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안에서
단순한 창들의 나열이지만
절에서, 도서관에서, 카페에서, 바에서, 공원에서,
그리고 여행지 숙소에서의 온갖 추억들이
자외선보다 더 강렬한 입자로 투과해
까슬거리는 가을 햇볕과 함께
그때의 장소로 나를 데려다 놓는데
실바람 한 줄기에도
애틋하게 떨리는 문풍지 발린
격살무늬 창을 비롯해서
창들의 내부와 외부의 조화로운 풍경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다.
표리일체(表裏一體)한 사람들의 아름다움처럼
인생은 좋게든 싫게든 역동적으로 흘러간다.
그렇지만 가끔은 어떤 한때를
정지시켜두고 무심히 머물러보는 것,
또한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아닐는지
창밖에서
창을 보면 언제나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단순히 창으로써만 기능해도 깔끔해서 좋고, 잘 꾸며져 있으면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져서 좋았다. 직접 뭔가를 꾸미고 가꾸는 것을 잘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한 점을 들여다보며 대리만족을 얻고 싶었을까?
요즘 ‘인간 실격’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극의 초반이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여주(전도연)는 남편에게 자주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린다. 전지적 관찰 시점으로 보는 시청자들은 그 이유를 알지만, 극 속의 남편은 늘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억지 부리는 아내가 힘들다. 아내는 마음의 창이 닫혀있는데 남편은 그 창을 여는 방법도 모르겠고 아니 어쩌면 창이 닫혀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본인만의 판단으로 현시점을 볼 뿐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닫힌 창밖에서는 그 누구도 내부의 실재하는 모습에 대해 규정짓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창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내 진짜 심리가 무엇인지 자문한다면 아마도 ‘窓’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여기와 거기, 마음과 마음 사이, 닫힘과 열림을 반복하며 소통하게 해주는) 때문이 아닐까라는 답을 또 스스로 내어보게된다.
내 마음의 창 아래, 볕 잘 드는 터 한 두어 평 경작해두어야겠다.
첫댓글 사진들이 다 이쁨니다
창이 이렇게 이쁜줄 몰랐네요
잠시 창밬과 안의 의미를 생각해봤어요
아래의 사진들이 엄청 정감있어요
귀한 글과 사진 감사해요
이젤님도 아마
저렇게 예쁘게 창 주변을 가꾸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컷 한것 예술적인 가치가 있어 보이네요
옛말에 창은 마음이라 했는데
모두 곱고 아름답습니다
글고 잘 쓰셨네요~
그러게요.
무심히 있어도
누군가의 앵글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또
예술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답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평안한 밤 되셔요.^^
창이 있으면 벽이 있습니다.
창이란 곳을 통하여 바깥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지요.
창밖에서는 안이 궁금하여
살피고...
벽만 있어도 안 될것이고
창만 있어서 모두가 노출되는 것도 아니 되겠지요.
창밖으로 희망을 꿈꾸고,
행복이 심어지고 있는 창안의 풍속도를
사람들은 그리고 있답니다.
졸작의 글에 심오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조금씩 배워나가는 재미가
퍽 좋습니다.
벽과 창이 공존하며
그려가는 세상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이 밤 꿈꾸어봅니다.^^
창은 건물의 외부와 내부공간을 연결하여 채광, 환기 등의 고유의 기능이외에도
폐쇄된 공간에서 외부를 조망함으로써
정서적인 안정감을 조율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지요.
문득, 80년대 초에 발표된 가요
산울림의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가 생각납니다.
본문에 썼다가 지운줄 어찌 아셨대요.
댓글의 첫째 줄은 거의 흡사하다는요.ㅎ
이 노래 처음 듣는 순간
김창완은 정말 조용히 사람 죽이는
천재라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언제 딱 한시간, 아니 십분만
컴 활용능력 레슨을 받으면 좋겠어요.^^
평안한 밤 되셔요.
窓...우리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너무도 큰 것 같습니다.
창안에서는 창밖이 궁굼하고
창밖에서는 창안이 보고싶고...
인생은 좋게든 싫게든 역동적으로 흘러 가지만
가끔은 어떤 한때를 정지시켜두고
무심히 머물러보는 것...어찌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지혜일지도...
그리고 닫힌 창밖에서는 그 누구도
내부의 실재하는 모습에 대해 알수 없지요.
창안과 창밖이 서로 공존하는
지혜가 정말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름다운 창을 보면서
저도 내 마음의 창 아래, 빠른 시일안에
볕 잘 드는 터 한 두어 평 경작해야겠다는
생각이 창을 읽으면서 고민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청국님의 음성(안들리지만요)으로
한 줄 한 줄 들으니
괜스레 울컥해지네요. 힛..
청국님은 이미 마음 속에 볕이 들어
늘 따사로울 것 같습니다.
평안한 잠 이루시길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본다기 보다 느낀다..
그 뉘앙스가 온전히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카페라는 집의
수필방 창을 통해
만난 귀한 인연
언제까지나 이어지길
소망해봅니다^^
모두 다 온전히 바라보이는 풍경보다
창이 액자가 되어 그 크기 만큼만
보이는 풍경이 더 마음에 담겨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다 제각각의 느낌과 아름다움이 있어서
모두 마음에 드는 창의 모습들입니다.
글에서 읽혀지는 보라리스님의 마음은
더 말할 나위 없구요.
아, 액자 크기만큼의 풍경이
더 마음에 담겨지는 느낌..
어쩌면 그래서 자꾸 창에
눈길이 가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래서, 이런 피드백이
좋아서 부족한 글이지만
포스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창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 그 속을 통해 혹은 그 투명함속에
감추어져 있는 속내는 어떤것인지 여러가지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창 이라는 단어를 적절하게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수필이라는 것이 이런것인가 생각이 드는 고운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세요.
잘썼든 못썼든
무얼 전달하려고 했든
이미 글은 던져졌는데,
글을 읽으신 분의 빛나는
해석과 주신 코멘트의 의미에
역으로 받는 감동이 큽니다.
한스님의 글 기다리고 있습니다.^^
까만 밤
들판을 가로 지르는 기차의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노오란 불빛은 무척 아름답답니다
근데
집에 창문 없으면 답답해서 몬살아요
그런다고
창문 많으면 또 우풍만 세고
창문 무지 많은 제 집은 겨울에 개스요금 엄청 나오지요~~
잠자던 서정적인 정서가
기차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번뜩 눈이 떠지는 것 같습니다.
서울 올림픽대로를 지날때
철교 위로 지나가는 전철만 봐도,
볼 때 마다 어김없이
가슴이 두근거리는데요
하물며 노란불빛을 흘리며
달리는 밤기차라니ㆍㆍㆍ.
우풍 센 집, 겨울이 가까워오는데
우짭니꺼.ㅎ 😀
영국 윌리엄 3세 치하였으면
세금도 왕창 낼 뻔했습니다.
창의 수대로 세금을 물린
창문세라는 것이 있어서
벽돌로 창문을 막고 그랬다고 합니다.
@헤도네
헤도네님이 제가 몰랐던 많은 것들을
들고 올때마다 신나 죽겠어요.^^
창문이 먼 죄가 있다고..ㅎ
@보라리스
창문이 많으면 고급주택일테니
'부자세' 개념이지요.
보라리스님 신나 죽겠다 하시면
저도 신바람나서 죽을 것 같아요오~~^^
매우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 무엇!!
사진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눈이 번쩍!! 입니다
여러 장면의 창 사진도 신선하군요!!
그런데 닉 네임의 의미를 여쭈어 봐도 괜찮을까요?
사진 좋아하신다는 거 알고있지요.^^
여러 장의 사진을 콜라주ㆍ편집하였습니다.
마론님 한창 사진 찍으시기 좋은
계절이ㆍㆍ 맞나요?
봄이 더 좋으신가요?
질문이 많네요. 제가.ㅎ
닉네임은 보라색+아이리스,
줄여서 보라리스. 입니다.
평화로운 저녁시간 되시길바랍니다..
@보라리스 오우,, 그렇군요!!
혹시 이 꽃?
@마론 넵..^^
붓꽃 출사하실때 많이 만나셨죠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