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울대 법안전융합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이 의문을 풀어보기로 했음
국과수 등 국내 교통사고 감정기관에서 주로 쓰는
사고 분석프로그램을 통해 당시 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해봄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다가
앞으로 끼어드는 차를 피해 핸들을 꺾었다고 주장함
박 씨의 주장처럼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으면
차량이 사고 당시처럼 교각에 충돌하는 걸 볼 수 있음
그런데 이 경우 실제 사고 현장과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음
현장 사진 속 사고 차량은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90도를 채 돌지 못한 상태로 멈춰 섰음
박 씨의 주장대로 시속 80km로 달렸다면
사진 속 사고 차량과 같은 모습으로 멈추진 않았을 거라는 얘기임
그렇다면 과연 사고 당시 차의 속도는 얼마나 됐을까
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선 사고 차량과 똑같은
동일 차종으로 충돌실험을 진행했음
먼저 시속 70km로 달릴 경우임
차량이 반파되다시피 심하게 찌그러지는 걸 볼 수 있음
사고 차의 사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확연히 구분됨
사고 차량과 가장 비슷한 형태로 파손된 차량의
충돌 당시의 속도는 시속 27km였음
이 정도 충격 때문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을까
시속 27km로 충돌한 실험에서 인체모형 센서를 통해
확인된 충격값은 국제 상해 기준 1등급
위험도가 가장 낮은 수준임
이 실험을 직접 지휘한 박인송 박사는
어떤 경위로 사고가 일어났든 이 정도 충격에
사람이 사망할 일은 없다고 말함
그렇다면 왜 현민 씨는 목숨을 잃었을까
그의 죽음이 이제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함
그런데 우린 또 한 가지 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음
박도식이 상당량의 수면제를 처방받은 적이 있다는 것
공교롭게도 현민 씨가 사망한 바로 전 날의 일이었음
경찰은 박도식이 처남을 살해할 목적으로
수면제를 받아 간 것으로 보고 있음
사위에게 상처가 될까 아들의 죽음에 대해 속 시원이
물어보지도 못했던 어머니
꿈에서도 의심해본 적 없다는 사위에 대한 그 믿음은
감당하기 힘든 충격과 배신감으로 돌아왔음
만약 매형인 박 씨가 처남을 살해한 범인이라면
대체 그 동기는 뭘까
그런데 박도식을 둘러싼 믿기 어려운 얘기는
여기서 끝이 아님
세 번의 장례식
박도식 그의 주변을 맴도는 비극의 실체는 뭘까
사고 직후 현장에 도착했던 목격자들의 얘기는 한결같았습니다.
이 정도 사고에 사람이 죽을 수 있는지 의심스러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의심은 쉽게 덮여버렸고 수사는 빠르게 종결이 됐습니다.
정작 현민 씨의 가족들이 이 죽음에 의혹을 품지 않았고
운전을 한 매형 박도식의 처벌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로서는 사위이자 남편인 그가 오히려 처남을
죽였다는 의심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사고사가 아니라면 현민 씨는 어떻게 죽음을 맞게 된 걸까요?
그런데요.
박도식 그의 주변에선 이런 석연치 않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교통사고였습니다.
1996년 20대 여성 양순임 씨가 사망할 때도
박도식은 사고 차량을 운전했습니다.
교차로에서 맞은편의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한 사고였습니다.
2년 뒤에 또 다른 남성 박도진 씨가 사망을 했을 때도
박도식은 사고 차량의 조수석에 탑승을 했습니다.
운전한 박도진 씨의 과실로 중앙선을 침범해 일어난 충돌사고였습니다.
앞에서 보신 것처럼 2006년 안현민 씨의 사망은
박도식이 운전하는 차량이 교각을 들이받아
일어난 사고로 알려졌습니다.
세건의 교통사고.
그때마다 운전을 했든, 운전을 하지 않았든 사망한 사람
옆자리엔 반드시 박도식 그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매번 무사했습니다.
그런데요.
이 운 좋은 사나이의 과거를 알고 있다는
제보자가 나타났습니다.
얘기는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족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교차로에 진입한 순간 사고가 났습니다.
조수석 쪽에 충격이 컸습니다.
아내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음
제보자는 사고가 일어나기 바로 몇 시간 전
부부를 만났다고 함
제보를 한 남자는 당시 박도식을 형님으로 모시고 따랐던 인물임
형님의 지시라면 무엇이든 따를 준비가 돼있었지만
그 일만큼은 도무지 따를 수가 없었다고 함
표적이 다름 아닌 형님의 아내였기 때문임
몇 차례 실랑이 끝에 제안을 거절하고 먼저 돌아왔다고 함
그리고 그날 밤
그는 후배 배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됨
결국 형수는 자신이 처리했다는 섬뜩한 보고였음
박도식의 아내를 살해한 뒤 배씨는 자신의 차로 돌아감
그리고 2시간 뒤
그대로 바로 그 교차로에서 다시 만났음
사고 직후 차 안에서 발견된 건 싸늘하게 숨진 아내와
죽은 엄마의 뒤에 있던 2살, 5살의 어린아이들이었음
당시 검안인은 사인이 불분명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남편 박도식이 나서서
부검을 반대했다고 함
그땐 차마 그 이유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함
그것이 그녀의 가족들에겐 이토록 오랜 세월 뼈아픈 후회로 남아있음
그 뒤 순임 씨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신은 즉시 화장됐음
그날의 계획은 상당한 공을 들여 준비된 걸로 보임
작업용 차량은 중고차 매매로
박도식이 직접 구입해 넘긴 것이었음
명의를 다른 사람의 명의로 돌려놓는 치밀함도 잊지 않았음
사고 가해자인 배씨를 구속시킨 것도 계산된 행동이었음
덕분에 남편인 그는 수사 초기 경찰의 관심을
여유 있게 따돌릴 수 있었음
누구보다 헌신적인 아내였음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큼 부부관계도 좋았다고 함
하지만 남편은 두 자녀가 있는 차 안에서
아내를 살해하도록 지시했음
첫 번째 아내가 사망한 뒤
박 씨 집안에선 두 번의 장례식이 더 있었음
98년 박 씨와 거래처에 갔던 도진 씨의 친동생도
교통사고로 사망함
우합류 도로에서 박 씨 형제의 차가
우회전 대신 직진을 하면서 중앙선을 침범했고,
이때도 동생은 현장에서 사망한 걸로 알려졌음
박도식 그의 어머니는 거기에 다른 의혹은 없다고 믿고 있었음
큰형을 누구보다 잘 따랐던 동생을
장남이 살해했을 리가 없다며 어머니는 눈물을 쏟았음
당시엔 큰아들 박도식도
중환자실 신세를 질만큼 위독했다는 것
대체 얼마나 다쳤던 걸까
당시 그의 진료기록을 입수할 수 있었음
중환자실로 갈만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
진료기록상 눈에 띄는 외상은 없다고 전문가는 잘라 말함
그날 핸들을 잡은 건 동생 도진 씨였음
도진 씨가 몰던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정차했던 소형차의 옆쪽을 받았음
이런 경우라면 보통은 정차 중 사고를 입은 쪽이
더 큰 피해를 입기 마련임
그런데 피해자들의 부상은
오히려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고 함
세 번의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수상한 생존자
김도현 형사는 일찍부터 여기에 의혹을 품고
박 씨를 둘러싼 죽음들에 대해 조사해왔음
세 번의 사고와 세 번의 장례식
그 사이에서 묘한 공통점도 찾아냄
첫 번째 아내와 친동생 그리고 재혼한 처의 남동생까지
모두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의문은 풀리지 않은 채 남았음
그런데 첫 번째 아내가 사망한 직후부터
박 씨가 상당한 현금을 손에 넣었다는 첩보가 입수됐음
과거 박도식이 죽은 아내의 보험금으로 차를 바꾸고 집을 샀다는 것
그런데 확인해보니 아내 앞으로는
마땅한 보험 하나 가입된 게 없었음
예상치 못한 비밀은 뒤늦게 드러남
죽은 아내가 아닌 가해 차량을 몰았던
공범 배씨 앞으로 보험이 가입돼 있었던 것
교통사고를 냈을 때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해 주던
운전자 보험이었음
96년 당시 배씨 앞으로 1억 2천만원이 지급됐고,
이 돈 중 상당수가 박도식에게 다시 넘어갔을 거란 추정임
동생과 처남의 경우에는 가입된 보험이 있었지만
돈을 지급받을 상속권이 박도식에게는 없었음
박 씨는 이 돈을 손에 넣을 다른 방법을 시도함
보험금 문제를 놓고 죽은 동생의 아내와 갈등이 있었다는 것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죽은 동생의 아내조차 몰랐던 보험들이 줄줄이 있었고
그 돈은 모두 합해 6억이나 됐음
처남이 죽은 뒤에 박도식은 보험금을 타내려고 재차 시도함
그리고 이번엔 보험금을 타내는데 성공했음
그렇게 해서 장모의 인감도장과 통장을 받아낸 뒤
박 씨가 가로챈 보험금은 12억이 넘음
수많은 정황 증거들이 확보됐지만
결정적인 증거들은 거의 다 사라진 뒤였음
보험 계약서의 서명이 처남의 필적과는
다르다는 사실도 밝혀졌지만
박도식은 끝내 모르는 일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음
그런데 지난 2012년 후배의 결정적인 제보로
박 씨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한 가지 새로운 증거가 확보됨
바로 죽은 처남이 사고 전 보험회사에 직접 걸어온
전화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임
마지막 3탄으로
첫댓글 오 진짜 이번 편은 의문투성이다 ㄷ... 여샤 잘 봤어!!!
진짜 존나 빡쳐 역시 한남 조팔
와 .. 진짜 무슨일이야 이게 .. 잘봤어 여샤!
진짜 나 이런 사건 볼때마다 결혼 못하겠단 생각 들어 어째 다 하나같이 이 모양이야 시벌
와 대단하다진짜
사람이냐