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진정한 무엇이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그 곳이 아닌, 이미 다 끝났다고 생각한
절정 너머 어드메쯤에 있는게 틀림없다는 생각입니다. 인생이 그렇고 가을도 그럴 것이구요.
파뿌리처럼 하얀 억새가 바람에 살랑거리고 쏟아져내린 가을잎들이 포도를 뒹굴더라도
삶의 진실들은 늘 뜻밖의 그 곳에 숨어있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화려하게 포장된 것이나
미사여구가 난무하는 곳은 모른척 지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거구요.
그러니 일상에서 만난 수많은 보잘 것 없는 것들, 휴일 고향의 들녁에서 밀려온 아련한
추억들에 눈길을 주면 삶이 훨씬 정겨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살짝 기대되는 새로운 한 주, 즐겁고 힘차게 시작하시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소설이 코앞인데 날씨가 봄날의 그것보다 더 따뜻합니다.
춥지않아 좋긴한데 벼락같이 몰려올 추위를 생각하면 그대로 온전히 즐기자니 망설임이
앞섭니다. 아마도 겨울을 준비할 시간을 주려는 자연의 배려때문이 아닐런지요.
아무튼 어떤 상황에서도 건강을 잘 챙겨 나가시길 안부겸 인사드립니다.
목소리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축농증 증세로 코맹맹이 소리가 꽤 오래가네요.
친구인 병원 의사는 염려말라고 하지만 살짝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문득 떠오른 보왕삼매론 구절 하나를 소리내어 읽어 봅니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病苦로써 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챙겨나가야 하겠습니다.
주말엔 바쁜 딸아이의 시간에 맞춰 가족들과 고향 익산의 어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혼자 계시니 늘 마음에 걸려 자주 뵈어야 하는데,그러지 못하는 불효를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함이지요. 맛있는 식사도 하고 바람도 쐴겸 짧은 나들이도 다녀왔구요.
무엇보다 자식들과 함께 하니 밥맛이 살아나서 이가 좋은 어머니답게 잘 드시는 것을
보니 얼마나 마음이 흐믓하던지요.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인생2막에 가장 필요한 것을 꼽으라면 '선택과 집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동안 오지랖넓은 삶을 살다보니 방만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제는 확장보다는 자연스러운
축소 내지 정리를 통해 살갑고 지속가능한 인연들에 집중하는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눈빛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관계가 진정 좋은 인연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준비하고 있는 인생학교도 그 점을 주목하여 진행할까 합니다.
너그럽고 열린 마음, 땀흘리고 공부하는 자세,
진실함과 사랑이 있는 소통으로 살아갑니다.
평생 동안의 행복! 그것을 견뎌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생지옥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 조지 버나드 쇼
2022. 11. 21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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