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강과 바다로 흐르는 물의 순환은 지구 생태계의 근원이고 생명을 이어온 힘입니다. 물이 흐르는 곳에서 생명이 시작되었고 우리 역시 물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으로 물이 오염되고 그 순환이 변하면서 지구 환경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에 살던 생물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었고 생태계는 흔들리고 있으며 그에 따라 우리의 삶도 불안정해졌습니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 상처 입으면서 기대어 살던 수많은 지구 생명들이 위협을 받게 된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물을 다시 생명의 힘으로 만드는 일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몫이자 책임입니다. 그 힘을 지켜내는 일이 이 지구를 다시 푸르름으로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회 곳곳에서 생명의 물을 일궈내고 있는 분들을 찾아 칭찬하고 활동에 힘을 더해 주어 그 성과 업적을 알려내기 위해 SBS, 환경연합, 환경부가 공동 제정한 SBS물환경대상이 올해로 4회를 맞았습니다. 올해의 주인공들은 도시 속 논 습지를 보존한 마을 공동체 ‘한새봉 논두레’, 생활 속 환경 보호를 개인적 실천에서 지역 사회로 확대시키고 있는 박용화 주부, 학창시절 금강 보전 모임을 만들자는 30년 전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킨 (사)하천사랑운동 김재승 대표, 한국 담수어류학의 최고 권위자로 지역 전주천 복원 사업을 이끈 전북대 김익수 명예교수, 도금 전문 기업으로 폐수 무방류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여 자체 폐수 재이용 시스템을 개발한 (주)제이미크론입니다. 그리고 국제부문 가이아상은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가장 큰 강인 브란타스 강 보전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NGO, Ecoton이 수상했습니다. 혼자 잘 살기도 힘든 세상이라지만 환경과 나 이외의 생명을 위해 제 역할을 다 하시는 분, 소신에 따라 행동하시는 분, 깨어있어 더 많은 일을 하시는 이런 분들이 있어 우리는 희망의 물을 꿈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상] “도시에서 수확한 쌀 한번 드셔보실래요?"- 한새봉 논두레한새봉 논두레는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 마을 뒷산인 한새봉 자락의 논을 친환경농법으로 공동경작하고 자원순환형 도시 농업을 실천하는 주민공동체입니다. 한새봉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던 광주전남녹색연합과 한새봉 숲사랑 주부모임이 산 입구의 논을 주민 공동경작으로 추진하면서 공동체가 시작되었고, 매년 100여 가족 이상이 논갈이-거름주기-모심기-김매기-벼베기의 모든 농사 과정에 함께하며 수확한 쌀의 일정량은 어려운 이웃에게도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이 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활동 중에는 정기적인 논 습지 생물다양성 조사도 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주민들은 논 습지의 중요성과 논 생물이 벼농사에 미치는 영향들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자연과 마을의 정서를 아이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한새봉 자연학교’와 ‘개구리교실’, ‘1박 2일 마을캠프’ 등 교육 활동들과 지렁이 사육상자 및 상자텃밭 보급을 통한 음식물쓰레기 감량 및 도시농업 활성화 활동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민실천] “별난 빗물부자”- 박용화 주부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지 20년 정도 되었다는 주부 박용화씨는 스스로 ‘별난 사람’이라며 생활 속 환경 지키기를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박용화씨의 집에는 남편이 직접 제작한 4톤 규모의 빗물저금통 2개가 빗물을 모아 옥상텃밭을 키우고 있고, 버려진 고무통을 재활용한 퇴비통에서 음식물쓰레기 전부를 퇴비로 만들어 텃밭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다회용 컵과 손수건의 휴대, 요강의 사용, 다림질 최소화 등등 일상 실천활동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환경연합 10년 회원이기도 한 박용화씨는 자신의 환경실천을 사람들이 유별나게 볼까봐 ‘우선 나부터 실천하자’고 생각했고 10여 년 전부터 자신이 다니는 지역 문화원과 교회에 자비로 구입한 스테인리스 컵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컵을 나눠주면서 1회용 컵 사용량이 줄었다는 이점 외에도 지인들의 환경의식을 일깨워 준 것이 더욱 보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박용화씨의 활동이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교회에서는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음식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TV환경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실천행동 중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행했다고 이야기하는 박용화씨, 그녀는 상의 이름 그대로 모범적인 시민실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사회·문화] “30년 전 약속을 위해 돌아온 금강 지킴이”- 김재승 (사)하천사랑운동 대표군산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금강에서 보낸 김재승 대표는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금강초'라는 환경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고 30년 후 금강을 보전하는 단체를 창립하자는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공군사관학교에 입대해 대령으로 예편한 후 항공사 국제선 기장이라는 소위 '폼 나는' 직업을 포기하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998년 (사)하천사랑운동을 창립해 상근대표로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김재승 대표는 10년이 넘는 활동기간 동안 가장 보람을 느낀 활동으로 금강보전네트워크의 결성을 꼽았습니다. 2000년도 준공된 용담댐 건설로 전북권과 충청권의 물 배분 분쟁이 발생했을 때 김재승 대표는 전북권 대표로 활동하며 두 지역 모두가 만족하는 물 배분안을 제시했고, 이후 금강에 대한 행정 지역별 관리가 아닌 유역 통합 관리를 위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금강보전네트워크가 구성된 것입니다.
이 외에도 김재승 대표는 전국 80여개 단체로 구성된 강살리기네트워크의 공동대표와 환경부 금강습지사업단장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임에도 하천정책 박사과정을 밟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민활동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교육·연구] “한국 고유종 미호종개의 아버지”- 김익수 전북대 명예교수“물고기가 내게 말을 걸더라, 환경이 오염돼 오늘 내가 죽으면 다음에는 누구 차례이겠는가? 라고 말이다” 국내 담수 어류학계의 최고 권위자인 김익수 교수가 시민 강연 때 이야기하는 단골 멘트라고 합니다. 김익수 교수는 어류를 음식 이전에 자연 생태계와 함께 수 백 만년에 걸쳐 만들어진 자연사적 유물로 봐달라고 이야기합니다.
국내 담수 어류를 전공하는 전문가가 없던 시절인 1972년 연구를 시작한 김익수 교수는 ‘참종개’, ‘미호종개’ 등 20여종의 신속 및 신종을 발견하고 160편에 달하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한국어류대도감’, ‘춤추는 물고기’ 등 후학 및 대중을 위한 저술활동도 활발히 펼친 국내 담수 어류 연구의 선구자이자 최고 권위자입니다. 김익수 교수는 이러한 활동 중에서도 미꾸리과 어류를 새롭게 찾아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게 한 것을 가장 뜻 깊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교육, 연구, 봉사’를 교수의 역할로 생각한다는 김익수 교수는 35년간 축적해 온 전주천 생태모니터링 자료를 바탕으로, 도시화를 거치며 오염된 전주천의 복원 사업을 이끌었고, 전주생태하천협의회 의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로 연구 성과를 환원하고 있습니다.
[정책·경영] “폐수 방류 제로에 도전한다!”- (주)제이미크론(주)제이미크론은 안성공단에 위치한 도금전문기업(특수 표면처리)으로 도금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정화해 재이용하는 시스템(CLRS)을 10여 년 전 자체 개발해 적용해오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배경에 대해 업체는 도금산업이 악취와 폐수 등으로 더럽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현장심사를 위해 방문했을 때 공장의 내부와 폐수처리시설을 둘러봤지만 공장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적한 작업환경이었습니다. 또한 폐수 처리 관련 법률에 따라 폐수를 정화해 내보냈지만, 그 물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물고기가 살기는 어려운 수질이기 때문에 ‘다시 쓰자’는 아이디어로 현재 90%까지 폐수를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혜택을 입은 것은 비단 환경뿐만이 아닙니다. 기업도 폐수처리 비용을 낮춰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술은 안성공단의 다른 업체에게도 공급되었고, 중국 기업에게도 수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제부분 가이아상] “물고기들의 무덤을 생명의 강으로”- Ecoton(인도네시아)Ecoton은 1997년 인도네시아 자바 섬 동쪽을 흐르는 브란타스강을 보전하기위한 대학생 모임으로 출발했습니다. 단체 설립자이자 대표인 프리기(Prigi)씨는 브란타스강 하류가 위치해있는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 수라바야시에서 자랐고, 산업화를 거치면서 강이 오염되는 과정을 안타깝게 지켜보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본격적인 강 보호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단체는 우선 강의 오염도와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자료들을 축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강 주변의 공장들로부터 나오는 오염폐수가 강의 수질을 악화시켰다는 최초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이러한 강 주변 공장들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함께, 이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 지방정부를 고발해 법원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아냈습니다.
이와 함께 환경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주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 역시 연구, 감시와 더불어 단체의 중요한 활동의 한 부분으로 진행해오고 있으며, 활동의 범위는 브란타스강 하류 뿐 아니라 상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Ecoton의 활동을 통해 브란타스강에서 매년 발생하던 물고기 떼죽음이 최근 2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으며, 단체는 지역 정부와 기업, 주민과의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글·사진 : 한숙영(환경연합 소통협력국)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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