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해마다 스토브 리그마다 120㎏에 육박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살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체구에서 내리꽂는 묵직한 강속구가 연상됩니다. 김진우를 지켜 본 야구 관계자들은 그만한 ‘거구’ 가운데 역대 최고의 유연성을 지닌 투수라고 입을 모읍니다. 김진우는 피나는 노력 끝에 시즌 개막에 맞춰 체중 감량에 성공합니다.
올겨울에도 변함없이 불어난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에 열중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분명히 성공할 것입니다. 김진우가 아니면 그처럼 매년 반복되는 고통조차 감내하기도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지지 않는 승부사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해 늦은 봄이었습니다. 기아는 시즌 개막부터 하위권에 쳐져 있는 성적이 화제였습니다. 잘 해도, 못 해도 뉴스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야구명가’ 기아의 ‘설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기아에는 커다란 뉴스메이커가 등장했습니다. ‘괴물투수’ 한기주였습니다. 온통 스포트라이트가 한기주에게 맞춰져 있을 무렵 기자는 불현듯 김진우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둘은 공통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묵직한 강속구를 장착한 초고교급 투수부터 입단 당시 역대 신인 최고계약금까지, 4년의 시간차를 두고 태어난 판박이 대형 투수였습니다. 때마침 한기주는 기아의 입단식에서 “아마추어에는 적수가 없다. 프로선수 가운데는 김진우 선배를 라이벌로 생각한다”며 은근히 김진우의 오기를 자극했습니다.
후배의 당찬 도전에 격려의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던 김진우로부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김진우는 “고등학교와 프로는 다를 것이다.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다”며 기자를 통해 한기주에 대한 ‘경고’를 내렸습니다. 한기주에게는 이 말을 아직 전해주지는 못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어느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강한 승부욕의 소유자가 김진우입니다.
▲눈물 많은 승부사
시계를 2년 전으로 더 되돌려 보겠습니다. 기아는 2004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두산과 맞붙은 기아는 1차전에서 패한 뒤 홈인 광주로 돌아왔으나 선발 김진우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오프 티켓을 두산에 내줬습니다.
덕아웃 풍경을 취재하러 간 기자는 모퉁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훔치고 있는 사나이를 발견했습니다. 7.1이닝 동안 1실점하고도 경기에 진 김진우는 동료들이 모두 발걸음을 옮긴 뒤에도 홀로 남아 고개를 숙이고 흐느꼈습니다.
김진우에게는 남다른 일전이었습니다.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만 나서면 이름값을 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을 끝까지 믿어준 팀에 너무 미안했습니다. 이날 만큼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팀이 졌습니다. 억울하고, 아쉬운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까닭입니다.
첫댓글 올해는 잘 될겨...
그려~~올해는 꼭 20승히기를...'
사진이 꼭....장실앞에서 참느라고 괴로워하는 나의 모습같다
2년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가 떠오르는군.. 김진우 잘 던졌지만 타선 침묵하고, 중간계투진들이 와르르 무너졌었지..곰돌이들이 미친듯이 홈런을 치던데.. 올해는 김진우-한기주 원투펀치를 보는 해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