 영주 (발딱 일어나서 달력에 붙은 포스트잇 확 떼고) 아빠, 내 생일날 아빠 혼자 저녁 드시면, 서운하시겠죠? 달수 딸!! 국경일은 아빠랑 놀아야쥐 그날은 아빠가 태극기까지 달구, 가게 문 닫는 거 몰라? 이번엔 어디 갈까? 서울랜드? 월미도? 영주 아우 하필 내 생일날이 글쎄 3차 면접 보는 날인 거 있죠! 우리 동아리 멤버들 연수원 앞에서 하루 종일 피켓 들고 응원해야한다는데... 속상해서 어쩌죠오오? 달수 심기일전 2차 공부는 은제 하시구 피켓 들고 서있어? 하루죙일? 영주 (오버하는) 으으으 스트레스! 이 나이에 탈모증상에, 우울증, 불면증, 건망증에 시달리는 거 다 아빠 탓이예요 달수 탈모증세야 노화 탓이구, 건망증이야 타고 난 거구, 우울증, 불면증이야 임마, 나 때문이 아니라 그 도적놈 때문이지! 영주 (헤 웃으며) 에이 아빠 질투하시는구나, 맞죠? 그죠?? 달수 (푸 웃으며) 저녁이나 잡숴! 씬19. 주방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김혁재와 우빈과 송여사 김혁재 유학? 갑자기 왜? 송여사 갑자기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모양이에요 김혁재 (우빈을 보면) 우빈 (떨린다) ... 송여사 요샌 검사들도 영어실력 유창해야 된다면서요? 당신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잖아요 우빈 (용기 내어) 아버지처럼 특수부 검사가 돼서 경제비리를 척결하려면 해박한 금융지식과 유창한 영어실력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김혁재 (생각하는) ... 송여사 연수원 입소하고 나면 공부할 기회가 없잖아요 실력을 다 갖춘 다음에 검사 임관 받음 좀 좋아요, 그렇지 우빈아? 우빈 (김혁재의 눈치를 힐끔 보며) 네 ... 저도 그러고 싶어요 아부지 ... 김혁재 하긴 갈수록 화이트칼라 범죄가 대형화 국제화되는 추세지 외국계 투자은행하며 투기펀드들, 국내 입성해서 벌이는 작태들 봐! 그런 것들 엄단하자면 금융지식과 어학실력은 필수지 다녀와! 아빠가 능력껏 밀어줄게! 우빈 고맙습니다 아부지 .... 송여사와 우빈, 이심전심 서로를 마주보는 모습에서 씬20. 서울중앙지검 전경 (아침) 준하(E) 왜요? 왜 안됩니까? 왜요?? 씬21. 민원실 직원 앞에서 울화통을 터뜨리고 있는 준하 준하 이럴거면 면담 신청선 뭐하러 쓰라는 겁니까? 수사 검사가 안 만나겠다고 하면 그만인데!!! 직원 글쎄 담당 검사님이 안 되신다고 하면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 준하 저, 이 사건의 용의자로 몰렸었습니다 !!! 제 동생이 왜 자백하게 됐는지 그걸 직원 (O.L) 사유 란에 다 쓰셨죠? 준하 썼어요 썼습니다, 다 썼어요!!! 직원 그거 보고도 만날 필요 없다고 판단하신 거 아닙니까? 준하 (애원) 제발 좀 만나게 해주세요!!! 제발!!! 직원 (청원경찰들에게 눈짓하면) 씬22. 로비 “검사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구요!!! 제발!! 제발 좀!!!” 울부짖는 준하의 팔을 이끌고 로비로 나오는 청원경찰들 순간, 땡 엘리베이터 멎으면서 빠르게 걸어 나오는 김혁재와 정수영 정수영 아무래도 이번 건 때문이 아닐까요? 김혁재 수리 됐대? 정수영 그렇게 들었습니다 김혁재 다녀올게 순간, 경찰들에게 끌려나오던 준하와 맞닥뜨리면, 김혁재, 준하 쪽을 무심코 보는 준하 또한 질질 끌려가면서 김혁재를 보면 그렇게 스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슬로우로 보여 지면서 씬23. 서울중앙지방법원 일각 (야외)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김혁재 그에게 다가오며 활짝 웃는 서상택 서상택 웬일이야 형이? 김혁재 (돌아보면) 서상택 참, 우빈이 합격했다며? 축하해! 우리 보성고등학교 역사에 빛날 일이네 김혁재 사표 냈다며? 서상택 (픽 웃으며) 소문 빠르네 ... 김혁재 너 혹시 이번 건 때문에 서상택 (O.L) 그냥 관두고 싶었어 .... 김혁재 왜? 서상택 그냥 .... 김혁재 그냥? 서상택 아, 이유 하나 있다! 머리 좀 길러보고 싶어서 김혁재 (어이없다) 머리? 서상택 머리 기를 동안 (앞 머리칼을 손으로 잡고) 우선 여기다 브릿지부터 해보려구! 노란색으로! (씩 웃으며) 법복 입고 그럴 순 없잖아 김혁재 (풀썩 웃으며) 하여튼 자식! 서상택 반바지 입고 전철도 타고 ... 슬리퍼 끌고 포장마차도 가고 ... 앞으로 그렇게 살 거야 (씩, 웃으며) 부럽지? 김혁재 그래 부럽다! 니 마지막 영장, 도루아미타불 안 만들께! 서상택 형이니까 발부했어! 솔직히 나 ... 기각하고 싶은 맘도 굴뚝이었거든! 김혁재 (속상해서) 근데 왜 발부했어? 기각해버리고 승승장구, 대법관 자리도 노려보지 좀!!! 서상택 (푸푸 웃으며) 연락할게 형 .... 돌아서 가는 서상택 그의 뒷모습을 안타까운 눈길로 보는 김혁재의 모습에서 씬24. 접견실 테이블에 앉아 핸드폰 통화중인 민변 교도관에게 이끌려 민변 쪽으로 오는 용하 민변 송부장, 내 면 좀 세워 주면 안돼? 일단 만나, 만나서 얘기하자구, 몇 시? (용하에게 앉으라는 제스처를 해보이면) 용하 (구부정하게 인사하고 마주앉으면) 민변 (시계 보더니/조급해져서) 아냐아냐 갈수 있어, 금방 가! 좀만 기다려! (핸드폰 탁 끄고) 죽인 거 맞어? 용하 네? 민변 (다급하게) 니 형은 니가 형을 구하기 위해서 허위자백 했다고 주장하던데, 맞어? 용하 그 전에 ... 여쭤볼 말씀이 있는데요 민변 뭔데? 용하 만약에 .... 제가 안했다고 말을 바꾸면 ... 어떻게 되는 거죠? 민변 안 죽였어? 용하 (괴롭고) 민변 (조급해서 시계를 보며) 죽였어, 안 죽였어?? 씬25. 법정 형사사건 합의부 법정이다 (판사 세 명, 가운데 재판장) 검사, 법복 착용하고 앉아있고, 증인석에 박씨, 피고인석에 미결수복장의 용하, 변호인석에 민변, 방청석에 준하 뿐인 법정 안 민변 증인은 피고인과 항상 같이 지내다시피 하지요? 박씨 에, 배차실에서 같이 잠도 자고 .... 영업용 택실 교대로 몰기도 합니다 민변 사건 당일 밤의 일도 또렷하게 기억하지요? 박씨 에, 그날은 제가 야근을 해야 하는데 용하가 대신 몰아줬어요 자다가 깨보니 11시가 다 됐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했죠, 들어오라고 민변 그 전화를 받고 피고인이 택시회사에 돌아온 시간이 몇 시였지요? 박씨 11시 10분경이었습니다, 확실해요!! 그 여자가 죽었다던 시각에 용한 저랑 함께 있었어요!!! 민변 신문 마치겠습니다 준하 (아니 벌써 신문을 마쳐) ??? 재판장 검사, 반대신문 하세요 검사 사건 당일 밤, 피고인이 증인 대신 택시를 몬 이유가 뭐죠? 박씨 (당황) 그그건 ... 제가 좀 피피곤해서 ... 검사 술을 마셨던 건 아니구요? 박씨 아아닙니다!! 절대 아니에요!!! 검사 증인은 알콜중독으로 입원한 적이 있죠? 박씨 아아닙니다, 주주중독은 아니구요, 알콜 의존성이 좀 있다고 해서 검사 (O.L)입원할 정도면 의존도가 높았다, 라고 봐야겠죠? 준하 (불안하고) .... 검사 사건당일도 증인이 술에 취해 배차실에서 자는 걸 본 목격자가 있습니다. 증인, 술에 취한 상태로 시간과 날짜를 다 기억합니까? 박씨 (울상으로 용하와 준하 쪽을 보면) 용하 (두렵고) 준하 (암담하고) (시간경과) 재판장 피고인! 재판을 끝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세요 용하 (두렵다) 준하 (제발 사실대로 말해/작은 소리로) 용하야!! 용하야 제발 !! 용하 (떨리는) .... 재판장 피고인! 용하 .... 제가 ... 자, 잘못했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 준하 (터지는) 이 바보 같은 자식아!!! 안했다구해, 안했다구!!! 사실대로 말해 이 자식아!!! 사실대루!!! 법정정리들, 준하를 잡아끌고 방청석을 나가려면 준하 (몸부림을 치며) 너 살아야돼, 너 살아야 된다구!!! 너 살리자구 어머니가 어떻게 되셨는데!!! 어머니가 어떻게, 어머니가 어뜩해 되셨는데에!!!!! 용하 (두려움이 밀려드는) 형, 왜? 엄니가 왜?? 엄니가 뭐어??? 용하, 준하를 쫓아나가려면 다가와 용하를 붙잡는 교도관들 그들에게 두 팔이 붙들린 채 용하 형!! 형!!! 혀엉!!!!!!!!!! 울부짖는 용하의 얼굴에 스틸이 걸리면서 재판장(E)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씬26. 사법연수원 3차 면접실 면접관 3명 앞에서 면접을 보는 말쑥한 양복차림의 우빈 면접관 자네는 왜 사법시험에 응시했나? 우빈 제 할아버지도 법조인이고 아버지도 법조인입니다 전 한 사람의 법조인이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할아버지처럼 사회적 약자를 돕고, 아버지처럼 거악과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씬27. 변호사 사무실 우사무장 앞에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준하 준하 (울분) 아니 착수금을 또 내라는구요, 또??? 우사무 너무 모르신다, 그건 1심이고 이건 항소심이잖아요 ... 준하 접견도 딱 한번 갔다 오고, 증인 신문도 그따위로 하다말구!!!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내 어머니의 목숨 값이야!!!! 씬28. 사법연수원 일각 성장을 한 송여사 (겨울 옷차림), 우빈을 기다리고 있다. 엄마! 부르며 달려오는 우빈, 이젠 환하게 웃고 있다 송여사, 활짝 웃으며 우빈을 향해 송여사 우리 아들, 수고했어! 씬29. 사법연수원 정문 설렘이 가득한 얼굴로 우빈을 기다리는 영주 (겨울 코트차림) 이내 그녀 앞을 스쳐지나가는 송여사가 운전하는 자동차 시계를 보면서 초조하게 우빈을 기다리는 영주를 스쳐 지나가는 조수석의 우빈, 영주와의 그 스침이 슬로우로 보여 지면서 씬30. 법정 형!!! 불러대며 교도관들에게 끌려가는 겁먹은 용하 피눈물을 흘리며 그런 용하를 바라보는 준하 그 두 형제의 모습이 한 프레임에 보이면서 재판장(E)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씬31. 사법연수원 정문 (N) 어둠에 잠긴 정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단축다이얼 1번 “서방님” 클릭해서 전화를 거는 영주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이오니~” 라고 나오면 황당해지는 영주의 얼굴에서 씬32. 인천공항 이제 막 송여사와 게이트 쪽으로 걸어오는 우빈 출구 앞에 와서 우빈, 다정하게 송여사를 꼭 끌어안으며 “저, 다녀올게요, 보고싶다고 우시면 안돼요” 등등의 말을 하면 송여사, “몸조심하고, 전화 자주하고” 등등의 말을 건네고 우빈, 게이트로 향하다가 돌아서서 활짝 웃는 그 얼굴 위로 준하(E)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 씬33. 쪽방 판결문을 손에 들고 귀신같이 퀭한 몰골에 번득이는 눈빛으로 주문을 자꾸만 중얼대는 준하 준하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를 기각한다, 기각한다, 기각 .... 한다.... !!! (판결문을 움켜쥔 손이 부르르 떨리는) 씬34. 영주의 방 핸드폰 통화를 하며 침대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영주 영주 (애가 타는) 연락 안되요, 핸드폰도 결번이라니까!! 이럴 사람 아니잖아요! 오빠, 집 전화 번호 몰라요? (사이) 것도 몰라? 대체 민태오빤 아는 게 뭐야?? 아우 몰라요, 끊어! 핸드폰 탁 끄고 애가 타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영주 책상의자위에 걸쳐둔 외투 확 낚아채서 뛰어나가는 모습에서 씬35. 단독주택 앞 조심조심 대문 쪽으로 걸어오는 영주 ‘김혁재’ 문패 확인하고, 초인종 앞에서 누를까말까 망설이며 애가 타는데 .... 문득 꽉 찬 쓰레기봉투 들고 대문을 나오는 송여사 화들짝 놀라는 영주 송여사 누구 ... ? 영주 (꾸벅, 허리 90도로 꺾고) 안녕하세요? 저, 우빈이오빠 동아리 후밴데요 송여사 (미소로) 어, 그래요? 영주 오빠가 통 연락이 안돼서 .... 송여사 저런! 우리 우빈이가 말 안했나보네 영주 ??? 송여사 우빈이 유학갔어요 영주 (기겁) 네? 유유학요? 연수원은 어뜩하구요? 송여사 갔다와서 들어가면 되니까 영주 어어언제 갔는데요? 송여사 (왜 묻지? 어떤 관곈데? 싶은 눈으로 보면) 영주 (당황) 저기, 오빠가 약속을, 다들 기다리다가, 전화도 안 되고, 제가 대표로, (꾸벅 인사하며) 안녕히계세요! 홱 돌아서서 걷는 영주의 모습에서 ... 씬36. 달수분식 라면을 먹으면서 훌쩍훌쩍 우는 영주 작은 접시에 채 썬 양배추를 담아가지고 영주 앞에 앉는 달수 달수 자자자잠깐, 양배출 넣어야 비타민 섭취가 된다니까! (양배추를 영주의 냄비에 쏟아 넣으며) 그래야 우리 딸 주근깨도 안생기고 기미도 싹 읎어지지! 영주 (라면을 꾸역꾸역 먹어대며 우는) 달수 (놀래서) 딸! 너 시방 우는 겨? 왜 울어?? 왜??? 영주 (철철 눈물을 흘리며) 울긴! 아빠한테 감동 먹어서 그러지 양배추 얘 때문에, 나 주근깨도 없고 기미도 없잖아요 내가 을마나 이쁜데 ... 아빠 나 참 이쁘죠오? 달수 (심상찮은 거 눈치 챘지만) 아, 그럼, 우리 딸이야 재색겸비! 천하일색, 절세미인!! (엄지손가락 쑥 내밀며) 왔다지, 왔다! 영주 (헤 웃으며) 맞어, 왔다야 왔다, 그죠오? 하면서 고개를 푹 꺾고 라면을 후루룩 먹는 영주 그 라면냄비에 우두두두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씬37. 쪽방 덥수룩한 수염, 폐인처럼 퀭한 얼굴로 짐을 정리중인 준하 옥탑방에서 가져온 박스 속에서 은지의 가계부를 펴들면 2006년 1월 1일부터 날짜별로 버스비, 자판기커피, 붕어빵 한봉지 1000원 깨알같이 적혀있다. 핑- 도는 눈물로 페이지를 넘기다가 ‘우리 오빠 식비, 14만원’ ‘우리 오빠 학원비, 30만원’ ‘용하 항해사 교재 5만원’ 등등의 글씨 보이면 가슴이 찢어진다. 괴로운 준하, 가계부를 한쪽에 내려놓고 박스 속에서 은지의 핸드백, 책, 사진 등등을 꺼내다가 문득 발견하는 신의 저울이 달린 키홀더 이게 뭐지? 누구 거지?? 뚫어지게 키홀더를 바라보더니 냅다 뛰쳐나가는 준하 씬38. 관악경찰서 강력2팀 자신의 책상에 앉아 귀이개로 귀를 파대는 조형사 그의 코앞에 키홀더를 들이밀며 따져대는 준하 준하 이거 내 거 아니에요!! 은지 것도 용하 것도 분명히 아니에요!!! 어쩌면 범인이 흘린 건지도 몰라요!!! 조형사 (짜증나는) 아, 그래서? 준하 저, 우리 용하 꼭 꺼낼 겁니다!!! 재심재판 받으려면 명백히 새로운 증거가 있어야 돼요!!! 제발 이 키홀더 좀 조사해주세요!!! 조형사 (O.L) 이래서 선무당이 사람 잡는 거야! 재심재판? 차라리 하늘에 있는 별을 젓가락으로 똑똑 따! 그게 더 쉬울걸? 준하 제발, 이 키홀더가 누구 건지 제발 좀 조사해주세요!!! 조형사 이봐, 심정이야 알겠는데 이게 범인이 흘렸다는 증거가 어딨어? 아, 전에 살던 사람 걸 수도 있구 ... 준하 (말문이 막히는) !!! 씬39. 배 갈매기들 무수히 날고 있는 갑판위에 서있는 준하의 얼굴위로 집주인여(e) 인천 석모도라나 뭐라나, 거기서 횟집 한댔어, 그 장수생 마누라가! 씬40. 횟집 안 제법 붐비는 가게 안에서 손님들 서빙을 하고 있는 학범 횟집 안으로 들어오는 준하, 일하는 아줌마에게 뭔가를 물으면 아줌마, 손님들과 너스레를 떠는 학범을 손으로 가리키고 그에게 다가가는 준하 준하 저, 문학범씨? 학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돌아보는) 씬41. 바닷가 깡 소주를 들고 모래사장에 철퍼덕 앉은 준하와 학범 학범 (키홀더를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건네며) 이거 내거 아닌데요 준하 (받으며) 확실해요? 학범 (끄덕이며/추리를 하듯) 장준하씨 추측대로 진범이 흘린 걸 수도 있겠네요, 대체 누굴까요? 누가 내 방에서?? 준하 (키홀더의 저울 쪽을 가리키며) 잘 보세요 여기 이거,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 같지 않아요? 학범 어, 그러네 준하 우리 은지가 죽던 날은 사법셤 2차 발표 날이었어요 신림동 고시촌, 2차 발표 날, 정의의 여신의 저울! 학범 (O.L) 고시생!!! 고시생일 확률이 크겠다! 준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혹시, 그 방을 드나들던 사람 중에? 학범 내 방에? (잠시 생각하다) 없는데 .... 이런 키홀더 들고 다니는 녀석은 본적이 없어요 준하 (절망스럽고) ..... 학범 도움이 못돼서 어쩌죠? 준하 아니에요 (일어나면) 학범 (따라 일어나며) 꼭, 동생의 누명을 벗길 바래요 혹시라도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구요 준하 고맙습니다! 돌아서는 준하의 암담한 얼굴에서 씬42. 교도소 면회실 기결수 복장의 용하와 마주앉아 있는 준하 울지도 못하고 자신을 쳐다보는 준하를 향해 먼저 웃는 용하 용하 형, 디게 못생겼다! 머리 좀 봐, 까치집을 해가지구 ... 준하 (보는) 용하 밥은 먹구 다녀? 준하 (핑, 눈물이 도는) 용하 잠은? 석 달 열흘은 못 잔 사람같네 준하 (눈물이 터지고) 용하 (저도 눈물이 맺히며) 아, 형이 튼튼해야 나 빼낼 거 아냐!! 준하 (가슴이 찢어지는) 골백번도, 골백번도 더 말했잖아! 니가 죽이지 않았다고, 사실대로 말하라구 ...!!! 용하 나두 물어봤지. 내가 말을 바꾸면 어뜩해 되느냐고! 결론은 두 가지라던데? 준하 두 가지? 용하 첫째, 형이 다시 용의자로 조사받는다! 둘째, 개전의 정이 안 보인다고 더 빡세게 때린다!! 준하 누가? 누가 그따위 소릴해? 용하 (O.L) 민변호사든 국선변호사든 다들 그러던데 뭘! 준하 (울분) 변호사가??? 변호사가!!! 용하 말했잖아, 돈 없고, 빽 없고, 힘없으면! 정당방위도 살인미수 만드는 놈들이라구!!! 무기?? 씨바, 나두 빽 생기면 나갈 수 있어!!! 빽 있는 놈들, 뭔 날들마다 줄줄이 사면 받는 거 몰라?? 준하 (절망하지 않는 동생이 차라리 고맙다) 그래, 너도 나올 수 있어!!! 형이 꼭 검사돼서, 은지 죽인 놈도 잡고!! 너 빼낼게, 뛰어 나올 수 있도록, 꼭 빼낼게!!! 용하 (손바닥을 아크릴판에 탁 대면서) 화이팅!!! 준하 (손바닥을 하이파이브 하듯 탁 대는) 화이팅!!!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두 형제 모습에서 씬43. 몽타주 고시원 쪽방 2단 독서대 (아래는 기본서, 위에는 법전)를 놓고 공부하는 준하 그 벽면 앞에 신림동 옥탑방살인사건 신문기사, 진범이 검거됐다는 기사, 용하의 무기징역이 선고된 신문기사 붙여져 있고 위 칸의 독서대의 법전을 덮는 순간, 강경댁의 가방에서 발견된 강경댁과 준하, 용하, 은지의 행복한 한때를 찍은 사진 붙어있다. 그 사진을 보자 다시 책을 펴고 공부를 하는 준하. 스톱워치를 누르는 준하, 시간 CU 14시간35분 고시학원 우루루 모두 빠져나가는 학원에 홀로 끝까지 남아 공부하는 준하 책장을 넘기는 법서들이 형형색색의 형광펜으로 단풍이 들었고 손때가 까맣게 묻은 법서위로 뚝뚝, 코피 떨어지면서 호주머니 속의 스톱워치를 꺼내 누르는 준하, 시간 CU 18시간 49분! 사법시험 고사장 정신없이 답을 써내려가는 고시생들 사이에 영주도 보이고 그 어느 한쪽에서 영락없는 노숙자처럼 수염도 머리도 덥수룩한 준하 미친 듯이 답을 써내려가고 있다. 씬44. 인천공항 입국장 이제 막 게이트 문 열리고 카트를 밀며 나오는 우빈 몰라볼 정도로 세련된 모습에 자신감이 충만한 얼굴이다 그런 우빈을 향해 손을 흔드는 송여사 송여사를 두 팔을 벌려 끌어안으며 활짝 웃는 우빈의 얼굴에서 씬45. 교도소 면회실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마주 보고 있는 준하와 용하 준하, 아크릴판에 ‘사법시험2차 합격통지서’를 붙이면 용하, 주루룩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준하, A4용지 한 장을 용하의 눈앞에 보이면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장용하 무죄》 용하 (눈물로) 형!!! 준하 (눈물로) 알지? 좀만 더 기다려!!! 용하 (끄덕끄덕) 준하 (아크릴판에 손바닥을 탁 대면서) 파이팅!!! 용하 (그 손바닥에 제 손바닥을 대면서) 파이팅!!! 씬46. 사법연수원 전경 자막》2008년 3월 씬47. 대강당 환--사법연수생 입소--영 그 플랜카드 아래 사법연수원 원장의 축사가 한창이다. 천여명의 연수생들 틈에 앉은 준하, 감회와 각오가 새롭고 그와는 정반대편에 앉아 있는 우빈,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이다 그 언저리에 앉아 있는 세라, 우빈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런 세라와 우빈과는 다른 방향에 앉은 영주와 학범 두 어 명의 연수생들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반가워 죽을 지경이다. (시간경과) 정수영 (무대의 단상 앞에 서서) 저는 사법연수원 기획교수 정수영입니다. 여러분들의 입소,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먼저 검찰교수님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하시다가 이번에 사법연수원으로 발령받으신 검찰총괄교수 김혁재 교수님이십니다 김혁재 (일어나서 인사를 하는) 씬48. 사법연수원 일각 꽃다발이 난무하고, 카드 만들라고 성화인 아줌마들 수두룩하고 그 틈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느라 여념 없는 연수생들 그 중에 달수, 자꾸만 질금질금 눈물을 찍어내면 그런 달수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달래는 영주 영주 아우 아빠, 스마일스마일!! 달수 좋아서 그려!! 이젠 미역국도 맘 놓고 먹고, 미끄럼틀 있는 동네에 배달도 맘 놓고 다닐겨! 영주 그래요 아빠! 떨어졌단 말도 마음 놓고 하세요!! 바닥에 김 떨어진 것도 김이 바닥에 앉으셨네! 그러지마시구요!! 달수 (으허허허 웃으며) 그려그려그려, 우리 딸! 우리 금사님!! 그 언저리에 “축 석모리의 자랑 문학범 합격” 피켓까지 든 시골사람들 틈에 섞여 V자를 그려대며 사진을 찍는 학범도 보이고 송여사와 우빈, 민태와 어울려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인다. 그들 사이를 스쳐 성큼성큼 당당히 걸어 나오는 준하 씬49. 도서관 텅 빈 도서관, 정의의 여신상 앞에 우뚝 서는 준하 여신이 든 저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자신의 손바닥 안에 쥔 신의 저울이 달린 키홀더를 내려다보는 준하 그 얼굴에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의를 다지는 표정, 역력해지면서 씬50. 기숙사 복도 땡 엘리베이터 멎으면 복도로 나오는 준하 두리번두리번 자신이 배정받은 방을 찾아 들어가려는 순간 학범(E) 고추장된장은 무슨? 아, 살림 차려?? 씬51. 준하의 룸 준하의 책상엔 이미 책들이 꽂혀 있고, 강경댁과 은지, 용하와 찍은 사진이 놓여있다. 방안 가득 짐을 풀어놓고 핸드폰 통화중인 학범 준하 (방문 열고 들어서면) 학범 (돌아보고) 여보여보, 끊어! 이따 다시 할게 (핸드폰 끄고 일어나) 진짜 반가워요, 장준하씨 합격한 거 보고 내가 을마나 기뻤는데 준하 네? 학범 나 모르겠어요? 석모도, 그 키홀더! 준하 아~~ 합격 하셨어요? 저랑 같은 방이세요? 학범 내가 일부러 장준하씨랑 한 방 쓰려고 신청했잖아요, 잘했죠? 준하 (웃으며) 예, 잘하셨어요 그렇잖아도 연수원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 학범 (손을 내밀며) 형이라고 불러요 이제 준하 (악수하며) 말씀 놓으세요 형 학범 그럴까? 하는데 무거운 가방을 양쪽에 들고 방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짐 가방과 함께 엎어져버리는 영주 뜨악, 영주를 쳐다보는 준하 학범 야, 신영주! 영주 (아우 아파죽겠지만 웃으며) 어! 오빠!! 왜 여깄어? 여기 내 방인데? 학범 어유 저 덜렁이 .... 여기 11층이야! 여잔 한층 위구 영주 으으으 어뜩해, 이 무거운 거 들고 한 층을 또 어떻게 올라가지 (헤 웃으며) 오빠, 근력운동 안할래? 풀썩 웃으며 학범, “가, 앞장서!” 하며 짐을 들고 방을 나가면 영주, 헤죽 웃으며, 준하 쪽을 향해 까닥 목례하고 “오빠 같이 가!” 하며 아웃되면 그제야 피식 웃는 준하의 모습에서 씬52. 영주의 룸 이제 막 기숙사 방으로 들어오는 영주와 학범 이미 창가 쪽 책상에 달랑 소법전 한권 놓여 있으면 영주 어? 내 룸메 벌써 왔나보네? 학범 (들어와 가방을 내려놓으며) 야, 우리 방하고 구조가 똑 같다 영주 (방안을 휘-- 둘러보며) 와~ 좋다! 책상도 좋고, 침대도 좋고, 옷장도 좋고, 룸메만 좋음 환상이겠는데? (옷장을 열면 달랑 추리닝 한 벌 놓여있다) 어? 이게 다야? 무슨 짐이 이래? 학범 책 한권에 추리닝 한 벌이라~ 엄청 단순 무식한 여자야, 너하고 딱 맞겠네 뭐 영주 오빠!!! 학범 (히히히 웃으며) 이따 보자! 영주 아우 지겨워, 오빠랑 같은 반 됐더라! 학범 앞으로 레포트, 쪽지시험, 기록연습, 잘~~ 부탁한다! 웃으며 아웃되는 학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책상위에 놓인 소법전을 뒤적이는 영주 영주 뭐야? 이름도 없어?? 세라(E) 노세라예요 영주 (화들짝 놀라 돌아보면) 세라 그쪽은요? 영주 신영주예요, 만나서 반가워요 세라 땄어요? 영주 네? 세라 3분 안에 못한다에 십만원! 땄냐구요!! 영주 십 만원 ? 세라 (픽 웃으며) 석모도 기억 안나요? 다음부턴 그런 장난 하지 말랬는데 영주 어머머머!! 하치하이커? 세상에 어쩜!! 고시생이었어요?? 세라 아까 입소식에서 봤어요! 어디서 봤나 한참 생각했죠 영주 그땐 정말 미안했어요! 세라 난, 빠른 83, 그쪽은요? 영주 난 81인데 세라 언니네요, 말 놔도 되죠? 영주 당근말밥이지! 가만, 우리 오늘저녁에 입소식 거하게 할까? 세라 다음에, 나 오늘 외박하거든! 영주 외박? 어디서 자는데? 세라 언니 혼자 자면 편하고 좋잖아! 생긋 웃고 아웃되는 세라 어어, 세라씨, 세라야! 하며 따라가려다 뜨악 영주 외박? 연수생이? 쟤 뭐야 대체?? 씬53. 오피스텔 호수공원이 통 유리창 가득 보이는 럭셔리한 오피스텔 이제 막 현관문 따고 들어오는 세라 들어서자마자 노란 포스트잇이 세라가 들어서는 동선에 따라 벽이며, 식탁, 소파 등지에 붙어있다. 그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떼면서 입으로 소리 내 읽는 세라 세라 우리 딸, 연수원 입소 축하한다! (다른 하나 또 떼며) 약속 지켰지? 니 말대로 아빠 입소식에 안갔다! (픽 웃고, 옷장 앞에 붙은 포스트잇을 떼며) 정장 스무벌, 파티복 열 벌! 니가 맞춘 거 찾아 놨다! 옷장 문을 열자마자 검은색 계통의 정장 스무벌 주루룩 걸려있고 현란하고 럭셔리하기 그지없는 드레스 쫙 걸려있다. 손으로 그 옷들을 주루룩 훑어보고 돌아서는 세라 침대 위에 예쁘게 포장한 선물상자 보이면 폴짝 주저앉는 세라, 그 상자위의 포스트잇 떼면서 세라 이건 아빠 선물!! 맘에 안 든다고 화내기 없기? (포장을 푸는 세라, 이내 럭셔리한 자동차 키 나오면, 짜증이 확 뻗치는 얼굴로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아빠! 차는 내가 고른다고 말했잖아요, 뭔 칼란데? (미치겠다) 빨간색?? 내가 아직두 앤줄 아세요? 저, 차 바꿔요 (후--- 한숨 쉬며) 제가 알아서 바꿔요! (사이) 김우빈? 봤죠! 미국 갔다 오더니 촌티 좀 벗었더라 아직 더 보구요, 관망 중! 아셨죠? 씬54. 김혁재의 사무실 우빈과 김혁재, 송여사, 홍건표, 정수영 마주앉아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송여사 홍검사님이 아니 홍교수님이 우리 우빈이 담임교수님이시라니 제 마음이 어찌나 놓이는지 ... 잘 부탁드려요 홍건표 아우 제가 영광이죠! 우빈아! 잘해보자 우빈 네, 교수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수영 필요한 거 있으면 나 찾아와 작년에 첨 발령받고 어지간히 헤맸는데 이제 좀 알겠더라구 홍건표 담임교수 놔두고 기획교수실까지 갈 필요 있겠어? 정수영 (언짢다, 슥 보면) 홍건표 (무시하고) 황보회장 덕분에 팔자에 없는 교수까지 해보다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안그렇습니까 부장님? 김혁재 (O.L) 우빈아, 가봐야지? 홍건표 (쩝, 언짢고) .... 정수영 (픽, 웃는데) 우빈 아, 예, 2시 다됐네요 (홍건표에게) 그럼 강의실에서 뵙겠습니다 교수님! (일어서면) 송여사 (따라 일어서며) 저도 이만 가볼께요 김혁재 나 오늘 늦어! 송여사 (웃으며) 첫날인데 어련하시겠어요 (정과 홍에게) 그럼 다음에 또 뵈요 정수영 예, 살펴가십시오 형수님! 홍건표 안녕히가십시오 사모님! 우빈과 송여사 아웃되면 정과 홍, 서로 슥 쳐다보다가 홍건표 저도 강의 때문에 김혁재 어, 가봐 홍건표, 아웃되고 나면 김혁재 앞에 마주앉는 정수영 정수영 (속상해서) 부장님까지 연수원으로 오실 줄은 ... 김혁재 (실은 속상하고) .... 정수영 황보회장 결국 집행유예로 풀려나신 거, 아시죠? 부장님이나 저나 일선에서 쫓겨난 결과가 이겁니다!! 김혁재 때를 기다리자구! (웃으며) 우리 얘들, 검사다운 검사 만들면서! 씬55. 7반 교실 텅 빈 교실에 홀로 앉아 있는 준하 어느 순간, 왁자하게 웃으면서 교실로 들어오는 우빈과 학범, 민태 학범 납뿐자식, 유학 간다고 말을 하든가! (민태에게) 너두임마! 붙었으면 빨랑빨랑 입소해서 후다닥 마칠것이지 뭐하러 유예까지 하고 들어와? 민태 (장난스레) 선행학습 빡세게하고 수석하려고 그러지! 우빈 (웃으며) 미안해 형, 갑자기 그렇게 됐다니까 준하 (책을 펴드는데) 학범 어, 장준하! 점심 먹었어? (우빈과 민태에게) 야야인사해, 내 룸메야! 민태 고생하시겠네요, 학범이 형이랑 같이 사려면! 우빈 안녕하세요, 김우빈입니다 준하 저 ... 맞죠? 그분? 우빈 네? 준하 그날 독서실 옥상에서? 우빈 ? 준하 (호주머니에서 스톱워치 꺼내주며) 기억 안나요? 우빈 아~ 그때 그분? 준하 (손을 내밀며) 반가워요!! 우빈 (마주잡으며) 합격하셨네요!! 준하 덕분에요,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우빈 저도 진짜 반갑네요!! 그렇게 두 손을 마주잡고 활짝 웃는 준하와 우빈의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