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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감동처럼 다가온 사랑의 熱情
휙! 한 줄기 인영이 소리없이 어둠에 잠긴 사자철검보의 허공을 갈랐다. 귀영(鬼影)처럼 움직이는 인영,
[여긴가…?]
그는 하나의 거대한 전각(殿閣)앞에서 신형을 멈추었다. 이어, 그는 소리없이 다가가 방 안의 동정에 귀를 기울였다. 야행인! 희미한 불빛 속에 그의 모습이 나타났다. 흑의경장에 흑건을 두른 모습, 야행인의 눈이 음흉한 미소를 담고 있었다.
[유성철왕… 이것으로 네 인생은 끝이다!]
그는 품 속에서 무엇인가 꺼내 들었다.
[혈독화골산(血毒化骨散)… 이것이면 모든 것은… 흐흐흐…]
슈욱---! 야행인의 손에 들려져 있던 물체는 창문을 뚫고 방안으로 섬광처럼 사라졌다. 순간, 펑! 치치치--- 치---! 폭음과 함께 매캐한 독연(毒煙)이 창틈으로 새어져 나왔다.
[혈독 화골산의 연기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지 한줌의 독수(毒水)로 화하고 말지…!]
오오…! 놀랍고도 소름끼치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혈독화골산의 독연기(毒煙氣), 그것에 휩싸인 거대한 전각이 마치 불속에 떨어진 얼음처럼 녹아내리는 것이 아닌가? 창문을 비롯하여 한 쪽의 벽이 원래부터 없었던 것 처럼 녹아져 내렸다.
"…!"
야행인, 그는 그것을 회심의 눈빛으로 바라본 후 이내 신형을 돌렸다. 그러나 이때,
[헉…!]
그는 문득 자신의 앞을 막아선 삼인(三人)을 발견했다. 삼인(三人), 표리천영! 그리고 사자철검 탁사혁과 탁소려였다.
[무엇인가 잘못됐다!]
야행인은 불길한 예감을 느낌과 동시에 신형을 솟구쳤다. 휘--- 익! 허나,
"어 딜…!"
탁사혁의 우수가 번뜩임과 동시에 야행인의 신형은 땅에 쳐박히고 말았다. 탁사혁은 싸늘한 얼굴로 성큼성큼 그에게 다가갔다. 이어, 야행인의 복면을 홱 벗겨내는 순간,
"엇..! 의… 의숙… 당신이…?"
야행인, 그는 놀랍게도 유성철왕의 의형인 삼절노사 당백이 아닌가! 표리천영은 탄식을 토해내었다.
"보주… 불행히도 소생의 추측이 맞았구려."
그는 첩자가 삼절노사 당백일 것이라고 이미 예측하고 있었던 것이다. 탁사혁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당… 백… 당신이 인면수심의 인간일 줄이야…!"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삼절노사 당백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퍽! 붉은 선혈에 뒤섞여 이빨들이 튀어나왔다.
"삼절노사 당백, 부친께서는 너를 박대하지 않았거늘 네놈은 은혜를 저버리다니… 그것이 무인의 도리냐?"
허나, 삼절노사 당백은 악독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대장부란 갈길이 따로 있는 법, 사자철검보는 내일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에잇, 파렴치한 놈!"
탁사혁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손을 휘둘렀다. 퍽! 삼절 노사 당백의 두개골이 탁사혁의 손에 의해 박살나고 말았다. 표리천영이 어찌할 틈도 없이 찰나의 순간이 었다. 이때, 표리천영이 아쉬운 표정을 짓자 탁사혁은 의아한 듯 물었다.
"은인께서는 무슨 할 말이 있었소?"
표리천영은 찌푸렸던 얼굴을 펴며 대꾸했다.
"아니오. 단지 그에게서 무슨 단서라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아…!"
탁사혁은 그제서야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쳤다. 표리천영은 오히려 그를 위로했다.
"아쉬워하면 무엇하겠소. 참, 노보주께서는 좀 어떠시오?"
유성철왕 탁천양! 그는 표리천영의 제의에 따라 이미 딴 곳으로 옮겨져 있었다.
"아마 지금쯤 의식을 찾으셨을 것이오."
"그러면 다행이오. 아마 노보주께서 무슨 단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오."
그들은 삼절노사 당백의 시체를 남겨두고 걸음을 옮겼다. 탁소려는 뜨거운 시선으로 표리천영을 주시하며 그 뒤를 따랐다…
유성철왕 탁천양, 그는 과연 이미 의식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는 표리천영이 들어서자 곧 신형을 일으키려 했다.
"소협, 이 몸의 목숨을 구해준 은혜,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소."
표리천영은 그를 부축하며 입을 열었다.
"무슨 말씀을… 무림인의 도리가 아니오."
유성철왕은 고마움이 가득한 눈으로 표리천영을 주시한 후 탁사혁에게 다급히 말했다.
"빨리 삼절노사 당백을 제거하도록 하라!"
탁사혁은 미소를 머금으며 대답했다.
"그 놈은 이미 소자의 손에 죽었습니다."
유성철왕은 멍청한 표정이 되었다.
"그것을 어떻게…?"
이때, 탁소려가 끼어들며 그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자, 유성철왕의 얼굴엔 경악과 함께 고마움이 가득했다.
"은인…"
그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표리천영을 향해 무릎을 꿇으려 했다. 표리천영은 즉시 만류하며 말했다.
"노보주, 이러지 마시오. 소생은 몸둘 바를 모르겠소."
유성철왕은 감복한 듯이 중얼거렸다.
"은인께선 신인이시오. 보지도 않은 사건을 정확히 추측해 내다니…"
표리천영은 얼굴이 뜨거워져 슬며시 말을 돌렸다.
"그것보다도… 노보주께서 금도천왕문에 가셨던 일은 어떻게 되었소?"
돌연, 유성철왕은 두 눈 가득히 분노를 떠올렸다.
"금도천왕문… 그들은 천사마부의 주구요."
사자철검부녀는 대경했다.
"아버님, 그것이 정말입니까?"
"그… 그럴 수가…?"
유성철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들은 삼절노사 당백을 매수하여 본보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었고, 사자백팔철검기마대까지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오."
이어, 그는 돌연 표리천영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은인, 도와 주시오! 사자백 팔철검기마대마저 없는 사자철검보는 천사마부를 대적할 힘이 없소."
"노보 주…!"
표리천영은 그를 일으키려 하였으나 막무가내였다. 그러자,
"은인, 도와 주시오."
"소협… 사자철검보를…"
사자철검 부녀도 표리천영을 향하여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표리천영은 별 수 없이 강기를 일으키며 말했다.
"여러분들… 이러지들 마시오."
"…!"
"…!"
유성철왕 등은 항거할 수 없는 그의 부드러운 무형의 잠력에 저절로 무릎이 세워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아아… 나는 눈이 멀었구나. 눈 앞의 태산을 몰라 보았으니…]
탁사혁은 다시 한번 경탄을 금치 못하며 입을 열었다.
"은 인, 도와 주시오. 칠백여 식솔 들의 목숨이 은인의 손에 달려 있소이다!"
표리천영은 그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력을 다하겠오."
눈과 눈이 마주쳤다. 그 사이에 뜨거움이 일었다. 탁소려는 표리천영의 준수한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머금었다. 그눈물이 맺힌 사연은…?
× × ×
새벽의 안개… 그 속으로 여명(黎明)의 붉은 기운이 아직 남아 있는 어둠의 기운을 몰아내고 있었다. 헌데 돌연, 슈슈슉---! 한 줄기 불꽃이 사자철검보를 휘어 감고 있는 새벽의 안 개를 꿰뚫었다. 이어, 펑! 파아--- 아! 폭죽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불꽃이 어둠을 밝혔다. 순간, 펑! 꽈르릉--- 꽝! 꽈꽝! 지축을 뒤흔드는 폭음에 이어,
"으악!"
"크--- 아--- 악!"
처절한 비명이 꼬리를 물고
"크하하하… 사자철검 탁사혁은 어디에 숨어 있느냐? 냉큼 나오지 못하겠느냐!"
섬뜩한 광소가 일었다…
[드디어… 천사마부의 공격이 시작된 것인가!]
표리천영, 그는 객방에 있다 다급히 신형을 솟구쳤다. 전청(前廳)에 이를 무렵, 그의 귀에 낯익은 여인(女人)의 요사한 음성이 들려왔다.
"호호호… 탁사혁, 당신은 힘좀 쓰게 생겼군요. 어때요? 당신은 홀아비고 나는 과부이니… 천사마부에 들어오면 극락을 구경시켜 드리지요."
염색마희 염교희! 바로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가!
"…!"
표리천영은 지붕 뒤에서 전황을 살폈다. 사자철검보의 무사는 대략 오백여 명, 그 중에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불과 백여 명 정도에 불과했다. 헌데, 그들은 지금 오백여 명의 강적을 맞아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었다. 유성철왕은 중상을 무릅쓰고 두 명의 적을 상대하고 있었고, 사자철검 탁사혁은 염색마희와 상대하고 있었다.
어느 한쪽 사자철검보가 우세를 차지하는 곳은 없었다. 더욱이, 적은 아직도 싸움에 가담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자들도 있었다. 시산혈해(屍山血海)의 상황이며 풍전등화의 위기였다. 이 순간에도,
"크--- 악!"
"크--- 아--- 악!"
선혈은 하늘을 가렸고, 절규는 천지를 뒤흔 들고 있었다. 유성철왕, 가장 힘겨운 싸움을 하면서도 기세를 잃지 않는 것은 바로 그였다.
"천사마부의 줄개들! 삶과 죽음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마!"
그는 피와 함께 폭갈을 터뜨리며 쉬지않고 유성비(流星匕)를 쏘아내고 있었다. 파아… 츠츠츳--- 츳! 그러나, 이미 기력을 잃고 있는 그는 한번 날린 유성비를 조종할 진기가 모자랐다.
"크흐흐흐… 쓸데없이 심력을 낭비하지 말고 이제 죽어라!"
"뒈져라!"
두 마디의 폭갈과 함께 유성철왕의 백회혈과 다리를 동시에 쓸어가는 폭풍의 살인 강기(殺人剛氣),
"아…!"
유성철왕은 허공으로 몸을 솟구칠 수도 없는 사경에 처하고 말았다. 바로 이때, 꽈르르릉… 뇌성이 진동하며 한줄기 시퍼런 빛이 번뜩였다. 유성철왕은 눈앞에 뇌성벽력이 터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
사경에서 살아난 유성철왕은 그만 입을 딱 벌렸다. 자신을 공격하던 두 명의 마인(魔人)들, 눈앞에서 한줌의 잿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런 무학이 존재하다니… 대체 누가…!]
유성철왕은 자신을 구한 사람을 주시했다. 순간,
"은인…"
그의 음성은 몹시 떨렸다. 감격했음인가? 어느새 그의 옆에는 표리천영이 천신처럼 서있지 않은가? 천뢰벽력신권! 제일초인 천뢰파로 표리천영은 유성철왕을 구한 것이었다. 이때, 표리천영은 유성철왕을 향해 담담히 미소하고는 염색마희에게 시선을 돌렸다.
"염색마희, 숨쉬기가 귀찮은 모양이구나?"
그의 말투는 부드러웠으나 그 음성에는 피를 부르는 듯한 섬뜩함이 흐르고 있었다. 왜일까? 표리천영, 이 한 사람이 나타남으로 인하여 수백 명의 싸움이 일시에 중단된 것은….
그러나, 중인들은 한결같이 느끼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표리천영의 몸으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하늘같은 기도를 느낀 것이다. 태산조차 압도하는 듯한… 절로 숨이 콱 막히는 엄청난 기운이 표리천영에게서 번지며 장내를 완전 압도한 것이었다. 더욱이, 표리천영의 가공할 신위(神威)는 장내를 그대로 얼어버리게 만들었다.
"…"
"…"
장내는 숨막히는 고요가 잠시 흘렀다. 이때, 염색마희는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그리고,
"호… 호법님… 바로 저놈이 고루마존을 죽인 놈입니다…!"
뒤에서 팔짱을 끼고 방관하던 혈포인(血袍人)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 혈포인, 아무도 그의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 헌데, 그의 입에서 떨어진 말은 사자철검보를 온통 공포에 몰아 넣었으니..
"본좌 혈해마종(血海魔宗)에게 저따위 애송이를 상대하라니… 염당주는 먼저 저놈과 십초를 겨뤄보라!"
사자철검보의 인물들은 그만 혼비백산했다.
"아…!"
"으음…!"
"사자철검보는 오늘로 끝장이구나…!"
절망의 외침들,
--- 혈해마종(血海魔宗)!
백년전, 지옥(地獄)의 아수라(阿修羅)라 불리웠던 대마왕(大魔王)이었다. 그의 이름은 차라리 공포의 저주였다. 일명 재앙(災殃)의 파괴자라 불리웠던 악마의 화신이었다. 헌데, 그런 혈해마종이 천사마부의 주구가 되어 나타나다니… 정녕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일순, 유성철왕 등은 절망적인 모습이었다.
"아아… 저 공포의 마왕이 아직 살아 있었다니…! 늙은이의 아집으로 은인의 목숨까지 잃게 되었으니 나 유성철왕은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하겠구나…"
이때,
[빌어먹을… 하필이면 나보고 저 괴물같은 놈과 싸우라고 하다니…]
염색마희 염교희는 가슴이 철렁했다. 이미 그녀는 표리천영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허나, 어쩌랴? 혈해마종의 명령이었으니.. 궁지에 몰린 염색마희는 최후의 방법을 생각했다.
[무공으로 하면 나는 저 괴물같은 놈의 일초도 견디기 어렵다… 그렇다면…!]
그녀는 돌연 교태로운 표정을 지었다.
"호호호… 공자, 이 누님과 쾌락을 맛보고 싶지 않으세요."
사르륵… 그녀의 장삼이 허물처럼 벗어지며 바닥에 흘렀다. 순간, 아아…! 아찔하도록 농염한 여인의 숨막히는 나신(裸身)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놀랍게도 그녀는 안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터질 듯이 풍만한 젖가슴… 잘록한허리… 깜찍스런 배꼽과 펑퍼짐한 둔부… 뽀얀 허벅지… 그리고, 그 허벅지 사이로 드러난 무성한 수림과 옹달샘이 그대로 다 드러나 보이는 것이었다. 실로 농염하다 못해 폭박적인 유혹을 담고 있는 여체(女體)였다.
보기만해도 절로 욕정(欲情)이 물씬 치밀어 오르는 듯한… 염색마희, 그녀는 요염하다 못해 원색적이리만치 몸을 꼬며 표리천영을 향해 다가 들기 시작했다.
"아흥… 동생… 이 누님이 황홀하게 해줄테니 어서 이리와요. 응…? 어서 이 누님을 동생 마음대로… 아흐흥…"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을 움켜 쥐며 유혹했다. 더욱이, 또 한 손은 여인의 비밀스러운 곳으로 스며 들어 있었다. 정녕 숨막히는 유혹이었다.
"으음…"
"아아…"
중인들은 가슴이 무섭게 진탕되는 느낌을 받으며 눈을 시뻘겋게 물들였다. 아랫도리가 절로 불끈 서는 것을 어쩌지 못한 것이었다. 그 만큼 염색마희의 유혹은 살인적인 것이었다. 염색마희의 육체에 자신을 무자 비하게 쑤셔 넣고 싶은 충동…! 중인들의 눈빛이 몽롱해져 있었다. 허나, 표리천영의 눈빛은 무심했다.
[탈백색혼마령술(奪魄色魂魔靈術)이로군. 살아 있으면 세상을 망칠 요녀(妖女)다.]
그의 눈빛은 싸늘해지고 있었다.
--- 탈백색혼마령술(奪魄色魂魔靈術)!
색(色)의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무서운 수법이었다. 일단 걸려들면 무서운 욕정(欲情)에 몸부림치다 끝내는 정기를 모두 갈취 당해 죽고마는… 중인들은 고통스러운 모습들이었다.
[음,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모두 욕정의 노예로 변하고 만다.]
표리천영의 좌수가 돌연 뒤쪽으로 튕겨졌다.
"…!"
그의 돌연한 행동에 염색마희는 움찔하며 어리둥절했다. 허나 일순,
"컥…!"
염색마희는 뒷 통수가 화끈해지는 것을 느끼며 두 눈을 부릅떴다. 새하얀 공포가 그 눈 속에는 가득 담겨 있었다.
[이… 런 개같은 경우가… 분명 놈은 반대쪽으로 수작을 부렸는데…]
쿵! 그녀는 끝내 썩은 나무처럼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 그대로… 그녀의 뒷통수에는 어느새 손가락 굵기의 구명이 뻥 뚫려져 핏줄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대로 즉사하고 만 것이었다.
투명회선 천강지! 다름아닌 바로 그것이었다. 완전 반대편으로 공격해 상대를 격살하는… 더욱이 보이기는커녕 느끼지도 못하는 귀곡진서상의 가공할 지법인 것이었다. 순간,
[저… 럴 수가.. 대체 저놈이 언제 어떻게…!]
혈해마종은 섬뜩한 느낌이 었다. 그는 표리천영이 그저 반대편으로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 보았을 뿐이었다. 헌데, 염색 마희의 뒷머리가 관통 당해 죽었으니..
[가볍게 볼 놈이 아니다! 더욱 이… 탈백색혼마령술에도 끄덕 하지 않다니…!]
허나, 혈해마종은 마치 감정이 없는 듯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애송이가 놀라운 정력과 대단한 사술(邪術)을 익혔구나…!"
표리천영은 냉소했다.
"죽을 때가 되니 눈까지 멀었군. 투명회선천강지를 사술이라 하다니…"
"닥쳐랏!"
혈해마종은 살벌한 일갈을 토했다. 이어, 그는 금도천왕문과 천사마부의 수하들에게 눈짓을 했다. 순간,
"와… 아…!"
"와---!"
채채--- 챙! 잠시 멈추었던 혈전(血戰)이 다시 막을 열었다. 혈해마종은 표리천영을 향해 한 발 다가섰다.
"애송아, 받아랏!"
파파팟---! 시뻘건 핏빛의 노도같은 강기가 허공을 갈랐다. 표리천영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우수를 쳐들었다. 꽈르릉… 우뢰성과 동시에 한 줄기 시퍼런 벼락의 섬광이 작렬했다.
"으음…"
혈해마종은 뒤로 크게 한 걸음 물러섰다.
"이… 이럴 수가… 에잇!"
그는 돌연 신형을 벼락처럼 허공으로 솟구쳤다. 이어,
"아수혈황만겁공(阿修血荒萬 劫功)!"
혈해마종의 쌍장이 일제히 내뻗어지는 찰라, 콰우우우웅---! 한 줄기 혈류(血流)가 폭풍처럼 일며 대지를 온통 휘감아 오는 것이 아닌가. 파팟팟… 팟팟! 땅가죽이 혈류가 스치며 갈기갈기 찢겨져 솟아 올랐다.
[제법이군, 오성(五成)의 천뢰파를 막다니…]
표리천영은 입가에 한줄기 차가운 미소를 머금으며 이내 장심에 칠성의 공력을 응집시켜 내뻗었다. 꽈르르릉… 번--- 쩍! 순간, 꽈꽝… 꽝꽝!
"크--- 아--- 악!"
찢어지 는 듯한 처절한 비명성이 허공에 피어났다. 동시에, 오 오…! 허공에 떠있던 혈해마종의 전신이 바람에 흩어지는 잿가루처럼 부서지며 삽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단 이초의 천뢰파, 한 세대를 풍미했던 혈해마종은 이렇게 허무하게 삶을 마친 것이다.
표리천영은 주위로 눈을 돌렸다. 일순, 그의 눈이 짙은 살기를 띠었다. 수도 없이 쓰러져 가는 사자철검보의 고수들… 유성철왕! 사자철검 탁사혁! 탁소려! 어느 누구도 위기에 처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진정한 마도(魔道)를 위해 악마의 뿌리를 죽음으로 응징하리라!"
표리천영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하나의 검(劍)을 흡입력으로 끌어 당겨 쥐었다. 동시에, 차라리 그것은 환상이었다. 스스슷… 표리천영의 신형이 경이롭게도 무려 백팔개로 화하면서 유령처럼 장내로 쏘아져 들었다. 유령백팔마환보! 아울러,
"지옥파천검결!"
번--- 쩌--- 쩌--- 적---! 백팔개로 변한 표리천영의 환영이 검을 뿌려내었다. 드디어 마천제황동에서 얻은 천인마예(千人魔藝)가 펼쳐진 것이었다. 순간,
"으--- 악!"
"크--- 아--- 악!"
"으--- 헉!"
아아…! 피(血)! 피(血)!… 피(血)…! 그것은 차라리 악마의 도륙이었다. 너무도 가공할 천인마예… 침묵이 찾아왔다. 사자철검보의 무사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 단 한 사람도…
"…!"
"…!"
경악과 공포는 중인들로 하여금 할 말을 잊게 했다.
[오오.. 세상에… 이런 무시무시한 무공이 있었다니…!]
장내는 정적속에 경이감을 금치 못했다. 아예 자신들의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저분은… 인간이 아닌 천인(天人)이다. 세상의 악(惡)을 응징하기 위해 온 하늘의 심판자…!]
사자철검보의 무사들은 천신처럼 서있는 표리천영을 눈부시게 바라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 이때,
"으.. 은인…!"
유성철왕과 탁사혁이 다가와 표리천영의 두 손을 덥썩 잡았다. 순간,
"와!"
"와--- 아!"
일제히 함성이 터져나왔다. 싸움이 끝난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몸을 숨기고 있던 부녀자들까지도 뛰쳐나와 함성을 질렀다. 그속에… 탁소려의 감격에 찬 모습도 있었다.
[아아… 공자…!]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고 있었다.
[소려는 놓치지 않을거예요. 절대… 공자님 을.. 소려의 가슴에는 이제 공자님으로 가득 차있으니까요.]
그녀의 영롱한 눈빛 속에는 사랑의 열정(熱情)이 타오르고 있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독 감사 합니다
즐감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즐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즐독입니다
즐감합니다
하늘의 심판자...표리천영...
즐감합니다
즐감.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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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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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엇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