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미인도 유감 (본인이 자신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데....)

[난계]

미인도하면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미인도가 대표적이기는 하지만

화가라면 누구나 나름대로 미인도를 그렸다.

신윤복의 미인도와 채용신의 미인도,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논란 중인 미인도를 소개한다.

신윤복 / 미인도 / 18세기 / 비단에 채색 / 113.9 * 45.6 cm / 간송미술문화재단.

문화재청에서는 금년 1월4일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미인도는 이제 보물이 된다.

번역.

盤薄胸中萬化春 (반박흉중만화춘) 가슴속 가득 서린 온갖 연정

筆端能與物傳神 (필단능여물전신) 붓끝으로 능히 인물의 신정(神情)을 전하도다. 

그림 속 여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초상화 수준으로 그린 미인도이다.

여러 겹의 속옷을 입어 부풀린 치마와 착 달라붙은 저고리는 당시에 유행하던 하후상박의 스타일이다.

머리에도 가체를 올려 아래의 치마와 균형을 맞추었다.

화장기 없는 청순한 표정은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미인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단정한 가체머리, 곡선을 이룬 눈썹, 청조한 눈매, 아담한 코와 입, 흘러내린 머리카락,

긴 목과 작은 어깨 등이 미인의 기품을 보여 준다.

그런데 이 그림 속 미인의 동작이 예사롭지 않다. 옷고름을 풀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마지막 끈 하나만 잡아당기면 옷고름이 풀릴 터인데, 악세사리로 달았던 노리개가 떨어질까봐

한 손으로는 노리개를 쥐었다. 긴장감 넘치는 극적인 순간이다.

이 미인 앞에 누군가 남성이 앉아 있다고 가정해 보면 그럴듯하다.

어쩌면 그 남성은 신윤복 자신일수도 있으련만,

미인은 신윤복이 지극히 사모하던 정인(情人)을 그린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더한다.

그림 왼편에 쓴 시구처럼 가슴 속 가득한 연정을 붓끝에 담았다는 신윤복의 심경이 애틋하게 다가온다.

그림 속 미인이 누구인지는 신윤복만이 알 뿐이다.

                                                                                                    

팔도미인도 (석지 채용신)                                                                                                     

석지 채용신(1850~1941) 은 무관 출신으로 전통적인 화가의 길을 밟지 않았음에도 사물을 한 번 보면 잊지     

않고 붓으로 그려냈다고 전해질 정도로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닌 화가였다.

22세 때 흥선대원군의 초상화를 그렸으며 1899년 태조 어진 모사 제작 때 주관 화사로 발탁되어 주관했다.

채용신은 <고종어진>  이후 <최익현상>.<운낭자상> 등 다양한 계층의 초상화를 비롯해

화조화, 인물화 등에 극세필을 이용하여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려냈으며 서양의 사진술에 영향을 받아

전통을 계승 하면서도 자신만의 화풍을 구축했다.   

<팔도미인도>는 한성(서울), 경상남도 진주, 경기도 화성, 전라남도 장성, 충청북도 청주, 정평(함경도 의주),

평안남도 평양, 강원도 강릉까지 8도의 지역별 대표 미인을 그린 전신상이다.     

가채를 얹은 풍성한 머리, 치마 끝에 살짝 나온 버선발, 젖가슴이 드러나는 짧은 저고리,

가녀린 팔을 연상시키는 좁은 소매, 풍성한 치마는

신윤복 <미인도>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이 작품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19세기 미인도의 전통을 계승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피부.치아.눈의 흰자위는 하얗고 (三百),

머리카락.눈썹.눈동자는 새까맣고 (三黑),

볼.입술.손톱은 붉은 (三紅)

조선시대 미적 취향을 반영한 미인도의 특성과 더불어 교훈의 목적을 가진 초상화의

특성이 동시에 나타난다. <팔도미인도>는 당시 실제 인물을 상상하여 그린 추화(追畵)이다. (안내문)  

강릉미인 일선과 평양기생 계월향.

정평(함경도 의주)미인 취련과 청주미인 매창.

장성 관기 취선과 화성 관기 명옥

진주 가인 관기 산홍과 한성 관기 홍랑.

강릉미인 일선은 이마가 높고 넓어 서글서글한 인상이고

평양 미인 계월향은 턱이 뾰족하고 광대뼈가 도드라지지만 이목구비가 작아 전형적인 미인이다.

계월향은 절세미인에 가야금과 춤을 잘 추었다. 김응서 장군의 애첩으로 평양성 탈환시 왜장을 죽이는데

공을 세워 진주의 논개와 더불어 2대 의기로 불린다.

함경미인 취련은 입술과 눈이 작으면서도 맵시 있고

청주미인 매창은 다소곳한 모습이 기품있다.

매창(1573,선조6-1610,광해군2)은 조선 중기의 기생이며 여류시인이다. 본명은 이향금(李香今)이고 자는

천향(天香). 호는 매창(梅窓)이다. 계유년에 태어났으므로 계생(癸生)또는 계랑(癸娘,桂娘)이라고도 불렀다.

아버지는 아전 이탕종(李湯從)이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 당대의 문사인 유희경, 허균, 이귀 등과 교우가 깊었다.

37세에 요절한 매창은 부안에 묻혔다. 정인이였던 유희경과 주고 받은 시 중 한편이 도봉산 입구 시비에

새겨 있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라.

장성 미인 취선은 눈이 크고 눈섭이 길어 아담한 느낌이고

화성 미인 명옥은 기다란 눈과 코가 매력적이다.

진주 미인 산홍(山紅)은 얼굴이 아름답고 서예도 뛰어났다.

을사오적(乙巳五賊) 중 한 명인 이지용(1870~1928)이 1906년 진주로 왔을 때 그녀를 보고 마음을 뺏겨

천금을 줄 테니 자신의 첩이 되어 달라고 했으나

"역적의 첩이 될 수는 없다"하여 단번에 거절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일을 두고  매천 황현(1855~1910)도 그녀의 기개를 높이 사

<매천야록>에 그 때의 일을 기록해 두었으며  매국노에게 당당히 맞선 의기(義妓)로 불리게 되었다                                                     

한성 관기 홍랑(洪娘)은 본래 함경도 홍원에서 활동하던 기생으로 경성(鏡城,현재 함경북도 경성군)에      

부임한 최경창(崔慶昌1539~1586)과 사랑하는 사이였다.

최경창이 임기를 마치고 한성으로 돌아가게 되자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애틋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버들과 함께 시조 한 수를 지어 보냈다.   

묏버들 가려 꺽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 곧 나거든 나인가도 여기소서 

2년 후 최경창이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홍랑은 한성을 찾아갔다.

당시 함경도 사람들은 한성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국법으로 막고 있었음에도 목숨을 걸고 넘어온 것이다.

결국 이 일로 최경창은 면직되고 홍랑은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후 최경창이 45세에 객지에서 암살당하자 홍랑은 3년 동안 시묘하며 절개를 지켰으며

이에 감동한 최씨 문중은 홍랑이 세상을 떠나자 문중 선산에 묻어 주었다고 전해 진다.   

이처럼 <팔도미인도>에 등장하는 8명의 여인들은 비록 신분은 기녀였으나 외적인 아름다움과 더불어     

내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춘 여인들이였으며 이들을 되새기고자 초상화이자 미인도를 그렸다.                  

            

고죽 최경창과 부인 선산임씨의 합장묘 앞에 있는 홍랑의 묘. 파주땅에 있다. (2015년 1월 2일 촬영)     

<미인도>

이 미인도는 최근 검찰의 진품 판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품의 진위 여부를 비롯하여,

국내외 작품 감정전문가들의 갑론을박, 작가측과 미술관의 대립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해묵은 논란에 비해

전문가들조차 이 작품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던 이는 극소수에 불과 했다.(미술관 설명문에서)

천경자가 그렸다, 아니다,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인도.

그러나 실제로 이 그림을 본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하는데 이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과천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균열>이라는 기획전에 이 그림이 전시되어 있다.

직접 눈으로 보면 그 동안의 생각이 변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4월 29일까지)

김재규의 집에서 압수된 이 한 점의 그림

천경자 본인은 생전에 절대로 자신이 이 그림을 그린적이 없다며 붓을 꺽고 미국으로 갔다.

이 그림을 자신이 위작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감정단들이 검증한 후

위작이라고 판명 했다. 우리나라의 전문가들과 법원에서는 진품이라고 판정했다.

꼭 가서 직접 봐 보시고 판단해 보세요. 자료들이 다 전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