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외모 관리
칙칙함보다 밝고 산뜻하게
◇ 나이들수록 밝고 산뜻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출처=Shutterstock
일반적으로 나이 들면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외모에 관심이 있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외모는 성숙하게 나이 든 내면의 자기 표현이자 자기 문화이며, 자기다움의 외적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 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차원에서 패션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특히 옷은 그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는 외부 모습이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자신의 내면 상태도 바뀐다. 외부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먹으면서 패션에 둔감해지고 대충 입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 출근을 하지 않거나 만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대충 입는 것이 습관화되어 패션에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
옷을 잘 입는 것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이전에 신성한 자기 몸을 귀하게 모시는 의례이기도 하다.
나이를 들면서 대부분 무채색의 칙칙한 옷을 입는다. 특히 홀로 사는 남성들은 홀아비 티가 옷에 묻어난다. 이왕이면 밝고 산뜻한 옷을 입는 것이 좋고 자기 개성이 드러나면 더 바람직하다.
나이 들면서 신경을 써야 하는 패션은 옷만이 아니다. 헤어스타일도 매우 중요하다. 2018년에 일본은 ‘그레이 헤어’라는 단어가 유행하였다고 한다. 중장년 여성들 사이에서 흰머리가 유행하였고, 염색 중단 경험담을 다룬 책이나 사진집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었다.
◇ 흰머리는 나이듦의 상징이며 삶의 연륜을 보여주는 요소이다. *사진=Shutterstock
이는 유럽 선진국도 마찬가지이다. 머리를 염색하는 것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젊음에 대한 강박관념이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이다.
오히려 흰머리는 나이듦의 상징이며 삶의 연륜을 보여주는 요소이다. 그것은 젊은이에게 자랑할 부분이지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니다. 나이듦이 자연스러운 것이 듯이, 흰머리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남는 문제는 흰머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이다. 그것은 오로지 마음의 문제이지, 흰머리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흰머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염색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
더 나아가 단지 흰머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유로움은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보다 더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과 존재를 바라보게 된다.
그에 따라 흰머리와 어울리는 표정, 흰머리와 어울리는 삶의 태도, 흰머리와 어울리는 옷이나 악세사리를 조화롭게 곁들임으로써 나잇값 하는 패션을 갖출 수 있으리라 본다.
이처럼 외모에 신경 쓰는데 주의를 집중해야 할 곳은 타인이 아니고 자기 자신이다. 자기 내면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패션의 기본 철학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은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과 같은 것이다. 어떠한 단풍으로 나이 들어가는 삶을 물들일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왕이면 곱게 물들어야 한다. 우중충하고 색 바랜 단풍이 되지 말아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얼마나 좋은 옷, 화려하고 근사한 옷을 입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패션으로 표현할 것인가가 고민되어야 하며, 그런 마음이 옷이나 모자, 신발 등으로 표현되었을 때, 그것이야말로 고은 단풍으로 물든 나이듦의 자기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계속>
글 | 김양식 객원논설위원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