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마트에 소매치기·절도범 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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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알렉산드리아 70대 한인, 마트 주차장서 당해
▶ “장 보고 카트 갖다놓고 오니 차에 둔 핸드백 사라져”
2023/04/02
지난 25일 버지니아 페어팩스 H-마트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용의자의 공개 수배 전단지. 용의자는 H-마트 매장 내 누군가의 지갑에서 8천 달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페어팩스시 경찰국 제공>
최근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H-마트에서 8천 달러의 현금을 소매치기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본보<30일자 A4면>에 용의자 사진이 공개되자 이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한인들을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는 70대 한인여성 김 씨는 지난 25일, 애난데일 롯데플라자 앞에서 핸드백을 도난당했다고 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짐을 차에 실어놓은 다음, 카트를 돌려주고 돌아오는 사이에 차량 옆자리에 놓아둔 핸드백이 사라진 것이다. 당황한 김 씨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며 “매장 내부와 달리 주차장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어 용의자 파악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하고 마트 직원들에게 혹시 의심 가는 사람이 없었냐고 물었더니 “야구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쓴 남성이 매장 안에서부터 그녀를 따라 다녔다며 처음부터 핸드백을 노리고 접근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처럼 한인 여성들을 노리고 접근하는 절도 사건이 빈번한 가운데 고가의 명품 핸드백은 물론 현금도 많이 갖고 다닌다고 알려져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범행이 발각되더라도 쉽게 제압하고 도주할 수 있으며 영어가 불편해 신고도 잘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손쉽게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필드 LA마트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한 여성은 “장을 보고나서 차에 타자 갑자기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와 가방을 뺏으려 했다”며 “바로 차에서 내려 소리를 지르면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줄행랑을 쳤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 절도가 강도 사건으로 바뀌게 된 경우다. “이러한 일을 겪고 나서 혼자서는 아무 곳에도 갈 수 없게 됐다”는 그녀는 “낯선 사람이 다가오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일상생활이 힘들게 됐다”고 호소했다.
핸드백을 도난당하면 지갑에 든 현금뿐만 아니라 신분증, 크레딧 카드, 휴대폰, 집 열쇠 등 모두가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혹시라도 집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고 신분증도 새로 발급받아야 하고 크레딧 카드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한인 마트에서 무심코 카트에 핸드백을 놓고 샤핑하다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는 “핸드백과 현금을 도난 당해 화가 나지만 당장 휴대폰이 없어 불편하다”며 “휴대폰을 새로 사려고 매장에 갔더니 나처럼 도난을 당해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기사들과 함께 좀도둑이 늘고 있으며 총기 사건을 비롯해 차량 절도 등 치안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