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언제나 그렇듯이 가을이 왔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전과 같은 가을이 아닙니다.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랄까요?
9월의 탄생석은 사파이어
마치 밤하늘을 담은 듯, 깊고 신비로운 푸른빛입니다.
일화
조선조 선조 때, 이항복은 도원수 권율이 관복을 제대로 입지 않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무더운 날, 어전회의에서
“날이 너무 더워 정신마저 혼미하니, 관복과 관모라도 좀 벗고 회의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용상 자리도 덥기야 마찬가지이니, 임금은 못 이기는 체 윤허했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은 모두 반기며 관복을 벗었습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권율만이, 관복을 벗지 못한 채 얼굴을 붉히고 있었습니다.
임금께서도 용포를 벗었는데 도원수만 관복을 벗지 않고 있으니, 이는 불경이 아닌가요?
얼굴이 홍당무가 된 권율은, 마지못해 관복을 벗었는데, 요샛말로 팬티에 러닝 차림이었습니다.
이항복이 임금께 아뢰기를.
“전하. 도원수가 워낙 청빈해서, 집안 살림이 넉넉지 못해,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다닌다고 하옵니다!, 그러니 도원수의 딱한 처지를 어여삐 여겨주시옵소서!”
그제야 이항복의 장난기를 깨달은 선조는 파안대소하며 비단과 무명을 하사했다고 합니다.
가을
귀뚜라미여
잠시
울음을 그쳐다오.
시방 하느님께서
바늘귀를
꿰시는 중이다.
보름달
커다란 복판을
질러가는 기러기 떼
Youtube에서 이브 몽땅의 고엽을 들어보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첫댓글 솟대위엔 기다림이 가득하네요..새달 9월을 열어가는 길목에서 좋은 글로 인도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9월이 오면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솟대는 누굴 기다리는지 모르지만
가을 기다리겠죠 시향에 머물다 감니다
신사님 고운 하루 이어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