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장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고, 영세 제조업체 난립으로 경쟁력을 점차 잃고 있는 남동공단. 기반시설이 부족해 물류·교통난이 날로 심해지고 공단의 슬럼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2006년 12월의 남동공단 모습이다.
남동공단이 이런 모습이 된 것은 지난 94년 세운 정책변경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는 당시 남동산단 3차 분양을 하면서 서울을 비롯, 수도권 내 소규모 중소기업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공장용지 필지 분할 최소면적을 1천650㎡에서 150㎡로 변경해 줄 것을 인천시에 건의, 시가 관련 조례를 개정해 준 것이다. 현행 공장용지 최소 분할 면적을 규정하고 있는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은 최소 필지 분할 면적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건축조례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인천시 건축조례는 건축물이 있는 대지의 분할 면적을 주거지역은 90㎡(27평)로 규정한 것을 비롯 녹지지역 200㎡(60평), 상·공업지역 150㎡(45평)로 최소 분할 면적을 규정하고 있다. 시의 필지 분할 기준 완화에 따라 남동산단 내 공장용지 필지 분할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소규모 업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단공의 남동산단 필지분할 현황조사에 따르면 2002년 13개 업체는 29개 업체로, 2003년 8개 업체는 17개 업체로, 2004년 10개 업체는 22개 업체로, 올들어 지난 7월 현재까지는 19개 업체가 필지 분할로 41개 업체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필지 분할 규모로는 330㎡(99평) 1개 필지가 4개 필지로 분할된 것을 비롯해 660㎡(199평)의 경우 14개 필지, 990㎡(299평) 22개 필지, 1천320㎡(399평) 29개 필지, 1천650㎡(500평) 87개 필지 등으로 분할된 것으로 나타나 큰 규모일수록 필지 분할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와 인천남동국가산업단지는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 남동공단 내 공장용지를 분할할 수 있는 최소 필지 면적을 대폭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 동안 남동산단 내 공장용지 소필지화는 입주기업체를 영세화하고 지가를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공장용지 필지 분할 최소면적을 150㎡에서 1천650㎡로 10년여 전으로 다시 되돌리려고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산단공이 공장용지 최소분할 면적을 규정하는 건축조례 개정을 요청함에 따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남동산단 내 입주업체들에 대해서도 의견수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중 산업입지연구센터 소장은 “공장용지를 일정규모 이상으로 유지할 경우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들의 입주를 촉진해 단지내 계열화와 협력체계의 구축이 용이한 반면 소필지화는 단지의 슬럼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또 소규모 필지분할은 잦은 부동산 거래를 유발해 공장용지의 가격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입주업체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지난 9월 21일부터 10월 13일까지 남동산단 800여개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32.9%는 내부도로 정체와 주차문제를 입지환경 어려움의 1순위로 꼽았다. 하지만 기존 소규모 입주업체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과 업종별로 필요한 공장용지 규모가 다를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