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대학교에서 ‘조경 및 농촌시스템공학부’ 석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다. 본래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무슬림 가정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양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내가 13살 때, 어머니는 흡연으로 중병에 걸렸는데, 수년간의 투병 끝에 다행히 기적적으로 회복하셨다. 그 후 어머니는 기독교로 개종하셨고 나도 그 길을 따랐다.
학부 시절 나는 모잠비크의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는데, 학업에 몰입하다가 하나님과 멀어졌다. 대학 졸업 후에는 한국에서 공부를 계속하기로 했다. 당시 나는 이미 한국 드라마와 한국 음악을 즐겼었고, 결국 이것이 유학을 한국으로 오게 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2021년에는 처음 장학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에 왔고, 1년 동안 제주도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지냈다. 나에게 이 기간은 친절한 사람들과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멋진 시간이었다.
2022년 나는 마침내 서울대학교의 ‘조경 및 농촌시스템공학부’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기대와는 달리, 외국인 학생으로서 적응이 상당히 어려웠다. 외국인을 반갑게 맞이하지 않거나 대화에 소극적인 사람들을 종종 만났다. 또 문화적 차이와 여러 오해로 고립감을 느꼈고 우울증, 불안, 불면증,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시달렸기에, 올라오는 부정적인 생각을 잘 관리하고 수면을 위해 약물에까지 의존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서울대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상담 세션을 통해서 학교가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돕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매주 상담 세션을 방문해서 좋지 않은 모든 일에 자신을 탓하는 성향 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을 받았다. 예를 들어, 나는 학교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저 여자 머리 못생겼어”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내 잘못이야”라는 생각에 머리를 들지, 숨겨야 할지를 고민했다. 또 친아버지가 나의 탄생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나는 사랑받을 가치도 없다”라고 생각하며 자랐기에, 때때로 일어나는 자살 충동에 대한 관리 방안에 대해서도 상담했다.
나는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이내 공부에 흥미를 잃고 외로움도 너무 많이 느껴 대학원 과정을 중도 포기해야 하나 고민했었다. 그러나 중도 포기는 내 인생 실패의 징조라고 여겼기에 결국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2023년 어느 날, 담당 의사는 내가 복용하던 수면제가 효과가 없다며 더 강한 수면제로 바꾸어 주었다. 그 새로운 수면제를 먹었는데, 마찬가지로 잠은 오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말도 할 수 없었다. 정신은 깨어 있었지만, 몸이 마비되었고 두려움에 떨었다. 이때 나는 무심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셨다. 바로 ‘모잠비크 여성의 날’에 만난 모잠비크 출신 여학생이 나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스마트시티 글로벌융합’을 전공하고 있던 그 여학생은 집에서 나에게 자신의 연구 경험을 공유했고, 또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겠다고 했다. 거기서 나는 그녀가 내 손을 잡고 기도하는 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평안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나는 캠퍼스 내에 서울대학교회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국제예배에 초대받았다. 그렇게 나는 서울대학교회에 다니면서 변화되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우울증도 치유되었다. 나는 이제 매일 아침 일어나면 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에 감사를 드린다.
나는 서울대학교회를 다니면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뿐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을 살게 되었기에 진정한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나는 곧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건축 및 건축공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에서도 진학하여 계속 공부하게 된다.
나는 여전히 대중 연설에 대한 어려움과 같은 불안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 불안과 두려움을 하나님께 맡길 때,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나의 부족함을 채우시고 일하시며, 마침내 나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빛나게 하시는 기회임을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의 능력은 나의 약함 속에서 온전해지기 때문이다. 이사야 43장 1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라는 말씀처럼 말이다. 그렇게 예수님은 깨어진 그릇이었던 나를 받아주셨고 어둠에서 구원해 주셨다. 오직 나의 아버지, 나의 친구, 나의 구세주이신 주 예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