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 일부러 챙겨 들어 본 적 별로 없지요?
제가 말하는 현대음악은 K-팝, 힙합, 조용필 노래 그런 거 말고 서양식 현대 클래식 음악 말입니다.
현대미술은요? 이수회와 함께 과천현대미술관에 가서 백남준씨의 비디오
아트와 이우환씨 등의 그림을 본 기억이 있다고요? 그러네요. 우리
주변에 현대미술작가들이 만든 조형물 같은 것도 쉽게 볼 수 있으니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우리 고대상대 66동기들이 꽤 세련되었다고 자부할 할 수 있겠습니다. ㅎㅎㅎ...
현대문학은요? 요즈음 작가들 소설책도 빌려 본다고요?
현대과학은요? 힉스입자니 뭐니 하는 소리는 당최 알 수 도 없고 그 양반이 왜 작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고요? 저도 마찬가지올시다.
댁에서 아들 딸과 어떤 주제던지 안 막히고 대화는 잘 되시나요?
다른
것도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놈의 시사뉴스나 정치얘기는 아예 x 피하듯 피한다고요? 저도 그렇습니다.
대통령 박근혜나 저나 자식들 눈에는 다 극우 보수꼴통으로
비치나 봐요. 그놈들 생각에는 극좌 이석기나 극우 부모나 다 “극”이라는 점에서 피장파장 같은 항렬로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그런 얘기가 나오면
부자지간에 금새 초강경 대치국면이 이어지니까 제 아내는 실색을 하고 아예 두 팔을 흔들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합니다.
제가 고대 다닐 때, 데모대 꽁무니 쫓아다니는 것을 아버님이 참
싫어 하셨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험한 세상에 장남이 다칠까봐 걱정하셨던 게지요. 그 당시 부자 간에 생각은 별로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부자
간 생각은 판이하지요?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방송리포터와 인터뷰하던 20대 안팍의 애띤 처녀가, 영화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정말 진지모드로 말하더군요. 유신 긴급조치 때는 태어나기 전이고 전두환의 5.18 진압
때쯤 출생했을 지 모릅니다. 저는 지금 세상이 그런 시절에 비하면 민주화 99%라고 생각하는데 그 처녀 눈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민주화
기준을 지금부터 10년쯤 전인 2000년 정도로 잡으면 지금 50% 민주화도 안되어 보이나 보지요. 그 때가 IMF때였던가요? 그 영화 관객이 몇일 전 1천만을 돌파했답니다. 제가 지금 20대라면 그 영화보고 크게 감동한 나머지 청와대 쪽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영화 볼 계획 없습니다만...)
색소폰 배우고 싶다는 생각 해 본 적 없습니까?
우리 동기 중에 누군가가 몇 년 전에 그걸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데 금년에는 그간의 성취를 우리에게
과시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색소폰이 포함된 교향악단을 본 적 있습니까?
그거 대중음악에 쓰는 악기 아녀? 클래식에도 쓰는 감?
KBS FM에서 틀어주는 클래식 음악의 대부분은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사람들의 작품들입니다. 베토벤, 모짜르트… 클래식 애호가들도 맨날 그런 음악에만 길이 들어서 현대음악을 들으면 소음으로 느낄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베토벤이나 모짜르트가 술집에서 테너색소폰 연주를 들었다면 필시 작곡할 때 색소폰 파트를 챙겼을 겁니다. 그때는 색소폰 나오기 전입니다.
우리 대부분의 생각이나 믿음은 베토벤이나 모짜르트 시대보다 더 오래된 것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지 않을까요? 요즈음 손자들이 뻑 가는 공룡프로그램에서 툭하면 1억년 전, 2억년 전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생각이나 믿음은 지질시대는 고사하고 15세기
대항해시대 이전까지도 못 올라가고 근세로는 18세기 이후로 못내려 오면서 그 사이 3세기 가두리 안에 갇혀 있는.
신학문을 하고 서양식 사고방식에 많이 젖을 만큼 젖다보니 기독교신자가 아니라도 기독교문명 얘기를 뺄 수 없습니다. 다수 개신교의 표준교리를 만든 칼뱅은 대항해시대의 야담과 실화가 쏟아져 나오기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당시 그런 개신교리의 대항마, 캐톨릭의 트렌트공의회 선언 역시 그렇습니다.
그런 것들은 신앙이고 교리니까 불변으로 두자 치고, 부자 간의 대척점 중
우리가 항용 자리잡는 한 쪽 끝 지점도 그런 신앙이나 교리와 같을까요? 이제 와서 이 나이에 자식들
생각 바꿔 놓고 세상 뜰 수 있다고 기대하시는 분? 없지요?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그 놈들은 그 놈들 세상에 살게 하고 우리는 우리 세상에 이대로 살다 죽는다고요?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겠지만 여전히 좀 찜찜하지요? 최근 반세기, 대통령이나 정당들이 하도 별나서 줄 섰던 사람들마저 패가
너무 갈렸다고요? 그러면 자식들이 우리 생각을 좀 바꿀 여지가 있겠네요? 싫다고요? 왜요?
한겨레신문 창간할 때 두 차례나 주금을 불입한 적도 있고, 동아일보가 광고면을 흰 색으로 도배하던 70년대 초 거의 한달 용돈 다 털어 몇 줄짜리 광고를 낸 적도
있는 제가 몇 년째 조선일보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들과 딸과 사위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치는 모양입니다.
우리 동기들이나 다른 제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다들 저와 생각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KBS FM 고전음악처럼 맨날 한 가지 신문을 갖고 아침마다 생각의 공명통을 따로 그리고 다 같이 울리니까
그럴까요?
언변도 없고 밑천도 딸리고, 아까 얘기하던 섹소폰 얘기로 끝을 맺겠습니다.
색소폰을 발명한 악기제작자 청년 Sax를 처음 만나 섹소폰 소리에
처음 뿅 간 작곡가는 베를리오즈였습니다. 하지만 이걸 처음 교향악단용 음악에 한발 먼저 도입한 사람은 비제로 알려졌습니다. 모음곡 "아를르의 여인" 제 2곡의 2악장
간주곡에 색스폰이 등장합니다. 아래 유튜브 동영상을 붙입니다. 함
들어보세요. 이 곡, 어디서 많이 들어 봤지요?
그런데 색소폰 소리가 어디 있냐고요? 화면을 확대해 보세요. 무대중앙 뒷 자리 금관악기 자리에 묘령의 처녀가 있습니다. ㅎㅎㅎ...
서너소절의 우렁차고 장중한 도입부에 이어지는 애조 띤 나팔소리 들리지요?
알토
색소폰이 앞서고 클라리넷과 다른 관악기들이 합주하니까 얼른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 두세 소절 뒤에 다시 웅장한 소리, 그리고 색소폰과 그 일동... 이렇게 반복합니다.
제 말은 색소폰이
등장한 이 유명한 곡을 전에도 여러 번 들었으면서, 사람들은 색소폰은 대중음악이나 재즈에만 쓰는 덜
점잖은 나팔아녀? 한다는 것입니다. 색소폰파트가 있는 교향악단을
본 적이 별로 없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아예 확신까지 하지요. 교향악단에는 색소폰이 아예 못 들어가나벼... 저도 그렇습니다.
금년에는 제 자식들과 얘기가 도무지 안 통하는 대목을 좀 없애고 싶습니다. 사람이 너무 크게 변할
때는 세상 떠날 때라고요?
아무리…
금년에는 정치고 나발이고 가화만사성!!!
첫댓글 섹시한 음색과 S라인 생김새로 째즈시대의 총애를 듬뿍 누리던 Saxophone 난 Sexphone인줄 알았었다,
나 섹소폰 얘기나오면 째즈카페 가고싶어지는디,,,그건 그렇고 지난 년말 오케스트라에서 가만히보니 심벌즈치는 여자는 거의 서잇더라구. 4-5십분 연주하는 동안 끝악장에서인가 몇번(?) 치는 거 같더라구. 반면 현악기들은 연주내내 쉴새없이 켜고,,, 연주비는 둘이 똑 같이 받는다네. 대신 현악기는 숫자가 많으니까 약간 틀려도 잘 표시가 안나지만 심벌즈나 팀파니같은 타악기는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난리가 난나는구먼. 여기도 공짜는 없더란 얘기여 내얘기는!
운전석보다 조수석에 앉아 가는 게 더 힘들다는 생각해 본 적 있지요? 현악기 주자가 덜 피곤하지 앓을까욤?
@나도 백사 금난새 지휘자가 피콜로 연주자를 특별히 소개하고 위로 박수 보내는 것을 보니 금난새의 배려하는 마음이 대단하게 보이더군..
@신진철 아무래도 그 피콜로주자를 못잊는 거 가텨??
@오현재 들켜버렸넹^^
김원률동기가 정구사에 관해 우려하는 글을 많이 올려 주셨는데 이거는 파당적인 정치문제라기 보다는
천주교교리차원에서 그분들이 하는 행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고 좀더 길게보면 국가 장래를 걱정하는 내용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 글이 우리동기들을 향해서 쓴 글도 아니라는 점 기억해 주셧으면 합니다. 제말 틀렸습니까? 아따 말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허네! ㅎㅎ
정구사는 정말이지 거룩해 뵐 수 밖에 없는 사제복을 입은 채, 미사까정 앞세우니 자기들 주장에 하나님이 독점대리점 차려준 것처럼 보인다는 말쌈. 그렇게 말문을 열면 누가 감당하겠다고 나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