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시는 분들 많을텐데,
잠실구장 앞에는 포장마차(?)가 참 많았죠.
트럭에서 제육볶음이나 떡볶이 홍합 오뎅 같은 걸 팔고 아이스박스에 담아둔 소주와 맥주를 파는 곳
대충 편의점 플라스틱 의자 같은 데 앉아서 먹거나 그나마 사람이 많으면 돗자리 깔고 앉아서 먹습니다.
길거리 음식 치고는 비싼데다 먹어보면 맛도 없고
화장실이 멀어서 술먹기 좋은 분위기는 아닙니다만
야간 경기 끝나고 신천으로 옮기기엔 뭔가 시간이 애매한 평일 밤에 자주 갔었죠.
특히 2002~2006년에 거기서 술 참 많이 마셨습니다.
그집에서 1차 하고 집에 갈 사람들 가고, 나머지 멤버는 신천으로 옮겨 올나잇 하고 다음날 또 야구장에 갔었죠.
새벽 6시쯤 헤어지면서 '내일 봐, 아니 이따 봐~' 하고는 또 그날 저녁 야구장에 가던 시절
06년 준우승때, 한국시리즈 6차전 끝나고 거기서 술마시다가 회원들 몇명이 막 울고 그랬던 기억도 납니다.
우리 단골집 주인 아주머니는 원래 금호동에서 주점을 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투잡이었죠.
야구장 가기 전에 들러서 인사하면
날 더운데 물 챙겨가라고 얼음물 몇개씩 서비스로 주고 그랬어요.
밥 먹었냐고 물어보고 안 먹었다고 하면 부침개도 한장 부쳐주고.
그래도 사장님 입장에선 남는 장사죠. 경기 끝나고 열댓명씩 몰려 오니까.
(이 분이 술값 계산은 정확합니다. 시키지도 않은 안주를 서비스처럼 막 주시는데 나중에 보면 다 계산된 가격 ㅎㅎㅎㅎ)
단골집 사장님 남편분이 두산 팬카페 회원에게 박명환 유니폼을 선물로 받으셨는데
2003년 시즌 끝나고, 한동안 못봐서 아쉬울거라며, 내년에도 꼭 오라고 저한테 선물로 주시고 그랬었죠.
("사장님, 저 한화팬인데?" 했는데도.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막 주시던 기억이;;;;;)
우리가 가던 포장마차는 '베사모(두산카페)'도 단골이어서
두산전 끝나고 거기서 술 먹다가 두산 카페 분들이랑 친해져서 같이 마시고 그랬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다음카페 중심으로 팬클럽 회원들끼리 종종 교류가 있었는데
그 '사교의 장'이 바로 잠실 앞 포차였죠.
팬클럽 회원들끼리는 서로 자기네 팀 응원가 부르고 놀다가
정신 좀 멀쩡한 사람 한두명이 술병 들고 타팀 테이블 가서,
"아 오늘 경기 재밌었어요. 나 한화팬이지만 OOO도 좋아하는데" 하면서 괜히 말걸고 그랬죠.
만취자가 있을 때는 좀 위험(?)할 수도 있지만
다들 팬카페 이름을 내걸고 있는거라 싸움이 나거나 그러진 않았네요.
여담입니다만, KIA와 삼성 카페도 그 집이 단골이었어요.
2006년 WBC앞두고, 8개구단 팬클럽 운영자들이 모여서 국가대표 공동응원단 만들자고 회의를 했는데
그때 모인 곳이 그 포차 사장님이 운영하는 금호동 주점이었습니다.
그렇게 포차를 자주 드나들었는데,
단속이 심해지면서 그 가게들이 싹 없어졌죠.
그래서 야간 경기 끝나고 잠실 뒷풀이도 좀 시들해졌는데
이 포차가 언제부터인가 슬슬 다시 생기더니, 요즘엔 다시 활황입니다.
사장님들은 좀 바뀐 것 같고, 메뉴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만
불 환하게 켜진 포차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네요.
야구장 앞 포차에서 밤늦도록 술취해 '최강한화' 외치던 그 시절 올드 회원님들
조만간, 잠실에서 한잔 할까요?
야구장에서 먹는 맥주가 참 맛있지만,
야구 끝나고 먹는 술이 사실은 더 맛있잖아요.
첫댓글 갑자기 포장마차 생각하니 쏘주가 땡기네요 저도 언젠가는 회원분들과 잠실앞 포차서 한잔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글읽다보니 갑자기 술 무지 땡기네요 ㅋ 지난 삼성전 내내 막걸릴 마셔서 오늘은 쉴라그랬는데
오오오 좋겠다.
요샌 가면 꼭 애들이랑 같이 가니 경기 루 뒤풀이는 언감생신. 총각 때가 그립습니다.
대전 사는 저로서는 홍명상가 뒤쪽 포차거리 없어진게 참 아쉽더군요.
그 멤버는 아니었지만 이야기만으로 굉장히 그리운느낌이네요. ㅎㅎ
여름엔 모기도 많아요ㅎㅎ 그래도 거기서 한잔하면 좋다는!!!ㅋㅋ 함께해요~
그 포차에서 1번선발님 첨 봤었던 기억이 나네요^^
외국인이만든....응원을포함...두산팬들과...교류의시간이기도했던...
그곳이부활했나보네요....취중천국이라는....없어진아지트와더불어....
야구장앞 포차....1번선발님글을보니....ㅋ ㅑ 소리나게되네요ㅡㅋ
아~ 어제 회식하다가 잠실앞에 포차 이야기 나왔는데~
그립네요~
어제 경기 끝나고 나가다가 잠시 고민했지요.... 여기서 마실까 말까 ㅎㅎ
경기 끝난 시점에 잠실구장 앞을 지나면 포차에서 술마시는 분들 노래 소리만 듣고도 -- 아 오늘 어느팀 경기 있었구나 알수 있었죠 ㅎㅎㅎ 부산갈매기 나오면 롯데 남행열차 나오면 기아 - 가끔 곱창복음 먹었는데 그다지 맛이 없어서 -- 차라리 신천가서 먹지 하고 생각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