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정보원이 제공하는 파인애플의 주요 영양소에는 비타민과 브로멜린(Bromelin)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다. 파인애플을 넣은 고기 요리가 부드러운 건 브로멜린의 작용 때문이다. 바로 이 브로멜린이 과학적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브로멜린의 효능에 대한 여러 논문을 살펴본 결과, 어느 정도의 함암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펩타이드 연구 및 치료학의 국제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신선한 파인애플 주스에 들어있는 브로멜린이 난소암과 결장암 세포주에 대해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 및 대사」 학술지에 실린 다른 논문에선 생쥐의 종양 세포에 파인애플 식초를 넣었더니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했고 염증과 전이의 정도를 낮춰 암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 연구는 실험실에서 세포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여서 인체에 대해서도 동일한 효능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설립된 지 130년이 넘은 뉴욕의 암 치료·연구기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는 홈페이지 내 의학정보란에서 브로멜린이 일부 항염 효과가 있지만, 인체에서의 항암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해당 연구결과들이 대개 세포 수준의 연구여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개연성을 갖는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 "비타민 함량이 많은 파인애플을 유익한 음식의 하나로 먹을 정도이지, 입증되지 않은 효능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더욱이 브로멜린은 열을 가하면 파괴된다. 식품안전정보원은 파인애플을 통조림으로 만들 때 열을 가하는 과정에서 브로멜린이 파괴되기 때문에 통조림 파인애플을 불고기 잴 때 사용해도 고기가 연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