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미처 못 따서 고추밭이 온통 빨개요.
고추 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녜요.
숨어 있는 고추를 일일이 따려니 정말 힘들어요.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요.
그래도 꾹 참고 오늘 모조리 다 따야 해요.
그래야 얼른 말리지요.
고추 무게 때문에 가지가 휘청 늘어졌어요.
걔중에는 너무 무거워 가지가 부러진 녀석들도 꽤 많아요.
왼쪽은 꽈리고추고, 오른쪽은 청양고추예요.
사실 꽈리고추는 초록색일 때 얼른 따서 조려 먹어야 하는데
따지를 못해 빨갛게 익어버린 녀석들도 참 많아요.
파란 꽈리고추는 얼른 따서 슴슴하게 소금물 만들어 장아찌를 만들면 좋을 것 같은데...
언제 시간이 나려나....
이건 좀 덜 매운 고추예요.
청양고추보다 크기가 작아요.
야, 이것들을 말리는 일도 장난이 아니겠다.
어떻게 말리지?
농약 안 친 유기농 고추를 햇볕 아래 나란히 뉘어놓았어요.
따가운 햇빛 받고
시원한 바람 받아
꼬들꼬들 얼른 말랐으면 좋겠어요.
고추 말리기가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 전 알아요.
하루종일 고추 옆에 앉아 있어야 하지요.
하지만, 이 녀석들은 그냥 별 관심도 못 받을 거예요.
그냥 저 혼자 마르는 수밖에요.
자리가 모자라 넓적한 돌판에다가도 올려놓았어요.
돌판은 따끈따끈해서 아마도 잘 마를 거예요.
아무쪼록 희나리 생기지 않고 맛있게 마르기를....
이 녀석들이 잘 말라, 맛있고 달콤한 고춧가루가 된다면
이것으로 김장도 하고, 고추장도 만들고, 찌개도 해 먹고....
아, 참 맛있을 거예요.
농부의 땀이 송송 배어 있는 고추.....맛있을 것 같죠?
첫댓글 고추 따는 일은 정말 인내심이 필요한거 같아요. 뜨거운 뙤약볕에서 일일이 하나하나 따려면...저도 이번 추석에 강화가면 빨간고추 따 드리고 와야겠네요.
할 수 있는 한 많이 도와드리고 오렴...가을엔 일손이 모자라 부지깽이도 날뛴다고 하잖니...
다행히 날씨가 좋아 잘 마르겠지요. 농사 지어보면 하나라도 알뜰하게 챙겨지더군요.
땅바닥에 떨어진 방울토마토 한 알도 아까운걸요? 그 심정, 농사 지어본 사람만이 알지요.
선생님 정말 고생하셨겠네요 하지만 고생 끝에는 행복이잖아요 그러니까 조금 있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예요
진짜 태양초 고춧가루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