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5일, 중앙 일간지인 J 신문에 박찬호 선수에 관련한 기사가 사진과 함께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하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22층 계단을 뛰고 걸어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데 대충 5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러한 박찬호 선수의 계단 훈련 효과에 대해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 기사도 짤막짤막하게 언급되었다. 허벅지 앞 쪽(대퇴 신근)과 종아리(비복근) 근육 강화에 효과가 큰 훈련으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스쿼트와 비슷한 운동이라 하였다.
이 기사를 보며 좀 아쉬운 것은 훈련에 대한 정보가 소상하게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2층 계단을 5분 정도 뛰고 걸어서 오른다는 것이 팩트의 전부였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다면 1층에 계단이 16개이니, 22층이면 계단이 모두 352 개인데, 이 계단을 어떻게 뛰거나 걸어 오르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었던 것이다. 이를테면 몇 층까지는 뛰어서 오르고 몇 층부터는 걸어서 오르는지, 또한 뛰거나 걸을 때도 한 계단씩 오르는 것인지, 아니면 두 계단씩 오르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내가 왜 박찬호 선수의 아파트 계단 훈련 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느냐하면, 나 역시 아주 오래전부터 아파트 계단훈련을 해 왔기 때문이다.
2007년 6월 하순부터 지금까지 1주일에 4회 정도 실시하고 있다. 사실 아파트 계단을 이용한 마라톤 훈련은 2006년도 12월에 시작되었다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12월 중순이었는데 그 때 폭설이 내려 내가 사는 곳 주변에 마땅히 훈련할 곳이 없었다. 훈련장소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탄천은 물론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주변 인도도 거의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자연재해로 인한 긴급 사태시의 훈련은 실내에서 런닝 머신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돈을 내고 헬스클럽에 가입해 훈련을 한 적이 없다. 그것은 내가 마라톤을 시작한 후 일관되게 지켜온 내 신조이고 신념이다.
인근 주민복지센터(옛날의 동사무소)에 설치된 런닝 머신을 몇 번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달리기가 체 바퀴 돌 듯 너무 지루하고, 무엇보다 달리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데다가 복장도 짧은 마라톤 팬티에 짧은 티셔츠일 뿐만 아니라 쿵쾅 대며 달리는 소리가 너무 요란하여 도저히 이용객 대부분이 아줌마들인 그 곳 분위기 상 따가운 눈총은 물론 내 스스로도 미안하여 몇 번 이용한 이후로는 다시는 안 간다.
그래서 날씨가 매우 춥고 폭설이 내리는 악조건이라도 최대한 야외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내 마라톤의 철칙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참에 폭설이 내려도 건물 안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떠오른 것이었다. 아파트 계단을 이용한 훈련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25층이다. 옥상까지 포함하면 26층이다. 1개 층에 계단이 16개이니 도합 416계단이다. 1개 층 높이를 3m로 잡는다 하더라도 80m나 되는 높이이다. 정확하게 2006년 12월 17일, 갑자기 내린 폭설로 앞으로 며칠 동안은 눈이 녹거나 제설작업이 이루어질 때까지 장거리 훈련을 할 수 없을 것 같기에, 나는 그 대안으로 아파트계단을 오르내리는 훈련을 하기로 하였다.
건물 안이기 때문에 날씨가 별로 춥지 않아 짧은 마라톤 팬티에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처음 2회는 워밍업 겸 2계단 씩 빠르게 걸어 올라가 보통 빠르기로 한 계단씩 뛰어 내려왔다. 그 다음 3회부터 12회 까지는 2계단 씩 10층 까지 뛰어 올라가고 11층부터 26층 옥상까지는 2계단씩 빠르게 걸어 올라갔다. (한 계단씩이라도 계속 뛰어올라갈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두 계단씩 빨리 걸어 오르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내려올 때는 빠른 발놀림으로 한 계단씩 뛰어 내려왔다. (두 계단씩 뛰어 내려오는 것은 아무래도 부상당할 위험이 매우 커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10회를 마친 다음 처음 워밍업 할 때처럼 2회에 걸쳐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렸다. 모두 14회 26층 계단을 오르내린 셈이다. 그렇게 14회 오르내리는데 1시간 40분 33초가 걸렸다. 이 훈련의 여파로 종아리에 알이 배겨 5일 정도 훈련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였다.
앞에서 잠간 언급했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아파트 계단 오르기 훈련을 시작한 것은 2007년 6월 28일부터이다. 그때부터는 일요일의 장거리 훈련이나 언덕 훈련 날을 제외하고는 훈련을 마친 후 집에 돌아올 때 꼭 26층 아파트를 뛰고 걸어서 올라온다. 내가 사는 층은 20층이지만 옥상까지 올라가서 다시 20층까지 뛰어 내려오는 것이다.
방법은 그날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5층에서 10층 까지는 빠르게 2계단씩 뛰어오르고, 그 다음부터는 2계단씩 빠르게 26층까지 걸어 오르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3분 4초에 오른 적도 있고, 아무리 무더운 여름철 시간이 많이 걸려도 3분 50초 이내에는 오른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속도는 항상 뛰건 걷건 숨이 차지 않는 범위 내에서 페이스를 조절한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다하더라도 10층 정도 두 계단씩 뛰어 올라가면 숨이 차게 마련이다. 이때부터는 자동적으로 뛰는 모드에서 걷는 모드로 전환된다.
나는 체중이 가볍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고 빠르게 오를 수 있지만, 체중이 무거운 박찬호 선수는 22층을 5분 정도에 오르는데도 아마 숨이 꽤 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는 그 계단 훈련의 효과 덕분인지 그 해 가을 중앙마라톤에서 나의 풀코스 종전 기록을 3분이나 앞당기며 지금까지의 내 개인 최고 기록을 수립하였다. 또한 요 몇 년 사이 수도권 한강 이남에서 개최된 각종 산악마라톤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 내지 입상을 하게 된 것도 이 아파트 계단 오르기 훈련이 상당한 몫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듭 강조하는 말이지만 겨울 철 폭설이 내리거나 내렸을 때, 여름 철 폭우가 내리거나 내렸을 때, 건물 안에서 실시하는 아파트 계단 훈련만큼 유용한 훈련도 없을 것 같다.
훈련항상하신다니 방갑네요.저는 매일 오전,오후 한차례씩 짬내서 25층을 2계단씩 한번도 않쉬고 뛰어오릅니다 계단수는 440계단정도구요.옥상까지 다오르면 2키로정도 전력질주한것처럼 힘들지요.허벅지도 아주 땡땡해지고 시간은 2분45초-50초정도 걸리구요.추운날 자주하면 제게는 장거리비슷하게 느껴집니다.
01/09
ㅎㅎ
저는 아파트 계단 훈련하다가 부상... 왼쪽으로만 계속 돌면서 올라가니 왼쪽 인대에 무리가 와서 달릴때마다 통증이 엄습... 결국 반년간 달리기를 못했다는... 훈련 효과가 좋다는 분들도 계시니 훈련에 이용하실 분은 저 같은 사례도 있다는 걸 참고하시길...
01/09
저도
저의 경우는 비오는 날이나 아주 추운날 아님 계단훈련의 필요성을 느끼는날 수시로 하는 편입니다.저흰20층인데 20층까지304,5개 되는데 한번에 쉬지않고 올라갔다가 내려올땐 승강기로내려옵니다.부상염려도 피하고 어지럽기도해서요 ㅎㅎ 읫분 말씀처럼 게속 한방향으로 돌아서 그런지 왼쪽무릅이 좋지않네요 다른영향도잇겠지만.. 계단훈련을 한지가 두어달정도박에 안돼서 그런지 아직 가록이 단축되거나 그런건 없지만 분명 다리에 힘은 많이 생긴거 같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훈련을 해야 효과가 있다는데 잘 안됍니다.^^
01/09
이정범
25층 아파트 계단을 두 계단씩 쉬지 않고 뛰어오르시는 계단님은 상당한 고수이신 것 같군요, 그것고 하루에 두 번씩 하신다면, 다른 훈련은 또 얼마나 치열하게 하실까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01/09
이정범
ㅎㅎ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제 경험상 아파트 계단훈련은 다른 어느 훈련보다도 운동 전후에 꼼꼼한 스트레칭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01/09
이정범
저도님! 저 같은 겨우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언덕훈련이나 크로스 컨트리 훈련을 하며 아파트 계단 훈련을 병행해서 그런지 이제껏 무릎 부상으로 훈련을 중단하거나 애를 먹은 적은 없었습니다.^^
첫댓글 저도 헬스장에 가본일없는디 계단뛰기로 함 도전 (좀 주위에서 시끄러위 하지 않을런지)
계단띠기를 해봤는데...낮에는 개아은데...저녁에는 블이 층층마다 들어와서...갱비가 잡으로 옵디다...
대체운동으로는 상당한 영양분일듯....이렇게 올인 할정도의 (心)을 맹글어야 하는데...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