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빗물에 스며든 창연한 그리움 -
느림보 거북이/글
세상이 아무리 돌고 돌아도
꼭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간절한 그리움으로
그 사람이 생각이 납니다.
그 사람 나를 잊고 살아도
난 이렇게 비가 오면
어김없이 그 사람
그리워 떠 올리게 됩니다
한때는 서로 그리워하고
서로 입맞춤을 나누며
미치도록 만나던 사이였지만
인연의 끝은 그 사람과 나를
멀리 바라보게 하고
이런 비 오는 날은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볼 수 없는
그런 운명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쯤 어느 하늘 아래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는 없어도
이렇게 마음으로 불러내
옛 기억을 더듬음도
나 살아가는 인생이고
어쩔 수없는 삶입니다
가슴 언저리에 감춰둔
잊지 못할 그 사람
지금은 남남이 되었지만
그 사람과 나눴던 정 그 마저
잊을 수는 없는가 봅니다
창밖으로 흘러내리는
빗방울에 자꾸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엉키고 설켜 세상을 살아옴이
만만한 삶도 아니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숫한 사람들과 부딪치며
그 사람도 맴돌 듯
힘들게 부딛치며 살아왔죠
영혼을 나누며
안아주고 안겨볼 사람
인생 살아오며
몇 사람이나 되겠습니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이 비 오는 날
그 사람 목소리가 빗소리 같고
귀밑머리 간지럽게
우산 속에서
들려오던 그 사람
그 목소리를 기억해 봅니다.
그 사람의 뽀얀 살결과
눈웃음이 유리창에 튀는
빗방울의 신비함 만큼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긴 속눈썹에 묻어나던
촉촉함이 영원히 나만
사랑할 것 같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나이에도 생각만으로
나를 적셔주는 그 사람의
예뻐 보이던
고혹한 그때의 모습
아름다운 사랑이었나 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때 그 사람을 또
만나게 된다면
아마도 지금은 더 많은
서툴지 않은 사랑을 할 것만 같습니다
몰라 볼 만큼
마음은 변했겠지만.
살아온 세월만큼
서로의 모습은 변했어도
고요히 내면에 흐르는
강물 같은 사랑을
눈 감는 그날까지도
그리움이라도 영원히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 사람과 나
서로의 다른 삶을 살면서도
내리는 빗물처럼
고였다 흘러가 듯
우리 사랑도 그렇게
기억의 계곡을 굽이쳐 흘러
순환을 이뤄 그리울 때
창연한 그리움으로
한번쯤 만나보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지독한 그리움도
인생의 일부분인가 봅니다
비가 오는 날
그 그리움에 붙들려
그 사람 이름 불러보는
애련한 비요일입니다
아름다운 사람
그리운 사람
비를 유난히 좋아하던 사람
빗물에 그 사람의 향기가
마음에 온몸에
창연히 묻어서 내립니다
그 사람 지금 쯤
어느 하늘 아래 있을까요.
꼭 한 번쯤 보고 싶습니다.
- 거북이 글 -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의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출처: 다음카페 -언제나 그 자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