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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쓴 것이지만
사실과는 무관한 그저 소설이다. 이 글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이름을 적든 적지 않든 실제 인물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옷 한 벌을 사려면 시장을 가든 매장을 가든 일일이 다니며 다리품을 팔아야 했고 마음에 드는 옷이 없으면 포기하고 돌아오기가 일쑤였다. 다시 말해 옷을 사려고 생활비를 축내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쇼핑의 소비를 알게 되었고 편하게 쇼핑을 하게 되었으니 생활 속에서 느끼는 일종의 묘미라고 해야겠다. 마음에 드는 상품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마음을 끌어당긴다. 직접 눈으로 보고 입어 보고 사는 것보다야 아무래도 사놓고 후회하거나 반품할 확률이 많지만 우선은 편하게 원하는 것을 받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집에서 택배를 받는 일이 흔해졌다. 책도 마찬가지다. 서점을 가야만 살 수 있었던 책 역시 인터넷 서점을 통해 주문하고 기다리기만 하면 택배로 받아 볼 수 있다. 그렇게 인터넷 쇼핑의 편리함에 빠져 택배 받는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빨리 받아보고 싶은 마음은 설렘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늦게 오면 혹시 주문이 잘못되었나 걱정을 하면서 신경은 온통 택배에 가 있다. 또한 옛날에는 아이가 부모를 졸라 필요 욕구를 채웠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를 할 수 있게 되어 부모를 귀찮게 할 일도 없어졌다. 물론 돈 없이 공짜로 할 수 없다는 것은 시절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으니 절제의 미덕은 있어야겠지만 판단력이 서지 않은 아이에게 그것을 바라기는 무리다. 부모의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오늘도 여전히 아파트를 울리는 택배기사의 어느 집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택배요."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엊그저께 친정엄마하고 전화 통화를 한 뒤로 폰이 잠잠하다. 딱히 전화 올 일이 없으니 당연하다. 내가 해도 되지만 어지간해서는 하지 않고 지낸다. 가끔 밖에 나가 있는 큰애에게 통화 할 때가 있지만 그 역시도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에 몰두해야 하는 애에게 방해가 될 테니 자제하고 있다. 가끔은 친정엄마의 전화나 반가운 전화가 기다려 지기도 하지만 연락이 없어도 그러려니 하면서 지낸다. 날짜를 보니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결혼 전에는 꽃도 달아드리고 했지만 결혼 후부터는 시부모에게도 꽃 선물은 아이에게 시키곤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 꽃 달아드려."라는 말로. 선물을 한다고 해도 이제는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배달을 하는 일이 많으니 직접 들고 가 부모님 뵈면서 손에 안겨 드리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야 하겠다. 그만큼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부모님 얼굴도 보기 힘들다는 의미이니 씁쓸한 면도 있다. 그렇게 보면 인터넷 쇼핑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동안 추운 듯 더운 듯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창문도 열고 반소매 차림으로 지냈더니 감기를 달고 산다. 겨우내 사용한 보일러는 도시가스 요금을 무시 못 해 날이 풀리면서 아예 꺼 놓고 있어 조금 추운 듯해도 추운 대로 지내기 때문이다. 더운 것보다야 추운 게 낫긴 하지만 겨울이 좋은 것은 아니다. 단지 추우면 이불을 덮어 쓰고 있든 옷을 여러 겹 껴입든 하면 되니 하는 말이다. 역시 계절은 봄과 가을이 가장 좋다. 하지만 점점 짧아지면서 여름과 겨울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있으니 더위와 추위를 참기 힘든 나에게는 최악의 환경조건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몇 주 전에 태권도장 원아 중 한 명에게 떠밀려 손등 뼈가 부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고 완전히 낫기 전까지는 상태에 따라 수술도 받을지 모른다고 했던 큰애를 치료한 병원에서 예약 문자가 왔다. 잊지 말고 치료받으라는 내용이다. "제발 이제는 어떤 이유로든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라는 말과 함께 한숨이 나온다. 보험처리는 되지만 다치고 나서 고생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애들 가르치는 것만 생각했지 애들 때문에 다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다행히 깁스를 한 부분이 헐거워진 듯하다고 한다. 부기가 빠졌다는 의미니 다행이다. 이왕이면 부러져 어긋난 뼈가 제자리를 찾아 잘 붙었다는 진단이 나와야 할 텐데. 체육관에 있으면 다쳐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하니 운에 맡겨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의사의 소견만 기다릴 수 밖에 없겠지. 얼마 전 친정엄마도 개와 놀아주다가 베란다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손목뼈가 부러져 수술 을 하셨다. 꽤 여러 날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편하다고 하신다. 연세가 있으셔서 골절 부상은 쉽게 낫지 않을 테니 걱정이다. 살면서 근심 걱정 없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늘 살얼음판을 걷듯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산다는 것은 부모의 보호와 그 그늘에서 살던 어린 시절이나 시간이 흘러 황혼 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도 쉬운 일은 아니다. -수년 전에 썼던 글을 수정한 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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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루의 단상 3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마음속에 그렸던 인간삶을 그린 속 깊은 이야기가 감동으로 느껴집니다. 건필하시고 우리에게 큰 감동을 늘 선물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추천드립니다. 이성경님..늘 강건하세요.
흔히들 좋은 세월이라고 말들하지요.
하지만 그 세월에서도 걱정 근심은 여전히 존재하네요.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네요.
감사합니다.
세월속에 변하는 문명물질에 우리는 웃고 울고 하지요
발길가는곳 이곳 저곳 다니며 발품팔아서 여러종류 옷
사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좋은 시향에 머물다 감니다
늘 꽃길만 걸으시길
구름길에서 님 ! 감사합니다
'살면서 근심 걱정 없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