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이이잉]
책상위 폰의 움직임.
아침,
오늘만 4번째 받는문자
-탁
화면에 뜨는 몇 글자
<얘들아♡ 모두 2학년생활잘하구,같은반되면좋겠다!.잘지내∼!>
오늘은 중학교 2학년으로 진학하는 날
반배정도 오늘,
오늘 바로 2학년교실로 몸을 옴기는 날이다.
"희라야 빨리 와서 밥먹어-"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씻고 교복으로 갈아입긴 했지만
방학이라 항상 12시에 일어나다가,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일어나자니
몸이 영 내 몸이 아니다.
항상 같은 반찬으로 밥을 먹고 , 이를 닦고 거울을 보며 씨-익 웃어보이고선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2학년 첫 등교에 발을 들이민다.
쌀쌀한날씨.
교복치마속으로 찬바람이 숭숭 불어오지만,
새학기라는 것에 들떠 추위따윈 잊어버린지 오래.
-드르륵
8시를 조금 넘긴시간.
나보다 먼저 와서 교실을 지키고있는 학생은 1명뿐이다,
"어? 희라 안녕!" 환한미소와 함께 나를 반기는 친구.
"안녕 아름아,오늘도 일찍왔네?"
"응, 기대되잖아∼"
아름이는 의자에 올라가 연신 난로를 켜보려 시도를하지만,
난로는 열기를 줄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몇반이될까 , 누구와 같은반이 될까 , 잡담을 하는동안
교실은 기대감으로 꽉 찬 학생들로 붐볐다.
좀더 친구들이 모이고. 얘기를 하고. 선생님이 오시고, 어느덧 반배정
"지금부터, 선생님이 한명씩 불러서 나눠주는건, 생활기록부 인데-
여기에 반이랑 다 적혀있고, 따로 주는건 2학년 담임선생님한테 드려야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두근두근 떨려오기 시작하고..
"37번 김희라,"
내 이름이 호명됬다.
종이를 받아들고, 자리에 다시 앉아 종이를 쳐다보니 써있는건 ‘G’..
'G반...'
칠판을 쳐다보니, (G - 1반) 이라고 흰 색의 분필로 적혀있었다.
"희라야 너 몇반이야!?" 제일 먼저 아름이 달려와 반을 물었고.
나머지 친구들도 달려와 반을 물었다.
"나 G"
"어! 나도 G, 아싸!!" 같이 G가 된건 민정이였다.
나와 제일친한 친구.
"정말?!"
"오예!!!!희라야 우리같은반이야!! 어떡해!"
우린 기뻐하며, 갈라질 친구들과 인사를 나눈체 2학년 1반교실로
제일 친한 친구와 함께 향했다.
여기저기 기뻐하고 아쉬워하는 학생들의 표정.
"희라야, 우리 둘이 같은반되서 진짜 다행이다."
"같은반 될줄몰랐어, 친하면 다 떨어질줄 알았는데.."
1반앞에 몇몇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나와 같은반이 된 애들!
아는 얼굴이란 , 그냥 학원차 같이 탔던 애뿐.
옆반인 2반, 그리고 다른반들은 벌써 담임선생님이 오셔서 반안에 들어가서
인사도 하고 그러고있는데. 내가 된 1반은 선생님도 안오셨고, 문도 안열려져 있다.
"왜 안오시지?" 기다리기가 지루한지 민정이가 투덜댔다.
그때, 1학년때 같은반이었던 어느 남자애가 뛰쳐와선,
"야! 김희라,김민정 너네 여기반 아니야, 우리반 칠판에 적힌거,잘못된거래"
"그럼 희라랑 나랑 1반이 아니라는 소리잖아?"
"응 그러네, 야 그럼 G는 몇반이야?"
"몰라 니네가 알아서 찾아!"
할수없이 옆반 선생님께 G의 교실을 찾았고. 1반과 정 반대인 , 11반이었다.
다시 민정이와 11반앞으로 가니, 아이들이 많았다.
그중 다행히도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6학년때 같은반인 하늘이와, 그의 친구라는 혜민 .
어쩌다 보니, 하늘.나.혜민.민정 이렇게 붙어있었다.
곧 선생님이오셔 반에 들어갔고,
내 친구가 좋아한다는, 김세준도 있었다.
또 속말로 '논다' 가 어울릴 어느 여자도, 이름만 아는 애들도..
자리가 정해졌는데, 어쩌다보니 맨 앞자리였다. 우리 4명이서.
"앞자리라니! 이런∼!" 곧 민정이가 투덜대기 시작했다.
투덜대기 좋아하는 내 짝.
가만히 앉아 얼굴들을 보자하니, 혜민이가 예뻤다. 특히 머릿결이 정말 찰랑찰랑
안경을 썼는데도 예쁜얼굴.
"혜민아, 넌 예쁘다. 하늘이랑 비교가 안되,"
무심코 이런말을 내뱉었고, 3명이 막 웃기 시작했다.
그때 하늘이가,
"얘 공부도 짱 잘해! 막 전교 10등안에 맨날들어,"
"진짜?!!?!?!"
"응!"
혜민이는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제 우리사이에서 혜민이는 얼굴이쁘고 공부잘하는애로 인상이 심어졌다.
웃는모습이 이쁜 아이.
선생님의 말씀은 귀에 들리지 않았다.
쉬는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만 들릴 뿐.
4명이서 , 하늘이 빼곤 모두 폰이있다.
쉬는시간에 폰을꺼내 폰번호를 교환하고 만지작 거리자니,
어느 여학생 2명이 찾아와 폰번호를 주고갔다.
남강희.김영은
좀 놀랐지만, 친구가 되자는 뜻이었다.
새학기.
그렇게 몇일이 흘렀고. 어느정도 형태가 잡혔다.
하늘이는 따른 친구한테 가버렸고.
나,혜민,민정,영은,강희 이렇게 어울리게 된것.
행복의 나날들 이었다. 같이있는 시간은 웃는 시간이었고-
남다른 우정을 뿌리고 다녔다.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또. 새학기 첫날. 한눈에 꽂혀버린 남자가있었다.
무심코 주변을 둘러보며 애들의 얼굴을 입력시키는데,
정말 작고 하얀얼굴. 크진않지만 적당한 눈. 웃는 모습이 예쁜 아이.
머리는 단정하고, 키가 컸다.
정영재,
무엇보다. 관심이 간건 내 첫사랑과 닮았다는 점 그거 하나였다.
선생님이 뭔 말을 하던, 친구가 무슨말을 시키건,
내 눈은 그 영재에게 집중되었다.
그 날 하교길, 민정이와 집에가다 앞에 그가 있는걸 보았다.
단숨에 달려가 그를 붙잡고 , 무심코 내뱉은 말이라곤........
"야! 너 , ...너 .. 그 구레! 진짜 멋있다. 자르지말고 꼭 길러라?!"
이 한마디.
걘 내 이름을 모른다.
나는 이름만 알지 친한것도 아닌데.
얼마나 황당할까! 모르는애가 와선 구레를 길르라는둥 해댔으니..
아 민망해...........................
"킥킥...김희라! 너지금 뭐한거야∼"
"뭐,뭘∼"
민정이가 웃어대기 시작했다.
"아, 그만웃어∼!!"
"그래도 ! 아, 진짜 웃겨 , 푸하하하하하 , 뭐냐 그게 구레가 멋있다니!"
"......."
"쟤 좋아하지?"
"아니야, 그냥.. 원세훈이랑 닮아서"
"아.. 그 첫사랑?"
"응"
"그런거면 제 좋아하지마.나쁜거다,"
"누가 좋아한뎄니?!"
"응!푸하하하"
"김민정!"
"그 구레 꼭 길러라! 푸하하하하하하하∼∼∼∼"
"너 진짜!!!!!!"
"구레구레구레∼∼∼∼"
"야!!!!!!!!"
"나 간다 ! 구레 길러 구레∼"
내가 한 말들을 따라하며 저만치 멀리 달아나는 민정이.
인제 나머지 4명도 날 구레라고 불르겠구나..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먹다가,
수업을 받다가,
집에가다가,
잠자리에 들다가
온통 정영재 생각들로 머리에 빈틈이 없었다.
시간이 좀더 흐르자,
정영재랑 조금은 사이가 가까워 지고, 메신저도 알아내고 했는데.
계속 그가 원세훈으로 보였다.
"안녕 정영재"
"응 안녕-" 씽긋 웃어보이는 녀석.
"안녕 원세훈,"
"응 안녕" 나에게 웃어주는 세훈이
그렇게 보이고 들리는건 내 흐트러진 마음때문일까.
어쩌면 정영재로 가득차 빈틈이없는 내 머릿속은
단지 정영재로 가득찬게 아닌 ‘원세훈을닮은 정영재’ 라는 이름으로 가득찬 것일까.
오늘도 눈은 그를닮은 그 에게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