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은 두산에게 너무나도 잔인한 달이었습니다. 6월 월드컵의 시작과 함께 터진 두산의 연승행진을 기억하니 거짓말인가 싶기도 합니다. 2위자리를 위협하던 포스는 어느새 사라지고 4위자리를 놓고 다투는 입장인 기아와 SK에도 뒤진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때 5위와 5게임차로 벌려놓아 4강안정권이란 평을 받던 두산이 말입니다.
35전 14승 21패. 막판 두경기를 승리로 이끌면서 약간 회복시켰습니다만, 나쁜 기록입니다. 4강전에서 두산이 가장 밀려있는 이유는 SK나 기아에게 많이 진 탓도 있겠지만, 총체적 난국이라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정도로 투타 실력저하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뚝심이강했던 팀컬러도 어디갔나 무색할 정도로 역전패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1점차 승부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습니다. 작년 1점차 승부에서 거의 지지 않았을 정도로 강했던 두산은 이 시기에 1점차 승부가 13전 5승 8패입니다. (이것도 막판 삼성전 두경기가 승률을 조금 끌어올렸습니다.)
이와 대조되는, 두산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었던 6월의 승률을 보면, 19전 14승 5패로, 70%가 넘는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1점차 승부 7전 5승 2패) 7~8월과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두산은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요? 무엇이 두산으로 하여금 3위에서 6위로 끌어내린 것 일까요?
*마운드
6월까지만 해도 유일한 2점대 방어율 짠물투구를 선보였던 두산. 3.38로 많이 높아진 방어율이지만 그래도 8개구단중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발진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박명환이롯데전에서 갑작스레 볼넷퍼레이드를 하다가 강판되어 (부상이라고 합니다) 나오지 못한것을 빼고는 말이죠. 김덕윤 선수가 삼성에서 트레이드되어 왔다는것도 빼면 선수단의 변동은 없습니다.금민철과 김명제가 박명환의 공백을 100% 책임져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선발진은 제역할을 여전히 해주고 있습니다.
[1] 선발진
1. 리오스 방어율 2.62에 무려 185이닝을 던진 그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이닝이터입니다. 리오스가 7회 이전에 내려가는 일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적은 9승 11패로, 아직 10승고지도 밟지 못했습니다. 역대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는 리오스가 성적은 최악을 달리고 있는 이유는 역시 타자들탓이 큰듯 합니다. 그는 6월이나 8월이나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두산의 하락세에 리오스의 책임은 1%도 없습니다.
2. 랜들 막판 SK와의 경기에서 얻어맞은 것을 빼고는 그 역시 방어율 3.36으로 두산마운드 평균수준입니다.다만 8월 방어율이 많이 높아진 것이 약간 불안해 보입니다. 그의 성적은 12승 6패.. 리오스보다 더 좋은 이유는 또 역시 타자들의 공헌이 큰 듯 합니다. 랜들은 시즌초반부터 희한하게 다른투수들과는 달리 득점지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랜들이 나오는 날은 으레 두산타선이 터지곤 했죠. 운이 좋은 투수라고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기복없는 투구를 해주었기에 승수를 많이 쌓을수가 있었죠.
3. 김명제 올해 가장 승리와 인연이 없는 투수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승과는 무관한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시즌초반 중간계투로 나와 두산의 허리를 책임졌지만 그다지 성적은 좋지 못했고, 선발로 나와서는 매우 눈부신 피칭을 몇번 해주었지만 그때마다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는가 하면 중간계투들이 불을 지르거나 타선의 지원이 빈약해 번번이 승리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4.63으로 선발진중가장
높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발로 나오면 좋은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그의 승수(0승 9패)는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는 오히려 6월보다 8월 성적이 더 좋습니다.
4. 이혜천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전업한 그는 방어율 2.28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 류현진에게 1위를 빼앗겼죠. 쟁쟁한 두산 투수들 가운데서도 가장 짠물 투구를 펼치고 있는 이혜천.. 정말 극강의 방어율에 이닝당 삼진 0.8개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의 성적은 4승5패...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습니다. 언제나 승리요건을 채우고 내려오기는 하지만 불펜 투수들은 그의 승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타자들도 이혜천이 등판하는 날에는 2점이상 뽑기 힘들어합니다. 리오스보다도 오히려 더 득점지원이 빈곤한 불운의 선수... 방어율은 8월들어 더 좋아졌지만,승수는 하나도 쌓지 못했습니다.
5. 금민철 서동환의 공백을 훌륭히 메꾸어주는 투수로, 대 LG전 전용에 가깝게 로테이션이 맞추어져 있습니다.왼손투수이기 때문에 왼손타자가 많은 LG전에 주로 등장하는 모습입니다. 성적은 선발로 5번 나와3승을 기록하고 있고, 이중 LG전의 승이 2승입니다. 이 선수는 LG전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성적이좋지는 않습니다. LG전에서는 7이닝 1실점이 두번 있고, 모두 승리를 챙겼습니다. 8월 들어서는 성적이 좋지 못합니다. 볼이 많아지기도 했죠. 어느 하루는 볼이 스트라이크보다 많은 적도 있었습니다. (3회에 강판됐죠.)
선발진은 그다지 문제가 있는것 같지 않군요. 그럼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요?
[2] 중간계투& 마무리
1. 김승회 7~8월 두산 하락세에 가장 많은 책임이 있는 선수라고 할수 있습니다. 6월의 엄청난 포스.. 안타도거의 맞지 않아, 권오준에 필적할만한 선수라고 두산팬들 사이에서 칭송이 자자했으나, 7월 이후 점차 불을 지르는 횟수가 많아지더니 급기야 8월들어서는 등판만 했다하면 안 타를 얻어맞을 정도로동네북으로 전락했습니다. 방어율은 6월달의 영향 때문에 3.6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두산팬들은 김승회가 나오면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합니다. 6월 12경기에 2자책을 기록했으나 7~8월 19경기에 나와 17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홀드도 6월~7월 초기 9홀드를 기록했으나 그 이후 4패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승회만 탓할수 없는 이유가, 그와 함께 두산의 허리로 활약했던 김명제,금민철이 갑작스런 박명환의 부상으로 선발로 전업했다는 것입니다. 6월 말부터 그는 혼자서 두산의 허리를 책임지기 시작했으며, 김덕윤의 영입 전까지 혼자서 마운드를 떠맡았습니다. 자연히 땡볕에 체력저하가 심해졌고, (워낙 땀이 많은 선수라 )결국 이지경까지 온 것입니다. 다행히 김덕윤의 영입으로 그가 쉴 기회가 많아졌고, 앞으로 박명환도 중간에서 도와줄 것임으로, 김승회가 체력을 회복하면 다시 6월의 포스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2. 김덕윤 8월에 투입되기 시작, 몇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 3승을 챙기고 있습니다. 김덕윤이 롱 릴리프로서 잘해주고 있긴 하지만 왠지 승리를 탐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선행투수가 남긴 주자는 전부 홈으로 불러들이지만 이후 철벽같이 막아내고, 두산의 타선이 폭발하여 승리를 챙기곤 합니다. 물론 김덕윤선수가 일부러 그런짓을 하지는 않겠습니다만(누가 두산의 타선을 믿겠습니까?? -_-;;)자꾸 이런일이 반복되니 우연히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김승회 혼자 도맡던
중간계투를훌륭히 도와준다는 면에 있어서 이번 김덕윤 트레이드도 두산의 작품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김덕윤 덕분에 허리가 튼튼해진 두산은 7월 중순~8월 초기보다는 나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3. 정재훈 요즘들어 블론세이브가 잦아진 느낌입니다. 안타도 여러개 맞았습니다. 6월에 9경기에 나와 전부세이브를 기록했던 그가 7월들어 서서히 세이브횟수가 줄기 시작하더니, 15경기에서 8세이브를 챙긴, 어찌보면 붙박이 마무리로서 매우 안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3패중 이 기간에 2패를기록하고 있습니다. 7월 7일 SK전 모두 기억하실 것입니다. 역전 만루홈런을 얻어맞은 정재훈. 그날 이후 충격이 컸는지 좀체 예전기량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떨어진게 아닌가 했지만 얼마전 그의 기사에서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그는 스스로 정통파 투수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무기는 역시 낙차큰 포크볼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요즘 그 포크볼의 위력이많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역시 그도 7~8월 두산의 하락세에는 약간의 책임이 있어 보입니다.
마운드에는 중간계투와 마무리가 약간 불안해진것이 두산의 하락세를 부추기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같은 상황에도 타선이 불을 뿜는다면 상쇄하고도 남겠죠. 하지만 두산의 방망이는 7~8월들어 더욱더 안좋아졌습니다. 안타수는 8개구단중 6위이며, 득점률은 더욱더 빈곤합니다. 요즘들어 두점베어스라는 별명이 다시 부활했죠. 안타수는 811개에 득점은 333점으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단타가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많구요, 찬스때 해결해줄 해결사의 부재는 여전히 고질병입니다. 김동주가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감이 잡히지 않아서인지 찬스때 병살타가 매우 많습니다. 점차 상대 투수들도 김동주를 오히려 투구수 줄여주는 타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장타력이 감을 찾아야 두산은 안경현-김동주-홍성흔-최준석으로 이어지는 막강 거포타선을 다시 보유하게 됩니다.
장원진의 부진도 두산의 하락세를 부추긴 원인 중 하나입니다. 8월 초 SK전에서 쓰리런 홈런을 날리며 화려한 노장의 재기를 알렸던 그는 그후 갑자기 슬럼프에 빠져 35타수 5안타의 극도의 부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7~8월 잔인한 두달을 보내고 6위를 마크하고 있지만 두산의 4강 가능성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동주가 드디어 안타수를 조금씩 늘려가며 안정을 찾고 있고, 연일 불방망이를 보여주는 홍성흔, 예년과 달리 에러가 가장 많아졌지만 공격에서 불을 뿜는 손시헌, 8월 막판 무려 3개의 결승타를 뽑은 해결사 안경현. 조금씩 타선이 살아나는것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희망적인 것은 김경문 감독이 드디어 번트를 대는 감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7~8월 극도의 득점력 빈곤에 김경문 감독의 성격도 한몫했죠. '내 사전에 번트는 없다.' 덕분에 병살타가 급격히 늘어난 두산타선에 김경문감독의 마음도 흔들렸던지 엊그제 경기부터는 적극적으로 찬스때 번트를 대고 있습니다. 화끈한 공격야구도 좋지만, 지금 두산의 타선을 보았을때 강공으로는 오히려 찬스를 말아먹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뿐입니다.
이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7~8월 쇠퇴를 거듭했던 두산이 8월 막판의 상승세를 안고 가을잔치에 합류할수 있을지. 두산팬들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을잔치에 꼭 나가서 가을잔치에 유독강한 두산의 면모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혹시 네이버에 글 쓰셨나염? 네이버하고 글이 똑같넹..^^ 글 잘봤습니다.^^
설마여...^^ 네이버에서 퍼 왔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