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고 무서웠습니다.
오월의 청춘은 광주 5.18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이다. 유학을 가고 싶은 간호사 명희, 서울의대생이자 대공수사과 과장의 아들인 희태, 민주 운동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부잣집 딸 수련, 유학을 다녀와 아버지 사업을 돕는 수련의 오빠인 수찬. 이 네 명의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사는 광주로 내려온 희태는 맞선을 수련 대신 보러온 명희와 선을 보면서 점점 친해지기 시작한다. 수련과 희태는 서로가 안중에도 없는 사이이지만 집안 때문에 약혼을 하게 된다. 서울로 올라와 함께 살지만 결국 제갈길을 가기로 한 둘은 광주로 향한다. 수련은 다시 민주 운동을 돕고, 희태는 명희와 바로 도망가려고 하지만 다친사람들을 보며 어쩔수 없이 돕기 시작한다. 그 위험천만한 상황속에서 희태는 사람들을 구하려다 아버지에게 잡혀 갇히게 된다. 한편 명희는 동생을 구하려다 총에 맞고 죽는다. 40여년이 지난 후 공사장에서 한 유해가 발견된다. 희태의 친구이자 당시 계엄군이였던 경수는 명희가 죽었을때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기억했기 때문에 한 병원의 교수가 된 희태에게 말해준다. 그리고 희태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이 드라마를 보고 정말 슬펐다. 초반에는 조금 뻔하고 유치한 사랑싸움으로 시작되었지만 뒤로 갈수록 광주 5.18의 급박한 상황과 죽어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 지금까지 5.18에 대한 책들을 읽었었지만 이 드라마가 훨씬 더 와닿았다. 쓰러진 사람들과 총을 쏘는 군인들, 그 사이에서 정신없이 움직이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직접 눈앞에 보이니까 실감이 났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또, 계엄군들이 너무 인상깊었다. 분명 죽이는 사람과 죽는 사람은 같은 사람일텐데 사람들을 때리며 웃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을 아무 명분도 없이 쏴죽이기도 했다. 잔인한 짓을 너무 많이 하면서 무감각해진걸까. 조금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래도 이제는 사과를 하고 진실을 밝히는 계엄군이셨던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슬픈 점은 아직도 5.18이 빨갱이 짓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보고 많이 충격받았다. 진실이 다 밝혀졌는데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이제라도 5.18이 더 많이 알려져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