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았다.
차 만드는 일을 함께 했던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이제 남아있는 일들은
온전히 내
몫이다.
항아리에 담긴 차들은
낮으로 마당에 나가
햇볕과 바람과 구름과
새들이 풀어놓는
계절을 건너온 먼 머언
산과 들과 강과 바다의 노래를 듣다가
밤으로 방에 들어와
모차르트와 베토벤과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와 쇼팽과
비발디와 부르흐와 쇼스타코비치와
말러를 듣다가
수제천과
거문고와 가야금과
아쟁과 해금과 대금산조를 듣다가
두둑을 듣다가
이미자와 게리무어를 듣다가
정태춘과 지미스캇을 듣다가
로드맥퀸을 듣다가
검정치마를 듣다가
탐웨이츠를 듣다가
재즈와 블루스를 듣다가
락을 듣다가
장사익과 한영애와 강산애를 듣다가
제임스 브라운을 맥스밀리언해커를 듣다가
해이븐과 까를라 브뤼니를 듣다가
김추자를 듣다가
아주 가끔 밤하늘의
별빛과 달빛 우러르다가
아아 고맙습니다
이들보다 늦게 태어나
이런 음악을
찻잎들에 들려줄 수 있어서
차가 익어갈 것이다
첫댓글 차 맛이 왜그리 좋은가 했더니... 아름다운 선율을 가득품어서 였습니다😊
그렇게
시인은
차의 향기를 닮아가고
차의 맛과 빛깔은
시인을 닮아
깊고
그윽하게
다정하게
다
하
여
익어갈 것이다
몇 번의 계절만 바뀌어도
찻잎은
저리 내적 성숙을 하는데
익어서 맛이 드는데
향기 내어놓는데
수십 번의 해가 바뀌었건만
이내 몸
지혜의 발효도
인격의 숙성도 바이 없는
여전한 날탱이 탐욕덩어리
.. 두둑!..
하~
그래서 그랬구나ㅎ
시인은 아무나 하나^^
돈이아니것들과 누릴수 있는
시인님을 쏘~옥 빼 닮고싶으다..^
돈을 멀리하시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것이 알고싶다.
모두 떠나고
빈 들판에 남겨진
허허로움 같은 시간...
기어이 홀로 남겨진 심원재의 시간들...
구석진 맘 어딘가
왜이리 편하질 않지...ㅠ
심원제다의 지휘자이자 연주자~!
발효차의 길을 찾아 지극정성을 다하는 남준씨는 진정한 제다인이요. 차로 띄우는 지상의 편지는 천상도 감동 시키리라 믿습니다.
혼신을 다해 차로 시를 쓰는 시인,
혼자여도 혼자가 아님을 또 이야기 해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