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권이나 대구, 울산,창원 등지의 고급 대형단지는 경기침체속에서도 높은 청약경쟁률로 일부 과열양상까지 빚어지고 있으나 비인기지역은 순위권에서 단한명도 청약이 들어오지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수요층이 선호도가 극명하게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양극화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상반기중 호조를 보인 지역까지도 미분양이 늘어나는등 분양시장은 더욱 청약가뭄현상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3만가구 공급,철저한 양극화=올 상반기 3만여가구가 공급된 서울 분양시장은 강남권과 강북권의 지역별 차별화가 뚜렸했다. 실제 이달 초 서울 5차 동시분양 청약 결과, 잠실시영ㆍ대치동 아이파크 등 5개 저밀도지구 단지에 97%의 청약이 집중됐다. 강북 비인기 지역에선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청약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은 단지가 발생한 반면, 강남 대치동 '아이파트'32평C형(3가구)의 경우 무주택 우선순위에서 무려 90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물론 강남권이 아니더라도 서북부 최고 인기지구인 상암지구 등은 수요층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상암4단지의 경우 40평형 156가구 모집에 서울 지역 1순위에서 7728명이 신청해 49.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북권 신규분양 아파트의 경우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입지가 좋은 고급 주상복합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인기를 누렸다는 것. 서울 3차 동시분양에 나온 용산 파크타워의 경우 서울1순위 청약자 4155명 가운데 3997명이 이 아파트에 몰렸다. 이밖에 수급 불균형에 따른 소형-중대형간 차별화 현상도 더욱 뚜렸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하반기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판교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권,랜드마크형 고급주상복합, 대형평형의 선호현상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권 평택등 특수지역 강세=남부권을 중심으로 판교신도시 후광효과에 기대감이 여전한다데다 택지개발과 신도시건설 등으로 대규모 보상금이 풀려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는 지역.
특히 용인에 이어 화성이나 평택, 오산권까지도 견조한 계약률을 보이는등 탄탄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용인이나 화성 동탄신도시 미분양이 완전소화된데 이어 최근 공급한 SK건설의 평택시 소사동 '평택 SK뷰'와 수원 정자동에 벽산건설이 분양한 아파트가 순위내 모두 마감됐다.
하반기 변수는 정부의 대책발표. 용인 성복동, 신봉동 등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만 무려 1만 3000여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SK건설 김우탁과장은 "용인을 비롯한 평택과 안산, 오산 등 경기남부권은 서울 강남권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판교 신도시 영향권에 드는 곳이라 실수요층도 두터울 것으로 보여 관심이 높다"면서 평택과 오산, 안산 등에는 여전히 중대형평형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충청권,대전 천안 약진 지속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KTX 개통 등의 수혜지인 이 지역에서는 대전ㆍ충남 9468가구, 충북 4632가구 등 총 1만 4100가구가 선보여 비교적 공급이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청약 결과는 크게 엇갈렸다. 이른바 '돈이 되는 곳'만 수요가 몰린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덕 테크노밸리 분양 아파트는 기대이상의 관심을 끌며 업계에 화제를 뿌렸다. 지난 4월말 청약접수를 받은 대전 대덕테크노벨리 2차 우림루미아트는 전평형 2순위에서 마감됐으며 5월초 분양된 한화 꿈에그린은 최고 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역업체인 금성백조 예미지(919가구) 의 경우도 1순위 접수에 총 4595명이 신청, 평균 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조치원 대우 푸르지오의 경우 초기 분양률이 크게 저조한 상황.
하반기에 총 3만 3902가구의 분양이 예정돼있어 청약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는 아산(7677)을 필두로, 청주(7385), 천안(6375), 대전(5977) 등 수요가 뒷받침되는 지역에 집중,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울산, 창원등 분양 호조=대구와 울산, 부산, 진해, 창원 등의 분양시장이 식을줄 모르고 있다. 창원에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이 청약광풍을 일으키며 현재 99%의 계약률을 보였고 부산에 최근 분양한 GS건설 연지자이가 계약 3일만에 81%가 계약됐다. 대구에서는 이번달 분양한 롯데건설 롯데캐슬아파트의 경우 84가구 모집에 44평형은 1순위에서 2.1대1, 52평형은 3순위에서 11.1대1로 마감됐다.
이같은 분양시장 활황에 지역 분양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원일대 터줏대감 대동주택 이희경 차장은 "부산과 울산, 창원, 진해 등 영남권은 지난 5년 간 새아파트 공급이 부족했고 주거지역이 도심 외곽으로 확장되고 있어 공급과잉 우려에도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