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동칼럼> 마음속에 푸른 산 하나 키웠나?
“날마다 / 광안리에서 살면서 / 광안리 광안리 / 수십 년을 외우다 보니 // 넓고 편안한 / 이름 뜻 그대로 / 이제는 내 안에도 / 큰 바다가 펼쳐지네 // (----) // 수평선을 바라보며 / 수평선이 되는 / 무한한 기쁨이여 ” < 광안리에서 / 이해인>
수십 년 무등산 아래 살면서 ‘빛고을, 빛고을’ 수없이 듣고 들었다. 새벽마다 성스러운 햇살을 뿌려주는 무등산이 곁에 있어 광주(光州)는 빛고을이다. 한평생 무등산을 바라보며 살아왔으니 내 마음 안에도 매일 햇살을 뿌리는 든든한 푸른 산이 솟아있어야 마땅하다.
무등산은 8천만 년 전 솟아났다. 태어날 땐 불 뿜는 화산이었다. 고교 2년 때 체력 단련한다고 일요일마다 상봉까지 올라갔었다. 왜 주말마다 산에 오르나? ‘일주일 동안 활기차게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십여 년 전 무등산에 왔었던 산악인 엄홍길 대장 말이다. ‘산이 거기 있으니까!’라는 조지 맬러리 명언보다 훨씬 가깝게 와닿는다.
무등산 상봉은 이젠 오르지 않아도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한밤중 어둠 속이든, 폭풍우가 몰아칠 때도 상봉은 ‘큰바위 얼굴’처럼 천만년 그 자리에 있음을 안다. 새벽마다 빛고을에 빛을 뿌려주는 무등산 아래 살고 있어 행복하다. “그 푸른 침묵 속에 기도로 열리는 오늘입니다 <산을 보며 / 이해인>”
김종남<언론인>
김종남 위원 mhto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