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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어느 산꼴짜기 암자에 노스님과 어린 동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동자는 스님이 공양미를 얻으려 마을로 내려갔다가 허기져 쓰러져 있는 것을 불쌍히 여겨 데리고 온 아이었습니다. 동자는 스님을 할아버지처럼 따르며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지요. 몹시 추운 어느 날, 스님은 월동 준비에 필요한 물건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갔습니다.
동자가 따라가겠다고 칭얼대었지만 문고리에 손가락을 대면 쩍쩍 달라붙는 날씨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암자를 떠나서는 안 되니라. 내 빨리 일을 보고 올라올 테니 조금도 걱정하지 말고. 스님은 그렇게 다짐을 해두었지만, 혼자서 무서워하고 있을 동자가 걱정이 되어 허겁지겁 일을 보고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주먹만한 눈이 사정없이 내려 그만 산길이 막히고 말았습니다. 스님은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결국 마을로 다시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암자에 홀로 있던 동자는 아무리 기다려도 스님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동자는 스님이 내려간 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미 곡식이 떨어져 날이 갈수록 허기져 가던 동자는 폭설로 스님이 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스님! 스님! 빨리 와요.! 하며 흐느낄 뿐이었습니다.
눈은 초봄이 되어서야 녹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황급히 발길을 재촉하여 암자로 오르다가 바위에 앉아 있는 동자를 발견하고는 반갑게 달려갔습니다. 내가 왔다! 이 녀석아, 그 동안 별일 없었느냐! 그렇게 외치면서 다가갔지만 동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나서야 동자가 자신을 기다리다가 얼어죽었다는 것을 알 게 된 스님은 가슴을 치며 슬퍼하였습니다. 칭얼대던 동자를 왜 홀로 두고 내려갔었는지...., 스님은 애통해 했습니다. 스님은 동자의 시신을 거두어 바위 바로 옆자리에 곱게 묻어 주었습니다. 법당에서 목탁을 두드리면 들을 수 있도록..... 그해 여름, 동자의 무덤가에 이름 모를 꽃들이 자라났습니다. 붉은 빛이 도는 것이 꼭 동자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암자에 올라온 사람들은 동자의 영혼이 피어난 듯한 그 꽃을 동자꽃이라고 불렀답니다. |
동자꽃을 보고나니 오늘 봉산씨랑 데이또 그만하고 얼른 가서 뭔가를 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러고 몇 발자국 떼었을까요?
이런 절 순간 무장해제시킨 녀석이 있었습니다.
바로 꽃.무.룻 입니다. ㅎㅎㅎ
흐미~ 배봉산에 꽃무릇이???
몇 년 전부터 몇 송이씩 피었지만 때를 딱 맞춰 본 적은 드물기에요.
그리고 오늘은 정말 생각지도 않고 들어섰는데 이 무슨 행운인지요?
그냥 멈춰서선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선운사 꽃무릇 절정일 때를 약속한 지가 벌써 몇년 째인데 아직이고,
올해도 그저 먼 발치에서 목만 빼고 있을 것 같은 처지인데,,,
오늘 예서 만난 것입니다.
으흐흐~ 꽃무릇입니다. 꿏무릇~~^^
그냥 맘 내려놓고 보고 또 봤습니다.
이때 뗄레레~ 전화 옵니다.
울 정동무입니다. 어디냐구? 언제오냐구? ㅎㅎㅎ
귀신같습니다. ㅋㅋㅋ
*
많아서 맛도 아니고 단 한송이만으로도 눈 진하게 맞출 수 있으면 충분하단 생각이기에
단 몇 송이 핀 꽃무릇이었지만 어찌나 고맙던지요?
동자꽃에서 이어진 꽃무릇과의 만남에 달떠오르는 시간였습니다. ㅎㅎㅎ
하늘향해 오르고 오르는 나팔꽃이거늘~
땅바닥 낮은자리에서 자그마한 꽃 한 송이 피어놓고 옹색한 곳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 불빛이 하 갸륵하게 다가와서~ 씽긋 웃음 한자락 나눠주곤~ 발걸음 서둘렀습니다.
뜻하지 않은 행운을 준 오늘의 데이트는 예까지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 시립대에서
높은 하늘빛 가득 담아 놓은 배롱나무 꽃분홍 꽃잎이 배웅해줍니다.
어느덧~ 덥다,덥다소리 찾던 날이 엊그제인데
이불을 꺼내 덮게 된 날이고~
사람의 온기가 따사롭고 감미롭게 느껴지는 날이 되었습니다.
올 가을이 유난히 짧을 것만 같아 마음 한켠에 조바심이 나는 날들이지만
환상적인 하늘이 주는 경이로움에 취기오르는 나날의 설렘을
잘 모두어 뭔가 해내고 싶은 가을입니다. ^^
절실함으로 제 삶의 기다림이 멋지게 물들어가는 가을 날이 되면 참 좋겠단 바람을
오늘 뜻밖으로 만난 동자꽃이랑 꽃무릇에 실어 빌어봅니다.
높은 가을 하늘에 닿을 때까지 마음모을 것입니다. _()_ (20120907)
첫댓글 스마트폰을 장만하고부터 디카가 완존 찬밥이 되었습니다. 디카도 물론 좋은 것은 아니고 똑딱이이다보니 더합니다.
그럼에도 이제 똑딱이 디카라도 가지고 다녀야지 싶습니다.
사진을 넘 성의없이 찍어서 나누고 있구나란 반성인데,,, 고쳐지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듯도 합니다.
양해바래요.^^
이 정도로도 충분한 사실감이 전해 옵니다요ㅛ. 유래가石) 만나러 한 도전
.
스마트폰이 왼만한 디카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오더군요ㅛ.긴산꼬치풀이 눈에 쏘오옥 들
어 오는군요.만수봉 만나는 날이면 보곤 했
던 눈에 익은 곷이로군요ㅛ.동자
넘 애절하군요ㅛ.팔이두 쑥부쟁이 가을
향기 따라 애인(
하고픈 마음이 굴뚝이온뒤요.
가출한 켐코 때문에 조금
망설여 지는 팔이로
군요ㅛㅛ. 수고 하
셨습니다요ㅛ.
은빛물결님
가을이 화면 가득합니다.
좋은 사진에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갑니다.
실체 앞에 있는 저 그림자와 그늘...
그리고 바라보는 눈
ㅎㅎㅎ 꿈보다 해몽같으요~ㅋㅋㅋ
은빛님은 여행작가를 하셨어도 잘 어울렸을것 같아요 ㅎ
언제나 그러하듯
따스한 영상과 글이 마음에 쏘옥 안깁니다^^
헤~ 고맙습니다.
저 역마살이 있어 여행은 좋아라해요.
작가까진~ 아닌 듯하옵니다. 허나, 감사해요.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