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섭렵 3
-불꽃과 스카이워터의 만남
한라산의 천연 정원을 보며 자연의 신비함을 느꼈다. 그런데 어느 밤에 불꽃 정원을 탐방하러 나섰다. 네비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갔더니 세상에 이런 곳도 있음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밤에만 볼 수 있는 빛을 이용한 환상적인 문양으로 여러 모양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었다.
빛을 이용한 꽃의 세계, 동물의 형상, 곤충의 모습, 꽃 터널 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많은 여행객이 몰려와 함께 즐기며 사진에 담았다. 우리도 여러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 저장했다. ‘불의 향연’으로 사람들 내면 기저에 침잠하고 있는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주는 청량제로 마음의 평화를 안겨 주는 예술의 세계이었다.
우리 삶에서 예술이 없다면 얼마나 황망한 사막과 같은 삶이겠는가. 그 예술이 사람의 정서를 탈바꿈시키는 묘약이다. 음악이나 미술, 문학과 같은 예술이 그러한 것으로 삶의 풍요와 정서를 고양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 질서에 순응하는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또 다른 한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울리며 함께 즐기고 공감하며 대화와 만남의 평화스러운 장소였다.
다음 날은 날씨가 궂어 탐방을 접고 또 다른 공간을 찾았다. 그곳은 ‘스카이-워터 쇼’였다. 하늘과 물의 쇼라니 도대체 무엇을 연출할까 궁금했다. 그곳에 갔더니 아직 일렀고 사람이 많지 않았다. 웬걸 공영시간이 다다르자 대형버스가 속속 들어 닥쳤다. 입장 요금도 만만치 않았는데 이천 명을 수용하는 공간을 거의 메웠다. 드디어 공연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캄캄한 어둠이었다.
옅은 불빛을 드러내면서 높은 가로줄을 타고 묘기를 부리는 모습에 관중은 숨을 죽이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애간장을 녹이는 느낌이었다. 또 의자를 높이 쌓으며 연출하는 묘기는 열기를 더하며 이마의 땀을 자아내게 했다. 또 남녀가 줄을 이용하여 공간을 나는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듯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음은 물을 이용한 연출이 벌어졌다. 물이 높이 분수를 일으키면서 높은 곳에서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여러 모습은 기상천외한 장면의 쇼였다. 입장료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보고 나니까 그 몇 배의 효과를 얻었다는 느낌이다. 관람 내내 몇 년 동안 쌓인 체증이 일시에 ‘쏴!’ 하고 내려가는 그런 기분이었으며, 나도 모르게 박수를 보냈다.
두 공연의 연출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어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여행의 피로가 일시에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몸과 마음이 힐링되어 다음 탐방의 섭렵이 기대되는 느낌을 안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제주산 흙돼지고기를 구어 막걸리와 함께 파티를 열었다. 여행의 소중함을 토로(吐露)하며, 다음에는 ‘한달살이’를 하자는 의견도 도출되어 서로가 공감하였다.
7박 9일의 여정을 아무 탈 없이 계획대로 마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마라도의 섭렵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으리라. 그것은 하늘의 도우심이며, 함께한 미카엘 부부의 주도면밀한 탐방 일정과 운행에 아낌없는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전한다. 두루두루 제주 섭렵을 마치고 배로 6시간, 차로 4시간 대장정의 길이 꿈만 같으며 아직도 어둠을 가르며 달리는 몽롱한 기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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