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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이런일저런일 스크랩 한국의 신과 신령들
무진 박종복 추천 0 조회 20 12.05.08 21: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한국의 신과 신령들

신앙이 아닌 문학과 예술의 소재와 배경이 되는 환상세계의 관점에서 한국의 신령들의 발생을 보면 죽어서 된 귀신이 반, 나머지 반은 정령이다. 

자연이나 천계(天界)나 저승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정령적 신령은 죽은 귀신보다 대개 그 서열이 높다. 산신이나 수신, 지신 등이 그 예인데 이 산신이나 수신도 죽은 귀신의 영혼이 차지할 수 있다. 죽은 귀신이라 해도 영험함을 보이면 신령으로 격상되고 천신이 가택신보다 서열이 낮을 수도 있다. 인간에게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영험함을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사는 곳이 하늘이고 잘난 신령이라도 대우를 못 받는다. 따라서 우리의 신과 신령들은 대부분 귀신을 쫓는 벽사신이나 수호신적 성격을 지닌다. 

한국의 신과 신령들은 유불선이 토속의 샤머니즘과 결합된 것으로 오랜 세월동안 융합되는 과정을 필요로 했다. 다음에 소개되는 신과 신령들의 항목들 선사 이래로 조선 말기까지 주로 샤머니즘으로 다뤄질 수 있는 고대 신들과 무속과 민간신앙 그리고 이와 적절히 융합된 도교와 불가의 신들을 위주로 다룬 것이다. 신령들의 분류는 크게 각 군집별인 천신·가택신·산신·수신·지신·명부(저승) 등으로 크게 나누고 사람들의 신앙을 받는 정도·살고 있는 영역·관장하는 영역 등을 요약으로 가미하였다.



가택신들 [ 家宅神·Housekeeper Spirits ] ― 가신·집신

집과 집터 그리고 집안 사람을 지키는 신들. 사람들과 가장 친숙한 신들로서 방이나 부엌 뒷간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대부분 실체가 없는 정령들이라 박 바가지나 정화수·천·종이·곡식·돌멩이 등으로 신체(神體)를 만들어 모신다. 칠성신과 제석신은 불가 등에서 초빙된 신이며 크게는 삼신 할머니 등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들도 집 지키는 수호신에 속한다. 집 지키는 신들의 회원명부는 다음과 같다. 

집 짓는데 터가 필요하니 터주신, 터 다음에는 건물이 필요한데 건물의 성조신, 사람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게 먹는 것과 불이라 부엌의 조왕신, 먹으면 제 때 싸야 하니 되니 뒷간신, 물이 없으니 살 수 없으니 우물신, 밥만 먹고 살 수 없어 여타 소원을 빌어야 되니 칠성신, 오래 편히 살아야 되니 제석신이 있다. 살림이 커져 장독대나 뒷마당이 있으면 철륭신, 뒷간의 뱀이나 우물가 두꺼비의 모습으로 재운을 몰고 오는 업신,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근본인 조상 덕이라 조상신(혹은 제석신), 악귀와 액을 막는 대문신도 있다.



강님도령 [ Mr. Kang Lim ] ― 강림·강임

저승의 조직에 속한 명부(冥府)신이며 개성(個性)신. 염라대왕의 전령으로서 저승사자의 우두머리다. 강님은 원래 이승사람으로 원님의 전령인 나장이라는 직함의 젊고 총명한 행정가였다. 마을에서 발생한 기괴한 사건을 해결하고자 원님이 청탁을 해오자, 그는 염라대왕을 소환하는 전무후무한 능력을 보인다. 염라대왕이 잘 협조해 준 덕분에 사건은 해결된다. 염라대왕은 자기를 소환한 강림을 당시 괘씸히 여기던지 아니면 그 배짱과 신통한 능력을 높이 여겼으리라. 염라대왕은 강님을 저승으로 전격 스카웃 해버린다. 결혼도 못하고 이승을 떠나 죽은 귀신이므로 '도령'이라 불린다. 염라대왕은 특별히 강님도령을 총애하여 전갈을 전하고 여러 중요한 심부름을 시킨다. 도령신이나 다른 저승사자들 중에서 강님도령은 단연 으뜸이다.



걸립신 [ 乞粒神·Gullip ] ― 계면신

잡곡 따위를 구걸하는 신. 각설이나 시주승 따위의 잡신(雜神) 패거리로서 무당신이며 잡귀잡신이다. 하릴없이 밥 따위를 얻어먹는 천한 행위가 아니라 모금이나 시주에 가까운 행위라 춤과 노래를 불러주고, 곡식을 얻으면 그 대가로 복을 내린다. 무당이 되는 과정에 일조를 하니 소홀히 대접받지는 않는다. 걸립들은 외톨이들이 아니라 다른 잡귀잡신들처럼 주요 신과 신령들이나 힘센 귀신들의 세력에 저마다 속해 있다. 걸립이 속한 조직은 24개로 알려져 있으며 이 조직들은 전체 영계에서 중간 서열에 속하고 일부는 터주신이나 성주신으로 사람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하게 관계된 부류다. 이러한 후광효과가 걸립신들이 신령으로서 그나마 어깨에 힘주고 뒷전에서나마 제사상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굴왕신 [ Gul Wang ]

지신(地神)과 잡귀잡신에 속하며 무덤 혹은 낡은 집이나 동굴을 지키는 귀신 혹은 신령.

굴왕신은 일종의 터주신이다. 그런데 사람 사는 터가 아니라 죽은 자나 아무도 없는 터를 지킨다. 다른 신령이나 귀신과도 어울리지 않는 걸 봐서 고독을 즐기는 것 같다. 이 굴왕신은 땅속에 있어서 그런지 찌들고 추저분하며 더럽다. 오죽하면 '굴왕신같다'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무덤뿐만 아니라 또, 땅에 묻히지 않고 낡은 골방이나 동굴 같은 거처에서 죽어버린 자의 터를 지키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신령이라도 사는 데가 이러니 그 꼬락서니가 좋을 리가 없다. 굴왕신은 사람에게 괜한 해코지는 결코 안 한다. 무덤이 있는 자리에 사람이 집을 지으려고 한다면 반드시 훼방을 놓는다. 무덤 터에 일부러 집 지으려는 사람은 없으므로 굴왕신이 사실을 알려주고 경고를 해준다는 좋은 의미로 해석함이 좋겠다.



넋대신 [ Nuek DaeSin ]

죽은 사람의 유언을 사람들에게 전해준다. 명부(冥府) 넋대신 무리의 대표적인 신령이다 ― 넋대신 무리에 속한 것은 강님도령·일직사자·월직사자 등 저승의 사자들이다. 

넋대신은 죽은 자의 혼령으로 무당의 몸에 깃들인다. 따라서 일단 죽은 자의 혼령이면 어떤 혼령의 말도 대신하여 줄 수 있다. 무당의 입을 통해 죽은 자의 유언을 말한 후에는 적당히 얻어먹고 모습을 감춘다. 죽은 자를 완전히 대신할 뿐 쓸데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 그 모습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저승에 소속을 둔 이들은 자기 책무에만 충실할 뿐 다른 신령이나 귀신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다. 수명이 적힌 명부에 따라 수많은 혼백을 거둬가야 하는 저승의 사자와 마찬가지로 영적인 부음을 전하는 넋대신도 일처리에 있어서 냉철하고 완벽해야만 한다.



다자구 할매 [ Grandma Dajagu ]

설화로 유명한 죽령산 여신령. 죽령산신은 지팡이를 짚은 꼬부랑 할머니로 나타나 푼수처럼 야단을 떤다. 옛날 죽령고개에 나타난 흉악한 산적 패거리 땜에 원님이 골치가 아팠다. 그 원님이 할머니가 나타나 자기가 산적들을 재워놓을 테니 그 틈에 모두 때려잡으라는 것이다. 할머니가 산적 패거리 소굴로 갔다. 산적들이 할머니 여기 왜 왔수라고 묻자 할머니는 잃어버린 아들 찾으러 왔다고 하자 산적들이 별 의심 안하고 놀고 처먹더니 밤이 되어 자빠져 잠이 들었다. 그때 할머니가 다자구야! 하고 외쳐대니 기회를 엿보며 숨어있던 원님의 특공대가 산적들을 소탕해버렸다. 그래서 다자구 할머니라 불린다. 사실은 죽령산 여신령이가 산적놈들 때문에 사람들이 산에 올라 기도를 못 올리자 대신 나선 것이다. 이처럼 다자구 할매는 지혜롭고 해악이 넘치는 여신이다. 
☞ 신령에게 할머니나 할아버지라 할 때는 그 외모가 늙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기원이 조상뻘로 오래되거나 높은 영험함에 대한 존칭의 뜻으로 부르는 것이다. 하나의 여신령 혹은 귀신에 할머니와 각시라는 말이 혼용되어 쓰는 경우도 있는데 할머니라 부를 만큼 오래되고  영험함을 갖추었으면서도 아직 미혼의 젊은 여신령이기 때문이다.



대신 [ 大神·Daeshin ]

점을 관장하는 귀신 혹은 신령들에 대한 통칭 ― 반면, '대감'은 복을 내려주는 신령에 대해 붙인다. 

명두대신·작두대신·천하대신·지하대신·별상대신·선녀대신 등 신통력을 내려준다면 어느 신령이든 그 이름 뒤에 붙여 붙을 수 있다. 무당들은 보통 점을 볼 수 있으므로 대신을 하나씩은 모시는 셈이다. 무당들이 주로 모시는 열두 신령들 외에도 만신이라 하여 귀신들은 무수히 많지만 무당들이 점을 볼 수 있게 하는 신통력을 내려주는 신령은 오직 하나다. 그래서 극히 높이 칭하여 '큰신'이라는 뜻으로 붙이는 것이다. 이들 대신과 접신하면 무당은 몸만 그대로일 뿐 영은 그 신령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일단 접신이 되면 이 무당들을 또한 대신이라고 부른다. 명두대신을 모시는 무당은 애처럼 행동하게 된다. 박수무당(:남자무당)이 선녀대신을 모시면 여자처럼 꾸미고 어투와 행동거지도 여자처럼 된다.



뒷간신 [ Toilet God ] ― 변소각시·측간신·측부인

변소를 지키는 여신이라 해서 무시하면 안된다. 사람이 의사에 관계없이 해야 하는 일 중에 중요한 일이 배설이라, 뒷간신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이 냄새나는 여신은 성깔이  있어서 종종 히스테릭하고 심술궂다.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놀래키는 변소간 귀신이 이 여신의 장난질일 가능성이 크다. 뒷간은 (옛날에는) 집하고는 될 수 있으면 멀리 떨어진 후미진 곳에 지어놓아 그 기운이 무척 음(陰)하다. 썩은 처마에 뱀도 많이 들고 항상 눅눅하고 칙칙해서 뒷간신의 성격이 이 모양인가 보다. 집을 지키는 신인 경우 대개 그 신령을 상징하는 성체(聖體)를 만들어 놓는데 이 뒷간 여신의 상징은 뒷간 처마에 매달아 놓은 헝겊이나 흰 종이다. 아마 치마저고리쯤 되는지 싶다. 이걸 궁한 김에 뒤 닦는 휴지로 사용해 쓴다면 큰 화를 얻을 수 있다. 또, 똥통에 신발이 빠지거나 방금까지 있던 휴지가 별안간 없어진다거나 심하게는 치질에 걸리는 불행을 겪지 않으려면 뒷간신을 잘 섬겨야 한다.



마고 [ 麻姑·Mago ] ― 성모천왕(聖母天王)·천왕신령·천왕할미 등

지리산 산신령 중 천왕봉 신령으로서 무당들의 대모산신(代母山神)으로 추앙된다. 

마고는 늙은 노파의 모습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하늘에 살던 선녀로서 당시 모습은 키도 크고 체격도 우람하고 살도 희었던 여장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 중국신선전(神仙傳)의 마고파양(麻姑搔痒)이라는 고사성어와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선녀 마고의 손톱이 갈고리처럼 매우 길다. 거인 족이며 세상의 창조에 관여했다는 등의 설도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 강림한 '우리'의 마고 여신은 인간과 다른 영적 세계를 이어줄 자를 만들기 위해 내려온 것이며, 도력이 높은 법사와 부부가 되어 살면서 여덟 자매를 낳아 무당수업을 시킨다. 바로 하늘의 술수를 딸에게 전수하는 작업이었다. 그 딸들은 팔도 각지 무당들의 원조가 된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마고에 대한 신앙은 광적이었다. 무당뿐만 아니라 청춘남녀들도 많이 천왕봉에 올라와 기도를 하는데 워낙 지대가 높아 춥고 비바람까지 심해서 서로 부둥켜안는 일이 잦았다. 혈기 왕성한 남녀들이 살이 닿고 보니 보기 민망한 꼴이 많이 벌어졌다 하니 사랑의 여신이기도 할 것이다.



말명 [ Malmyung ] ― 만명(萬明)

신라 명장 김유신의 어머니 '만명(萬明)'을 무당의 시조를 삼아 일컫는 말. 김유신 모친의 이름인 '만명'에서 세월이 흘러 '말명'으로 변한 것으로 본다. 한편에서는 말명을 하릴없이 떠도는 잡귀 혹은 하인이나 종이 되어 죽은 귀라 일컫기도 한다. 전자에 따르면, 생애에서 특별했던 김유신의 능력은 그를 키워낸 어머니의 자질을 물려받은 것으로도 보인다. 만명부인은 무당들에게 신령으로 모셔지기에 충분한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선택한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사랑을 선택하려다가 궁에 갇혔는데 난데없이 날벼락이 문을 때려부수어 탈출하는 것 등 예사롭지 않은 일화가 전해진다. 반면 후자의 설에 따르면 신령이 아니라 별 볼일 없는 잡귀잡신의 일종이라 본다. 일생을 박복하게 남의 시중들고 잡일하며 살았으니 원귀에도 가깝다.



명두와 태두 [ Myung Du & Tae Du ] ― 동자귀신

명두 혹은 명도(明圖 : 무당의 청동거울)는 남자아이가 죽은 귀신이며, 태두는 마마에 앓아 죽은 여자아이 귀신이다. 나이 또래는 걸음마 하는 아이가 막 말을 뗄 때 정도다. 무당들이 대신으로 많이 모시는 것이 바로 이 명두와 태두이다. 이들은 엄밀히 따져 신령이기보다는 귀신이다. 그런데 해코지하는 원귀는 아니다. 미처 세상의 때가 묻기 전에 죽은 귀신이라 순수하고 해맑다. 그 때문인지 점보는 무당들이 선호하는 신령 중 인기제일이 이 귀여운 아기 신령들이다. 굳이 흠을 꼽자면 철이 없다는 것이다. 말을 하더라도 문맥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응 혹은 아니라고만 하든지 더러는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따라서 동자신을 통해 점보는 사람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곧잘 토라지거나 울거나 삐쳐서 가버리기도 한다. 무당이 아닌 보통 사람에게는 까르르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나 아기 우는소리 등으로 존재를 알린다.



바리데기 [ Barideagi ] ― 바리공주·지노귀새남

저승을 통틀어 관장하고 죽은 자의 저승길을 보살피는 여신. 바리데기는 본디 인간이었다. 아들을 간절히 원하던 부모가 일곱째 딸로 그녀를 낳고 실망 끝에 버리고 만다 ― '바리데기'는 '버리다'는 뜻이다. 세월이 흘러 죽을병 든 왕 부부가 일곱째 딸을 찾았다. 찾아서는 미안하다 사죄하지는 못할 망정 자기들 살릴 치료약을 찾으라고 서역의 저승으로 보내기 위함이다. 바리데기는 남자로 꾸미고 여행을 시작한다. 온갖 모험 끝에 치료약을 가지고 있는 무장신선에게 도착하는데 여자인 것이 그만 들통난다. 별 수 없이 부부의 연을 맺고 9년이나 바리데기가 아닌 부엌데기로 일하며 아들을 일곱이나 생산하게 된다. 바리는 부모 생각에 이제 헤어질 것을 결심하고 여태까지의 위자료로 약려수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약려수를 얻어다가 이미 숨이 끊긴 부모를 부활시킨다. 왕은 바리의 소원을 들어주어 만신(萬神)의 주인으로 명한다. 바리데기는 이후 저승의 여신이자 무당의 조상이 되고 서역 저승여행에서 사용했던 바리데기의 각종 도구들은 무당들의 제구로 사용된다.



부근신 [ 附根神·Shaman of Penis ] 

남성의 성기로 상징되는 신령들의 총칭 ― 일부에서는 '부군신(府君神 : 관청에서 모시는 신)'과 혼동되거나 아예 동일한 의미로도 쓰인다. 

아기를 점지하는 삼신 할머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근신을 섬기는 것은 남자 쪽에 아기 못 갖는 이유가 있을 경우다. 흔히 '좆바위'라 하는 것도 이 부근신에 속한다. 나무로 깎아만든 거대한 남성성기와 짚다발로 만든 것도 이 부근신령의 다른 형태이다. 애를 가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부녀자들은 좆바위의 돌가루를 갈아먹거나 남성 성기와 닮은 부근신의 성체(聖體)에 기원한다. 부근신의 실체는 다른 신령들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씨를 받았으나 양기가 아기를 잉태하는데 부족할 때, 남편이 못 준 부족한 양기를 부근신으로부터 얻는다. 양기를 주는 신령은 산신령일 수도 혹은 도당목(都堂木)일 수도 있다. 귀신도 아닌 높은 격을 지닌 신령이 인간 여성에게 양기를 준다는 게 그쪽 세계에서는 눈치가 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정체를 숨긴 채 좆바위 같은 것에 잠시 들렀다 은혜를 베풀고 가는지도 모른다.



산신령 [ 山神靈·Mountain God ]

산 혹은 그 산의 영역에 속한 물·나무·마을 등의 모든 터와 자연물을 관장하는 신령 으로서 하늘의 신들(天神)과 버금간다. 

산신령은 하늘에서 내려오거나, 산의 정령으로 자연발생한 경우, 인간이나 동물이 신령으로 화한 경우로 나뉜다. 하늘이나 산의 영기에 기원을 둔 산신령은 거의 여성신이며 우리가 짐작하는 것과 달리 산신령의 대부분을 이룬다. 기껏해야 사람이 신령으로 되는 경우에 한해서 남성신이다. 사람이 산신령이 되는 경우도 여러 가지다. 산신령의 남편으로서 소위 잘난 부인 덕에 신령이 되거나, 도를 닦아 경지를 올라선 사람이 산신령이 되거나, 높은 공덕을 지닌 장군들의 혼도 산신령이 된다. 오래 산 호랑이가 산신령으로 자처하기도 하지만 보통 산신령의 애완동물이 된다. 산신령은 종종 호랑이로 둔갑하여 나타나는데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산맥이 그 나라의 국토를 좌우할 정도이면 산신령을 모시는 일은 국가적으로 발전되고, 작게는 하나의 봉우리나 고개 혹은 마을 뒷산의 산신도 있다. 신에게 각 사당을 지을 여력이 되지 않을 경우 다른 신령들과 함께 모시는 집을 마련한다. 많은 신령들이 모셔진 건물에서도 산신령이 곧잘 그 신당의 주인으로 추대된다.



삼신 할머니 [ 三神·Grandma Samshin ] ― 삼성(三聖)신·산신(産神) 등

아기의 점지·출산·양육을 돌보는 세 명의 신. 

사람에게 나타날 때는 항상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삼신은 생명의 탄생을 다루므로 자애롭고 잘 노하지 않으며 신중하다. 또한 아기의 성별이나 선천적인 재능이나 외모까지 좌우할 수 있다. 아기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세 신이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음양이 잘 조화되어 어머니의 뱃속에서 생명을 시작하며 생명으로서 외형을 갖추도록 하고 출산으로서 세상에 나와 생명을 보이고 육아과정에서 환경에 적응하는 생명의 진정한 '완성(:3은 완성의 수)'을 이루게 한다. 따라서 아기가 돌이 지날 정도면 아기가 진정한 생명체로 완성되었다 하여 삼신들은 임무를 끝내고 떠나간다. 집안에 모실 때는 '삼신바가지'라고 하여 큰 박 바가지에다가 쌀이나 조 등을 넣고 한지와 금줄 등, 출산 전후에는 마른 미역을 얹어 간편하게 제를 올린다.
☞ 삼신의 같은 소리 다른 뜻으로 '①三身', '②三辰'이 있다. '①'은 부처의 세 가지 화신(化身)으로 영혼처럼 보이지 않는 비로자나불(法神)·고행과 수도로 정제된 아미타불(報身)·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석가모니불(應身)인데 부처의 수많은 화신들을 분류하기 쓰인 말이다. '②'는 민간신앙에서 많이 쓰이는 해와 달·별을 나타낸다. 한편, '삼성(三聖)'은 제주도의 삼성신화에 등장하는 혹은 환인과 환웅 그리고 단군을 삼성신 혹은 삼신(三神), 또는 산신 칠성신 독성을 삼성신이라고 하는 등 '삼신'과 마찬가지로 '3'이라는 조건만 갖춰지면 어떤 신을 가리키든 두루 쓰여 혼동하기 쉽다. 참고로, 계연수의《한단고기(桓檀古記)〉中 '태백일사' 편에는 서로 유사하나 다양한 삼신의 가설을 소개하고 있다.



서낭신 [ Sunang spirit ] ― 성황(城隍)신·도당(都堂)신·당신(堂神)

마을 전반의 일에 관여하고 마을의 터를 지켜주는 수호신. 

성주신이나 터줏대감이 가문이나 개인의 집터와 집 건물을 지켜준다면, 서낭신은 마을단위의 크고 작은 일들과 공동의 건물이나 마을길의 안전과 논밭의 풍년 그리고 마을의 번성을 위해 사람들을 하나의 집단체로 보살핀다. 사람들을 편애하지 않고 마을의 복과 항상 함께 하기에 존경을 받고 그 능력 또한 영험하다. 마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에 주로 살고 있다. 사람들은 서낭신의 가지에 나쁜 귀신을 몰아내는 색동의 천과 금줄을 드리우고 주변에는 황토를 뿌려 화장을 시킨다. 이 같은 치장들은 서낭신 고유한 양기(陽氣)를 더욱 돋궈준다. 악귀들의 아지트로서 음허(陰虛)한 나무귀신과는 사뭇 다른 점이다. 서낭나무 앞에는 마을 사람들 혹은 나그네들이 소원을 빈 역사인 돌무덤이 있다. 소원을 빌며 돌은 세 개를 놓으며, 한편으로 지날 때 세 번 침을 뱉으면 악귀가 떨어져 재수가 좋다고 한다.



선녀 [ 仙女·Female Angel ]

하늘에 일가를 이룬 여식들 혹은 신선으로서 하늘에 오른 여성신. 

옥황상제를 시중든다 묘사되는 선녀들은 이 중 한 부류일 뿐. 선녀는 하늘에 있는 신인(神人)들 중 여성을 가리킨다. 여신이 되지 못한 일반 선녀들은 하늘의 신인들끼리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가정을 이룬다. 인간과 다른 점은 선녀들은 신비한 불로장생의 선약으로 늙지 않으며 나이만 먹을 뿐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여성과 골격이나 체형이 같더라도 선천적인 신성의 피와 자란 환경 때문인지 말투나 행동거지에서 풍기는 자태가 인간의 것을 초월해 신비롭고 아름답다. 선녀들의 옷은 이승의 재료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늘거리기 그지없는데 선녀의 몸에서 발산되는 성스러운 광채 때문에 착각을 일으킨 것일 지도 모른다. 선녀들은 간혹 이승에 내려와 놀고 또 멱을 감고 간다. 이때 옷을 잃어버리면 그들은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신성을 잃어버린 선녀들은 인간과 관계를 맺어 애도 낳을 수 있다.



성주신 [ Sung ju : House spirit ] ― 성조신

집 건물을 지키는 신. 가택신 중 가장이라 할 수 있다.

터주신이 집터를 지킨다면 집 건물은 성주신이 지킨다. 집 건물을 지을 때는 터주신이 관장하지만 일단 건물이 세워지면 이 성주신이 자리잡는다. 성주신은 큰 마루(거실)나 대들보(기둥 혹은 천장)에 깃들여진다. 그냥 오는 게 아니라 다른 가택신들처럼 인간이 불러서 모셔야 한다. 성주신은 한 집안뿐만 아니라 가문 전체의 운명을 손에 쥐고 흔든다. 따라서 친인척이 모두 잘 되는 가문이라면 성주신이 보살펴 주기 때문이다. 성주신이 방정맞아 엉덩이를 들썩거리면 집이 무너질 지도 모르므로 항상 무게 있게 좌정해 있고 이러한 성품 때문인지 집안이 시끄러우면 아무 말 안하고 조용히 나가버린다고 한다. 따라서 근엄한 성주신의 정신을 산란하게 하는 요란한 부부싸움은 삼가야 한다. 성주신은 특히 집안의 가장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본다. 가장이 근면성실하고 가족을 잘 책임지면 가문 전체에 복을 내린다. 성주신은 비단 집 건물뿐만 아니라 커다란 여객기나 배에도 있을 수 있다.



소머리신 [ 神農·Cow head God ] ― 신농(神農)

농업·상업·의약·점술을 두루 관장하는 신. 

신농이라 하여 중국에서 더욱 유명한 신. 농사뿐만 아니라 약초를 이용한 한의학·팔괘를 이용한 점술·농기구와 악기의 발명·상술과 교역 등 다방면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신농은 용과 교감(?)한 여자로부터 태어났고 날 때부터 소머리와 인간의 몸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소머리신은 말 그대로 소머리를 하고 있고 손에는 곡식의 이삭을 들고 날 듯이 달리고 있다. 단군의 신하인 '고시'의 후손이라는 설도 있고 그 내력에 대해 신비하고 수수께기 같은 점이 많아 연구대상인 신이다.



쇠부리신과 수레바퀴신 [ Gods of Iron & Wheel ] ― 야철신·제륜신

철기시대에는 철을 다루는 기술을 그 나라가 얼마만큼 강대하냐 혹은 문명의 척도로 삼을 정도로 중요했다. 뛰어난 야철기술을 지녔던 고구려에는 이 철을 녹이고 두드리고 다듬는 각 분야의 전문가신들이 있었다. 야철신은 쇠부리신이라고도 하는데 그리스 신화로 치자면 헤파이토스쯤 된다. 제륜신은 수레바퀴를 만드는 신으로서 정교한 손기술과 기구의 설계를 담당한다.



신장 [ 神將·General of Gods ]

신들의 영역을 지키는 신 또는 주신(主神)을 호위하는 계층신의 통칭.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두 천상의 부대를 이끌고 있는 장군들이다. 그 중에는 옥황상제의 근위대인 백마신장도 있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뇌공신장과 벽력신장도 있다. 인격신(人格神)으로서의 관운장과 김유신 장군신 등도 군웅신(軍雄神)이라 유사하게 불리지만 군웅신은 인간의 영웅적 장군들이 죽어서 신령이 된 것이다. 반면 이 하늘의 신장들은 원래부터 신이고 원칙적으로 신들을 위해 싸운다. 신장들은 시시콜콜한 인간사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신들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마귀들과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더러 인간들을 위해 전투를 할 때도 있지만 신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어지럽히는 경우에 한한다. 그 명분이 큰 만큼 신장들의 신분도 높고 각기 속한 조직이 있는 만큼 위세가 등등하다. 각 신장들의 이름도 용궁신장처럼 속한 조직 혹은 주신의 이름을 따서 붙이거나 맹인신장·검무신장·둔갑신장 등 고유한 특성들을 따서 붙인다.



십이지신 [ 十二支神·] ― 십이신장(十二神將)·십이신왕(十二神王)

불교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으로서 삼국시대 전후에는 '약사경(藥師經)'이라는 불경을 외우는 자를 수호한다. 따라서 약사경을 외우면 십이지신을 소환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십이지신은 원래 천상에서는 불교의 각 보살들로서 저마다 사연이나 사명을 띠고 짐승의 얼굴을 한 신령이 되어 지상으로 내려온 것이다. 이에 도교적 사고가 결합된 해석에서는 각 열두 개로 나누어진 연월일시와 해당 방위를 지키는 신이며, 탄생년의 띠를 부여한다. 열두 신령은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로서 각 이 동물머리를 한 용맹한 신장(神將)으로 묘사되고 이들이 쥔 무기와 복장들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오방신 [ 五方神·Fiver Direction Gods ] ― 오제·오방대장군 

4방위와 중앙을 지키는 신. 오방에 있는 모든 신들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사방으로 들어오는 악귀를 물리친다 하여 곧잘 신장(神將)이라는 칭호를 붙인다. 

오방신은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존재하는 신으로 동양의 음양오행설과도 관계가 깊다. 색깔·사신(四神)·계절·하루의 시간·신체의 장기 등의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북쪽은 흑색·현무·물·겨울·21시부터 03시까지·심장, 남쪽은 붉은 색·주작·불·여름·09시부터 15시까지·폐, 동쪽은 푸른 색·청룡·나무·봄·03시부터 09시까지·비장, 서쪽은 흰색·백호·쇠·가을·15시부터 21시까지·신장, 중앙은 황색·황룡·흙·간 등이다. ― 워낙 오방신의 영역이 넓다 보니 이렇게 복잡한 신이 되어 버렸나 보다. 허나 부를 때는 간단히 색깔별로, 이를테면 흑제(黑帝)라 부른다. 오방신도 조직을 이루어 한쪽 방위의 신도 하나가 아닌 여럿으로 생각된다. 오방대장군이라 칭할 때 하늘의 방위를 담당하는 신을 일컬어 천하대장군이라 하고 지하의 오방을 담당하는 신은 지하대장군이라 한다. 마을 앞에 서 있는 장승도 실은 오방신의 신체(神體)인 셈이다. 
☞ 오방신장과 오방대장군을 구분 짓는 경우도 있으나 그를 둘러싼 가설들이 워낙 분분하여 여기서는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옥황상제 [ God of Heaven ] ― 상제·천제·천주·하느님·한울님 등

으뜸의 신. 하늘에 있고 우주만물을 만든 창조주. 모든 것을 지배하고 관장한다. ― 여기서는 도교적 자연발생설과 설화에 기원을 둔다. 

흔히 옥황상제의 일반적인 모습은 금지옥엽의 높고 화려한 관을 썼으며 이승의 것이 아닌 옷감으로 만든 옷, 그리고 몸과 얼굴에서는 빛이 나고 아리따운 선녀들이 시중을 드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그릴 수 없는 것처럼 옥황상제의 모습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옥황상제는 인간과 매우 유사한 희로애락을 지니고 있으며 신들의 사회에 인간이 일방적으로 부여한 서열은 이따금 무관한 것 같다 ― 옥황상제가 금강산을 구경하다가 더운 나머지 옷을 벗고 멱을 감았다. 금강산신령이 이걸 보며 물 더러워진다 하여 옷을 가져가 버린 전설도 있다. 일단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오면 하늘옷이 없으면 다시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옥황상제도 마찬가지다. 설령 바위가 된다 한들 상관없다. 높은 신들은 자신의 화신(化身·Avatar)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능력을 통해 옥황상제는 스스로 인간 세상에 내려와 두루두루 살핀다.



용신들 [ Dragon Gods ] ― 사해용왕신·용궁신·우물신 등

물을 지배하는 신. 

용은 태음(太陰)을 상징하니 물을 지배하는 신을 일컬어 용신이라고 한다. 엄밀히 말해 '용'과 '용신'은 같지 않다. 용신은 용 중에서도 일정한 영역을 맡은 용의 화신들이며 격이 높다. 도와 수련에는 끝이 없다. 인간이 도를 닦아 신선이 되고 신선이 도를 닦아 신이 되듯 용도 수련을 계속해 일정한 경지를 넘어 용신이 된다. 각자 맡은 영역이 작더라도 영험함이 탁월해서인지 어지간해서는 다들 용왕신이라 불린다. 

용신들 중에서도 동해 서해 남해 북해의 4가지 큰 바다(大洋)을 지배하는 신들을 통틀어 '사해용왕신(四海龍王神)'이라고 한다. 이 사해용왕신들은 용신들 중에서도 왕이고 큰 용궁에 살고 있어 '용왕' 혹은 '용궁신'이라고 한다. 단연 용신들 중의 으뜸이자 우두머리라 치겠다. 용왕들은 보통은 천인(天人)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산신령이 호랑이로 둔갑하듯 용왕들은 용으로 둔갑하여 나타난다. 용왕들은 용궁에 많은 신하들을 거느리고 있어 이들이 또한 용이니, 용왕의 명을 받고 나타나 임무를 수행하고 이들이 땅과 인접한 근해를 또한 다스린다. 

용신들의 조직은 체계화되어 있다. 비단 바다뿐만 아니라 강과 저수지·늪·폭포·시내·샘 등 지상에 있는 물의 신도 용신이라 한다. 가택신의 하나로 치는 우물신도 용신에 속한다. 바다의 용궁이 용신들의 중심인 수도라면 이 지상에 있는 물의 영역들은 용신들의 파견지라고 할 수 있다. 허나 모두 독립된 자치를 누리고 있어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물을 다스리는 관리로 되지 못한 평범한 용들은 용신으로 불리지 않고 그냥 하늘에 머물러 있다. 용신들은 물에 관련된 모든 것을 관장하는데 그 중 폭풍과 고기잡이 그리고 농사와 식수에 필요한 비 내림 등이 주요한 지배권이다.



이십팔수 장군성 [ Twenty eight General God ]

무속과 융합된 명리학에서 밤하늘 동서남북 4방위의 칠성신들을 일컫는다. 별의 정령으로서 육신의 형태로 나타난 적은 없다. 태양이 지나는 황도를 따라서 4×7는 28개의 장군성이 있게 된다. 태양의 궤적을 따라서인지 양기가 충만한 이 이십팔숙 장군성들은 악귀를 물리치는 힘이 아주 특별하다. 길을 가다가 귀신을 마주치거나 귀신들린 자에게 이 이십팔숙 장군들의 이름(名呼)을 줄줄이 말하면 사기와 악귀가 혼비백산하여 다 도망친다고 한다. 이렇듯 이십팔숙 장군성의 명호는 주문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하니 반드시 외워둘 것 ― 각항저방심미기(角亢低房心尾箕)·두우여허위실벽(斗牛女虛危室壁)·규루위묘필지삼(奎蔞胃昴畢? 參)·정귀유성장익전(井鬼柳星張翼? )



제석신 [ 帝釋神·Zesuk spirit ] ― 제석천·삼신(불)제석신

불교의 신들 중 하나·무속에서는 가택신(家宅神)에 속한다. 

집과 집터를 지키는 다른 신들과 달리 이력이 특별나다. 불가의 신이 집안으로 들어와 집안의 평화와 복을 주는 신이 된 것이다. 고대 불교에서 제석천은 하늘에서 그물을 휘둘러 아수라를 체포하는 등 큰 활약을 펼친 최고신으로 통한다. 부처의 조력자로서 동방을 지키는 신이면서 단군의 조상인 환인(桓因)이 바로 제석천이라 믿는 이들에게 조상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 이와 딴판인 이야기가 있다. 부처의 화신인 서역스님이 여행 중에 조선에 왔는데, 전생에 선녀였던 당금(혹은 당금아기)이라 불리는 여자를 간택한다. 이로서 젊은 처녀가 아이를 배고 세쌍둥이를 낳는다. 이 세쌍둥이가 삼신제석이 된다. 이 때 당금아기의 삼신제석의 모습은 크고 긴 코 하며 까무잡잡한 피부 등이 이국적인 혼혈 같다. 삼신제석이라 할 때는 산신(産神)의 기능도 포괄한다. 기원이야 어찌했던 제석신은 집안 사람들의 수명과 심신의 안녕을 관장한다. 불가에서 특별히 모셔온 신이라 대우도 소홀하지 않다. 조왕신·터주신·성주신 등 주요 가택신과 서열이 같고 안방에 주로 좌정해 있다.



조왕신 [ Jowang : Kitchen spirit ] ― 부엌신·부뚜막신·아궁이신

가택신으로서 부엌과 불씨를 지키는 여신. 각시나 할매라는 칭호를 붙이기도 한다.  

부엌의 신이 여신인 것은 사람의 여성들이 주로 일하는 곳이고 남성들은 잘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사는 데 가장 중요한 '먹을 복'도 내리고 입에 항상 맛난 것을 달고 그런 기회를 잘 얻는 자는 조왕신이 예뻐하기 때문이다. 조왕신은 또한 '불(火)'을 관장한다. 그렇다고 민가에 불지르고 다니는 악신이 아니라 음식을 조리하고 온수와 난방을 책임지는 인간생활에 이로운 불의 여신이다. 아궁이의 불씨를 관장하여 항상 양기가 충만하여 높은 격을 지니고 가택신 중 서열도 높다. 불이 귀한 시절의 조왕신은 당연히 대접받을 수밖에 없다. 조왕신은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 속에 있어 가마솥의 밥이 잘 익게 해주고 누룽지도 만들어주며 한 겨울에 구들장에 엉덩이도 지질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너무도 열심히 부엌을 보살피던 나머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새까만 그을음이 가득할 지도 모른다.



창부신 [ 倡夫神·Chang Bu Spirit ] ― 어릿광대신

전생에 노래나 춤, 기악 등 예능에 뛰어났던, '남자'가 죽어서 된 신령.

비록 귀신이나 남을 즐겁게 해주는 일만 큼 공덕을 쌓는 일도 없으니 죽어서 신령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창부신은 재수를 좋게 해주며 점을 보게 해주는 신통력도 있다고 한다. 창부신을 모시는 무당은 가무에 능하다고 한다. 창부신은 남자라도 생전과 마찬가지로 꾸미길 좋아해서 화장을 해야 직성이 풀리고 옷단장도 여간 신경을 쓰는 게 아니다. 광대나 소리꾼 등의 예능인들이 죽으면 이 창부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하리가망'은 순전히 여자창부가 된 귀신으로서 창부신과 달리 매우 간사하고 요사스럽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신령으로 치기에는 하는 짓이 사람을 홀리는 등 음탕하 서열이 낮은 귀신으로 분류된다.  



천둥과 번개신 [ Thunder & lightining Spirit ] ― 벽력신과 뇌공신

자연신으로서 천둥과 번개의 정령. 

천지가 진동하는 소리는 귀신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들 중 하나다. 뇌공신이 검은 구름 속에서 북을 두드리면 귀신들은 모두 도망을 치고 귀신들린 사람은 자지러지고 죄지은 나쁜 사람들도 가슴을 졸인다. 번개는 천둥보다 빨라 오기 전에 먼저 밤하늘을 밝게 하여 귀신들에게 경고를 해주지만 천둥의 북소리에도 도망가지 않는 잡귀가 있다면 가만두지 않는다. 번개의 정령이 순간적으로 발생시키는 엄청난 양(陽)의 기운은 하늘도 놀랄 만큼의 강한 파괴력을 지닌다. 찰나의 순간에 목표하는 음란하고 음습한 기운을 아예 증발시킨다. 이렇듯, 천둥과 번개의 정령이 함께 호흡을 맞추면 당할 악귀가 없다. 악귀들의 아지트인 나무귀신들은 이 두 파트너신의 주요한 퇴치대상이다. 벼락이 내리쳐 새까맣게 타버린 고목을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귀신과 신령들이 천둥번개처럼 싫어하는 것이 바로 '폭약'이다. 폭약은 천둥 같은 소리와 폭발하는 불꽃 등의 강력한 양기를 지니고 있다. 폭죽을 터뜨려 잡귀를 물리치는 것은 중국의 명절에서 흔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신령과 귀신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도 바로 화약시대, 석유 엔진 등의 폭발력을 이용한 과학문명 시대가 도래하면서부터다.



칠성신 [ 七星神·Seven Star Spirit ] ― 칠원성군·철성여래

밤하늘에 떠 있는 일곱 개 별의 신. 

민간과 무속뿐만 아니라 불가나 도가에서도 인기가 좋다. 원래 천신이자 자연신이나 가택신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칠성신은 모두 일곱 명으로 남자가 셋 여자가 넷 혹은 남자로만 일곱이라고도 한다. 신령들이 워낙 그 자태가 곱고 뛰어나 중성적인 면모가 많이 엿보여 사람들이 성별을 헷갈릴 수도 있겠다. 별의 각 이름들은 천추·천성·천기·천권·옥형·개양·요광이다. 불가에서는 칠원성군으로 대신 해 부르기도 하는데 4방위 중 북두칠성을 최고로 친다. 탐랑·거문·녹존·문곡·염정·제육·무곡이다. 여하튼 일곱 별의 신이 모여 다양한 영역을 관장하니 수명이든 재복이든 아기점지든 시험통과든 사람의 소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이 칠성신에게 빈다. 우선 정화수를 떠놓는다. 밤하늘에 뜬 칠성신이 좌정해 앉은 정화수의 수면을 바라보며 두 손을 비비며 소원을 빈다.



터주신 [ Tou Zu ] ― 터줏대감·지신(地神)·철륭신

터주신은 집터를 인간에게 허락하며 주로 재복을 내리는 정령이다. 집의 전체적인 기운이 나쁘면 그 안의 건물이나 집안 사람들이 잘 될 리가 없다. 이런 점에서 터주신은 가택신 중에서 가장 근본이고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 들고 건물이 세워져야 들어오는 다른 가택신들 중에서도 터주신은 맨 먼저 들어온다. 원래의 터를 지키는 신은 따로 지신(地神) 혹은 '지신할매'라고도 하는데, 터를 잡기 전에는 항상 이 지신에는 신고식을 한다. 이렇게 사람이 살 터전의 기초가 닦이면 터주신이 일단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가택신들 중에서도 남성신이고 제일 어른이니 곧잘 대감이라는 칭호로 불린다. 본채가 만들어지고 부엌이나 뒷간 등이 만들어지면 다른 가택신들이 하나 둘 들어온다. 터주신은 마당이나 장독대에 머물러 가택의 주신으로서 이들을 관망하기도 하는데, '철륭신'이라 하여 장독대신을 따로 부르기도 한다.



해랑신 [ 海娘神·Hae Lang ]

해랑신은 한반도 동해의 여신이지만, 용왕과 달리 바다를 지키는 게 아니라 바다를 통해서 재앙을 일으킨다. 나쁜 짓이 개인에게 저지르는 해코지를 넘어 재앙의 수준에 이른다면 아무리 나쁜 귀신이라도 신처럼 모셔진다. 이러한 점에서 해랑신은 호구별상과 같은 예라고 하겠다. 풍랑을 몰고 온다든지 그물을 찢어놓는다든지 고기가 오랫동안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다든지 바닷길을 잃어 표류한다든지 하는 동해에서 일어나는 재앙을 이 해랑신이 일으킨다고 한다.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가? 이 감정 예민한 여신은 원래 아리따운 처자였는데 사랑하는 남자를 바다 때문에 잃고 자기도 죽었다. 즉 해랑신은 처녀귀신이 신령으로 화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랑신을 시집 보내기 위해서 매년 나무로 남성 성기모양을 깎아다가 바쳤다. 해랑신을 모신 집에는 어느덧 남성의 성기가 주렁주렁 가득 차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왕 화끈하게 마무리짓자고 부근의 남성신과 결혼을 시켰다. 그 뒤로는 남자 성기를 깎아다 바치면 도리어 혼이 난다고 한다.  



호구별성 [ 戶口別星·Hogu Byel Sang ]

호구별상·별상마마·두신(痘神)·강남서신(江南西神)·큰마마·손님마마·홍진국대별상 서신국(西神國)마누라 등
마마(마마) 즉, 천연두를 몰고 오는 역병신 중 하나가 호구별성이다. 옛날에는 약이 없었으므로 이 호구별성이 침범하면 죽든지 곰보가 된다. 처용신화에서 그의 아내를 범한 것 즉, 곰보가 되게 한 것도 이 호구별성이다. 처용이 곰보가 된 아내를 용서하자 처용에 굴복하고 처용의 앞에는 얼씬도 안 할 것을 약속했다. 그래서 호구별상이 나타나면 처용의 얼굴을 흉내내 만든 탈을 들이대면 도망간다. 왜 그런 못된 질병을 일으키는 마귀와 같은 신을 신령이라 하는 걸까. 이 신은 별다른 미의식을 가지고 또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기의 맘에 드는 사람한테 특별히 곰보자국을 내리는 것일 지도, 정말 그렇다면 곰보자국은 호구별성식의 성형수술이나 미용문신이랄까 아니면 그와 관계를 치렀다는 정표인지도 모른다.



※ 환인(桓因·Hwan In)과 환웅(桓雄·Hwan Woong)

환인은 하늘의 천제(天帝). 즉 창조주이며 유일신인 하늘님을 뜻한다. 이 신의 아들이 환웅으로서 그 지위를 나타내는 천부인(天符印) 세 개와 따르는 꽃 같은 무리 3000을 데리고 지상에 내려온다. 태백산 성스러운 박달나무 아래 터를 잡고 그곳에 '신의 도시(神市)'를 세운다. 환웅은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라 아직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를 따르는 세 도사가 있는데 바람의 풍백, 구름의 운사, 비의 우사이다. 세 선사와 함께 사람들에게 여러 법도를 세우고 가르친다. 내공을 쌓고 환약을 먹어 신선이 된 환웅과 마늘을 먹고 부정을 씻어 인간으로 화한 웅녀는 서로 결혼한다.  



※ 단군 왕검 [ 檀君王儉·Dan Gun Wang Gum ] ― 단군신·단군천왕

환웅의 아들로서 한민족의 시조이자 신인(神人)이다. 당시 나라는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단군은 이를 무력이 아닌 교화의 덕으로 하나로 통합한다. 아사달에서 처음 '조선(朝鮮)'이라는 국호를 쓴다. ―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단군신은 이 왕검에 한하며《桓檀高記〉中 '단군세기' 편에 따른다. 천제(天帝) 즉, 환인(桓因)의 대리인으로 내려온 왕검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영적인 것을 다스렸다. 환웅에게 세 선인이 있었던 것처럼 그에게도 좋은 신하들이 있어, 땅을 다스리는 팽우(彭虞), 활과 화살의 성조(成造), 농사의 고시(高矢), 글자를 만드는 신지(臣智), 의학의 기성(奇省), 호적관리에 나을(那乙), 점술에 희(羲), 군대를 담당하는 우(尤), 단군의 아내가 되는 하백녀(河伯女)도 누에치는 일을 한다 ― 이들 중 몇몇도 훗날 신들의 탄생 및 역사와 관계되어 가히 신격(神格)으로 다룰 만하다. 130세 천수를 누린 후에 죽어 단군신의 원조로 추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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