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神의 저울 제5부
씬1. 강의실
준하 저 ... 맞죠? 그분?
우빈 네?
준하 그날 독서실 옥상에서?
우빈 ?
준하 (호주머니에서 스톱워치 꺼내주며) 기억 안나요?
우빈 아~ 그때 그분?
준하 (손을 내밀며) 반가워요!!
우빈 (마주잡으며) 합격하셨네요!!
준하 덕분에요, 그때 정말 고마웠어요!!
우빈 저도 진짜 반갑네요!!
그렇게 두 손을 마주잡고 활짝 웃는 준하와 우빈
학범 뭐야? 니들 아는 사이야?
우빈 합격자 발표하는 날, 독서실 옥상에서 우연히 만났어
(준하에게) 그게 2년 전이죠?
준하 벌써 2년이나 됐네요
그때 나한테 이거 (스톱워치를 보이며) 줬잖아요
합격한 사람의 물건을 갖고 있으면 다음엔 꼭 붙는다고 ...
정말 한번은 꼭 만나고 싶었어요, 밥이라도 한번 사고 싶었거든요
우빈 (쑥스럽다) 에이 그냥 .... 그저 합격한 기분에 준건데요 뭐
어쨌든 정말 잘됐네요, 더구나 같은 반이라니
학범 야, 니들 진짜 보통 인연 아니다!
민태 그러게, 그때 바로 입소했어봐, 못 만났지!
준하 참, 그때 합격했잖아요, 왜 이제.. ?
우빈 유학 갔다왔어요, 영어 공부도 할겸
학범 야야, 일단 한국사람은 교통정리부터 해야 돼
야, 우빈아! 너 몇 년생이냐? 칠구? 팔공?
우빈 칠구
준하 나두 칠군데
학범 무려 나보다 십년씩이나 어리네
앞으로 이 형님 깍듯하게 모시고, 야, 니들 악수해!
악수하고 말 놔버려!
우빈, 준하, 풀썩 웃으며 악수를 하는데
세라와 함께 강의실로 들어서는 영주
우빈 (반갑게) 어? 신영주! 잘 있었냐?
영주 (못들은 척 지나치려면)
우빈 영주야! 야, 신영주!!
영주 (그제야 보며) 누구 ... 시더라?
우빈 허! 너 나 몰라? 몰라본다 이거지?
영주 저, 아세요? 전 생판 모르는 분인데 ...
우빈 뭐야임마? 이 자식이!
영주 누구신데 함부로 이 자식, 저 자식이에요?
진짜 킹 왕짱 재수 짬뽕이다!
우빈 (황당) 뭐?
영주 (우빈이 옆에 있는 준하에게 상냥하게) 학범이오빠랑 같은방 쓰시죠?
전 신영주라고 해요, 반가워요 (손을 내밀면)
준하 (얼떨결에 잡으며) 장준합니다
영주 앞으로 잘 부탁해요
우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저만치 떨어져서 앉는 영주,
그런 우빈과 영주를 바라보다 픽 웃으며 영주의 옆에 앉는 세라
우빈 형, 재 왜 저래?
학범 너한테 단단히 삐진 모양인데?
민태 너 유학간단 말 영주한테 안했지?
내가 을마나 시달렸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했었어
우빈 (그제야) 아~~(영주를 보고)
영주, 세라 ....
씬2. 홍건표의 연구실
가슴에 커다란 코사지를 단 고선아와 마주앉아 있는 홍건표
테이블 위에 사법연수생 배지(20여개)를 놓고 열심히 설명중인 고선아
고선아 이제 아셨죠?
임명장하고 배지는 담임교수가 직접 주는 거예요!
그게 오늘의 하이라이트죠!
홍건표 (떨떠름) 아, 예 ...
고선아 (말이 빠른) 일단 애들이 자기소갤 끝내면요
홍교수님 담당인 C조 애들을 데리고 연구실로 오세요
그리고 이 배지를 하나하나 가슴에 달아주시면서 덕담을 하시는 거죠
아! 연수생들 이름, 경력, 특이사항 다 외우셨죠?
홍건표 (짜증) 했다치구요
고선아 이왕이면 외운 걸 슬쩍슬쩍 내비치면서 .... 예컨대 이런거죠!
(근엄 모드로) 어, 마정훈 연수생!
아버님 참외농사, 올핸 어떠실 것 같은가?
(자기 톤으로) 이러면 애들이 껌벅 죽어요! 껌벅!
우리교수님께서 나한테 이렇게 관심이 많으시구나
(생긋 웃으며) 감동이겠죠?
홍건표 아, 예 ...
씬3. 복도
빠르게 복도를 걸어오는 김혁재와 정수영
김혁재 끝나고 정발산이나 한바퀴 돌까?
정수영 좋죠, 땀 쭉 빼고 션한 막걸리 한 사발!
김혁재 (웃으며) 홍검한테도 연락해
어차피 회식해야 될 테니까 애들 데리고 나오라구
정수영 부장님께서 한 턱 쏘시는 겁니까?
김혁재 홍검이 우리 우빈이 담임이잖아
잘 보여야지, 학부형이!
정수영 (하하하 웃으며) 하긴, 잘보이셔야죠
씬4. 홍건표의 연구실
고선아, 시계를 보면서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는데
불쑥 연구실로 들어서는 정수영
고선아 어머 정교수님! 전 또 깜박 하신 줄 알았죠!
정수영 가시죠
고선아 아 잠깐, 딱 3분만요, 저 잠깐 화장 좀! (쪼르르 아웃되면)
고선아가 나가자마자 돌겠단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는 홍건표
그 앞에 마주앉는 정수영
홍건표 묻지도 않을 걸 하루 왼종일 쫓아다니면서 따따따따
정수영 좋게좋게 생각해, 열정이라고
홍건표 열정은 개뿔!
정수영 이따 강의 끝나고 정발산 한바퀴 돌자신다!
애들 데리고 나오래, 부장님이 쏘신다구
홍건표 (짜증난다) 아, 나 약속 있어, 못가
정수영 부장님 호출이야!
홍건표 누가 부장이야? 여기가 검찰청이냐?
총괄교수야, 총괄교수!
정수영 야, 홍건표!
너 부장님 대하는 게 영 예전 같지 않다
홍건표 (빤히 보다가) 부부장님! 뭘 모르시는 겁니까?
아니면 모른 척 하시는 겁니까?
정수영 뭘?
홍건표 칼을 잡아야할 검사한테 분필 쥐어주고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하는 애들이나 가르쳐라
이게 먼 소린지 정말 모르겠냐?
정수영 (화난다) 그만해라 응?
홍건표 우리 물먹었어, 줄 잘못섰다가 완전 물먹었다구
김부장,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냐?
그나마 밀어주던 총장까지 짤렸는데?
정수영 야!! 너 말 다했어??
홍건표 (벌떡 일어나며) 잘해봐라, 정의가 강물처럼 넘치는 세상! 조오치!
부탁인데 앞으론 난 빼줘라, 우리 따루 놀자, 응?
정수영 (벌떡 일어나며) 이 자식이!!
순간, 빠꼼 방문 열고 고개 내미는 고선아
고선아 가시죠?
씬5. 복도
정 중앙의 고선아, 사뭇 긴장된 표정으로 걷고 있고
그 양 옆의 정수영과 홍건표, 굳어있다
강의실 앞에 와서 발걸음 멈추는 고선아
따라 멈추는 정수영과 홍건표
고선아 긴장 푸세요, 두 분 다 너무 굳으셨다!
자, 심호흡 한번! (후--- 숨을 들이쉬는데)
홍건표 (문 박차고 들어가 버리면)
고선아 어머머, 선임교수가 먼저 들어가야죠오 (후다닥 따라 들어가는)
정수영 (화를 삭이며 들어가는)
씬6. 강의실
60여명의 연수생들, 긴장한 채 앉아있고
우빈과 민태가 짝으로, 준하와 학범이 나란히 앉아있고,
그 언저리에 영주와 세라, 앉아있다.
고선아, 교탁 앞에 서고/ 정과 홍은 고선아의 양쪽에 나란히 서면
고선아 축하해요! 오늘부로 여러분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고시생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연수생이라는 새로운 신분을 얻었죠!
일동 (웃으면)
고선아 하지만 연수원은 스트레스를 살인적으로 주는 곳이에요
천명의 수재들이 모인 이곳에서 진짜 경쟁다운 경쟁을 해본다는 것!
난 그것이 사법연수원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빈과민태 (죽었다, 싶은 얼굴로 마주보면)
고선아 아, 내 소개가 늦었네요!
난 A조 담임을 맡은 부장판사, 고선아예요
우선 우리 반을 맡으실 교수님부터 소개하겠어요, 자, 홍건표 교수님!
홍건표 C조 담임을 맡은 홍건표요. 검찰실무를 가르칠거요
예전엔 사시를 합격하면 돈, 명예, 권력을 다 얻을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댄 갔지! 돈이든, 명예든, 권력이든, 한가지라도
제대로 가지려면 최선을 다하쇼, 이상!
영주세라 (만만찮다는 눈으로 마주보는)
고선아 자, B조 정교수님!
정수영 앞으로 여러분이 배울 기술은 아주 위험하고 파괴적인 기술입니다!
그거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고 한 가정이 풍비박산 나고
기업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준하 (보는)
정수영 여러분 중에선, 그 기술을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사용하는
(홍건표를 의식하며) 돌팔이 법조인이 단 한사람도 안 나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홍건표 (열 받고)
연수생들 (우우우 박수를 쳐대면)
고선아 자, 다음은 여러분들이 자기소갤 할 차례에요
누구부터 할까요? 우리 반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누구죠?
학범 (일어나며) 자백합니다!
연수생들 (웃어대면)
학범, 교탁 쪽으로 나와서
학범 문학범이라고 합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이 ‘조용히 살자’지만,
연수원에선 나이순으로 감투를 쓴다니 제가 반장을 맡겠습니다
불행히도 이 나이 먹도록 아직 여친도 없습니다 ㅠㅠ
하지만 마누란 있습니다!
연수생들 (웃어대면)
학범 때문에 여자연수생들의 미모와 몸매를 초월해서
모두 쿨~~하게 싸랑할 자신 있습니다
앞으로 절 쿨사마라고 불러주십시오 (꾸벅 인사하면)
연수생들, 웃으면서 박수를 쳐대고
역시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치는 준하의 모습에서
씬7. 납골당
철지난 야전잠바에 큰 가방까지 어깨에 둘러맨 남자의 뒷모습,
납골 벽을 향해 가고 있다. 그의 시선 따라 망자의 사진과 꽃들이
보여지다가 어느 순간, 해맑게 웃고 있는 은지의 사진 앞에 멈추는
남자의 뒷모습, 그 사진 아래 준하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은지의
사진이 보여 지면서 그제야 화면에 보이는 오광철의 모습에서
씬8. 옥탑방 마당
잔뜩 기대감에 부푼 얼굴로 마당으로 올라오는 집주인여자
그 뒤를 야쿠르트를 쪽쪽 마셔대며 따라 올라오는 임득수
집주인여자 (작게) 아우 이 웬수야! 여긴 뭐하러 겨올라와, 빨리 안내려가?
임득수 누군데? 저 아저씨, 누구야? 딧따 무섭게 생겼다
집주인여자 쉿!! 들어, 들음 어쩌려구! (목을 길게 빼며) 아, 왜 안올라와?
하는데 불쑥 계단을 올라오는 오광철
집주인여자 (배시시 웃으며) 신림동 바닥에서 이만한 방 찾기 어려워요
보증금 천에 월 삼십이면 거저죠 거저!
오광철 거전데 왜 방이 안 나갔을까?
집주인여자 안 나가긴 누가 안가요? 이틀 전에 빠졌구만!
오광철 (O.L) 2년 전이 아니구?
집주인여자 에? 뭐라구요?
오광철 (성큼성큼 옥탑방 쪽으로 가면)
집주인여자 (따라가며) 어으 어디서 먼 소릴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거 다 헛소문예요, 헛소문! 조 아래 봉천 부동산에서 그래요?
아으 그 여편네 주둥이를 확, 재봉틀로 박아버릴라!
순간, 벌컥 방문을 열고 방을 분노에 찬 눈으로 쳐다보는 오광철
집주인여자와 임득수, 오광철의 뒤에 서서
집주인여자 도배도 깨끗하고, 이만하면 혼자 살기 딱이죠 뭐, 딱, 안성맞춤!
오광철 이 방에서, 죽였다며?
집주인여자 에?
오광철 (그제야 여자를 보며) 그 새끼, 어딨나 알어? 은지랑 같이 살던 놈!
씬9. 홍건표의 연구실
이제 막 준하의 가슴에 ‘사법연수생’ 배지를 달아주는 홍건표
그 뒤로 가슴에 배지를 달고 임명장을 옆구리에 낀 우빈, 영주, 세라
학범, 민태, 외 십 여 명이 서있다. 홍건표, 준하에게 임명장을 건네면
공손히 두 손으로 받아드는 준하의 모습에서
씬10. 수목장 나무 앞
“어머니” 라는 명찰이 붙은 나무 앞
임명장을 옆구리에 끼고, 그 나무를 어루만지는 준하
어느 순간, 어머니 앞에 서듯 한 발 자욱 떨어져 서서 임명장을
나무를 향해 내보이며
준하 어머니, 저 잘했죠?
앞으로도 잘 할 거라고 ... 끝까지 갈 거라고 말씀해주세요
어머닌 어떻게 될지 알고 계시죠?
제가 끝까지 해 낼 거란 거 알고 계시죠?
씬11. 민변의 사무실
이제 막 사무실로 들어서는 준하
“어서 오세요!‘ 하다가 대번에 마뜩찮은 우사무장
준하 찾아놨죠? 우리 용하 기록!
우사무장 (책상 위에 놓인 7센티미터, 4센티미터 정도의 기록 2개를 넘기며)
판결도 확정됐는데 이제와서 뭘 어쩌려구요?
준하 (받으며) 뭘 어쩔지는 이 기록 보면서 결정 할 겁니다
우사무장 연수생이라면서 .... 넘 모르신다!
준하 (날카롭게 보면)
우사무장 우리나라 법원, 재심 안받아주기로 유명하잖아요 ....
기껏 해봐야 간첩조작사건, 인혁당 사건, 뭐 그딴 것들이나
바듯이 받아줄까
준하 (O.L) 법도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안되면 되게 해야죠!
우사무장 (혼잣말처럼) 쉽지 않을 텐데 ...
준하 (의미심장하게) 변호사님은 여전히 바쁘시죠?
우사무장 (켕기는) .... 아, 뭐 ...
준하 변호사님과 법정에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럼 수고하세요
쩝 ... 할 말 없는 우사무장을 뒤로 한 채,
기록을 들고 사무실을 나서는 준하의 모습에서
씬12. 사법연수원 후문
이제 막 후문에 와서 멎는 택시 한 대
내리는 오광철, 후문을 슥 한번 쳐다보는데
저만치서 가방을 들고 빠르게 후문쪽으로 걸어오는 준하
오광철, 씩 웃으며 준하를 향해 어슬렁 다가가면
준하, 그저 바삐 오광철 쪽으로 다가온다
점점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오광철 마침내 준하의 앞에 턱 버티고 서려는 순간
“준하야!!” 소리에 뒤를 돌아다보는 준하
헐레벌떡 준하 쪽으로 뛰어오는 우빈
오광철 (낭패다 싶고)
준하 어, 우빈아!
우빈 어디 갔었냐? 전화도 안 받고 ...
준하 왜?
우빈 빨리 따라와, 다들 모였어
준하 어딜?
우빈 (홱 준하에게 헤드락을 걸며) 가자니까아!
준하 야야야야, 이거놔놔, 갈게, 간다구우!
그제야 헤드락을 푸는 우빈,
이 자식이!! 웃으면서 우빈을 툭 치는 준하
때마침 지나가는 택시 한 대를 잡는 우빈
뜨악해하는 준하를 택시에 태우고 뒤따라 타는 우빈
그렇게 사라지는 택시의 꽁무니를 노려보는 오광철의 모습에서
씬13. 산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을 타는 김혁재와 정수영
그 뒤를 피곤한 기색 전혀 없이 따르는 준하,
김혁재, 힐끔 뒤따르는 준하를 돌아다보고 앞서가면
준하, 그 자리에 서서 학범과 민태, 우빈을 기다리는
학범 (헉헉헉) 아이구 죽겠네, 야, 좀 쉬었다가자!
교수님이 술 한 잔 사주시는 줄 알고 따라왔더니
이게 웬 고생이냐?
우빈 (헉헉) 미안해, 형 아부지가 워낙 산을 좋아하셔
준하 (아버지? 내심 놀라서 우빈을 보면)
우빈 (준하에게) 안 힘들어?
준하 응
학범 준하두야, 김혁재교수님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산타는 것 봐봐, 비호처럼, 홱홱!
역시 황보회장 잡던 검사라 다르긴 다르다
준하 황보회장?
학범 몰랐냐? 김혁재 교수님, 전설적인 검사시잖아!
황보회장 구속할 때 하신 말씀! 기억나냐?
민태 검산 오직 진실의 칼로 승부한다, 카!!
그때 반해 가지구 울 엄마, 나한테 검사되라고 성화시잖냐
준하 (우빈이 부럽다, 저런 아버지를 두다니) ....
정수영(e) 뭐해? 빨리 안오구?
우빈 예, 교수님! 갑니다!! (학범에게) 형, 분발합시다!
아우, 죽을 지경인 학범,
그의 양손을 끌고 올라가는 우빈과 준하
학범의 엉덩이를 밀어대며 뒤따라가는 민태
씬14. 막걸리집
탁 배기에 막걸리를 짠! 부딪치며 벌컥벌컥 마시는 김혁재, 정수영
준하, 우빈, 학범, 민태 ...
김혁재 카~~ 션하다!
정수영 (다소 취한) 아으 ... 저, 이 맛에 산탑니다!
김혁재 장준하라구? 산에 좀 다녔어?
준하 아닙니다. 등산은 처음이예요
김혁재 그래? 초짜는 아닌 것 같던데?
준하 고시 공부할 때 공사판에서 일했습니다
워낙 높은 데를 오르락내리락해서 그런가봐요
학범민태 (놀랍다) 공사판?
우빈 (역시 놀라워) 아니 공사판에서 일해가면서 고시공불 했단 말야?
준하 일부러 운동도 하는데 나야 돈 벌면서 운동 한 거지
김혁재 (호감으로) 자네 나중에 뭐할 생각이야?
준하 검사,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수영 오케이! 이 정도면 야침 브라더, 자격 충분한데요?
준하 야침 브라더요?
정수영 (웃으며) 일선 검사들, 필수품이거든, 야전침대가!
처리해야 될 사건은 많지, 시간은 없지!
아예 사무실에다 야전침대 침대 갖다놓고 야근을 밥 먹 듯 하거든!
요새도 한 달에 한 300건 하죠?
월말에 미제사건 쌓일 땐 정말 죽고 싶은데 ...
김혁재 세상에 힘 안 드는 직업이 어딨어?
정수영 그래도 남들은 떡치다 지뢰는 안밟잖습니까?
학범 떡을 치다 지뢰를 밟아요? 그 무신 해괴망측한 말씀이세요?
정수영 형사사건 중에서두 가장 힘든 사건을 떡친다고 하는데 ...
간혹 수사에 앙심품은 사람들이 함정을 만들거든!
별 생각 없이 밥 한 끼 얻어먹었다간 바루 지뢰가 터져버리지l
진정서 날라들고 투서 난무하고!
우빈 그거야 조사 해보면 ....
정수영 우빈아, 빈총 맞아도 재수 없단 말이 있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상부에선 싫어해!
왜 저렇게 수살 시끄럽게 하느냐고!
그럼 죽어라 일해도 찍히는 거야, 한직으로만 팽이 돌리고
준하 그런데도 두 분은 왜 검사를 하십니까?
김혁재 (웃으며) 정곡을 찌르는데? 정검, 자네 왜 검사해?
정수영 저요? 전, 부장님이 하시니까 합니다! 부장님은 대체 왜 하십니까?
김혁재 (웃으며) 난, 자네가 하니까 하는데?
정수영 (속상해서) 농담이 나오십니까? 황보회장 풀려난 거 아시죠?
억울하고 분해서 이놈의 조직 확! 떠나고 싶습니다!!
옷 벗어 버리구 부장님하고 사무실 하나 차림, 굶기야 하겠습니까?
김혁재 또또 그 소리!
현실이 맘에 안 든다고 옷을 벗어?
한번 검산 영원한 검사야!!
학범 (주전자를 들고) 카! 교수님, 이 대목에서 한 잔 올리겠습니다
김혁재 (술을 받으며) 아무리 힘들어도 검산 타협하면 안돼!
유혹에 넘어가서도 안되구! (잔을 들고) 자, 비타협적으로 건배!!
정수영 (그 잔에 건배를 하며) 부장님 .... !
감동받은 얼굴로 김혁재를 쳐다보는 준하의 얼굴에서
씬15. 단독주택 전경 (N)
딩동딩동 초인종 소리 겹쳐지고
씬16. 거실
술에 취한 김혁재를 양쪽에서 부축해서 들어오는 우빈과 준하
놀란 얼굴로 일행을 맞이하는 송여사
송여사 세상에 이게 웬일이니? 일단 안방으로 모셔, 일루일루!
송여사, 얼른 안방 문 열어주면
우빈과 준하, 김혁재를 부축해서 안방으로 사라지면
송여사, 쏜살같이 주방으로
씬17. 안방
김혁재를 침대에 눕히는 우빈과 준하
양복 입은 채로 침대에 눕는 김혁재
우빈 (김혁재의 넥타이를 풀며) 자꾸 아니라고 하셔도 연수원
발령 받으신 거 언짢으신가봐
이렇게 취하신 모습, 처음이야!
준하 내가 보기엔 기분 좋아서 드신 것 같던데?
니가 자랑스러우셔서
우빈 그래 보였냐?
준하 이런 검사님 몇 분만 있어도 억울한 일은 안 당할텐데 ...
우빈 억울한 일?
준하 아냐, 암것도!
하는데 쟁반에 받친 물컵 들고 들어오는 송여사
김혁재의 양말을 벗기는 우빈에게
송여사 어, 엄마가 할게, 나가있어
우빈 네, (준하에게) 나가자
김혁재 .... 여보 .... 나 ... 물 ...
송여사 (김혁재에게 물을 건네며) 테이블에 주스 갖다놨어,
그거 좀 먹고 있어
씬18. 거실
이제 막 안방에서 나오는 우빈과 준하
준하 나, 이만 가볼게
우빈 늦었는데 자구 가라
준하 아냐, 기숙사가 편해
우빈 아침에 나랑 아부지랑 출근하면 되잖아
준하 학범이 형도 잘 갔나, 궁금하고
우빈 자식, 고집은! 울 엄마 그냥 안 보낼 걸!
하는데 안방에서 나오는 송여사
송여사 앉아요앉아, 왜 서있어? 주스라도 좀 마시잖구 ...
준하우빈 (소파에 앉으면)
송여사 못 보던 얼굴인데, 우리 우빈이 친구?
우빈 연수원 동기예요
송여사 그래? 자주자주 놀러와요
우빈이 하나뿐이라서 어찌나 적적한지 ....
이렇게 손님 오는 날이 젤 반갑다니까
준하 (미소로) 예 ...
송여사 내일 아침 반찬 해야 하는데 뭐 좋아해요?
우빈아, 뭐 할까? 이왕이면 손님 좋아하는 거 대접해야지
준하 아닙니다, 기숙사 가봐야 합니다
우빈 (O.L) 너, 못가! 울 엄마 은근히 고집 세시거든
부드러운 카리스마, 알지? 웃으면서 사람 의지 꺾는 스타일!
송여사 그래요, 편히 자구가요
준하 미안해서 ...
우빈 자구 가, 엄마도 좋아 하시는데 뭐, 그렇죠 엄마?
송여사 그러엄! 내가 내일 아침 맛있게 해줄게요, 자구가요, 응?
준하 (그제야 미소로) 네, 알겠습니다
송여사 부모님은 .. ?
우빈 두 분 다 돌아가셨습니다!
송여사 어 ... 그래요 ...
우빈 저희 그만 올라 갈 게요
송여사 그래, 피곤하겠다, 어서 올라가서 쉬어!
(준하에게) 잘 자요
준하 .... 예 ... 그럼
우빈의 뒤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는 준하
씬19. 우빈의 방
이제 막 방으로 들어오는 우빈과 준하
우빈, 옷장 속에서 자신의 츄리닝을 내주면서
우빈 우선 너부터 씻어!
준하 알았어 (가방과 윗도리를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면)
우빈도 윗도리 벗고 양말 벗고 침대에 털썩 눕는데
울리는 준하의 핸드폰, 그냥 그대로 누워있는데 끈질기게 울리는 폰
할 수 없이 일어나서 재킷 호주머니를 뒤져 핸드폰 꺼내 보면
발신자번호만 뜬다. 망설이다가 받아서
우빈 여보세요? 이거 장준하씨 (핸드폰 인데요)
씬20. 공중전화박스
오광철 사법연수생이라구?
씬21. 우빈의 방
우빈 (뜨악) ?
오광철(F) 등신같은 년!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두 말 안 듣더니 ....
우빈 ??
씬22. 공중전화박스
오광철 좋았지? 좋았을 거다! 단물 쓴물 다 빨아먹고 버려두 누구하나
눈치 볼 놈 없구!! 알지? 그년이 어떻게 널 뒷바라지했는지!
그 불쌍한 년 혼자 구천을 떠도는 걸 어떻게 보냐?
서방도 같이 보내야지, 안그래? (수화기를 꽝 내려버리면)
씬23. 우빈의 방
이내 뚜뚜 전화 끊어진 소리 들리면 뜨악,
어이없는 얼굴로 핸드폰을 쳐다보는데
들어서는 준하,
우빈 (핸드폰 건네며) 전화 왔었어!
준하 (받으며) 그래? 누군데?
우빈 모르겠어, 니가 함 다시 해봐
다시 전화를 거는 준하, “전화를 받을 수 없는 번호이오니.. ”
소리 들리면
준하 (뜨악) 안되는데?
우빈 너, 혹시 여자친구, 찬 적 있냐?
준하 아니, 왜?
우빈 에이 그럼 잘못 걸었나보다!
신경 쓰지 마라, 나 씻고 올게 (아웃되면)
찝찝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다보는 준하의 모습에서
(시간경과)
나란히 침대에 누워있는 준하와 우빈
준하 참! 우리 조 조장, 원래 아는 사이야?
우빈 영주? 어, 대학 동아리 후배야
준하 근데 왜 널 모른척하지?
우빈 나한테 삐졌나봐, 내가 유학 갈 때 암말 않고 갔거든!
준하 그랬다고 삐져?
우빈 (준하쪽으로 몸을 틀며) 그렇지? 삐질 것까지야 없지?
암만해도 그 자식이 나 좋아하나봐!
대학 때도 엄청 날 따랐거든! (장난스럽게) 아~ 피곤한데, 피곤해!
준하 (풀썩 웃으며) 착각은 자유다 응?
우빈 착각? 오~~·내 착각이다 이거지?
오~~ 장준하 너 영주한테 마음 있냐? 있지? 있구나!
준하 (웃으며) 아우 자식이, 아냐---!
우빈 아니긴!! (간지럼을 태우며) 야, 말해봐말해봐, 말해봐아!!
준하, 웃으며 아냐아니라고 하다 냅다 우빈의 머리를 헤드락을
걸어버리면 우빈, 야야야 놔놔놔, 하면서도 하하하 웃어대는
그 두 사람의 그 모습에서 ...
씬24. 옥탑방 마당
앉은뱅이 밥상위에 차려진 조촐한 술상을 놓고
평상에 마주앉아 있는 오광철과 집주인여자
주인여자, 자꾸만 가까이 다가오려는 임득수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면
쭈뼛대다 후다닥 오광철의 등 뒤 쪽에 가서 앉는 임득수
집주인여자 (술을 따라주며) 어쩐지 눈매랑 요기 요, 콧부리 하며 죽은 색시랑
닮았다 했어요
오광철 (단숨에 털어 넣으면)
집주인여자 (슥 눈치 보며) 에구우우 생각할수록 불쌍해서 ...
이렇게 건장한 오빠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
왜 그렇게 당하고 살았을까?
오광철 (꿈틀)
집주인여자 어디서 뭐하다 이제야 나타났어요 그래 ... ?
두 눈 뜨곤 볼 수가 없었다니까요
색시 등골을 패다패다 나중엔 패죽였잖아요
것도 두 놈이 번갈아가면서!! (오광철의 눈치를 보며) 그런 잡놈이
고실 패스해? 나두 자다가도 천불이 나는데 오죽하시겠어요?
오광철 (술잔을 쥔 손이 부르르)
씬25. 단독주택 전경 (아침)
씬26. 주방
푸짐하게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은 김혁재, 송여사, 준하, 우빈
우빈 준하 아니었음 큰일 날 뻔했어요 아부지 ...
딴 녀석들은 폭탄주 몇 잔에 인사불성이구 ...
저 혼잔, 감당이 안되더라니까요
김혁재 아들하고 마시니까 좋던데?
필름이 끊겨도 걱정없구
송여사 그래서 그렇게 작정하고 드셨어요?
김혁재 아~~ 또 니 엄마 시작하신다
여보, 일 절만!
송여사 우빈아, 엄마 시작했니?
시작해보고 저런 소리 들음 억울하지나 않지
우빈과준하 (마주 보고 웃으면)
송여사 (준하에게) 어서 들어요! 음식이 입에 맞을라나 모르겠네 ...
준하 오랜만에 집에서 밥 먹으니까 기분이 좀 이상한데요
송여사 식구들 하고 밥 먹을 기회가 적었나봐요
준하 ..... 네 .,..
송여사 형제는?
준하 남동생 하나 있습니다
송여사 (안쓰러워) ... 동생 보살피느라 고생이 많았겠네
동생은 뭐해요?
준하 (당황) ... 아, 제 동생도 기숙사에 있습니다
송여사 그럼 동생도 학생이예요? .
김혁재 여보, 그렇게 자꾸 말시키면 어떻게 먹어?
송여사 (웃으며) 어머 ... 내 정신 좀 봐 ... 어서 들어요 어서!
준하 잘 먹겠습니다!
푹-- 퍼서 맛나게 밥을 먹는 준하
그런 준하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는 김혁재의 모습에서
씬27. 기숙사 영주의 룸
각자 책상 앞에 앉아 가방을 챙기는 영주와 세라
소법전과 검찰실무 교재, 필통, 50센티미터 자, 등등을 챙기며
세라 (어이없다) 만나기로 약속한 날 전화는커녕 문자하나 없이
사라졌단 말야?
영주 더 웃기는 건, 그런 사실을 기억조차 못한단 거야!
세라 언니가 더 웃긴다!
영주 뭐야?
세라 그 남잔, 언니한테 전혀 마음 없는 거야
그러니까 그 따위로 행동하지
근데 뭐하러 속 썩어?
영주 속 썩긴 누가 속 썩어?
C조 조장으로써, 그냥, 그 인간이 그렇단 사실을 공지 하는 거지
세라 누가 물어봤어?
영주 (뻗치는) 그래, 내가 푼수 없이 오버했다, 됐니?
세라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꿈깨!
그런 남잔 원래 그 클래스에 맞춰 노는 거야!
영주 클래스? 너, 지금 내가 수준이 낮다는 거니? 수준 이하라, 이거야?
세라 언니랑 나야 가장 평균적인 클래스고 ...
몰라? 연수원의 3대 로얄 패밀리!
법조인 가문의 자식, 정부관료의 자식, 재벌집 자식,
우린 거기 다 해당없잖아, 김우빈은 로얄패밀리 중에서도
최고의 로얄패밀리, 스타 클래스고!
영주 로얄패밀리가 별거니?
나야말로 뜨겁고, 건강하고, 정의로운 피가 흐르는 가문의 자손이야!
킹 왕짱 재수 짬뽕이다 증말!
홱 나가버리는 영주
세라, 시니컬하게 웃는데
다시 홱 문 열고 들어와서 가방 확 낚아채 나가는 영주
세라, 풀썩 웃고 마는 ...
씬28. 강의동 전경
정수영(e) 이웃사촌인 주부 ‘한심해’와 ‘어굴해’가
씬29. 강의실
60여명의 연수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정수영
정수영 어느 날 싸움을 하게 됐다.
어굴해가 한심해한테 꿔간 돈 500만원을 갚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빈과준하 (경청하는)
정수영 시비 끝에 한심해는 아이를 등에 업고 있는 어굴해를 밀어버렸고
어굴해는 그 바람에 넘어지고 말았다. 하필 거실에 놓인
화분위로 넘어지면서 뒤에 업은 아이가 충격으로 죽고 말았다
우빈 !!!
정수영 자, 이 경우 한심해는 어떤 죄를 지은 거지?
준하 (일어나서) 형법 제262조 폭행치사죄에 해당합니다!
정수영 한심해는 어굴해를 밀었을 뿐인데?
아이한테는 직접 손을 댄 적이 없는데?
다른 의견 없나?
연수생들 (조용하면) ....
정수영 어, 그 옆에, 김우빈 연수생!
우빈 (천천히 일어나서) 제 생각엔 ....
형법상 ‘폭행’이란 것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심해는 어굴해를 밀었을 뿐입니다
준하 사람을 구타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지 밀어버린 행위도 당연히
폭행입니다!
우빈 하지만 한심해는 아이의 몸에는 직접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영주 (벌떡 일어나서/시비조로) 아니, 애가 죽었다잖아요!!
애를 업은 엄마를 밀어버리면, 애가 넘어진다는 걸 모릅니까??
엄마만 넘어지고 애는 뭐 어디로 뿅, 날아가나요?
우빈 (당황스럽고) .....
영주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지 맙시다!
그건 명백한 폭행이고, 당연히 폭행치삽니다!
준하 (영주의 의견이 맘에 들고)
정수영 이 사건 담당검사도 한심해를 폭행치사죄로 기소했다!
아이를 업은 엄마를 밀면 아이까지 넘어진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피고인 한심해는 결과적 가중범인
폭행치사죄가 성립된다!
영주 (작게) 앗싸!
우빈을 째려보면서 통쾌하다는 듯 자리에 앉는 영주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는 우빈의 모습에서
(시간경과)
종료 종소리와 함께 교실을 나가는 정수영도 보이고
일제히 일어나는 연수생들, 우빈도 천천히 책을 덮고 가방을 싸는데
학범 야, 신영주! 너 완전 오버하드라!
우빈이가 그렇게 미워? 감정이 뚝뚝 느껴져!
우빈 (영주 쪽을 보면)
영주 (우빈 의식해서) 내가 뭘 어쨌다구?
세라 나도 느꼈는 걸?
앞으론 수업시간에 개인적인 감정 섞인 발언은 자제해줘
듣기 거북하더라!
영주 오해하지마! 난, 단지 내 의견을 발표했을 뿐이야!!
민태 의견을 꼭 그렇게 (영주를 흉내 내는) 엄마만 넘어지고 애는 뿅,
날아가나요? 라고 유치하게, 시비조로 말하셨어야 했나, 이 말이쥐!
영주 (50센티미터의 자로 민태의 머리를 팍 때리려면)
민태 (카카 웃어대며 법서로 확 막는)
순간, 놀라는 우빈의 얼굴위로
플래시컷》제1부 씬72. 옥탑방안
우빈 넘어진 채로 법서를 집어 들어 은지의 공격을 막아내는
멍, 해지는 우빈
준하 (우빈을 툭 치며) 우빈아!
우빈 어?
준하 먼저간다, 낼 보자!
우빈 어어 ....
그대로 서둘러 나가는 준하 ...
그 모습 뒤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우빈이 보여 지면서
씬30. 도서관
정의의 여신상과 마주보는 쪽에 앉아
용하의 사건기록을 꼼꼼히 검토 중인 준하, 피의자신문조서 중에
“피의자는 장도리를 들고 덤비는 피해자를 법서로 막았지요?”
라는 글씨 CU
플래시컷》제2부 씬11. 강력팀
조형사 (준하의 코앞에 비닐에 싼 장도리를 들이대며) 이 장도리로 여자가
때리는 걸, (비닐에 싼 법서를 들이대며) 이걸로 막았잖아!!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준하
그대로 가방을 황급히 싸서 도서관을 빠져나가는
씬31. 교수식당
방금 놀라운 소리를 들은 듯 찻잔을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건표
그런 홍건표를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보는 정수영
두 사람의 마음을 모두 읽고 있는 김혁재
아무것도 모른 채 호들갑인 고선아
고선아 어머머머 모르셨어요? 홍교수님 조원이잖아요
얘들 신상기록카드 안읽으셨구나?
홍건표 왜요? 읽었죠! 연수생들 하나하나가 다 똑같지
부모가 뭐하냐가 뭐 그리 중요합니까?
정수영 (픽 웃으며) 좋으시겠습니다, 홍교수님!
신명이라면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인데 ....
노주명 대표의 따님을 다 가르치시고 ...
홍건표 (슥, 김혁재를 쳐다보며) 거야 정교수님도 마찬가지죠
정수영 나야 뭐, 지도교수하고 같겠습니까?
(가시 돋친) 신명이야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로망인데 ... (김혁재에게) 아참, 서부지청에 하검사있잖습니까?
10억에 스카웃 돼 갔다는 썰이 돌아요
김혁재 (말없이 차를 마시는) ....
정수영 뭐, 하긴 몇 년 안에 수십억을 번다니 ...
(홍건표를 의식하며) 어뜩하든지 노주명하고 눈 맞추려고
혈안인 인간들이 줄 섰다죠? 서울에서 저, 제주지검까지!
홍건표 (유들유들) 정보가 빠삭한 거 보니까, 신명에 관심이 많은가봐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힘주어) 총괄님!!
(고선아에게 까닥 눈인사하고 아웃되면)
김혁재 (홍건표를 보는)
정수영 (뻗치는) 총괄님? 총괄니임??
고선아 (놀래서) 어머 왜요? 제가 알려준 건데,
총괄교수님은 총괄님이라고 불러야한다구!
틀렸어요?
김혁재와 정수영, 굳어버린 .........
씬32. 연구실 밖 복도
희희낙락 좋아죽겠는 홍건표, 복도를 걸어오는데
저만치 연구실 앞에서 서성이는 준하
홍건표를 보더니, 얼른 다가와 꾸벅 인사하면
홍건표 어, 왜?
준하 교수님, 여쭈 볼 말씀이 있는데요
살인사건에서 증거물로 압수된 물건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홍건표 증거물?
준하 예를 들면 살인흉기라든가, 경찰에서 압수한 물건들요
홍건표 확정된 사건이야?
준하 네, 3심까지 가서 확정된 사건입니다
홍건표 판결문에 몰수한단 말이 없으면 돌려줄걸?
준하 (반가운) 그래요? 돌려줍니까?
홍건표 (짜증이 치미는) 검찰실무 책 찾아봐
자식이 자세가 안 돼있어! 그런 기초적인 걸 묻고 ...
준하 (꾸벅꾸벅) 죄송합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대로 마구 뛰어가는 준하
씬33. 사법연수원 후문
미친 듯이 후문을 달려 나오는 준하
그 모습위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
여직원(E) 저희가 몇 번이나 통보해드렸는데 ...
압수물품환부통지서 못 받으셨어요?
씬34. 서울중앙지검 증거물과
뛰어 들어오는 준하, 여직원 앞으로 달려가서
준하 방금 전화 드렸던, 강간살인사건!
여직원 아, 정말 때맞춰 잘오셨네요!
관보공고 나갔는데도 소식 없어서 폐기처분하기 일보직전이었거든요!
준하 (다행이다) 아, 예 ... 어딨죠?
여직원 (법전 내밀며) 이거 맞죠?
준하, 장도리로 패인 흔적이 역력한 법전의 첫 장을 들추면
♥장준하← 오은지꺼♥ 란 글씨 보인다!
불현듯 가슴이 미어지는 준하, 얼른 법전을 덮고
준하 고맙습니다
돌아서다가 문득, 법전의 하드커버를 만지고 홱 돌아서서
준하 이거 원래 사건현장에 있던 그 법전, 그대롭니까?
여직원 네, 맞는데요!
준하 여기 비닐커버, 벗기지 않으셨어요?
여직원 원래 없었는데요!
준하 !!!
씬35. 관악경찰서 강력2팀
조형사의 책상위에 법전을 탁 내려놓는 준하
기막힌 표정으로 준하를 쳐다보는 조형사
그 언저리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는 강형사
준하 그때 나한테 분명히 말씀하셨죠?
은지하고 범인이 장도리하고 법서 들고 싸웠다구!!
따라서 제 3의 범인이 있다면 이 법서에
다른 사람 지문이 있어야한다구!!
조형사 (짜증난다) 아, 그래서?
준하 여기 이 법서, 원래 비닐커버로 싸여있었거든요?
근데 기록에도 비닐커버얘긴 전혀 없고
증거물과 여직원도 못 봤답니다, 비닐커벌!!
조형사 그게 뭔 상관인데?
준하 왜 상관이 없어요??
진범이 은질 죽이고, 이 법서의 비닐커벌 벗겨갔단 얘긴데!!!
조형사 (버럭) 아, 그거 벗긴 놈, 감방에 가있잖아!!!
강형사 아, 맞어, 그러니까 그놈 지문이 안 나왔던거네요!!
준하 (말문이 막히는)
강형사 요새 먹고 살기 힘드니까 뻑하면 치고 박거든?
덕분에 우리 절라 힘들거든?
제발 좀 꺼지세요, 네?
조형사 강형사, 참어, 참자 우리가!
준하, 욱 치미는 심정을 바듯이 참고 돌아서는
씬36. 교도소 면회실
준하와 마주앉아 있는 용하 (옆에 교도관 앉아 기록하고)
용하 그러니까 진범이 비닐커벌 벗겼단 말이지?
준하 아무튼 넌, 아니지?
용하 형!!
준하 알어알어, 확인차원에서 물어보는 거야!
용하 왜, 형사들이 내가 벗겼대?
준하 놈이 이걸 빠뜨렸어! (용하의 눈앞에 키홀더를 내보이며)
비닐커버까지 벗겨간 놈이 이걸 빠뜨렸다구!!
용하 확실해? 놈이 빠뜨린 거 맞어?
준하 (끄덕이며) 이거 만든 공방만 찾아내면, 놈을 잡을 수 있어!
서울시내, 아니 전국 8도를 다 뒤져서라도 놈을 잡고말거야!!
용하 (희망으로) 형!!
준하 (희망으로) 좀만 기다려, 알았지?
씬37. 체력단련실
역기, 혹은 아령 등을 하는 학범이 옆에서 얘기중인 준하
학범 (주위 시선 의식하며 작게) 그 놈이 비닐커버를 벗겼다면
자신의 범죄를 은폐할 의도가 명백한 거네!
준하 왜 놈이 비닐커버만 벗겼을까?
형이 만일 범인이라면 법서를 들고튀지
비닐커버만 벗겼겠어??
학범 어? 듣고 보니 그러네
준하 경찰은 범인과 은지가 법서와 장도리를 들고 싸웠다고 추정하고있어
학범 그러니까 법서의 비닐커버를 벗겨버리면
법서에 남아있는 지문의 주인공이 은지와 싸운 게 되는 거지?
그럼, 수사 방향이 처음부터 틀어지겠지?
야, 그 자식 상당히 지능범이네!!
준하 (분노로) 잔인하고 지능적인 놈이야!!!
은지 마지막 모습만 생각하면!! 그 얼굴이 떠나질 않아!!!
학범 야야, 쉿! 조용히해!!
씬38. 기숙사로 가는 길
나란히 걸어가는 준하와 학범
학범 너, 행여나 애들 눈치채지 못하게 해라
애들 알았다간 교수들 귀에 들어가는 거, 시간문제야!
무기수로 복역하는 강간살인범이 동생인거 알아봐라
법조계가 을마나 보수적인 집단인데 ... 검사임용? 어림없다!
준하 ........ 고마워, 형!
학범 난 입에 자물통 채울 테니까 조심해, 알았지?
하는데, “오빠!! 어이, 쿨싸마!!” 부르며 다가오는 영주
학범 어, 영주야!
영주 아우 오빠, 속상해 죽겠어!
인간들이 다들 안한다고 뻗대는 거 있지?
예선전 뛰면 공부할 시간 없는 거 누가 몰라?
학범 적당히 해, 고선아 교수님 말씀 못 들었냐?
결승 나갈 생각 말고 일찌감치 져버리고 공부하라잖아
영주 그게 말이 돼? 일부러 지고 그 시간에 공부하라구?
난, 절대로 그렇게 못해! 그 따위로 시시하게 판검사 돼서 뭐해?
자존심 상하게!
학범 당근말밥, 니 말이 백번 옳지! 하지만 현실이
영주 (O.L) 자, 두 분, 축구 농구 중에서 하나씩 골라요
준하 꼭 뛰어야합니까?
영주 뭐라구요?
준하 다들 심리적 부담 갖고 있는데, 눈 가리고 아옹이잖아요
영주 건, 교수님들께 건의하시구요
아무튼 꼭, 꼭, 꼭 뛰어야 돼요!
안 뛰는 인간은 대자보 써서 붙일 거예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따, 시킬 거예요!!
저만 공부해서 판검사 되려고 용쓰는 속물이라구!!!
학범 (놀라는) 야, 영주야, 너 왜 그래에?
준하 뛰죠, 뛰면 되는 거죠!
영주 축구 농구 둘 중에
준하 (O.L) 아무거나 합시다 (먼저 가버리면)
영주 (씩씩대고 노려보다) 오빤 꼭 이상한 인간들하고 친하더라
학범 이상해? 누가??
영주 (팩) 누군 누구야? 줄줄이 사탕이구만!!
씬39. 체육관 안
우빈과 민태를 포함한 남자 연수생들 농구 연습을 하고 있다.
우빈이 혼자 독주하다시피 잘 하고 있다.
관람석에 앉아 그런 우빈을 호감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세라.
열 받은 얼굴로 세라 쪽으로 다가오는 영주
때마침 우빈이 슛~ 한골을 넣자 열렬히 박수를 쳐대는 세라
우빈, 영주와 세라쪽을 쳐다보고 영주를 향해 손을 흔들면
영주, 얄미워죽겠다는 표정으로 홱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큼큼 기침소리를 내며 영주와 세라 옆으로 다가오는 홍건표
영주, 세라, “어머 교수님! 꾸벅 인사를 하면
홍건표 아냐앉아앉아, 앉자구 (하며 세라 옆에 앉으면)
세라영주 (자리에 앉으면)
홍건표 (세라를 의식해서) 뭐, 힘든 건 없구?
영주 네, 교수님! 딴 반은 공부한다고 협조가 안된다는데요
우리 반은 다들 서로 하겠다고 열심인거 있죠?
반장, 조장이 별루 할 일이 없어요
홍건표 (세라에게 작게) 아버님은 안녕하시구?
세라 (놀래서! 얼른 영주를 쳐다보는데)
영주 ?
홍건표 여전히 바쁘시지? 하긴, 대한민국 최고의
세라 (황급히) 열심히 근무하고 계십니다!!
영주 ??
홍건표 (다정하게) 뭐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요
아무 때나, 24시간 ... 알았지?
일어나는 홍건표
따라 일어나는 영주와 세라
홍건표, 세라를 이뻐 죽겠다는 얼굴로 쳐다보고 아웃되면
세라 (짜증이 뻗치는데)
영주 너 홍교수님 알어?
세라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영주 (웃으며) 에이 아는 사이지? 소문 안낼게!
아버님 안부까지 묻는 거보면 이만저만 친한 사이 아니구만
뻗치는 세라, 그대로 홱 가버리면
야! 세라야!! 노세라!! 부르다 뜨악해지는 영주의 모습에서
씬40. 사법연수원 일각 (야외)
룰룰랄라 신이 난 얼굴로 휘파람까지 불며 걸어오는 홍건표
이내 교수님! 부르며 쫓아오는 세라
홍건표 (돌아보고 활짝 웃으며) 오, 노세라 연수생!
세라 부탁드릴게 있습니다
홍건표 (반갑다) 그래? 뭐든지, 뭐든지, 말만해요, 말만!
세라 전, 제 능력과 제 실력만으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홍건표 거 당연한 말을?
세라 누구의 딸이란 사실, 아무도 몰랐음 합니다, 교수님!
홍건표 (내가 오버했나? 재빨리) 아, 역쉬!
장차,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을 이끌만해!!
세라 과찬이십니다 교수님!
홍건표 하긴 뭐! 연수생들이 들어가고 싶은 로펌 1순윈데 ....
그 유명한 노변호사님의 따님인 걸 알아봐
진정한 동료애가 싹트겠어?
그 마인드, 증말 맘에 드네, 맘에 들어!
세라 부탁드립니다, 교수님!
홍건표 어, 그래그래 걱정마, 걱정 하나두 하지마!
정중히 목례를 하고 돌아서는 세라
그런 세라를 바라보고 있는 홍건표를 뒤로 한 채
냉소를 머금고 또박또박 화면을 향해 걸어오는 세라의 모습에서
씬41. 건물 외경
아담한 상가 1층에 ‘달수치킨’이란 간판 보이면서
씬42. 달수치킨
벽에 사법시험합격증, 사법연수생 임명장 등이 표구돼서 걸려있고
입소식 때 영주와 달수가 활짝 웃으면서 찍은 사진도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달수, 트로트 가락을 흥얼대면서 치킨을 접시에 담아내는데
아빠! 부르며 들어서는 영주와 세라
달수 어이쿠어이쿠 우리 판사님! 어쩜 이렇게 딱 맞춰,
빠삭빠삭하니, 방금 튀겨냈거든, 방금!
세라 안녕하세요?
영주 제 룸메이트!
달수 어이구, 시상에 워쩜 이렇게 이쁘댜야
우리 영주 뺨치게 이쁘네, 뺨치게!
영주 (테이블에 앉아며) 아빠 빨리요빨리, 우리 빨리 먹고 가야돼요
민재, 검찰실무, 기록 작성을 두 개나 해야 돼요!
달수 알았어알았어, 우리 딸! 딱 1초만 기달려! (주방으로)
세라 (쿡 웃으며) 아빠가 참 재밌으시다!
영주 (작게) 맹부삼천지교셔, 나 고시공부 할 땐 신림동에서
김밥 마셨거든, 고시생들이 가장 잘 먹는 음식이 깁밥이라구!
세라 언니 때문에 일산으로 이사 오신거야?
영주 음, 일루 오시기전에 설문조사 하셨을걸?
연수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 뭔가?
그래서 꼬꼬댁!! (웃으며) 울 아빠, 진짜 끝내주지?
세라 (웃으며) 언닌 아빠랑 친한가보다
영주 넌 아냐?
세라 (얼른 말 바꾸는) 참, 아까 김우빈이 언니한테 손 흔들더라?
진짜루 어떤 사이야?
영주 아무 사이도 아냐, 그냥 대학선배야! 선배!
세라 (생긋 웃으며) 그럼, 내가 찜해도 돼?
영주 로얄 패밀리라며? 우리랑은 클래스가 안맞다며??
세라 도전 정신! 함 해보는 거지 뭐!
영주 (발딱 일어나서) 아빠!! 아직 멀었어요?
세라 (역시! 좋아하는 구나 싶고)
달수(e) 나간다, 나가, 나갑니다요!
쟁반에 푸짐하게 치킨에 샐러드에 과일 등을 담아내오는 달수
달수와 함께 테이블에 음식을 놓으며
영주 아빠, 2%가 부족하잖아요, 2%가!
달수 어? 뭐? 뭐가 빠졌는데? 우리 딸?
영주 (치킨다리를 확 뜯어먹으며) 맥주요맥주!
맥힌 속, 뻥~~ 뚫어주는 맥주!!
달수 어, 그려그려 잠깐만 기달려, 우리 딸! (아웃되면)
세라 (치킨 뜯으며) 나같음 쇼부 보겠다!
왜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떠났느냐고!
영주 (화난, 그러나 흔들리는 얼굴로 닭다리를 뜯어대면)
세라 에너지 소모, 안 귀찮아?
일단 부딪쳐보고 포길 하든지 차버리든지!
영주 (핸드폰 꺼내) 나두 막 그럴 참이었거든?
(단축다이얼1번 틱 클릭해서 문자를 보내는)
씬43. 사법연수원 주차장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다가 문자 전송 음을 듣는 우빈
핸드폰 CU하면 “김우빈씨, 나 좀 보시지? 신영주”
푸 웃는 우빈의 모습에서
씬44. 기숙사 준하의 방
공방의 전화번호가 적힌 A4 대여섯 장을 들고 핸드폰 통화중인 준하
준하 둥근 타원형이구요, 그 안에 저울 모양이 있어요,
저울요, 저울, 천칭요, (실망 ...) 알았습니다, 저 혹시 이런 모양의
저울을 만든 공방을 (뚜뚜 끊어진 소리 들리면, 후--- 전화를 끊고
A4용지에 붉은 줄로 한곳을 지우고 다른 곳으로 또 전화를 걸려는데
전화가 걸려오면) 여보세요?
오광철(F) 지금 널 좀 봐야 되겠는데?
준하 누구세요?
오광철(F) 나? 은지오빠다
준하 (기겁) !!!
씬45. 호수공원 XXX
벤치나 돌담 위에 발을 올려놓고 운동화 끈을 매고 있는 오광철
비식 웃으며 옆에 세워둔 쇠파이프를 손에 드는데
영주(E) 납뿐~~ 극악무도한 흉악범 !
오광철, 소리 나는 쪽으로 돌아보면
비틀비틀, 오광철의 앞을 스쳐지나가는 영주와 그 뒤를 따르는 우빈
우빈 (웃으며) 그 정도 중범죈 아닌 것 같은데 .. ?
영주 뭐가 아냐? 씨이-- 약속도 안 지키고 기억도 못하고
오빠 때문에 내가 우울해서 죽을 뻔 했잖아!!
그건! 분명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야!! 살인!!
사형이라구, 사형!!!
우빈 (놀란 척) 그렇구나아! 어뜩하지? 영주 니가 변호 좀 해줄래?
우리 영주 실력이면 무죄도 나올 것 같은데!
영주 (흘겨보면)
우빈 선임하는 거지? 나, 사형 당하는 거 보고만 있을 거 아니지?
영주 (찢어져라 흘겨보면)
우빈 (장난스런 애교로) 영주야, 나 좀 살려주라, 나 좀 살려줌 안 돼?
영주 (그제야 우빈의 가슴팍을 때리며) 아우아우아우
우빈 (하하하 웃으며 영주의 두 손을 잡으려는데)
두 사람 앞을 홱 스쳐 달려가는 준하
우빈 어? 준하, 맞지?
영주 정말? 난 못 봤는데?
우빈 이 밤중에 어딜 가는 거지?
뜨악해서 뒤돌아보는 우빈과 영주
씬46. 호수공원 XXX
준하, 두리번두리번 어둠속을 바라보면
순간, 준하 앞쪽으로 길게 드리워지는 사람의 그림자
홱 고개 돌리는 준하, 동시에 준하를 향해 파이프를 휘두르는 오광철
간신히 피한 준하, 광기 어린 눈으로 준하를 향해 다가오는 오광철
오광철 내가 오늘을 을마나 기다렸는줄 아냐?
준하 오해예요,오해, 잘못 알고 있다구요!!
오광철 처음으로 후회했다, 평생 처음으로 빵에 간 거 후회했어!!
준하 설명할게요, 다 설명할게요, 제발 내 말 좀 들어보구
오광철 (쇠파이플 휘두르면)
준하 (간신히 피하면서) 우리 용한 아니에요, 제발 내 말 좀!
사실이 아니라구요!!!
순간, 오광철이 휘두른 파이프에 어깨를 강타당하는 준하
악!!! 비명소리와 함께 고꾸라져버리면
저만치서 달려오던 우빈, 기겁 놀라는데
오광철 니 놈이 죽였어, 우리 은지, 니 놈이 죽였다구!!!
마지막 혼신을 다한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냅다 오광철을 향해 돌진해 버리는 우빈
그 바람에 오광철을 뒤에서 껴안은 형국으로 넘어지면서
우빈 피해, 준하야, 어서, 어서 피해!!!!
소리 지르는 우빈과 놀라서 바라보는 준하가
화면에 반반씩 보여 지면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